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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카 「상식파괴의 여제」

-일본 더비, 야스다 기념, 재팬컵, 천황상 가을, 빅토리아 마일을 포함한 G1을 7승 이상 달성




암말은 수말 클래식에서 이길 수 없다


이건 일본 경마 팬들에게 있어 당연한 상식이었다


역사적으로 클래식 레이스에서 우승의 영광을 가져간 것은 단 6번 뿐


그것도 모두 태평양 전쟁이 있던 시기인 1930~40년대 뿐


그레이드제가 도입된 1984년 이후로는 우승은 커녕 도전을 한 말조차도 거의 없는 실정이었다


하지만 그 상식을 깨부순 말이 있었다


60년이 넘는 시간동안 그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암말의 클래식 레이스 제패


반세기가 넘는 기간동안 시도하는 것 자체가 무모하고 어리석어 보였던 도전


그 위대한 업적을 달성한 말의 이름은




보드카


이것은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해 누구도 이루지 못한 위업을 이룬 암말에 관한 이야기



2004년 4월 4일


홋카이도의 컨트리 목장에서 한 망아지가 태어난다


2002년 더비를 제패하고 통산 8전 5승을 거둔 명마, 타니노 김렛과


수많은 명마를 배출해온 일족 「시라오키」의 피를 이은 암말, 타니노 시스터 사이에서 나온 아이


당시 컨트리 목장을 경영하던 타니미즈 유우조는 자신에게 처음으로 더비마 오너라는 명예를 준


타니노 김렛의 자식을 어떻게 해서든 더비에 출마시켜


더비 부녀 제패의 꿈을 이루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한 인물이었다


강하기만 하다면 수말이든 암말이든 상관없다


기필코 더비에 보내겠다


그런 타니미즈는 스미이 조교사에게 「이 망아지에게는 비범한 재능이 있다」라는 말을 듣고는


망아지에게「보드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김렛(Gimlet) 보다도 도수가 더 「강한」


관명인 「타니노」로 물을 타지도 않고 「스트레이트」


그런 타니미즈의 강렬한 소망과 기원이 담긴 이름이었다



2006년 봄


스미이 마구간에 들어간 보드카는 그때부터 자신의 빛나는 재능을 보여주고 있었다


건장한 마체에 쭉쭉 뻗는 보폭 뿜어져 나오는 스피드


보드카를 관리하던 훈련 보조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이 녀석이라면 헤트나 델타도 쫓아갈 수 있다」


2006년 마일 챔피언십과 홍콩 마일을 제패한 헤트트릭


2004년 킷카상말이며 호주의 G1 멜버른컵을 일본 훈련말로서 처음으로 제패한 델타부르스


당시 일본에서 최강이라 불리던 두 탑클래스의 경주마와 비교했던걸 보면


보드카가 얼마나 큰 기대속에서 자랐는지 알 수 있다


당초 보드카는 여름에 열릴 데뷔전을 위해 조정중이였지만 갑작스러운 발열로 휴식, 가을이 되어서야 돌아와 10월에 데뷔전을 갖게 된다



10월 29일 교토 2살 신마전


사츠키상, 천황상 가을, 홍콩컵 등을 제패한 베테랑 기수, 시이 히로부미 기수가 탈 예정이었지만


천황상 가을 출마를 위해 자리를 비운 그 대신 지방의 명수 사메시마 카츠야가 보드카의 고삐를 쥔다


1번 인기는 엘리자베스배 우승마, 투 더 빅토리를 숙모로 둔 레이스 돌


보드카는 3.3배의 2번인기


발군의 스타트를 보인 보드카는 기수의 제지도 듣지 않고 머리를 올리며 점점 앞으로 나아간다


2 마신 정도의 차이를 벌리며 독주, 그리고 그대로 직선으로


중단에서 뒤쫓아오는 레이스 돌을 3 마신 반 차이로 뿌리치며 압승


보드카의 능력은 검증됐지만, 이대로라면 긴 레이스는 힘들지도 모른다는 과제도 생겨났다



이어지는 경기는 코우기쿠상


기수는 돌아온 시이 히로부미


스미이 조교사는 마군 안에서의 달리기를 보드카에게 알려주기 위해 추입으로 달릴 것을 시이에게 권유


데뷔전을 봤던 시이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비록 패배하더라도 보드카에게 더 많은 경험을 쌓게 해주는 것에 동의한다


라이벌은 오픈레이스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인 1번 인기의 마루칸 한니발


보드카는 2번 인기


1000m 62초라는 슬로우 페이스로 진행 된 레이스에서


보드카는 최후방에서 3코너 직전에 바깥으로 진로를 변경,


가장 바깥쪽을 달리며 앞으로 나아간다


직선에서 도망가는 마이넬소리스트를 잡을 기세로 뛰쳐나가지만


슬로우 페이스에서 여력을 충분히 비축해둔 도주마를 잡을 수는 없었다


결국 1.5 마신 차이로 2착 패배


「마군속에서 호흡을 맞춘다」는 과제를 극복한 보드카는 추첨을 통과해


2살말 여왕 결정전이라 불리는 한신 쥬브나일 필리스로 향한다


하지만 이때 보드카는 몰랐다


그곳에서 자신의 최초의 벽이자 세대를 대표하는 암말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는



2살마 여왕 결정전 한신 쥬브나일 필리스


그 레이스에는 한 암말이 출전했다


그 이름은 애스턴 마챤


영국의 수제 고급 슈퍼츠카 브랜드의 이름을 딴 그 말은


자신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실력을 가진, 쾌속마였다


이미 중상 2승을 거두고 판타지 스테이크스에서 무수한 라이벌들을 제치고 5 마신 차이로 기록 갱신 우승을 한 말


거기에 기수는 그 유명한 타케 유타카


보드카에게 있어 넘기 힘든 벽으로 보였지만 그래도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였다


한신 경마장이 대규모 리뉴얼을 해서 바깥으로 도는 코스가 증설된 것


지금까지 한신 경마장은 스타트 직후에 코너가 있어, 게이트 번호 별로 유,불리가 존재했지만


새로운 코스는 종래보다 120m 나 더 긴 스타트 직선이 만들어졌다


이로서 구코스의 스피드 승부 대신 힘싸움을 할 여지가 생기게 된 것이다


그렇게 열린 쥬브나일 필리스


1번 인기는 1.6배의 압도적인 애스턴 마챤


보드카는 4번 인기


경기가 시작되고 미하일 하버가 선두에 달리는 가운데 애스턴 마챤이 그를 따라가고,


보드카는 두 마리 모두 시야에 넣은 형태로 천천히 포지션을 낮춰 중단으로


그렇게 4 코너에서 직선으로 가는 순간


기회를 노리던 애스턴 마챤이 선두로 치고 올라가며 다른 말을 뿌리친다


보드카는 바깥으로 나가 그 예리한 보폭으로 애스턴 마챤을 추격


단숨에 따라잡을 것만 같았지만, 보드카와 나란히 서게 된 애스턴 마챤은 필사적으로 도주


하지만 아무리 애스턴 마챤이라 해도 보드카의 기세를 막을 수 없었다


결과는 목 하나 차이로 보드카의 승리


그 기록은 1.33.1


타니미즈 오너와 스미이 조교사는 이때 확신했다


「보드카라면 더비에 갈 수 있다」라고



새해가 밝고 보드카가 2007년 첫 출진한 경기는 엘핀 스테이크스


이렇다할 라이벌도 없었기에 1.7배의 1번 인기


결과는 역시나 3 마신 차이의 압승


여기까지의 전적은 4전 3승 2착 1번 그 중 G1 1회 우승


동세대 암말 중에서는 적수가 없다고 평가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였다


하지만 아직 한 마리


지금까지 클래식 암말 전선에 참전하지 않고 기회만을 엿보던 암말이 한 마리 있었다



다이와 스칼렛


활약마를 다수 배출해 온 스칼렛 잉크부터 내려오는, 화려한 일족으로도 불리는 초 명가의 핏줄을 이어받은 이 아가씨는


데뷔 이래로 츄쿄 2살S, 신잔 기념 등을 어드마이어 오라 (훗날 야요이상 우승마) 와 치고 받으며 싸워온 명마


거기에 우연히도 다이와 스칼렛을 관리하던 마츠다 쿠니히데 조교사는 과거


젊은 스미이를 수행시키며 조교사로서의 노하우를 전승해준 인물이자 명문 마구간의 주인이었다


「까탈스러운 암말은 여왕님처럼 모셔야 한다」


그런 가르침을 스미이에게 내려준 인물이었던 것이다


그런 인연을 바탕으로 열린 보드카와 다이와 스칼렛의


진짜 여왕을 가리기 위한 대결


그것은 제14회 튤립상에서 실현된다




선두에서 이끌어 나가는 것은 다이와 스칼렛


1번 인기를 뒤에 업고 출마한 보드카는 중단 바깥쪽에서 따라간다


1000m 59초 8의 평균적인 레이스


직선에 들어가 도망가려 하는 다이와 스칼렛을


바깥에서 보드카가 쫓아간다


고삐를 많이 움직일 필요도 없이 다이와 스칼렛을 제친 보드카는


목 하나 차이로 선착


다이와 스칼렛은 아쉬운 2착 패


이 두 마리를 제외한 3착 이하의 말들이 6 마신이나 떨어져 있었던 걸 보면


다이와 스칼렛과 보드카가 얼마나 차원이 다른 존재였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보드카가 다이와 스칼렛을 앞섰다


이걸로 보드카에게 있어 동세대 암말은 적수 없음


오카상이 끝나면 더비로 향하자


그런 확고한 목표가 세워졌다



이어진 클래식 제 1탄 오카상


보드카는 1.4배의 압도적 1번 인기로 출마


이미 보드카가 압도적 강함을 보여줬단 한신JF와 튤립상과 같은 한신 경마장에서 열린 경기였기 때문에


보드카가 우승할 것이라는건 어찌 보면 당연한 생각이었다


레이스는 좋은 스타트를 한 아마노 체리런이 선두로 도주


2번 인기 애스턴 마챤이 빠른 스피드를 뽐내며 2번 위치


3번 인기 다이와 스칼렛이 크게 바깥쪽에서 쫓아가는 형태


보드카는 중단 바깥에서 선두를 바라보며 달린다


그렇게 이어진 대열은 바뀌는 일 없이 마지막 직선으로


다이와 스칼렛이 선두로 나가려고 하던 그 때 보드카가 바깥에서 올라온다


튤립상에서 본 광경이, 오카상에서 재연된다고 생각했지만


다이와 스칼렛은 이번에는 좀처럼 보드카에게 옆을 내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다이와 스칼렛이 1.5 마신의 차이를 내며 1착


오카상을 제패한다


보드카의 완패


보드카와 3착인 카타마치 보탄과의 차이는 무려 3.5 마신이였기 때문에


결코 보드카가 못 달린 것은 아니였다


그 이상으로 다이와 스칼렛이 강했을 뿐이다


보드카 측에서는 상상도 못했던 결과




「오카상을 제패하고 더비로 간다」


그런 기정사실이 박살나 버렸다


이미 튤립상 후, 승부가 뻔한 동세대 암말과의 대결 보다도 거리가 긴 수말과의 대결을 위해 몸을 만들고 있던 보드카


참을성 있는 경주를 가르치고 있었기 때문에 승부처에서의 가속보다도 호흡이 길고 좋은 다리를 쓰는 법을 알아버린 보드카는 오카상에서 그것을 실현시켜버린 것이다


어찌되었던 패배는 패배


이에 보드카측은 더비 출마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한다


타니미즈 오너는 고개 숙인 시이 기수에게 「오크스에서 힘내라」 라는 격려의 말을 전하며 우회적으로 오크스에 나갈 것을 표현하지만


더비 우승은 마음속 깊이 뿌리 박혀 있는 숙원


그리 쉽게 포기할 수는 없었다


장고에 장고를 거듭한 끝에, 오카상이 끝난 몇 일 후


스미이 조교사가 타니미즈 오너에게 전화를 건다


「오너는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라는 스미이의 질문


그에 타니미즈는 대답한다


「자네의 뜻에 맡기겠네」


스미이의 마음은 이미 굳혀져 있었다


「그렇다면 더비로 가겠습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외치는 타니미즈


「좋아! 더비로 가자!!」


그렇게 배수의 진을 치듯 오크스 최종 등록일까지도 오크스에 등록을 하지 않은 보드카 진영은


귀기어린 기백을 품은 채 더비를 향한 조정을 재개한다



더비라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한 보드카 진영은 훈련에 열을 낸다


그리고 전년도 국내에서는 적이 없던 최강마, 딥 임팩트가 개선문상에서 3위 입선한 것을 보고


「개선문상에 나간다면 아직 몸이 가벼운 3살때가 적기」


라는 생각을 한 스미이 조교사는 나선문상 1차등록을 한다


타니미즈 오너도 일본 더비 우승을 전제로 이에 동의


그렇게 시간은 흘러


그 날이 왔다



2007년 5월 27일 일본 더비


보드카는 10.5배의 3번 인기


1번 인기는 사츠키 상에서는 졌지만 좋은 모습을 보인 후사이치호우오


그렇게 12만 1185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아래


비와하이지 이래 11년만의 암말의 일본 더비 도전이 시작됐다


보드카는 아비 타니노 김렛과 같은 게이트 3번 자리


운명적인 무언가를 느끼며 수말들에게 둘러 싸인 채 기다리는 스타트 신호


시작은 언제나처럼 좋은 스타트


그런데 여기서 일어난 이변에 순간 관중들이 당황한다


사츠키상을 승리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도주를 할 것이라 예상되던 빅토리가 출발이 늦어진 것


대신 키사라기상 우승마 아사쿠사 킹스가 선두에 나선다


아사쿠사 킹스로 인한 미묘한 슬로우 페이스




보드카는 서서히 포지션을 중단까지 내려 마군에서 호흡을 맞춘다


각 진영들이 모두 빅토리가 선두로 페이스를 만들 것이라 생각했기에 처음부터 모든 작전이 무너져버렸다


치고 나가야 하는가 기다려야 하는가


판단의 기준이 서지 않는다


보드카도 마군 속이라고는 하지만 이 슬로우 페이스에 참지 못하고 뛰쳐나가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것을 필사적으로 막는 시이 기수


아사쿠사 킹스와 썬셋페링이 이끄는 형태로 4코너에 들어가게 되자


시이는 드디어 보드카에게 GO 사인을 보냈다




참고 또 참아왔던 에너지를 폭발시키듯이 마군 사이에서 뛰쳐나와 호쾌한 다리로 나아가는 보드카


아나운서가 소리친다


「보드카, 보드카가 올라옵니다!」


「보드카, 선두, 선두는 보드카!」


「과연, 과연 64년만의 꿈은 이루어질 것인가, 보드카!」


관중의 함성은 더욱 커진다


질 수 없다는 듯이 따라오는 아사쿠사 킹스


뒤쪽에서 어드마이어 오라가 스퍼트를 올리며 쫓아온다


그리고 결과는



「암말이 보란듯이 결판을 냈습니다!!」


12만 1185명의 비명과도 같은 함성


다른 말과는 차원이 다른 스퍼트를 보여주며


앞서가던 말, 뒤쫓아오는 말 모두를 뿌리친 채 달린 보드카는


같은 세대의 말, 8470두의 말들의 정점을 결정짓는 레이스


일본 더비


그곳에서 64년만에 결승 테이프를 가른 암말이자


그레이드제가 도입된 1984년 부터는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사상 3 마리째 더비 우승 암말이 되었다



더비 우승의 열기도 잠시, 더비에서 우승을 거둔 보드카의 개선문상 도전이 확정되었다


그 원정의 출발을 더욱 성대히 장식하기 위해 타카라즈카 기념에 나가기로 한 보드카


3살마가 4살 이상인 코바들이 모이는 타카라즈카 기념에 출마하는 것은


1996년 히시나탈리 이래로 11년만에 있는 일


또한 더비를 우승한 말이 타카라즈카 기념에 나서는 것도 2003년 네오 유니버스 이래 4년만이었다


또다시 시작된 보드카의 새로운 도전




이때 보드카는 전년도 2관마 메이쇼우삼손, 두바이 듀티프리 우승마 어드마이어 문을 누르고


역사를 갈아치운 3살말로서 당당히 1번 인기를 받는다


게이트가 열리고 언제나처럼 마군 속에서 합을 맞추며 달리려던 보드카였지만


아침부터 내리는 비 때문에 마장의 상태가 나빠 안쪽을 피한 말들은


바깥쪽으로 크게 도는 코스를 잡은 상태


보드카의 앞이 뻥 뚫렸다


그리고 열린 공간속으로 보드카가 질주하고 싶어했고, 시이 기수와의 합이 어긋났다


처음부터 어긋난 리듬은 마지막까지 맞지 않았고


안쪽으로 찔러 들어간 보드카였지만, 바깥은 돌아 들어오는 역전의 코바들을 당해낼 수는 없었다


8착


보드카에게 있어 처음으로 겪는 대패였다


그럼에도 보드카측은 유럽에 가기 전에 좋은 경험을 했다고 애써 위로하며 개선문상을 준비


이때 엎친데 덮친 격으로 8월이 되자 보드카 오른쪽 뒷다리에 염증이 발생


증상은 가벼웠지만 조정에 착오가 생기는건 어쩔 수 없었다


「달리는 것 뿐이라면 어떻게든 되겠지만 우승은 힘들다」


결국 보드카측은 개선문상 회피를 결정하게 된다


이렇게 된다면 목표는 가을의 슈카상


현재 스코어 1:1


숙적이라 부르기에 손색없는 상대, 다이와 스칼렛이 기다리는 그 경기였다



10월 14일 제 12회 슈카상


2.7배의 1번 인기 보드카


2.8배 2번 인기 다이와 스칼렛


인기는 호각이었다


그리고 시작된 여왕 결정전 제 3차전


게이트가 열리고 다이와 스칼렛과 히시아스펜이 선두로 이끄는 형태


보드카는 후방 4~5번째까지 내려가 합 맞추기에 전념


앞서가는 두 마리의 경주마가 만드는 페이스가 빠른것인지 대열은 길게 늘어진다




멀어져가는 다이와 스칼렛과 보드카 사이의 거리


하지만 페이스가 빠르다면 여력을 모아둔 만큼 보드카에게 유리


조금 더 마군이 줄어든다면 한번에 뛰쳐나가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1000m의 통과 타임은 59초 2


생각보다도 빠르지 않은 레코드


여기서 도주하던 히시아스펜이 갑자기 페이스를 떨어트린다


점점 압축되어가는 마군


보드카의 앞에 말로 이루어진 벽이 만들어져 버렸다


하는 수없이 바깥으로 돌아서 빠져나오는 보드카




4코너를 돌 때 이미 선두에 서있던 다이와 스칼렛과 바깥을 돌던 보드카의 차이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어 보였다


직선을 맹렬히 박차고 나아가는 보드카였지만


선두를 달리는 다이와 스칼렛을 잡을 수 없었고


결과는 마군을 뚫고 나온 레인댄스에게 까지 밀리며 3착 패배


하지만 패배에 슬퍼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당초 목표는 슈카상 다음의 재팬컵이었지만


여기서 타니미즈 오너가 목표를 엘리자베스 여왕배로 바꾼다


이미 엘리자베스 여왕배로 출마 결정이 난 다이와 스칼렛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서였다


바깥쪽 코스의 잔디 2200m라면 승산은 있을터


스미이 조교사도 그 결정에 힘을 실어주었다


다이와 스칼렛과의 상대 전적은 1:2로 밀리는 상태


「이번에야 말로」라는 마음가짐으로 조정을 들어간 보드카 측


이를 지켜보는 경마팬들 입장에서도


현재 우위를 점한 다이와 스칼렛이 그대로 KO승을 할지


아니면 기적의 더비마 보드카가 역전해줄지 기대를 했지만


엘리자베스 여왕배 본방 당일




「보드카, 우관절파행으로 인한 출장 취소」



그런 뉴스가 보도되었다



여담으로 이때 뉴스에서 나온 右寛跛行라는 단어의 뜻을 검색해보는 사람들 때문에



한때 야후 검색 급상승 랭킹 1위가 된 적도 있었다



그 정도로 보드카와 다이와 스칼렛의 대결은 주목받는 레이스였다



한편 보드카 없이 시작된 엘리자베스 여왕배에서는 다이와 스칼렛이



후사이치 판도라, 스이프 토우쇼우 등 역대 여왕들을 상대로 완승을 거두었다



이때 다이와 스칼렛의 조교사 마츠다 쿠니히데 조교사는 공동기자회견에서



「보드카에게 안타까운 일이 생겨 출장을 못 했는데, 내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이는건 미안한 일이다」



라는 코멘트를 남겼다



참고로 마츠다 조교사는 다이와 스칼렛의 라이벌이자 자신의 애재자가 키운 암말에게 큰 기대를 하고 있었고



마츠다 마구간 사무소에는 보드카가 더비에서 우승했던 시절의 액자가 놓여있을 정도였다




한편 보드카는 순조롭게 회복을 해 다가오는 재팬컵을 맞이하게 된다



해외에서도 참전한 말은 있었지만



2007년 재팬컵의 주인공은 누가 뭐라해도 사상 4번째 천황상 봄, 가을을 제패한 메이쇼우 삼손



1.8배의 압도적 인기의 메이쇼우 삼손과 다카라즈카 기념에서의 패배가 불안했던 6.1배 2번 인기의 보드카



레이스에서는 3코너를 빠져나올 때까지도 최후미였던 보드카가 4코너를 돌고



직선에서 마군 중앙으로 돌진



더비때와 마찬가지로 호쾌하게 다른 말들을 제치며 나아갔지만



4착 패배



또 다시 코바들의 두꺼운 벽에 가로막혀 버렸다



그래도 타카라즈카만큼의 참패는 아니였고, 확실히 그 차이는 줄어든 경기였기 때문에




마냥 비관적인 패배는 아니였다




팬들의 투표로 뽑히는 아리마 기념



52회나 반복된 이 그랑프리 레이스에서 보드카는



사상 최초로 투표 1위를 받은 3살 암말로서 뽑히게 된다



그리고 또다시 실현된 다이와 스칼렛과의 4차전



더 이상의 패배는 없다. 이번에는 천천히 만전의 상태로 준비하고 나선 보드카



오전중에 내리던 비가 그치고 축축하게 젖은 땅



1번 인기로 나선 것은 메이쇼우 삼손



보드카는 팝록에게 밀린 3번 인기



그에 이은 다이와 스칼렛은 5번 인기



게이트가 열리고 좋은 출발을 보인 다이와 스칼렛과 바깥의 쵸우산이 함께 레이스를 이끈다



보드카는 중단. 앞으로 나가고 싶어하지만 합이 흐트러진 것 같지는 않아보였다



1000m 60.5



평균적인 페이스로 레이스가 진행되는 와중, 4 코너를 지나칠쯤 다이와 스칼렛이 쵸우산과 함께 직선으로




그리고 그 안쪽에서 마츠리다 고흐가 쭉쭉 뻗어간다



마츠리다 고흐를 따라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리는 라이벌의 뒷모습을 보며



4코너에서 이미 기세를 잃은 보드카는 직선에서 전혀 나아가지 못하고



결과는 11패라는 대패



코바의 벽, 거리의 벽, 호흡의 문제



세계의 무대에서 싸우기 위해 풀어야 하는 숙제가 너무나도 많았다



거기에 라이벌과의 대결은 이걸로 1:3



JRA상 수상이라는 명예는 얻었지만




보드카는 어딘가 불안정해 보였다




2008년 4살이 된 보드카



보드카측은 올해의 목표를 두바이 레이스 출마로 설정



두바이 듀티 프리 출마가 정식으로 결정됐다



그를 위한 경로 중 첫번째로 설정 된 곳은 2월에 열리는 교토기념



기적의 더비 우승 이후로 4연패 중인 보드카



이번에야 말로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1일 2번 오르막 훈련을 소화하는등 전력을 다한다




한편 보드카와 마찬가지로 두바이 원정을 노리던 다이와 스칼렛에게는 오른쪽 눈에 부상이 발생



당연 두바이 원정은 백지화가 되고, 보드카와의 재전은 그렇게 조금 더 미루어지게 된다






2월 23일 교토 경마장



1번 인기는 작년 더비에서 보드카 때문에 쓴물을 들이킨 어드마이어 오라



보드카는 2번 인기로 출마



16번이라는 꽤나 바깥쪽에서 시작한 보드카는 후방에서의 경주를 한다



라스트 600m 앞



어드마이어 오라가 움직였고 보드카도 그 뒤에서 함께 밖으로 움직인다



직선도 바깥쪽에서 파고든 보드카였지만, 결과는 6착 패배



이걸로 5연패를 해버리는 보드카



결국 스미이 조교사와 타니미즈 오너는 상담 끝에



타케 유타카 기수로 주전 기수를 변경



보드카는 새로운 파트너와 함께 머나먼 두바이의 땅으로 떠난다




처음 나와본 외국의 낯선 환경



그럼에도 보드카의 현지적응과 훈련 정도는 나쁘지 않았지만



결과는 4착 패배



세계를 상대로 나쁘지 않은 결과였지만 결코 만족스러운 결과도 아니였다




귀국한 보드카의 다음 목표는 숙적, 다이와 스칼렛도 출마하는 빅토리아 마일



보드카가 우승했던 일본 더비그 경기가 열렸던 도쿄 경마장에서 개최하는 이 레이스라면 승산은 있었다



이번에야말로 복수할 때라고 생각하던 찰나



다이와 스칼렛이 각부불안으로 인해 봄 시즌을 전부 휴양에 쓴다는 발표가 나왔다



그렇게 보드카는 다이와 스칼렛이 없는, 무주공산으로 여겨지는 빅토리아 마일에 1번 인기로 출마



두바이 원정의 후유증일까, 경주마 경력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체중이 470kg대까지 내려온 보드카는 최선을 다했지만



한발 앞서 스퍼트를 걸고 나간 에이지안윈즈를 못 잡아내고



결국 2착으로 마무리한다



이기는게 당연한 경기이기는 했지만 보드카가 만전이 아니였던 것도 사실



하지만 7연패라는 뼈아픈 성적을 내고있는 보드카에게



필요한 것은 승리



단 하나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