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산 모음집】


원문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9153314


의역 많음! 번역기 사용 양해!







창밖에서 학생들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린다. 매서운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침 트레이닝을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일까. 젊음이 부럽다.



'이렇게 복도를 걷고 있으니 일상으로 돌아온 느낌이랄까...'



행사나 이벤트가 싫은 건 아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비일상이기 때문에 빛나는 추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뭐, 그냥 내 생각이다.



'오늘부터 또 다시 평범한 일상이 시작된다. 아야베의 레이스도 다가오고 있으니, 마음을 다잡아야겠지.'



각오를 다지며 트레이너실로 발걸음을 옮긴다. 시간이 시간인 만큼 건물 내의 인파는 거의 없다.



"어라...?"



그래서인지, 계단을 오르는 뒷모습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어이, 아야베!"



내가 외치자, 멀리 있는 인물이 어깨를 크게 떨더니 놀란 듯이 힘차게 이쪽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놀라움으로 물든 그 표정은, 빠르게 달려오는 나와 눈이 마주친 순간 익숙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안녕. 놀라게 해서 미안해."



"...응, 계단에서 떨어질 뻔 했어."



"하하하, 미안해."



비난하는 듯한 눈빛을 받고 인사를 하며 담소를 나눈다. 아야베가 왼손에 들고 있는 작은 상자를 눈치챘지만, 언급하는 건 나중에 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런 시간에 무슨 일이야? 트레이닝은 아직 안 끝난 것 같은데..."



"...별 거 아니야. 그냥 잠깐 트레이너실에 가려고 했어."



"트레이너실이라니, 내 방?"



"그럼 누구 트레이너실인데... 하아..."



아야베가 한숨을 쉬고 있을 뿐인데도 왠지 모르게 그리운 느낌이 든다. 단 하루 얼굴을 보지 못했을 뿐인데도 말이다.



"...뭐, 됐어. 이거 당신한테 주는 거야."



"응?"


그제서야 물어보려고 했던 작은 상자가 눈 앞에 쓱 내밀어졌다. 무심코 소리를 내며 받아든 그것은... 밤하늘 장식이 그려진 런치 크로스... 도시락인 모양이다.



"안에 샌드위치 들었어. 괜찮으면 점심으로 먹어."



"샌드위치라니... 일부러 만들어준 거야?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그래. 당신이라면 분명 이미 와 있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별 일 아니라는 듯이 말하는 아야베. 하지만 분명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졸린 눈을 비비며 나를 위해 만들어 준 걸까. 손 안에 든 도시락이 갑자기 무거워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고마워. 잘 먹을게."



"...그래. 칭찬은 필요 없지만, 입에 안 맞으면 말해줘. 이후에 참고할게."



"입에 안 맞을 리가... 미안해, 내 평가는 너무 기대하지 말아줘."



참고하겠다니, 아야베는 진지하네... 달리기 뿐만 아니라 요리 실력도 갈고 닦을 생각인가? 그렇다면 제대로 된 평가를 받고 싶을 텐데... 맛있다! 말고도 뭔가 말할 수 있도록 해 두자.



"그럼... 나는 이만. 그냥 그걸 전해주고 싶었을 뿐이니까."



"아, 그렇구나... 벌써 가는 거야?"



"어?"



"아니... 모처럼 만났으니 좀 더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잘 생각해보니 방과 후에 다시 만날 테니까 그 때 하자."



천천히 커피라도 마시면서... 라고 생각했지만, 아야베도 그렇게 여유롭지 않을 것이다. 1교시 전까지 하고 싶은 일이 많을 것이다. 붙잡아두면 안 된다.



"...역시, 아직은 같이... 트레이너실로 가자."



나중에 보자. 그렇게 말하려는 순간, 아야베가 갑자기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진 나를 뒤로 한 채 점점 더 앞으로 나아간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꽤 많이 올라가 있었다.



"잠깐, 잠깐! 굳이 그럴 필요 없는데!?"



"오해하지 마, 신경 쓰는 게 아니니까. 여기서 서서 이야기하면 통행에 방해가 되니까. 그것 뿐이야."



"아니, 그런 게 아니라..."



하고 싶은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머뭇거리는 나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다. 그 눈빛에는 무언가 알 수 없는 힘 같은 게 느껴진다.



"당신이 얘기하고 싶다고 했잖아."



"그건... 뭐,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그렇지? 빨리 와. 두고 가기 전에."



아야베는 억지로 대화를 끝내고 다시 걷기 시작했는데, 왠지 속은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면서도 뒤를 따라갔다.



'이게 맞나...?'



왠지 이상하게 납득이 가지 않아 턱을 긁적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렇게 생각에 잠긴 탓에 나는 아야베가 중얼거린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귀여운 사람..."






=====






"자, 여기 있어. 뜨거우니까 조심하고."



"고마워. 하나부터 열까지 미안하네."



눈 앞에 놓인 커피를 마시고 소파에 몸을 맡긴다. 옆에 앉은 아야베의 옆모습이 이상하게도 나를 안심시키고 있다.



"그래서... 어땠어? 결혼식은?"



"응? 아, 좋았어. 그리운 사람들을 꽤 만났어."



어제 참석했던 친구의 결혼식을 떠올린다. 고등학교 졸업식 이후 못 만났던 사람들도 있어서 정말로 즐거웠다. 미모의 아내와 나란히 서 있는 그 친구의 얼굴은 행복해 보였던 기억이 난다.



"학생 때는 결혼 같은 건 죽어도 안 한다고 해놓고... 사람은 변하는구나."



"지방에서 트레이너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했지?"



"맞아, 전 담당과 골인."



"전 담당..."



"뭐, 재학 중에도 계속 어프로치가 있었던 모양이야. 그런데 입장이 입장이다 보니 계속 모른 체 했대. 그리고 그 애가 졸업하는 순간, 맹공격이 시작되면서 함락됐어."



"...그렇구나."



남의 아내를 이렇게 말하는 건 좀 그렇지만 기가 센 사람이다. 입장이라는 최대의 장벽이 있을 때는 의식하게 하면서 때를 기다린다. 그리고 벽이 허물어지면... 그 다음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아무런 보호도 없는 양이 늑대에게서 도망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저기, 당신은... 그런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그런 거라니?"



"...제자와의 연애라든가."



조심스럽게 그렇게 말하는 아야베의 표정은 왠지 모르게 긴장한 것처럼 보였다. 기분 탓인가...?



"그래... 뭐, 보통은 아니겠지. 적어도 나는 연애 대상으로 볼 수 없다고 생각해. 상대가 아무리 어른스러워도 말이지."



"..."



만약 손을 댄다면 사회적 죽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걸 알면서도 죽기 살기로 연애를 하는 놈들도 있는 모양인데, 나한테 그런 용기 같은 건 없다.



"그, 래, 그래... 보통은... 그렇게 생각하지..."



"음...?"



내 대답을 들은 아야베는 고개을 돌리며 말했다. 차분하던 목소리는 심하게 떨리고 있고, 긴 귀는 다 핀 꽃처럼 시들어 버렸다. 마치 무언가에 충격을 받은 듯하다. 대체 뭐지?



"....아, 그래. 어폐가 조금 있었네. 나는 졸업한 뒤라면 괜찮다고 생각해."



"...어?"



"제자와의 연애는 금물이지만, 전 제자라면 얘기가 달라. 서로 사회인이 되었다면 그건 그 사람들의 자유니까. 내가 뭐라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아야베의 동요 포인트는 분명 여기에 있을 것이다. 조금 전까지 친구의 결혼을 즐겁게 얘기하던 남자가 갑자기 결혼 자체를 부정했으니 놀란 것일 테고, 게다가 지금의 아야베는 안도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럼, 예를 들어서... 내가 졸업하고 나서 당신한테 결혼하자고 하면 받아들일 수 있어?"



"어이쿠, 대단한 가정이네. 하지만 그래. 그 때는 오래오래 잘 부탁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예쁘고, 노력가에, 착하고... 그런 사람에게 청혼을 받으면 거절할 리가 없다. 젠장, 미래의 남편이 부럽다. 만약 아야베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하면 내가 이 손으로 바다에 가라앉혀 버릴 것이다.



"그래... 그럼 됐어."



"뭐가?"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내 얘기야."



그렇게 억지로 이야기를 끝낸 아야베는 숨을 고르듯 심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그것 뿐이라면 몰라도, 왠지 안색이 안 좋아 보인다. 혹시 몸이 안 좋은 건 아닐까.



"아야베, 괜찮아? 아까부터 좀 이상한데."



"이제 괜찮아. 아까는... 조금 숨이 흐트러져서 그랬을 뿐이야."



"앉아서 이야기만 하고 있는데 숨이 흐트러진다니... 그게 더 이상하잖아. 만약을 대비해서 병원으로..."



"괜찮다니까! 몸 상태에 이상이 생기면 꼭 말할 테니까..."



"...알았어. 약속할게."



솔직히 아직 안심할 수는 없지만... 아야베의 말을 믿기로 했다. 예전에는 너무 많은 것을 안고 살다 보니 자기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그것도 이제는 옛날 이야기다.



"화제를 바꿔서... 당신, 연말은 친가에서 보낼 거지?"



"적어도 이번은 말이지. 중앙에 취직한 이후로 한 번도 못 갔거든. 역시 한 번은 가야지."



갑작스러운 질문에 조금 놀랐지만, 묻는 말에 솔직하게 대답했다. 내 대답을 들은 아야베는 고개를 숙이고 무언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건 좋은데... 꼬리가 내 팔에 감겨 있는 것만은 이해가 안 된다. 무의식적인 걸까. 이러고 있으니 마치 붙잡혀 있는 것 같다.



"나도 따라가도 돼?"



"...응? 아야베도 오려고?"



"억지로 따라갈 생각은 없어. 친가에 사정도 있을 테니까... 하지만 당신의 부모님을 뵙고 싶어."



솔직히 말해서 아야베의 제안은 곤란한 제안이다. 자신의 담당을 귀향에 동행시킨다니, 세상 사람들이 얼마나 냉담한 시선을 보낼까?



미안해, 그건 불가능해.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야베의 집요한 눈빛을 견뎌낼 수 있는 사람 뿐이다. 그리고 내게는 그런 강인한 정신 같은 건 없다.



"음... 알았어, 잠깐 확인해보고."



기세에 눌려서 엄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보낸 지 십여 초 만에 돌아온 것은 간결한 네 글자.



"데리고 와..."



"그렇다면..."



"부모님은 아무래도 환영하는 것 같네. 네가 원한다면 같이 갈까?"



"그래, 꼭."



고개를 끄덕이는 아야베의 얼굴에는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그 웃음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려던 순간, 정말로 갑자기 등줄기에 서늘한 기운이 스쳤다.



"....?"



순간, 본능이 내게 말했다.



『넌 지금 스스로 목을 조른 거야. 무수히 많았던 미래가 단 하나로 좁혀졌어.』 



"... 왜 그래, 갑자기 묘한 표정을 짓고."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보다 일정을 조율해야겠지. 잠깐만, 컴퓨터 안에 일정표가..."



『바깥 해자를 메우다.』



요란하게 경종이 울리는 머릿속에서 이상하게도 그 말이 떠올랐다.








= 끗 =


아~ 피할 수 있었는데, 도중에 따먹어달라고 기우제를 지내고 꼬라박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