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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키온은 응급실에서 진통제를 투여받았다.

"아직 염증이 다 낫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달리시면 앞으로 걷는것조차 힘들겁니다."

타키온은 침묵했다.

"하루에 2회씩, 진통제 일주일치를 드리겠습니다. 그 이후로도 통증이 느껴지신다면 다시 방문해주세요."

"고맙습니다 선생님. 타키온, 잘 들었지? 앞으로 달린다든지, 최대한 움직이지 마."

트레이너는 의사에게 인사를 한 뒤 타키온을 휠체어에 태워 병원을 나섰다.


"타키온, 대체 왜 그랬던거야."

곧바로 트레이너실로 돌아온 트레이너는 타키온에게 물었다.

"너 때문에 카페 트레이닝도 망쳤어. 그리고 네 다리도 더 망가졌지."

타키온은 여전히 입을 열지 않고있다.

"제발 말 좀 하라고! 대체 왜 이런건데! 달리지 말라고 했잖아!"

결국 트레이너는 폭발해버리고 말았다.

"....... 나...."

"뭐?"

"아쉽다고 했잖나..."

트레이너는 입을 떼지 못했다.
"자네가 말했잖나.... 아쉽다고, 달리는걸 더 보고싶었다고..."

타키온은 고개를 들었고, 뺨에는 눈물이 흐르고있었다.

"그런데 어째서 자네는 나를 버리려는겐가..."

"내가 널 버리다니, 무슨 소리야..."

트레이너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널 왜 버려. 넌 내 담당이야. 문제라면 올해까지만이지만..."

트레이너는 타키온의 옆으로 가서 앉았다.

"난 널 버리지 않아. 네가 퇴학한 이후에도 난 널 도울 수만 있다면 도울거야."

"........ 그런가..."

타키온은 입을 꾸물거렸다.

"하고 싶은 말 있어?"

"...... 난.... 아니, 그런거 없네."

"뭐야, 하고싶은 말 있는거 아냐?"

"......... 없네. 하나도..."

타키온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읏...!"

하지만 고통 때문인지 다시 소파로 주저앉았다.

"무리하지 마. 당분간 휠체어를 타고다녀. 최대한 걷지 마."

트레이너는 휠체어를 가지고왔고, 타키온은 순순히 말을 들었다.

"말하고 싶으면 말해. 넌 준비가 안된 것 같아."

"배려 고맙네... 나 혼자 가봐도 되네. 자네도 알다시피 방은 1층이라 말이지..."

"알겠어. 조심히 가고."

타키온은 휠체어를 끌고 트레이너실을 나왔다.


"말을 꺼내지도 못했군..."

타키온은 주먹을 꽉 쥐었다.

"카페군하고 떨어지라고... 말을 했어야 하는데..."

중얼대며 기숙사로 돌아가던 중,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타키온씨, 괜찮으신가요?"

"아... 카페군인가...."

땀에 흠뻑젖은 카페는 타키온의 휠체어를 잡았다.

"밀어드릴게요."

"고맙네...."

기숙사에 다다를 무렵, 타키온은 입을 열었다.

"카페군... 질문 하나만 해도 되나?"

"어떤거죠?"

"트레이너군을.... 어떻게 생각하나?"

카페는 휠체어를 멈췄다.

"카페군?"

타키온은 뒤를 돌아봤다.

".........."

".......... 자네...."

타키온은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자신을 내려다보는 그 눈빛, 카페의 눈빛이 아니었다.

"자넨.... 누군가...."

처음으로 마주한 카페의 친구, 타키온은 그대로 굳었다.

"후훗.... 정말 고마워.... 카페한테 좋은 사람을 줘서...."

"자네......."

"봤으면 알거아냐? 트레이너는 너보다 카페를 더 좋아한다고."

타키온은 부정했다. 자신은 지금 악몽을 꾸는 것이라고. 하지만 지금 느껴지는 아픔, 이것 만큼은 어찌할 수 없는 현실이다.

카페는 다시 휠체어를 움직였다.

타키온은 어떠한 말도, 어떠한 움직임도 없었다.

똑똑-

"효, 효에에! 카페씨, 타키온씨 때문에 오신건가요!?"

"네... 근데, 타키온씨가 부상을 다시 입고 충격을 받았나봐요. 타키온씨를 잘 부탁드립니다."

카페는 타키온을 아그네스 디지털에게 넘겼다.

"조심히 가세요!! 아, 타키온씨, 뭐 필요하신거라든지, 도와드릴거 있나요?"

"....... 없네.... 그냥... 쉬게 해주게..."

"그럼 침대에 올려드릴게요!"

디지털은 타키온을 침대에 올려줬다.

"식사는요?"

"됐네.... 그냥... 자고싶네..."

타키온은 몸을 벌벌 떨었다.


"제 몸으로 무슨 짓 하신거죠?"

'딱히? 아무 짓 안했어.'

자신의 방에서 정신을 차린 카페는 친구에게 말을 걸었지만, 대답은 들을 수 없었다.



2주 뒤, 카페는 세인트 라이트 기념에서 4착을 하게 되었다.

"카페, 수고했어. 국화상에서 열심히 해보자."

"감사합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기숙사 앞에서 카페를 내려준 트레이너는 트레이너실로 향했다.

"어, 타키온. 오랜만이네?"

오랜만에 모습을 보인 타키온, 하지만 초췌해진 모습은 전혀 반갑지 않았다.

"너 많이 야위었어. 밥은 잘 먹는거야?"

"아... 트레이너군...."

힘없이 대답하는 타키온, 트레이너는 타키온의 옆에 앉았다.

"저기, 타키온... 무슨 할 말이 있어서 온거야?"

타키온은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랑 관계를 맺어주게..."

"무슨 소리야, 타키온?"

갑작스러운 타키온의 말에 트레이너는 상당히 당황했다.

"너 다리 다쳤잖아. 그리고 이렇게 야위어가지고는 무리라고."

"해주기 싫다는건가..."

"그게 아니라 네가 걱정되서 그러는거잖아! 이렇게 하게 된다면 네 몸에만 무리가 간다고. 너도 잘 알거아냐!"

어이없는 타키온의 말에 트레이너는 화를 냈다.

"그럼.... 내 질문에 대답해주게."

타키온은 트레이너를 돌아봤다.

"카페군과는 즐거웠나?"

"무, 무슨말이야..."

"카페군과의 성교는.... 기분 좋았냐고 물었네만?"

트레이너는 식은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무슨 말을 하는거야, 타키온... 내가 왜..."

"자네의 가방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었네. 그런데 자네는 카페군하고 몸을 섞었지."

타키온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서, 즐거웠나?"

타키온은 앉아있는 트레이너의 위에 올라탔다.

"잠깐, 타키온... 내 말 좀...."

"대답하게, 즐거웠나!"

트레이너는 광기에 찬 타키온의 모습에 겁을 먹었다.

"진정해, 타키온... 네가 이런다고.... 윽!?"

트레이너의 목에 주사가 꽂혔다.

"타키온...?"

"걱정말게... 그저 근육을 경직시킬 뿐이네."

약물이 주입되자 트레이너는 저항을 하기 시작했지만. 타키온이 아무리 야위고 힘이 없다고 해도 우마무스메다. 인간의 힘으로 타키온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

"오늘 나는 배란일이라네.... 내가 이렇게라도 하지 않는다면 자네는 날 떠나지 않겠나!"

광기에 가득 찬 얼굴, 그런 얼굴을 보는 트레이너는 몸을 어떻게든 움직여보려고 했지만 몸에 점점 굳어가는 것을 느꼈다.

"그, 그만... 타키온... 난... 웁!?"

타키온은 트레이너의 입에 재갈을 물렸다.

"트레이너군.... 난 자네에게 실망했네. 하지만 내 아이를 가지게 해준다면 용서해주지..."

"웁..! 우웁!!"

트레이너는 몸을 움직이려고 했지만 몸이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걱정말게... 금방 끝날테니..."

타키온은 주머니에서 약병과 주사를 꺼냈다.

"이게 뭔지 궁금할테지...."

약병에 주사를 꽂아 내용물을 채웠다.

"이건 흥분제일세... 부작용은 없으니 안심하게."

타키온은 공기를 뺀 뒤, 트레이너의 팔에 주사를 꽂았다.

"웁...! 우웁...!"

"자, 트레이너군... 아니, 모르모트군...."

흥분제가 전부 주입되었다.

"자네는 내거라네...."







여기서 끊고 가겠습니다.

잘하면 15편에 끝날 듯 싶네요.



13편 링크 : https://arca.live/b/umamusume/64215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