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마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98 클래식 세대. 

우마무스메에서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는 다섯 마리 말들의 성적과 인기는 실로 대단했다.

스페셜 위크세이운 스카이엘 콘도르 파사킹 헤일로그래스 원더
'98 일본 더비
'99 천황상 春, 秋
'99 재팬컵
'98 사츠키상
'98 킷카상
'98 NHK 마일컵
'98 재팬컵
'99 생클루 대상(프랑스 G1)
'00 타카마츠노미야 기념'97 아사히배 3세 스테이크스
'98 아리마 기념
'99 아리마 기념
'99 타카라즈카 기념


외산말이었던 엘 콘도르 파사는 클래식 출주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고마 G1인 NHK 마일컵과 재팬컵에 출주해 우승했다. 

그래스 원더는 그랑프리를 3연패('98 아리마 - '99 타카라즈카 - '99 아리마)하는 진기록을 세우며 고마시즌을 불태웠다. 

세이운 스카이와 킹 헤일로는 G1을 따내지는 못했지만 G2~G3 경기를 우승했고, 킹 헤일로는 '00 타카마츠노미야 기념을 우승하며 저력을 보여주었다.




Road to the Top 애니메이션에서 다룬 '99 클래식 세대는 고마왕도 완전재패의 티엠 오페라 오가 있었다. 

물론 황금세대인 '98 클래식 세대에 비해 '99 클래식 세대는 강하다는 평가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엠 오페라 오가 전례가 없는 고마왕도 완전재패를 달성하면서 체면치레를 할 수 있었다.

(고마왕도 완전재패 : 한 해에 천황상 春 - 타카라즈카 기념 - 천황상 秋 - 재팬컵 - 아리마 기념을 모두 우승)

나리타 탑 로드어드마이어 베가티엠 오페라 오메이쇼 도토
'99 킷카상'99 일본 더비'99 사츠키상
'00 천황상 春, 秋
'00 타카라즈카 기념
'00 재팬컵
'00 아리마 기념
'01 천황상 春
'01 타카라즈카 기념


한 세대의 강함을 측정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클래식(3세) 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던 말들이 고마(4세 이상) 시즌에서 얼마나 좋은 성적을 거두는가.

'98 클래식 세대는 서로가 수많은 고마 G1을 석권하며 저력을 보여주었다.

'99 클래식 세대는 티엠 오페라 오가 고마왕도 완전재패라는 전무후무한 업적을 세웠다.




그리고 '00 클래식 시즌을 일본 경마 역사상 최약체라고 부르는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이다.

에어 샤커아그네스 플라이트
'00 사츠키상
'00 킷카상
'00 일본 더비


'00 클래식 시즌의 G1을 들어올린 두 말은 고마 G1이 단 한개도 없었다.

클래식 시즌은 3세라는 연령제한이 있기 때문에, 그 세대의 최강자를 가린다는 목적이 있다.

하지만 고마 시즌은 연령제한이 없기 때문에 이전 세대들의 강자들과 신 세대의 강자가 맞붙는 드라마가 있다.

그리고 이 둘은 고마 시즌에 그 어떠한 G1도 따내지 못하고 말 그대로 정말 개같이 침몰했다.


먼저 살펴볼 말은 에어 샤커.

에어 샤커는 킷카상을 우승하고 고마 G1인 재팬컵에 출주한다.

3번 인기를 받은 에어 샤커는 무려 14착을 박으며 패왕님의 고마왕도 완전재패의 희생양이 되어버린다.


4세가 된 에어 샤커는 그 당시 G2였던 '01 오사카배에 출주해 2착을 기록하며 다시 살아나는가 싶었지만

'01 천황상 春에서 이번에는 4번 인기에 8착을 박으며 또 다시 패왕님의 희생양이 된다.

이어서 출주한 '01 타카라즈카 기념에서는 3번 인기에 5착을 박으며 개같이 침몰했다.


에어 샤커는 클래식 시즌 이후 그 어떠한 중상에서도 이기지 못했다.

자신의 이전 세대인 티엠 오페라 오와 메이쇼 도토에게 패배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후 세대인 '01 클래식 세대의 단츠 플레임, '02 클래식 세대의 심볼리 크리스 에스에게도 졌다.

에어 샤커는 '00 클래식 세대의 최강자였지만, 일본의 경주마 중 최강자였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더비 우승마였던 아그네스 플라이트는 거기에 한 술 더 떴다.

아그네스 플라이트는 일본 경마 역사를 통틀어 역대 더비마 중 최약체 3두 중 하나로 꼽힌다.

에어 샤커와 마찬가지로 3세 시즌에 출전한 '00 재팬컵에서 13착을 박으며 함께 침몰했고

4세 시즌에는 단 한 번도 G1 경기에 출주하지 않았고, 출주한 G2 경기에서도 각각 2착, 10착을 했다.


5세 시즌이 되어 출주한 '02 천황상 秋, '02 재팬컵에서 각각 15착, 16착을 기록하며 진짜 폭망했고,

그 이후로도 별다른 중상 승리 없이 쓸쓸히 은퇴하고 만다


이처럼 '00 클래식 세대의 두 G1 우승마들은 이미 3세때 출주한 고마 G1에서 이전 세대의 명마에게 패배했고,

그 이후로는 뒷 세대에게 뒤쳐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일본 경마 역사상 최약체 시즌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그러나 이 암울한 세대에도 한 마리의 희망이 있었으니, 바로 아그네스 디지털이다.

아그네스 디지털
'00 마일 챔피언십
'01 마일 챔피언십 남부배 (더트)
'01 천황상 秋
'01 홍콩컵 (홍콩)
'02 페브러리 스테이크스
'03 야스다 기념


잔디와 더트를 넘나들고, 1200m 부터 2500m까지 모든 거리를 달려 골고루 우승을 차지한 아그네스 디지털.

온갖 거리와 잔디/더트를 넘나드는 출주, 우승에 아그네스 디지털은 '00 클래식 세대 중 규격 외로 취급받았다.

아그네스 디지털은 외국산 말이었기 때문에 클래식 시즌 출주가 제한되어 에어 샤커, 아그네스 플라이트와 경쟁하지 않았다.

하지만 만약 클래식에 출주했다면 아그네스 디지털이 '99 클래식 시즌의 티엠 오페라 오 처럼

최약체로 평가받는 '00 클래식 세대 전체의 평가를 끌어올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의견도 있다.


비록 아그네스 디지털은 기복이 심했고, 당대 인기마인 쿠로후네의 출주기회를 빼앗아 비난도 일부 받기는 했지만,

쿠로후네의 출주 기회를 빼앗아 출주하게 된 천황상 秋에서 처음으로 외산마가 우승한 기록을 남기기도 했고

또 다른 경마 선진국 홍콩의 G1에서도 우승해 국제적으로도 통하는 실력임을 스스로 증명한 명마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