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캐릭터에 대해서는 토호쿠 출신에 밤색 머리라는 점 때문에 

이와테 지방 경마 소속으로 유일하게 중앙 GI을 제패한 메이세이 오페라일 거란 말이 많았지만

빨간 가면을 썼지 흰 가면을 쓴 적은 단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맞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 와중에 이와테 출신의 다른 말이 후보로 등장했고 디자인을 뜯어본 결과 거의 완전히 일치했다.

설국에서 온 시골 처녀, 유키노 비진.





일단 얼굴에서 굉장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흰색의 유성은 코트에서 비슷한 모양으로 배치했고,

하이 삭스를 신은 것 같다고 묘사되던 흰색의 뒷발도 정말로 사이 하이 삭스로 표현했다.

유일하게 희지 않은 왼손의 장갑만 색이 다른것도 감별점.

이름에서 따왔는지 코트 옷깃에 눈 결정 모양의 브로치까지.

눈 많이 오는 이와테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했는지 처음으로 스케이트를 신은 차림으로 등장.


머리띠와 목도리는



현역시절엔 흰색 가면을 쓰고, 갈기도 땋아서 흰색 리본을 달아줬다.

머리띠는 귀까지 가렸던 가면에서, 목도리의 패턴은 갈기에서 가져온 것.



이 캐릭터가 나온건 우마무스메 브랜드에선 꽤 중요한 포인트인데,

디자인 면에서는 처음으로 승부복의 배색을 전혀 채용하지 않은 최초의 캐릭터,

그리고 실존마 기준으로는 GI을 우승한 적이 없는 최초의 말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역시 샤다이 쪽과는 아직도 얘기가 제대로 안 되는것 같고, 그러다보니 GI 실적이 없는 말까지 나와야 하는 모양.


사실 유키노 비진은 원래는 JRA 데뷔를 준비하던 말이었다. 

조부 테스코 보이, 아버지 사쿠라 유타카 오만 봐도 나름 잘 나가던 혈맥.

그러나 때는 92년, 90년까지 활약한 오구리 캡 덕분에 폭발한 붐 덕에

경마판은 대호황기였던 시절이었고, 애초에 넣기로 했던 마방에 자리가 없어서 못 들어가는 상황에 처한다.

그래서 마침 마주 거주지와 가깝던 이와테 경마에 3세(현재 기준 2세)때만 임시로 뛰게 하고, 4세 때 중앙으로 이적시킨다는 결정을 내린다.

기대를 배신하지 않고 이와테에서는 4전 3승. 해가 바뀌자마자 JRA로 이적한다.


이적 첫 경주는 2월의 크로커스 스테이크스. 중앙보단 확실히 처진다고 보는 지방 출신에, 

기수는 베테랑이지만 가끔 고배당을 터뜨리는걸로 유명할 뿐 1류는 아닌 야스다 토미오.

거기에 이와테 마지막 경주가 5착 패배였기 때문에 10마리중 9번째의 저조한 인기.

그러나 그 모든 예상을 깨고 3마신차 완승. 이 경주 하나로 암말 클래식의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이렇게 되자 오구리 캡의 지방 출신 언더독 신화를 기억하는 경마계는 이 말에 새삼 주목했고,

눈 많이 내리는 이와테 출신에 딱 맞아떨어지는 '눈의 미인'이라는 이름,

정갈하게 잘 빠진 외모까지 더해 경마 팬들, 특히 여성 팬들에게 인기가 폭발.

하필 기수도 동네 아저씨처럼 생긴 야스다라 '꿈을 품고 상경해 중앙 엘리트들과 마주선 시골처녀' 이미지에 양념을 더했다.


그렇게 맞이한 암말 3관의 첫 관문 오카상. 최고 유력한 말은 '서쪽의 일등성' 베가. 

샤다이 그룹 창업주의 부인 요시다 카즈코 소유에 기수는 타케 유타카.

유키노 비진은 경마 외적으로 끌던 인기에 비해 당일 단승 인기는 냉정한 5번째였지만..


최고 인기였던 베가를 목차로 위협하는 2착을 기록한다. 직선에서 여성들의 하이톤 함성이 인상적.


한달 후 5월의 오크스. 여기서도 베가와 경합하며 직선에서 먼저 선두에 나서지만

베가가 다시한번 힘을 내며 역전, 서쪽의 1등성이 2관을 차지하는 와중에 2연속 2착에 만족해야 했다.



GI을 우승하진 못했지만 실력은 확실히 증명했고, 인기는 더욱더 하늘을 찔러

GI 우승마가 아닌데도 봉제 인형이 만들어져 팔릴 정도였다.


당시 기준으로 암말 3관의 최종전이었던 엘리자베스 여왕배(현재는 슈카상이 최종전). 

그 전초전인 퀸 스테이크스(GIII)에서 2마신차로 호쿠토 베가에게 완승, 베가의 3관 달성 저지의 최유력 후보로 꼽혔다.

기수도 오카베 유키오로 바꾸면서 와신상담을 노렸지만...


결과는 직선에서 급격히 실속하며 10착 대패. 호쿠토 베가가 베가를 제압하며 동쪽의 1등성이 되는걸 구경했다.

한달 후의 터키석 스테이크스에서 호쿠토 베가와 재회. 리벤지에 성공하며 체면치레를 했지만 GI 타이틀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이듬해인 94년에는 계속해서 복귀를 준비했으나, 레이스에 나설만 하면 다리의 상태가 나빠지는 일이 반복,

그대로 9월에 은퇴를 선언하고 번식암말로 전업했다.


12마리의 새끼를 낳았지만 대부분 지방 데뷔로 모친만큼의 성적을 내는 말은 없었으며

말년에는 다리가 약해져 번식을 중단하고 여생을 보내다 2016년 7월, 26세의 나이로 심부전으로 사망했다.


GI 우승의 영광은 없었지만 93년 클래식 전선에서 암수 통합 기준으로도 단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던 말이라 

성적만으로 이 말의 진가를 논하기는 어렵다는 평이 많은 말이다.


출처 : 우마무스메 캐릭터 소개 25 - 유키노 비진(ユキノビジン) - 우마무스메 갤러리 (dcinsi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