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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리캡 「아이돌 우마무스메」

-GI 1번인기 6회 이상, 마일CS,야스다기념,아리마기념 승리, 팬수 24만 이상



누군가가 한 분야에서 전설로 길이 회자되기 위해서 필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우선은 독특한 출생배경이 있어야 할것이다.

평범한 이들 사이에서 비범하거나 비범한 이들 사이에서 평범한 출생배경은 그 전설의 태동에 신비로움을 더해 줄 것이다.

그 다음은 약점이다. 사람들의 공감대를 얻기 위해서는 너무 완벽해서도 안된다. 무언가 약점이 있고 이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빼놓을 수 없는것은 바로 강력한 대적자의 존재이다. 영웅의 힘을 확실히 체감하려면 그에 대적하는 막강한 대적자 또한 필요하다.

그렇게 온갖 역경을 헤쳐나가서 이룩해내는 위대한 업적까지 남겨야 하며

마지막으로 이 모든걸 이루어낼 수 있는 강한 육체 혹은 정신력이 필요하다.

이것들이 갖춰진 존재를 우리는 영웅이라 부르고 전설로서 회자가 되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그리고 여기, 흔해 빠진 캐치프레이즈로 점철된 가짜 영웅이 아닌 진짜 영웅, 전설이 있다


오구리캡


수많은 상식을 박살내고 그 손으로 스스로를 전설로 만든 회색마


이것은 일본 전체를 들썩이게 만들었으며 하나의 사회현상 까지도 만든 전무후무한 경주마에 관한 이야기이다.





1985년 3월 27일 홋카이도의 한 작은 목장에서 회색빛 털을 가진 망아지가 태어났다.

어머니는 화이트나루비 아버지는 댄싱캡

어머니는 지방 경마 레이스에서 4승을 한 말이었고

아버지 또한 단 5승 만을, 거기에 중상에는 우승해본 경험도 없는 말이었다.

그런 평범한 부모들 사이에서 갓 태어난 그 망아지를 본 목장주 이나바 후나오는 한숨을 내쉴 수 밖에는 없었다.




그 망아지의 오른쪽 앞다리가 크게 바깥으로 휘어있던 것이다.

그가 경영하던 이나바 목장은 망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사정이 안 좋았던 목장으로,

가족 경영의 작은 목장이었지만 가족 중에 환자가 생기고, 레이스에 내보낼 말도 나오지 않아 목장의 문을 닫을것을 고민할 정도였다.

이 시기에 태어난 망아지의 다리가 휘어있다니.

거기에 그 망아지는 혼자 제대로 설 수도 없었기 때문에 목장 관계자가 직접 들어올려 초유를 먹였는데

사람과 달리 태반에서 어미의 면역력을 받지 못하는 말에게 이는 큰 핸디캡이었다.

이나바로서는 절망을 해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는「침울해 있으면 안된다. 밝은 기분으로 살자」라며

그 망아지에게 「하츠라츠」(발랄하다) 라는 이름을 주고 밝고 건강하게 자라길 기원했다.


그리고 이나바가 끈기와 애정을 갖고 하츠라츠의 굽을 깎고 교정해준 덕분에

하츠라츠의 다리는 성장함에 따라 점점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하츠라츠의 어미인 화이트 나루비는 젖이 잘 나오지 않고 자식에게 수유하는걸 싫어했기 때문에

어렸을 때의 하츠라츠는 볼품없고 왜소한 몸집이었지만 잡초도 먹어치우는 왕성한 식욕으로

2살이 됐을때에는 다른 말에 비해 손색이 없을 정도의 몸집으로 자라낫다.


그렇게 이나바의 정성스러운 보살핌속에 건강하게 자란 하츠라츠는 1987년 1월

카사마츠 경마장의 스미 마사오 마굿간으로 들어가 「오구리 캡」이라는 이름을 받게 된다.



오구리의 데뷔전인 800m 경기 결과는 허리마름병 (管骨骨膜炎) 으로 인해 마치토우쇼우에게 밀려 2착으로 패배

이후 2전, 3전째에서는 어려울 것 없이 승리를 거두지만

4전째에서는 또다시 마치토우슈우에게 패배당하고 만다.

하지만 이 두번째 패배 이후, 오구리는 마치토우쇼우가 따라올 수 없는 쾌진격을 보여준다.

6전째부터 기수가 카사마츠의 명수, 안도 카츠미로 바뀌며 두번째 패배 이후로는 8연승을 기록

참고로 안도는 당시의 기억을「좋은 말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조금 우둔한 면이 있어서 그렇게 강해질 줄은 몰랐다」라고 회상했다.


여담으로 훗날 5살이 된 오구리가 재팬컵에 도전할 때, 안도를 태우자는 이야기가 나왔었지만

안도는 중앙 기수 자격이 없기 때문에 오구리를 탈 수 없었고 안도가 직접 몇번이나 신청을 해보았지만 각하

이는 안도가 중앙으로의 이적을 결심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야기를 되돌리자면, 연승을 계속하던 오구리는 결국 츄코경마장에서 당시 2세말 코스 레코드를 기록

오구리의 주변에서 「오구리를 중앙으로」라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이때 오구리의 오너였던 오구리 코이치는 중앙 마주 자격이 없었는데다 「카사마츠에서 뛰게 한다. 소유마를 보낼 생각은 없다」라는 신념으로

쇄도하는 구입 신청과 중앙 이적으로의 권유를 단호히 거절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하시 이소오라는 마주가 그를 열정적으로 설득한 결과

「말의 명예를 위해서라면」이라며 사하시에게 오구리를 넘기고

2000만엔에 사하시에게 매각된 오구리는 그렇게 12전 10승이라는 기록을 남긴채

사하시와 함께 중앙으로 향한다


1988년 1월

릿토시의 세토구치 마굿간으로 자리를 옮긴 오구리는 중앙에서도 순조롭게 훈련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정해진 중앙 데뷔전은 3월에 열리는 3살 중상 「페가수스 스테이크스」

거기에 오구리를 타게 된 기수는 명수 카와치 히로시

카와치 기수는 당시 관서에서 제일 가는 기수였는데

그런 카와치가 막 지방에서 올라온 오구리를 탄 이유는 하나였다.


오구리는 클래식에 등록되지 않았기 때문

클래식 등록이 안 됐다는 것은 사츠키상, 더비 등에 나갈 수 없다는 뜻으로,

카와치는 자신이 원래 타던 말인 사커보이와 오구리가 레이스에서 겹치지 않았기 때문에 오구리를 맡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잘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무렴 경험치 풍부한 기수에게 데뷔전을 맡길 수 있다는것은 이 이상 없을 정도로 든든한 일이었기 때문


드디어 맞이한 중앙 데뷔전 페가수스 스테이크스

12전 10승의 기록으로 올라온 오구리이긴 했지만 아무래도 중앙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부분이 많았기에


1번 인기는 신잔 기념에서 승리한 라거블랙이 가져가고

오구리는 2번 인기로 나서게 된다

훈련때부터 오구리를 탔던 카와치였기에 오구리가 사람말을 잘 듣는 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트는 무리하지 않는 전략을 채용

레이스에서도 스타트는 무난하게 뒤쪽에서 달려가는 형태가 된다.

4코너에서도 중단이었지만 급할 필요는 없었다.


눈 깜짝할 사이 중단에서 선두로 치고 올라와서는 라거블랙과 3 마신 차이로 완승

중앙 데뷔 첫번째 경기부터 갑자기 중상마에게 이겨버린 오구리는

의심쩍은 눈으로 보던 경마팬들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아버렸다.


이어지는 경기는 3주뒤의 마이니치배

중마장에서 열리는데다 거리는 2000m

오구리가 지금까지 뛰어본 최장거리는 1600m

불안한 점이 없던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오구리는 승리했다.

차이는 고작 목 하나.


그러나 여기서 오구리에게 패배한 야에노무테키와 딕터랜드가 사츠키상에서 각각 1, 2착을 하며 오구리의 강함은 더더욱 확고히 증명되었다.


다음 경기는 교토 4살마 특별

여기서 카와치 기수는 NHK배를 위해 사커보이에 탔기 때문에 미나이 카츠미가 오구리의 고삐를 쥔다.

그리고 결과는 5 마신 차이의 압승극

2착의 코우에이스퍼트는 훗날 「고베 신문배」와「교토 신문배」에서 미세한 차이로 2착에 머무르는 말

그런 상대에게 이 정도의 힘의 차이를 보여준 것이다.


더비가 열린 다음주, 뉴질랜드 트로피 4살 스테이크스에서는

다시 카와치 기수가 고삐를 잡는다

하지만 여기서 순조로웠던 오구리에게 이변이 찾아온다

환경의 변화와 연이은 경기 출장으로 인한 피로가 터져버린 것이다.

이케에 마부는 이때당시를 회상하며 「이 시기의 오구리가 가장 상태가 안 좋았었다」라는 말을 남겼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안 좋은 컨디션으로도 결과는 7 마신 차이의 대승

2착을 한 린드호시는 훗날 스프린터즈S에서 3착을 할 정도의 말

거기에 3주전 같은 조건으로 열린 야스다 기념에서 닛포테이오가 남긴 기록은 1분 34초 2

하지만 이날 오구리가 남긴 기록은 그보다 0.2초 빠른 1분 34초였다.

더비가 끝나면서 봄의 클래식은 이미 막을 내렸지만

가장 강한 3살마가 누구인지, 이미 정답은 명백했다.



한달 뒤 열린 타카나츠노미야배 에서는 드디어 코바와의 대결이 이루어졌다.

금년도 오크스마 코스모드림도 출마했었지만

오구리의 라이벌은 랜드휴우 단 한 마리 뿐

랜드휴우는 이미 중상에서 2승을 거머쥐고 타카라즈카 기념에서도 4착이라는 호성적을 낸,

라이벌로서는 손색이 없는 상대였다.

그런 랜드휴우의 고삐를 잡은건 얼마전 오구리의 안장에 앉았던 미나이 기수

그리고 미나이는, 기습을 감행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도주를 한 적이 없던 랜드휴우가 갑자기 뛰쳐나간 것이다.

중단에서 기회를 노리던 오구리는 침착하게 기회를 노리다 마지막 코너에서부터 스퍼트

마지막 직선에서 랜드휴우를 제치고 1착




심지어 기록 갱신 승리였다.

이걸로 중앙에 올라온 뒤 무패의 중상 5연승

마찬가지로 과거 중앙에 올라온 뒤 일약스타가 되었던 하이세이코가 갖고있던 이적 후 중상 4연승이라는 기록을

지방에서 올라온 회색마 오구리가 깨부순 순간이였다.



여름에 들어가 한숨을 돌린 뒤 가을의 목표를 천황상 가을로 잡고

가을의 초전으로서 맞이한 10월의 마이니치왕관




이 레이스에 나가는 출전마는, 지금까지 오구리가 만난 말들과는 달랐다.

중상 4승에 금년 야스다기념 2착의 여걸, 다이나악트레스

더비 제패후 해외 레이스를 전전하던 시리우스 심볼리

이전 경기에서 시리우스 심볼리를 패배시킨 볼드스노우맨

1년전 야스다기념에서 승리했던 후레시보이스




오구리가 없더라도 호화 멤버라 부르기 충분한 면면들

휴식이 끝난 뒤였던 오구리는 16Kg 늘어난 채로 출마, 당연한 1번 인기

그런 젊은 말에게 질까보냐며 역전의 코바들이 달려들었다.




하지만 상관 없었다

오구리는 둘러쌓이는것을 꺼리며 바깥쪽으로 크게 돌아 승리

이젠 중상에서 좋은 성적을 남기는 정도로는 오구리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이걸로 오구리의 기록에 새겨진 중상 승리 횟수는 6

카사마츠에서부터 세어보자면 총 14연승

대체 이 말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 것인가

과연 이 괴물을 꺾을 용사가 나올 수 있을 것인가

그런 생각을 하던 사람들의 머릿속에 문득 어떤 회색말이 떠올랐다.




타마모 크로스

오구리캡의 쾌진격보다도 조금 이른시기에 새롭게 탄생한 코바 스타

심볼리 루돌프의 은퇴 후 이렇다 할 스타가 없던 일본 경마계에 갑자기 등장한 회색말

데뷔도 늦고 첫 승리까지는 3번의 경기를 치뤄야 했으며 3살 때는 클래식 전선과는 무관

경마 팬들 중에서도 이름을 기억하던 사람이 별로 없을 정도의 평범했던 말

그러나 11월 열린 후지모리특별에서 8 마신차로 압승

더비 3착마 니혼피로마치, 킷카상 2착마 골드시치, 거기에 훗날 아리마 기념을 제패하는 메지로듀렌가 출마한 나루오 기념에서 또 다시 6 마신차의 압승

천황상 봄, 타카라즈카 기념이라는 두 G1을 포함한 중상 5연승

혜성처럼 나타난 스타말「하얀 번개」타마모 크로스가 오구리의 앞을 막아섰다.


두 마리의 회색말 중 어느쪽이 더 강한지, 오구리와 타마모 크로스가 격돌하게 된 천황상 가을

경마팬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타마모 크로스는 신경질적인 면이 있어 조정하는데 애를 먹어가며 연승을 이어왔지만

이번의 타마모 크로스의 상태는 만전

오구리는 언제나와 다름없이 순조로운 상태

각 진영 모두 후회가 남지 않을 준비를 끝마쳤다


게이트가 열리고 타마모 크로스는 2번째 위치, 선행을 강요받았다.

과거 선행을 했던 경기에서는 언제나 마지막에 힘이 다해 안간힘을 써야했던 기억이 떠올랐지만

타마모 크로스의 기수 미나이는 냉정했다

「지금 도주를 해서 페이스를 만드는게 레전드 테이오라면 슬로우 페이스가 될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이 위치에서도 타마모 크로스라면 마지막까지 버틸 수 있다」

그런 판단 하에 내려진 결정이었다.

한편 오구리는 언제나처럼 마지막에 뛰쳐나갈 힘을 비축하며 레이스를 진행한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힘껏 달려 타마모 크로스를 잡으러 간다




하지만 그 차이가 좁혀질 일은 없었다.

1.25 마신 차

오구리가 좁히지 못한 거리

그렇게 오구리가 카사마츠에서 부터 쌓아올리던 승수는 14에서 멈추게 된다.


패배의 충격도 잠시, 천황상 가을에서 패퇴한 오구리는 곧장 재팬컵을 목표로 설정한다.

하지만 천황상 가을에서의 패배 이유로 「너무 뒤에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판단한 오구리 진영

「이번에는 선행으로 달리자」라는 결정을 내린다

하지만 카와치 기수는 항상 오구리의 적정 거리는 1600m였으며 「선행시킨다면 마지막에 뻗어버릴 것」이라 생각해

마지막의 마지막에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후방에서의 경마를 진행해 왔었다.

그러나 패배의 압박감과 「너무 뒤에 있었다」라는 의견에 반박할 수 없었던지라

카와치는 선행 작전에 동의하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재팬컵

회색말 정상대전 제 2차전이 시작됐다.

레이스가 시작되고 오구리는 선행을 시도하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고


3코너에서 둘러쌓여버린 오구리는 결국 중단까지 내려가게된다



결국 마지막 직선에서는 가장 바깥쪽을 돌아 달릴 수 밖에는 없었던 오구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3착에 들어오며 어느정도 자신의 힘을 보여줬지만

1착은 미국의 페이저버틀러

2착은 타마모 크로스

오구리는 우승은 커녕 이번에도 타마모 크로스의 뒤에서 모래바람만을 마셔야 했다

14연승 후 2연패

두 번의 패배를 겪은 카와치 기수가 오구리의 고삐를 놓아야만 했던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2패를 겪게 되기는 했지만 중앙 입성 후 익숙치 않은 환경에서도 오구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데에는 카와치 기수의 조력이 큰 도움이 됐다는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사하시 오너는 더 이상의 패배를 용납할 수 없었다.


그리고 다가온 아리마기념

타마모 크로스는 이미 이번 아리마 기념이 끝나면 은퇴를 하겠다고 선언한 상태

즉 오구리에게 있어 이것은 중앙 입성 후 자신에게 처음으로 패배를 안겨준 타마모 크로스에게 설욕할 마지막 기회이자

「최강」이라는 칭호를 손에 넣을 라스트 찬스였다.

새롭게 오구리와 콤비를 짜게 된 오카베 유키오 기수는 카와치에 비해도 손색이 없는 명기수

오카베 기수는 오구리를 경마장에 적응시키기 위해 스쿨링을 시도한다

스쿨링이란 경마장에서 실제로 경주마를 달리게 해서 적응시키는 방법인데

경마장에 말을 데리고 가기란 생각보다도 힘든 일이었다.

트레이닝 센터에서 경마장까지 운송되는것은 말에게 큰 스트레스를 주는 일로

편도로만 10Kg이 빠지는 말이 있을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기회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모든지 해야했기에 운영측도 스쿨링에 동의

그러나 오구리는 트레이닝 센터에 돌아와도 단 2Kg만이 빠진 터프함을 보여주며 자신의 체력을 과시했다.




한편 타마모 크로스는 이미 말했다 싶이 신경질적인 말

이런 스쿨링은 생각조차도 못 하는 말이었다.

스쿨링은 커녕 트레이닝 센터에 도착하고나서는 사료에 입도 안 대는 정도

격전의 피로를 보이지 않은 터프함의 오구리와 대칭적으로

타마모 크로스는 시합 1주일 전의 훈련도 취소하고

경기가 있는 주의 훈련도 가벼운 달리기 뿐이었다.



제 33회 아리마기념

이 경기에는 오구리와 타마모 크로스 이외에도 주목할만한 말이 있었다.

강판당한 오구리의 전 기수, 카와치가 타고있던 사커보이


그리고 킷카상에서 5 마신차로 압승한, 젊은 천재 타케 유타카가 고삐를 쥔 슈퍼크릭




레이스가 시작되자 우선 사커보이가 이변을 보였다.

원래부터 게이트에 넣기 힘든 말이었지만, 이번에는 상당히 게이트에 들어가는것을 거부해

게이트에 들어가서도 날뛰어 앞문에 머리를 박아 이가 빠질정도의 부상을 입은 것이다

카와치 기수의 타도 오구리는 레이스가 시작하기도 전에 물거품이 되었다.



컨디션을 되찾지 못한 채 출마한 타마모 크로스도 정상은 아니였다.

좋은 위치에 가기는 커녕 첫번째 코너에서부터 최후미



반면 오구리는 좋은 위치에 안착하는데 성공




3코너부터 급격히 페이스를 올린 타마모 크로스가 바깥쪽에서 올라왔지만

중단 바깥에서 힘을 비축하던 오구리가 타마모 크로스가 올라오는 것을 보고 스퍼트

여력의 차이일까

오구리와 타마모 크로스의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고

결국 오구리는 반 마신 차이로 1착

비록 타마모 크로스의 상태가 만전은 아니였다고는 해도 승리는 승리

이로서「최강」의 칭호를 타마모 크로스에게서 이어받은 오구리

모두가 내년 일본 경마계의 주인공은 오구리라고, 믿을 수 밖에는 없었다.



명실상부 현역 최강마가 된 오구리가 4살이 되던 때

오구리의 경주마 인생에 커다란 위기가 찾아왔다.

사하시 오너가 경영하던 회사의 탈세혐의가 적발된 것이다.

그 때문에 사하시 오너는 법정에서 분쟁을 벌이고 있었는데

집행유예라 하더라도 징역 1년이상의 형이 내려지면 마주 자격이 박탈당하게 된다

당연히 사하시 오너는 항소에 들어간다

그리고 주변에서는 오구리를 팔라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내줄바에야 미국으로 보내겠다」

라는 인터뷰를 할 정도로, 그는 오구리를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해외의 경주에 나간다 해도 탈세사건의 영향은 클터

오카베 기수는 이런 진흙탕같은 상황에 싫증을 냈다

거기에 사하시 오너는 오카베 기수에게 다음 오구리의 로테이션은

천황상 봄 - 야스다 기념 - 타카라즈카 기념이라 전달

이를 들은 오카베 기수는 당황한다.

오카베 기수 역시 카와치 기수처럼 오구리의 적정거리는 1600m라 생각하고 있었기에 3200m의 천황상 봄은 스태미나가 부족한데다

그 다음 경기를 바로 1600m로 줄이는건 말도 안되는 일이라 생각했다.

아니, 그 이전에 1600m 적성의 말에게 3200m를 뛰라고 하는 것은 부상의 위험을 각오하라는 뜻이다.

오카베 기수는 야스다 기념을 뛴다면 천황상 봄은 포기하는 편이 낫다고 진언했지만

사하시 오너는 고집을 꺾지 않고, 결국 오카베 기수는 오구리의 등에서 내려올 수 밖에는 없었다.



한편 법적 분쟁중인 사하시 오너는 너무나도 높아진 오구리의 지명도 때문에

연일 보도되는 자신의 탈세혐의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고, 급히 오구리를 팔아넘길 사람을 찾지만 모두 조건이 맞지 않아 협상은 파국

결국 사하시 오너가 마주 자격을 박탈당하고 1주일 후,

콘도 슌스케에게 1년간 3억엔의 가격으로 매매가 성립

말이 매매지 사실상 1년간의 리스와 다름이 없었는데다 3억엔이라는 파격적인 가격

콘도 입장에서는 5억엔은 벌어야 수지가 맞는 장사였다

당시 G1 우승 상금은 약 1억엔 상당

실로 G1 5승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결과야 어찌됐든 모든 경마팬들을 걱정시킨 오구리 현역 은퇴의 위기는 이렇게 지나가나 싶었지만

갑작스레 오구리에게 부상이 발생

카사마츠에서부터 1년 반동안 무려 21전의 경기를 치른 후유증이 이제서야 터진 것이었다.

그렇게 오구리는 첫 장기 휴양에 들어가게 된다



봄 시즌을 전부 휴양에 쓴 오구리는 온천치료와 음파치료등 여러 치료를 받고 다행히 무사히 회복되었다.

은퇴한 타마모 크로스의 주전 기수였던 미나이 기수와 콤비를 맺은 오구리는

당초 10월에 있는 마이니치 왕관에 나갈 생각이었지만

생각보다도 휴식 뒤의 상태가 매우 좋았기 때문에 마이니치 왕관 대신 9월에 있는 올카마에 나가기로 한다.

그렇게 9월 17일에 열리는 올카마에 출마하는 오구리




지방 교류 중상 레이스였던 이곳에서 오구리는 기록 갱신으로 우승

자신의 부활을 팬들에게 알렸다




그리고 이때부터 오구리는 어린아이와 여성 팬들도 늘어나게 됐는데,

오구리 굿즈가 공전절후의 대히트를 친것이다

그 필두가 「오구리 인형」

이전에는 경주마 인형따위 쳐다도 안 보던 사람들이 오구리의 활약과 동시에 오구리 인형을 구입하게 된 것이다

물론 이 뒤에는 굿즈 회사와 사하시 전 오너의 노력이 있었던 것이지만 어찌됐든,

약 1000만개가 팔렸다는 이 인형 덕분에 오구리의 인기는 전국적으로 높아져만 갔다



이야기를 돌려, 당초 콘도 오너가 계획한 로테이션은 올카마 - 천황상 가을 - 재팬컵 - 아리마 기념 이었지만

올카마에서 완주하고 나서도 여전히 식욕왕성하게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오구리를 보자

욕심을 내어 포기했던 마이니치 왕관에도 출마를 결정한다


메지로 알단과 이나리완이라는 걸출한 명마들이 출마했던 이 경기

직선에 들어올 때 안쪽에는 메지로알단, 가장 바깥쪽에는 오구리, 그 중간에 이나리완

장절한 싸움을 했던 세 경주마들의 싸움은 결국 코 하나 차이로 오구리의 승리였다



마이니치 왕관에서의 격전이 있고 한달도 채 되지 않은 10월 29일

벌써 두 번의 경기나 뛰었음에도 여전히 식욕왕성하게 건강한 모습을 자랑하던 오구리

그런 오구리를 여전히 응원하는 팬들에게 놀라운 소식이 날아든다

천황상 가을 다음에 마일 챔피언십에 출마, 그 다음주에 재팬컵에 나가겠다는 발표

전대미문의 로테이션이었다

오구리의 팬들은 「3억엔 회수를 위해 오구리를 혹사시킨다」며 비난했지만

운영측은 오구리의 컨디션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충분히 할 수 있는 스케쥴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맞이한 제 100회 천황상 가을

오구리의 라이벌은 슈퍼크릭 하나 뿐

이때 슈퍼크릭은 오구리와 마찬가지로 컨디션 악화로 봄시즌을 휴양에 쓴 상태

시작된 언제나처럼 레전드 테이오가 도주하는 와중

슈퍼크릭은 3번째 오구리는 중단

최종 코너에 들어가 스퍼트를 올리기 시작한 오구리의 앞에 먼저 달려가던 야에노무테키가 들어왔다

한번 브레이크를 밟을 수 밖에 없던 오구리는 밖으로 빠져 나온 후 다시 액셀을 전개하며 앞으로 치고 나가지만

코너에서의 로스는 너무나도 컸고

먼저 들어간 슈퍼크릭에게 목 하나 차이로 패배하고 만다

「다 이긴 경기를 놓쳤다」

라는게 모두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천황상 가을에서의 원통한 패배를 당한지 채 20여일이 되지 않은 11월 19일

오구리는 피로가 보이지 않는다는 운영측 판단으로 당초 발표했던대로 마일 챔피언십에 나간다

오구리가 가장 자신있는 1600m

라이벌은 야스다 기념 우승마인 뱀부메모리 정도

힘의 차이는 역력해 누구나가 오구리가 어떻게 이길지를 생각하고 있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악전고투 끝에 간신히 따낸 승리였다

늦어진 스타트에 더해 언제나라면 기수의 말을 듣고 지시대로 움직이던 오구리가 이날따라 말을 잘 안 들었던 것이다

200m가 남은 상황에서 앞서가던 타케 기수의 뱀부 메모리와 차이는 2 마신

하지만 여기서 오구리는 특유의 폭발력을 보여주며 간신히 코 하나 차이로 승리를 가져간다



숨 돌릴 시간도 없이 찾아온 다음 경기는 11월 26일에 있던 재팬컵

오구리는 레이스 후에는 피로를 보였지만 그것도 금방 털어내 수요일에는 사료도 와작와작 씹어먹을 정도

다행히 컨디션에 문제는 없어보였기에 재팬컵에 출마

이 때 오구리는 천황상 가을때 자신의 승리를 앗아간 슈퍼크릭, 이나리완, 캐롤하우스등을 상대로 맞서 싸우게 된다

레이스의 양상은 영국의 도주마인 이분베이가 1000m 58초 5라는 기록을 세우며 폭발적인 스피드로 뛰어나가고

도주할것이라 생각했던 호크 스타가 두번째

이어서 뉴질랜드의 명마 홀릭스가 세번째

오구리는 네번째 위치에 자리잡고 슈퍼크릭이 나란히 달린다

그리고 마지막 직선에 들어서자

힘을 다해버린 이분베이 옆으로 홀릭스가 추월

그 바깥을 오구리가 맹추격

전년도 우승마인 페이자버틀러가 후방에서 쫓아오는 상황

하지만 앞서가는 두 마리와의 차이는 컸다

도망가는 홀릭스와 뒤쫓는 오구리

결과 홀릭스를 목 하나 차이로 놓쳐 2착 아쉬운 패배

기록은 2분 22초 2

당초 일본 기록을 2초 7 갱신하고 세계기록을 수립

패배하기는 했지만 오구리에게는 대함성이 쏟아졌다


재팬컵 후 약 한달이 지난 12월 24일 제 34회 아리마기념

계속된 출마로 오구리를 걱정하는 목소리는 커졌지만 겉으로 보기에 아직 피로는 보이지 않았다

이번 라이벌은 역시 타케 기수 이끄는 슈퍼크릭

타케, 미나이 기수 양쪽 다 「적은 한명 뿐」이라 생각했다

레이스는 다이나카펜더가 하이페이스로 도주하는 가운데

오구리의 위치는 두번째

좋은 스타트를 했다기보다 스타트에서 약간 밀린 오구리가

미나이 기수에게 재촉 당하자 투지를 불태우면서 절로 뛰쳐나간 결과였다

미나이 기수가 달래보지만 흐트러진 리듬은 마지막까지 돌아오지 않았고

결국 오구리는 5착 패라는 첫 참패의 수모를 겪는다

한편 시종일관 오구리를 마크하던 슈퍼크릭은 이나리완에게 코 하나 차이로 패배해 2착

미나이 기수는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오구리의 등에서 내려오게 된다

이렇게 매매, 부상, 빡빡한 로테이션 등

오구리에게 있어서 격동의 1년이 지나갔다



다음 년도인 1990년에도 콘도 오너가 2억엔의 계약으로 이어서 오구리를 소유하게 되었다

미국 원정의 이야기도 나왔었지만 아리마 기념에서의 대패 때문에 원정 계획은 백지화

작년에 이루지 못한 천황상 봄으로 목표를 바꾼다

하지만 생각보다도 오구리의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천황상 봄 전초전인 오사카배 출장에 실패

결국 천황상 봄 출마는 이루어지지 못했다

곧장 목표를 야스다 기념으로 바꾸었지만 이번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기수였다

카와치, 오카베, 미나이

오너와의 갈등과 마찰로 연이어 교대당한 기수들

그 때문에 이 탑레벨 기수들과 견줄만한 새로운 기수를 찾아야만 했다

그때 등장한 것이 바로 젊은 천재 타케 유타카

뱀부메모리, 슈퍼크릭 등을 타고 오구리와 싸웠던 타케 기수가 이번엔 오구리와 손을 잡았다




천황상 봄을 회피한 오구리는 순조롭게 야스다 기념을 향해 조정을 해 나간다

이 레이스에서는 과거 오구리의 기수였던 카와치, 미나이, 오카베가 각각 유력마를 타고

타도 오구리를 외치며 참전했다

오구리를 완벽하게 알고있는 탑레벨의 기수들에게 둘러쌓인 오구리

하지만 타케 & 오구리 콤비는 이 압박도 가볍게 날려보냈다

발군의 스타트로 두번째 자리로 달린 오구리는 직선에서 선두로 나아간 뒤 독주

오카베의 야에노무테키가 쫓지만 기록 갱신 우승

2 마신 차로 가볍게 승리를 따낸다



이어지는 타카라즈카 기념

라이벌이라 생각되던 슈퍼크릭이 레이스 직전에 회피 후 은퇴

적은 작년도 우승마인 이나리완뿐

하지만 이번에도 문제는 기수였다

타케 기수는 원래 슈퍼크릭을 탈 예정이었으므로 무리인 상황

거기서 오구리측은 오카 준이치로라는 큰 무대 경험은 부족하지만 재능넘치는 기수를 섭외

슈퍼크릭도 없고 이나리완은 컨디션이 나쁘다는 소문

오구리의 단승 1.2배는 당연한 결과였지만

경기를 본 오구리의 팬들은 모두 놀랐다

오구리가 직선에서 전혀 나아가질 못하는 것이었다

4코너까지는 잘 올라왔지만 오카가 필사적으로 고삐를 당겨도 앞서가는 오사이치죠지와의 차이는 벌어진채

오히려 뒤따라오는 야에노무테키와의 차이가 좁혀지는 상황

결국 이 경기는 3.5 마신 차이로 2착 패배

오구리 특유의 직선에서의 투지가 전혀 보이지 않은 실망스러운 경기였다

그리고 여름에 또 예정되어 있던 해외원정은 이번에도 백지화

천황상 가을을 향한 조정이 이루어진다


이 레이스부터 다음 재팬컵까지,

오구리의 고삐는 당초 중앙 최다 승리 기수였던 마스자와 스에오 기수가 잡게된다

마스자와는 선행에 뛰어난 기수였고, 이 경기 역시 선행을 시도하지만

오구리와의 합이 맞지 않아 스타트의 기세에 밀려 호흡이 흐트러지게 된다

그리고 결국 오구리는 이날 역시 직선에서 나아가질 못하고 6착으로 패배

슈퍼크릭도

이나리완도 없는 레이스에서

지금까지 져본 적 없던 야에노무테키에게 선두를 내주고

저 멀리서 뒤따라 오는 오구리의 모습은

모든 경마 팬들에게 있어서 믿겨지지 않는 광경이었다



2연패

그것도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여준 상황

오구리는 이미 노쇠해졌다는것은 조정 단계에서도 알 수 있었다

훈련상대인 훨씬 약한 말이 오구리를 가지고 놀 정도

투지의 화신이었던 오구리의 모습은

이미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나가게 된 재팬컵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리도 없고

결과는 11착

대패

「오구리는 이제 끝났다」

「이제 편하게 은퇴나 시켜줘라」

이제 경마장에서 오구리에게는 함성이 아닌 탄식만이 들려왔다



長江後浪推前浪<장강후랑추전랑>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는건 당연한 이치일지니

슈퍼크릭도 사라지고

이나리완도 떠났다

한때 「헤이세이 3강」이라 불리던 자들 중 남은 것은 오구리뿐

그리고 그 오구리도 이 아리마 기념을 마지막으로 잔디밭을 떠날 예정이었다

지금, 세간은 새로운 영웅을 찾고 있었다

과거 오구리의 숙적이었던 타마모와 같은 아버지를 둔 화이트스톤

클래식 레이스에서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3경기 모두 3착 안으로 들어온 메지로라이언

킷카상 우승마로 훗날 경마계를 뒤흔들 거물이 될 메지로맥퀸

이 세마리의 젊은 말들이 모두 오구리의 후계자로 점쳐지고 있었고

인기 또한 지금의 노쇠한 오구리보다도 높았다

오구리의 훈련도 만전이라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훈련 상대인 오스미샤다이에게 이길 정도의 활력은 돌아와있었다

원래라면 훈련 상대가 될 만한 말은 아니였지만 오구리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은 운영의 배려였다

그런 오구리를 세간은 동정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한때는 대단했지만 이미 노쇠해서 은퇴만을 기다리는 말」

그게 지금의 오구리에 대한 세간의 평가였다

한편 오구리는 3시합 만에 다시 만난 타케 기수에게 자신의 고삐를 건내고 곧 다가올 싸움을 대비한다

그런 상황속에서 시작된 아리마기념

오구리가 4번 인기를 받은 것은 그의 승리를 기대하는게 아닌 은퇴전 마지막 경기를 응원하는 팬들의 마음일 것이니라

이때 오구리를 보기 위해 나카야마 경마장을 찾은 관객의 수는 1일 최대 입장 인원 기록인 17만 7779명

하지만 그 많은 인원 중 누구도 오구리의 승리를 기대하지 않았다



레이스가 시작됐다

게이트가 열리고 예상외의 일이 일어났다

도주할것이라 생각됐던 미스터시쿠레논의 스타트 미스

더욱이 선두에 선 오사이치죠지가 만든 느린 흐름

장거리에서의 슬로우 페이스, 인내심 싸움이 시작됐다

오구리는 마군 중앙에서 가만히 때를 기다렸다

역으로 화이트스톤이 안쪽에서 주체하지 못하는 느낌으로 선두집단에 달려든다

적은 레이스 경험에서 나온 실수였다

3코너 직전 타케 기수의 신호를 받은 오구리는 바깥쪽에서 슬그머니 올라가기 시작한다

4코너에서는 안쪽에서 엎치락 뒤치락하는 말들을 지나쳐 그대로 선두에

관객들의 함성은 「동정심 섞인 응원」에서「순수한 응원」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이 마지막 직선에서의 광경은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회색 괴물」오구리 캡 전설의 마지막 페이지

결국 스태미나를 다 써버린 화이트 스톤

후방에서 앞으로 가는 오구리를 필사적으로 막으려 하는 메지로 라이언

경마계의 떠오르는 신성들이 오구리를 막는다

하지만 타케 기수의 채찍질에 필사적으로 화답하는 오구리 캡에게

젊은 말들은 꿈도 꿀 수 없는 전설을 써내려온 백전노장에게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고자 생애 마지막 힘을 쥐어짜내 달리는 경주마에게

어린 신성들은 굴복할 수 밖에는 없었다



17만 7779명이 내뿜는 열화와도 같은 환호성 사이에서

타케 기수가 왼손을 번쩍 치켜든 순간

오구리 캡 격동의 경주마 생활은

「슈퍼스타」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끝을 맺었다

승리한 경주마만이 달릴 수 있는 위닝 그라운드 시간

나카야마 경마장에서 울려퍼지는 「오구리 콜」은 끝날줄을 몰랐다




혈통이 전부라는 서러브레드 세계에서 평범한 부모 밑에서 태어나

지방의 말은 성공할 수 없다는 중앙에서 성공하여

여러번의 좌절을 겪고 다시 일어나

모두가 포기한 상황에서도 우승을 이뤄낸 오구리

그는 모든 경마팬들의 우상,「아이돌」이었다



-오구리 캡 : 32전 22승, 마일CS, 야스다 기념, 아리마기념 등 G1 4승, 25번의 1번 인기, 총 팬수 헤아릴 수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