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면 언제나의 기숙사가 아닌 공원으로 보이는 어딘가였다. 분명 나는 트레센의 기숙사에서 잠들었을 텐데 어째서?


"골드쉽씨가 장난친걸까....응...그렇겠지...?"


제일 먼저 생각이 난 건 골드쉽씨였다. 그 사람은 왠지 모르게 내게 다가와서 장난 치고는 그랬으니까. 이번에도 그런거라고.


 "우선 트레이너씨에게...전화...전화가아...."


 어딘지도 모르겠는데 전화가 있을리가 없었다. 그래도 트레이너의 전화번호는 기억하고 있으니까. 나가서 아무에게나 전화를 좀 빌리면 되지 않을까. 아 그치만 모르는 사람이랑 대화...할 수 있을까...?


 "저기..."

 "응? 무슨 일이니?"

 "전화 좀 빌릴 수 있을까요..."

 "괜찮아. 자."


 아침운동을 하고 있던건지 마침 근처를 지나가는 친절해 보이는 우마무스메에게서 다행이도 전화를 빌릴 수 있었다. 그치만 트레이너는 아침부터 바쁜건지 아니면 자고있는 건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늘 바쁜 사람이니까. 아무래도 이른 아침부터 전화하면 실례겠지....


 "감사합니다...잘 썼어요...."

 "너 트레센의 학생?"


 전화를 돌려주자. 전화를 빌려주었던 친절한 우마무스메는 내게 그리 물었다. 나 교복을 입은 채로 자고 있었구나. 혹시 트레센으로 가는 길을 물으면 가르쳐줄까.


 "아 네...오르페브르에요...저..."

 "응? 오르페브르?"


 내 대답에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왤까? 내 이름이 어딘가 이상하기라도 한 걸까? 나 그래도 몇번 레이스에서 우승하고 그랬는데 이상하다고 한 사람은 없었는데.


 "얘. 오르페브르씨를 동경하는 건 알겠는데 그런 거짓말을 하면 안되."

"에...?"


다정한 얼굴로 그녀는 내게 그리 말했다. 어라? 아닌데. 내 이름이 맞는데.


 "저...진짜인데..."

 "어허!"

 "흐익!?"


 거짓말이 아니라고 진짜라고 말을 해도 그녀는 언성을 높이며 내게 다그쳤다. 어째서? 어째서!? 당황해서 놀라서 무서워서 나는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


 "오르페브르!"


 저 멀리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들은 트레이너의 목소리. 나를 찾으러 와준 걸까? 나를 데리러 와준걸까? 기쁘다. 무서웠기에 더 기뻐서 나는 방금 전의 일은 잊은 채로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향했다.


 "무슨 일이지 트레이너?"

 "아침 운동 중에 미안한데 일정 조정을 해야 할 것 같아서."


 거기엔 이름모를 장신의 우마무스메와 대화하는 그가 있었다.




-기록 삭제 기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