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감촉이었다무스코는 마치 침대라는 물건에 앉은 것 같은 감촉에 신기한 듯이 몸을 들썩거렸다

 

 

 “후훗.”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무스코어린 소년은 긴장한듯 딱딱하게 몸을 굳힌 채고개를 푹 숙여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주황머리카락의 소녀를 흘깃 보았다.

 

 

 

 “안심이곳에는 너를 아프게 하는 사람이 없다!”

 

 “네엣!”

 

 

 

 무스코는 몇 달간 힘겹게 배운 일본어로 대답했다힘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자그마한그리고 무척이나 겁에 질린 것 같은 목소리였다긴장한 것일까그렇게 몇 초간 눈치를 보던 소년은 자신이 자랐던 우리보다 넓은 차안에서 제 공간을 찾듣이몸을 구기듯이 문 옆으로 움직여 주황머리 소녀와 거리를 최대한 벌렸다.

 

 

 

그레이스 경장님과 떨어지고 싶지 않았는데무스코는 차오르는 한숨을 삼켰다함부로 실망한 기색을 보인다면 눈앞의 소녀가 자신을 때릴지도 몰랐다소년은 두려움을 꾹 참아내며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감각을 억눌렀다.

 

 

 

 소년은 자신이 왜 여기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자신을 연구소에서 구해준 그레이스 경장님이 보호니위험이니자신에게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했었고너무나도 진지한 그녀의 얼굴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하늘을 날아오르는 거대한 금속을 타고 지금 자신을 바라보며 웃고 있는 소녀의 옆에 앉아있게 되었다간단한 이야기였다그것보다.

 

 

 

 “기쁨그대를 만나 참으로 좋은 일일세트레센 학원이라면 그대를 안전하게 보호해주고 교육해줄 수 있으니걱정하지마시게!”

 

 

 

 옆에서 부채를 접었다 펴기를 반복하는 주황머리 소녀의 목소리가 너무나도 컸다무스코는 두 손을 올려 머리 위에 있는 귀를 조심스레 덮었다.

 

 

 

 “이사장님큰 소리와 낯선 환경에 민감하니 신경써달라고 그레이스 경장님이

 

 “패착내가 살면서 우마 무스메… 아니무스꼬가 실존한다는 사실에 호기심을 보였군사과하지!!

 

 “괜찮습니다.”

 

 

 

 무스코는 울먹이는 듯한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을 바라보는 주황머리 소녀를 보았다자신과 비슷한 나이대로 보이지만그녀의 말투나 분위기는 그레이스 경장님에게서 느껴지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자자이사장님무스코군도 저희와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하니 너무 괴롭히지 마시지요.”

 

 “경악내가 괴롭히다니타즈나그게 무슨 소리인가!?”

 

 “무스코 군이 지금 잔뜩 겁을 먹었잖아요.”

 

 

 

 타즈나라고 불리는운전대를 잡고 있는 초록색 복장의 여인의 말이 믿기지 않은 듯 주황 머리카락 소녀가 두눈을 동그랗게 뜨고 무스코를 바라보았다.

 

 

 

 “실수우선은 인사부터 해야했는데 말이야나는 아키카와 야요이이라고 한다앞으로 자네가 다닐 트레센 학원의 이사장이다!”

 

 “저는 하야카와 타즈나라고 합니다이사장님의 비서입니다앞으로 잘부탁드립니다.”

 

 

 

 자신을 바라보며 웃고 있는 여성들의 모습에도 더욱 겁먹은 듯 움츠리는 무스코는 한참동안 말이 없었지만마치 그의 사정을 아는 듯이 아키카와 이사장과 타즈나는 소년이 입을 열 때까지 그저 기다려줄 뿐이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저는… 무스코라고… 합니다… 잘부탁드립니다.”

 

 

 

 집중해서 듣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자그마한 목소리마치 입안에서 웅얼거리는 듯한 소년의 목소리에도 두 여인은 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주었다무스코는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다 문에 찰싹 달라붙었던 몸을 조심스레 움직여 다시 처음 앉았던 그 자리로 되돌아 왔다.

 

 

 

 물론중앙에서 약간 치우쳐지긴 했지만.

 

 

 

 “이사장님무스코군에게 중요한 이야기를 안 해주지 않았나요?”

 

 “중요한 이야기?”

 

 

 

 아키카와 이사장은 무엇인가 잊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작게 소리를 내다가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건망그레이스 경장에게 이야기를 들었을지 모르겠지만자네를 내 양자로 삼기로 했네트레센 학원만으로는 보호하기 힘들지도 모른다고 그 녀석이 하도 이야기를 해서 말이지.”

 

 “양자요?”

 

 

 

 무스코는 양자라는 말이 어색한 듯아니한 번도 들어본 적 없다는 듯이 되물었다.

 

 

 

 “그레이스 경장님이 말씀을 안해줬나요무스코군?”

 

 “네에… .”

 

 

 

 무스코는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모르는 것처럼 타즈나와 아키카와 이사장을 번갈아 보면서 몸을 다시금 움츠리기 시작했다겁먹은 표정으로 몸을 딱딱하게 굳히는 소년의 태도에 두 여인은 안타깝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았다.

 

 

 

 아키카와 이사장이라 밝힌 소녀는 이전과 다르게 무척이나 진중한 목소리를 내며 무스코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레이스도 많은 압박을… 아니그대에게 이야기를 해도 모를 터이니… 그냥 쉽게 내가 소년의 보호자라고 생각하면 된다그레이스 경장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나쁜 사람들이 자네를 괴롭히지 못하게 막아주는 역할이지.”

 

 “...아키카와 이사장님이요?”

 

 

 

 커다란 방패와 곤봉을 들고 마치 날아다니는 것처럼 움직이던 그레이스를 떠올린 무스코는 자신과 비슷한 또래처럼 보이는 소녀를 보고 의심스럽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유쾌으하하핫꼬맹이의 눈으로는 외견이 전부라는 사실을 깨달으니 즐겁구나!”

 

 “이사장님은 실제로

 

 “침묵조용히해라타즈나!”

 

 

 

 아키카와 이사장이라는 소녀가 목소리를 높이자성인으로 보이는 타즈나라 소개한 분이 입을 꾹 다물었다무스코의 머릿속에서는 아키카와 이사장이 타즈나보다 강하다라는 간단한 공식이 성립했다.

 

 

 

 “...그 이사장님은… 대단한 분인가요?”

 

 “긍정트레센 학원의 이사장이자아키카와 가문의 당주인 내가 대단하지 않는다면 누가 대단한가!”

 

 “그레이스 경장님보다 더요?”

 

 “긍정그녀가 멋진 우마무스메인 것을 부정하지 않겠다만네가 생각하는 강함이 무엇인지 아직 감이 오지 않지만일반적으로 그렇다!”

 

 

 

 이런 자그마한 소녀가 그레이스 경장님보다 대단한 사람이라니무스코는 반짝이는 눈으로 주황머리 소녀아니아키카와 이사장을 보았다.

 

 

 

 “부담그렇게 바라본다면 부끄럽군앞으로 트레센 학원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적응해나가면서 한 명의 우마무스메아니우마무스꼬로 자라길 바란다난 최선을 다해서 그대를 지원해주지!”

 

 “!”

 

 

 

 이전보다 빠르게 대답하는 무스꼬의 모습에 아키카와는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반짝이는 눈을 보아하니그레이스 경장을 정말로 좋아했나 보군그녀는 소년의 머리에 조심스레 손을 뻗었다.

 

 

 

 “?!”

 

 

 

 몸을 움츠리는 무스꼬의 모습에도 아키카와는 여전히 그 느릿한 움직임으로 천천히 손을 뻗어 무스코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우리는 널 해치지 않는다아프게 하지 않는다괜찮다괜찮다다들 그레이스처럼 착하고 멋진 사람들이 가득한 곳이니 걱먹을 필요 없다.”

 

 “네에.”

 

 

 

 얼굴이 빨갛게 물들인 채로 시선을 어디로 둬야할지 모르는 소년의 모습에 아키카와 야요이는 왜 그리 그레이스 경장이 소년을 이곳에 보내기까지 차일피일 미룬 것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늘부터 나는 너의 어미이며보호자이다평범하게 엄마라 불러도 좋다!”

 

 “네에… 엄마.”

 

 

 

 그 훈훈한 광경을 보던 타즈나는 작게 웃음을 터트리며 저 멀리 보이는 트레센 학원의 정문을 향해 느릿하게 핸들을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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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애씬은 18에 올리고아닌건 창작에 올리고 왔다갔다 하는 것보다 18에 다 올리는 게 낫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