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딸들의 행복에 관한 고찰이다.

 말딸들은 더 빠른 속도를 원하고, 상대를 '경주'를 통해서 이기고 싶어한다.이는 말딸들의 일종의 본능인데, 더 빨라야 짝을 찾는데 유리했을 것 이라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그러나 현대의 말딸들은 짐승이 아닌 이성적 존재이고, 이성적 사회에서 살아간다. 옛날처럼 유목 말딸이 인간 남성을 납치해가는 그런 시대는 아니라는 소리다. 다시 말하자면, 현대사회에서 말딸들의 본능은 오히려 그들을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 재능의 개화가 끝났음에도 계속 레이스를 진행해 부상을 입은 말딸들은 유명하다. 애초에 다리가 좋지 못한 경우도 있지만- 아그네스 타키온 같은- , 일반 말딸들도 레이스 중 크고 작은 부상을 많이 입는다. 근데 쇠퇴기에 접어들고 나서 계속 다리를 움직인다? 미친 짓이다. 다리가 고장나고, 걷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사쿠라군단에서는 한 명이 이렇게 목숨을 잃었다. 그렇게까지 그들을 혹사해도, 말딸이라면 은퇴의 순간은 다가온다. '앞만 보고 달리는 우마무스메들은 그 끝이 좋지 못하다' 는 속담처럼 은퇴를 생각하지 않던 우마무스메들은 좋은 최후를 맞이 하지 못했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메지로 라모누가 있는데, 현역 시절 그녀는 천재적인 재능으로 G1을 휩쓸고 다녔다. 그녀는 경주를, 달리기를 사랑했다. 다른 것에는 관심이 없어서 그녀의 트레이너는 물론이고 가문의 여동생들, 다른 말딸들 및 인간들과는 자연히 멀어졌다. 화법은 또한 속뜻은 분명 좋았지만, 그걸 전달하는 방식이 잘못 되어서 멀어지는 것 만이 아니라 비호감을 유발하게 되었다. 이렇게 호감작이 잘 된 그녀가 마지막 경기인 아리마 기념에서 폭☆사를 하고 말았다. 계약기간 종료! 트레센도 안녕! 은퇴!!! ... 근데 이제 뭐함? 행복한 여생은 없었다. 레이스만 보고 살아온 그녀를 받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계약기간 중 세번 갈아치운 트레이너? 호감작이 낭낭하게 된 메지로 가문의 여동생들? 메지로 라모누 옆에는,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후에 그녀는 메지로 일가의 저택에서 죽은지 하루가 지나 발견 되었다. 고독사였다. 그렇게 까지 달려서 간 곳은 저승이였다. 과연 레이스에 목을 매다는게  좋은일일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니까, 내가 타라카즈카 기념때 1번인기로 꼴박을 한 것은, 내 안의 행복 3성 인자가 날 행복으로 이끌기 위한 본능적인 행동이 아니였을까? 이건 심도 깊은 고찰이 필요한...


...


''어이.''

''어이, 골드쉽!!''

''캬악!! 깜짝아. 트레... 아니 자기야.''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외계인과 수신중이였어. 글쎄. 말딸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거 있지?''

''생각보다 유용하잖아, 그 외계인. 답변은 들었어?''

''잠깐 기다려봐, 지금 수신중인데... 앗, 앗, 좌표가 온다!!!''

''오오오오!!! 뭔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해!!!''

''이, 인생은, 인생은 골드쉽처럼 살아라!!!... 라는데?''

''틀린말은 아닌거 같기도 하고.''

''그치? 나처럼 적당한 때 은퇴해야한다니까?''

''타라카즈카 기념은 레전드였지... 너 그것때문에 은퇴당했잖아."

트레이너, 아니 이젠 내 남편은 말을 마치고 그때의 생각이 난 듯 웃어제꼈다.


타라카즈카 기념, 1번인기로 출전. 컨디션 부조였던 나는 옆에 말딸과 말싸움을 하다 착외. 그대로 트레센과 인터넷의 몰매를 맞고 은퇴당했다. 스포츠 맨쉽 위반이라나 뭐라나. 갑작스러운 은퇴여서 놀랐지만, 내 곁에는 트레이너가 있고, 친구관계가 나쁘지도 않았다. 특히 트레이너가 화낼줄 알았는데, 겁먹지 말라고 말하고,  나를 꼭 안아줬을 때는... 즈큥도큥해버려서 그대로 따먹었다. 그대로 동거 후 신혼생활 해버렸다. 나, 도주에 재능이 있었을지도?

... 그래서 결론이 뭐냐고? 나도 잘 모르겠다.

인생은 이 골드쉽님 처럼 사는게 어떨까? 나는 지금, 무척 행복하거든!!


마생은 골드쉽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