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우마무스메의 차이점을 따지자면 많은 것이 있다.


신체 능력이라던가, 생리적인 것이라던가, 정신적인 면이라던가.


하지만, 제일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것은 역시. 딱 보면 보이는 한 쌍의 우마미미와 꼬리일 것이다.


나는 그것들 중에, 팔랑이는 그 우마미미에 사로잡혀 트레이너가 될 것을 선택했다.


... 정상적인 집착이 아니라는 것은 나 스스로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더더욱 집착하고 갈망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내가 우연히 담당하게 된 네이처의 우마미미는 그런 내 마음을 점차 달궈갔다.


우마무스메들의 우마미미는 인간의 귀보다 더 예민해서, 우마무스메들은 종종 자신의 우마미미를 덮어 둔하게 만드는 용도의 물건인 [멘코]를 착용한다.


별다른 장식이나 기조 없이 평범하다 못해 무미건조한 멘코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오히려 그런 경우는 더 적다.


착용하는 이들은 자신을 꾸미고 드러내고 싶은 마음이 많은 여성이니까. 인간으로 치자면 귀걸이와 궤를 같이하는 식으로 여러가지 장식과 색을 입힌 멘코를 착용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네이처의 멘코도 그러하였다. 붉은 색에 초록빛 리본들이 얽힌 멘코.


그것이 마치 크리스마스의 선물박스를 떠올리게해서, 네이처를 담당하고 볼 때마다 내 마음을 들쑤시는 듯하여 참기 힘들었다.


...사실 네이처를 응원하고 돕는 것에는, 분명히 트레이너이자 하나의 팬으로서의 마음도 있지만, 나의 음습한 사욕도 있었던 것이다.


네이처는 그런 내 마음도 모르고, 어느 날 돌연 얼굴을 붉히며 좋아한다는 말을 꺼내어 고백해왔다.


"트레이너 씨... 정말 좋아해! ...아직 학생인 나지만, 다른 사람한테 트레이너 씨를 양보하고 싶지는 않아! 트레이너 씨의 1착이 되고 싶어!"


...그때는 놀란 마음에 말도 더듬으며, 고백을 받는 것도 거절하는 것도 못한 채로 어버버 거렸지만, 이내 안겨온 네이처를 안으며 그저 말없이 서로를 안았다.


제 고백이 받아들여졌다고 여겼는지, 네이처는 나에게 안긴 채로 내 눈앞에서 우마미미를 세차게 펄럭였다.


그리고, 그것이 나를 사로잡았다.


그 다음은 그저 서로 부끄러워하면서도 하는 일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데이트는 평소의 외출과 별 다를 바 없이, 다만 서로 수줍어 하며 만날 뿐이었고. 그 외로는 서로 트레이닝이나 일때문에 좋든 싫든 동선이 겹친 탓이었다.


그러다가, 아리마 기념에서 연달아 3착 3연패를 달성한 날.


내가 운전하는 차량의 안.


연신 차를 몰아가던 중 어느덧 눈이 내려 차창을 가려가기 시작했다.


"눈오네... "


화이트 크리스마스라는 이야기를 꺼내기에는, 하루 늦어버린 눈.


운전석 옆 조수석에는 아까의 경기장에서는 '3연속 3착이라니, 막 이래~'라며 농을 던지듯 말했었으나, 이내 아쉬웠는지 살짝 가라앉은 분위기의 네이처가 앉아있었다.


그런 네이처가, '눈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면 조금 즐거워하지 않을까.'하는 작은 마음에 살짝 옆을 돌아보며 말하려 했다.


"네이ㅊ-"


그러나, 나는 네이처의 이름도 다 부르지 못한 채, 그저 살짝 돌린 시선으로 젖은 눈동자의 네이처와 마주하게 되었다.


무엇이 슬프고, 아쉬운지 모를 일이 없는 눈.


내리는 눈과는 다르게, 아쉬움을 담아 젖어든 눈.


"...."


말을 멈추고, 살짝 네이처를 곁눈질로나마 바라봐주면서, 차를 갓길로 몰아갔다.


차를 갓길에 멈춰 세워 놓고, 팔을 뻗어 네이처를 끌어안아 주었다.


네이처의 우마미미는 가라앉은 채, 그저 제 주인이 훌쩍이는 소리에 따라 살짝 올라갔다가, 이내 다시금 주저 앉았다.


"...아쉽지?"


"...응. 아쉬워... 트레이너 씨한테, 이번에는 1착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수고했어. 고마워. 그리고, 잘했어."


".....아으으.."


천천히 한기가 스며드려는 차량의 안에서, 한참을 울먹이며 눈물을 털어내던 네이처를 껴안으며 토닥여주었다.


그렇게 껴안고 또한 토닥여주자, 네이처의 울먹임은 차차 진정되가듯이 가라앉았다.


"...이제 괜찮아?"


"..응. 고마워.. 트레이너."


눈물 지었던 눈 아래, 살짝 미소짓는 입가가 있었다.


이내 가던 길을 그대로, 멈췄던 차를 움직이려 했으나...


"...트레이너 씨. 잠깐만."


네이처는 그런 나를 제지하며, 이내 차의 네비게이션 화면을 누르며 조작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네비게이션의 목적지 검색창에 [러브호텔]이라는 단어가 선명하게 띄어지기 시작했다.


"..아?"


"...."


그런 단어를 다 적고 난 네이처는 이내 제 머리를 모아 얼굴을 숨기며, 다만 그 붉은 적갈색 머리칼과 구분가지 않을 정도로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네이처?"


"....부탁할게요.."


나는 침을 삼키며, 이내 가까운 곳에 있다고 검색된 러브호텔로 차량을 몰았다.


내리는 눈은 점차 두꺼워졌으나, 오히려 포근한 생김새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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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자기 짐가방 하나를 주차된 차에서 들고 옮기는 걸음은 부끄럽기 그지 없었다. 이곳이, 러브호텔이기때문에.


혹여 누가 알아볼까 무서워 하는 것보다, 서로가 서로에게 가진 부끄러움과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이 앞섰다.


어떻게 했던 것인지 모를 체크인을 끝내고, 프론트에서 객실의 키를 받아 들고 걸음을 옮긴 엘리베이터의 안.


"...."


"...."


우리는 서로 손을 잡을 생각도 못하고, 서로 눈이 마주칠까 부끄러워, 그저 서로의 짐가방만 굳게 붙잡은 채로 얼굴을 붉히며 걸었다.


그렇게 도착한 객실의 문은 마치 커다란 철문처럼 무거워, 열쇠를 집어넣고 문고리를 돌리는 것조차 한참을 떨었다.


"..읏!"


"...."


그런 것이 답답해 보였을까. 이내 옆에서 가만히 있던 작고 부드러운 손 하나가, 내 손을 붙잡고 문고리를 잡아 돌렸다.


분명 지금까지 많이도 붙잡았던 손인데도 불구하고, 그 손이 전해주는 감각이 마치 처음인 것처럼 자극적으로 느껴졌다.


문은 순식간에 열리어, 그 방안에 우리를 기다리는 듯이 놓여져있는 침대가 우리를 부르는 듯하였다.


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그대로 멈춰있던 나의 등뒤로, 네이처가 살짝 걸음을 옮기더니, 이내 두 손을 모아 붙어 내 허리를 살짝 밀듯이 기대어섰다.


...그리고, 한쌍의 우마미미가 나를 재촉하듯 펄럭이는 움직임으로 내 등을 살짝씩 두드려가고 있었다. 그 움직임은 내가 입고 있는 외투조차 너머 느껴졌으므로.


이윽고, 나는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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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었다.


하지만, 정작 일이 시작되고 나면 그 순서를 기억해내는 것조차 힘들다.


당장 무엇부터 시작해야하는지 어지러운 정신, 그것이 바로 지금의 내 정신이었다.


일단 가져온 가방은 방의 한켠에 내려두고, 외투도 벗어 옷걸이에 걸어두었으나, 거기서 무언가를 더 하지 못한 우리는 침대 위에 앉아 있었다.


"...."


"...."


서로의 눈치를 살피며, 마치 상대가 먼저 움직이는 것을 기다리는 것처럼.


그런 침묵을 깨고, 상황을 타파한 것은 창을 두드리는 세찬 바람이었다.


갑작스레 창문을 두들기는 소리에 놀라, 나는 벌떡 일어섰다.


그러자, 옆에 있던 네이처와 한순간 눈이 마주쳤다.


"...씻고올게!"


그런 말을 하며, 나는 도망치듯 욕실로 들어섰다.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이 뜨거운지, 차가운지, 따듯한지, 미지근한지... 그런 것도 모르고, 나는 정신없이 몸을 씻어내었다.


내가 욕실에 들어온지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조차 체감으로 알기 힘들 정도로, 내리는 물 속에서 정신을 잃은 듯 하였다.


욕실의 문 너머, 방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조용하기 그지 없었기에, '네이처가 혹시 잠들거나 혼자서 어딘가로 가버린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 무렵, 나는 샤워를 끝내고 몸을 닦아내며 나왔다.


네이처는, 그저 내가 나오기를 기다린듯이 침대에 가만히 앉아 있을 뿐이었다.


마치 바톤을 터치하듯이. 내가 욕실에서 나오자 네이처는 말없이, 다만 귀는 철썩이며 얼굴은 붉어진 채로 욕실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나는...


"...."


네이처가 샤워를 시작했을, 그 샤워기의 물줄기 소리를 듣다가 얼굴이 벌게져 옷을 입고 방문을 열고 나섰다.


...부끄러웠다. 네이처의 물소리를 듣는 것이, 그리고 네이처에게 물소리를 들렸다는 것이.


별것이 아니다고 할만한 것임에도, 별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그것이 부끄러워서 걸음을 옮겨 나온 것이다.


그렇게, 복도를 지나고 걸음을 옮기다가,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에 맞아 멈춰섰다.


복도에서 건물 밖으로 열려있던 창문에서 불어온 바람.


나는 멈춰선 그대로, 창밖의 내리는 눈을 바라봤다.


"후우우..."


열린 창문으로 내쉬는 숨에 흩날리며 녹아가는 눈을 바라보며 부끄러움을 달랬다.


...신기하게도, 점차 부끄러움이 가라앉아갔다.


"..."


누가 열어놓았는지 모를 창문을 닫아 걸고, 다시 걸음을 되돌려 방으로 향했다.


네이처가 있을 방의 문 앞에 서자, 다시금 부끄러움과 창피함이 차오르는 것 같았다.


"후읍...."


한차례 심호흡하고, 나는 문을 열고 들어섰다.


"...어디 다녀왔어요?"


네이처는 내가 나가있던 사이 몸을 다 씻어낸듯이 침대에 앉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음이 진정되지가 않아서..."


다만, 레이스가 끝나고 사복으로 갈아입었었으나, 다시 레이스의 승부복으로 갈아입은 채로.


자신의 가라앉은 귀를 덮고 있는 멘코와 어울리는 그 승부복이었다.


"..왜 승부복을 입은 거야?"


"몰라서 물어요...?"


"...."


나는 다시 신발을 벗고, 이내 천천히 네이처를 향해 걸음을 옮기며 다가섰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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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난 망한 괴문서의 끝을 장식해주는 악마야.


이게 너희가 날 알아야 하는 이유지.


나는 망한 괴문서의 끝을 대충 끝내줄 수 있어!


이얏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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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나 이상한 것 있으면 알려줘.

원래대로라면 네이처 귀를 능욕하는 귀축 트레이너 이야기를 쓰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가더라.


오타검수 프로그램 안돌림, 오타 있으면 말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