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와 5년 4월 1일 토요일.


 오늘도 트레이너와 싸웠다. 그렇지만 결국 아오바상을 나간다. 내 목표는 일본 더비 '우승'이 아니라 '출주'니까. 트레이너도 이젠 '모르겠다. 너가 진짜 나가고 싶으면 그냥 나가. 서류 써줄테니까.'라고 하시면서, 내 목표를 존중해주시기로 했다. 그런데 조금 두렵다. 진짜 내가 더비에 나갈 수 있을까? 삼여신님, 부탁드리겠습니다. 더비의 터프에 설 수 있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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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와 5년 4월 29일 토요일.


 아오바상에서 1착을 땄다. 내 인생 최대의 소원을 이룰 수 있게 됐다. 더비에 출주하기 위하여, 트레이너와 주변이 그렇게 말렸지만, 아오바상에서 우선 출주권을 획득하고, 내일 꿈에만 그리던 자리에 서게 됐다. 하나 기쁜 점이 있다면 솔도 저번 사츠키상에서 1착을 했다. 나와 같이 더비의 터프에 설 수 있다는 것이다. 삼여신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더비에 나갈 수 있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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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와 5년 5월 27일 토요일.

 

 드디어 내일 내 인생의 목표인 일본 더비에 출주한다. 이 날만을 기다렸다. 더비 후에 트레이너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렇게 아오바상 출주를 말렸지만, 나의 의지를 존중해주셔서, 더비에 뛸 수 있게 됐으니까. 솔도 나와 같이 뛰는데, 혹시 내가 솔을 꺾고 더비를 우승한다면 어떨까? 출주만 하는 것도 감사한데, 우승까지 한다면 더 좋을 것도 없겠다. 인터뷰 멘트 좀 생각해놔야겠다. 아오바상을 이기면 더비를 이길 수 없다는 징크스를 깨게 되는 거니까, 그 땐 대서특필될 것이다. 삼여신님, 감사합니다.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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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28일 일요일.


 더비에 출주하는 것이 인생 최고의 소원이라며, 아오바상 출주까지 불사했던 내 담당, 스킬빙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넜다. 신이란 참 얄궃다. 그렇게 더비란 일생일대의 소원을 다 이룬 소녀에게, 기뻐할 틈도 없이 심장을 멈추는 짓을 해야만 후련했을까? 빠르게 병원으로 옮겼지만, 이미 잔디 위에서 멈춰버린 그녀의 심장은 다시 뛰는 일이 없었다. 스킬빙이 지금 나를 본다면, 화를 내면서 어디에다 글을 쓰냐면서 일기를 가져갈 것이다. 차라리 그래줬으면 좋겠다. 그녀의 일기에는 하나같이 더비 이야기 뿐이었다. 삼여신이시여, 감사합니다. 꿈을 이룬 소녀를 죽이셨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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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슬퍼서 개문서 하나 싸질렀다. 당근별에선 잘 지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