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딸 최고 가슴)


분홍/청색의 승부복 컬러링에 얼굴의 뚜렷하고 큼직한 유성을 반영하는 커다란 블리치.

가방끈을 (가슴사이로) 비끄러매서 사선을 표현하는 패턴은 슈퍼 크릭과 같다.

말딸 캐릭터들 중에서는 상당히 드물게 소극적이고 자신감 없어 보이는 얼굴인데,

이건 순전히 힌트 부분에서도 나오는 '그 새끼' 때문이다.


백중세의 실력을 가진 적수를 상대로 한번 지는건 병가지상사다.

두번 연속 지는건 운나쁘면 그럴수도 있다.

세번 연속은 좀 그렇지만 홍진호가 있다.

하지만 다섯번이라면...호구 취급받는 것은 운명이다.


여기 세기말 패왕과 정확하게 전성기가 겹치는 바람에

GI 경주 5연속 2착이라는 진기한 대기록을 가진 경주마가 있다. 그 이름은 메이쇼 도토우.

마츠모토 요시오의 관명인 메이쇼에 성난 파도(怒濤)=노도의 독음을 합친 이름.

이름을 지어줄 때는 노도와 같이 연승행진을 몰아쳐 달라는 이름으로 붙였겠지만...


마주 마츠모토 요시오는 대형 목장의 비싼 말보다는 중소 목장의 싼 말 위주로 구입하는터라

중소 목장에서의 평판이 높으며, 은퇴한 수말들의 복리후생까지 챙기며 인격자로 평판 높은 사람.

메이쇼 도토우 또한 아일랜드에서 수입되었으나 500만엔의 싼 가격에 거래된 말이었다.

아버지 빅스톤도 일본에선 전혀 유명하지 않은 씨수말.


야스다 이사오 조교사의 마방으로 들어가 훈련을 개시, 

야스다의 아들인 야스다 야스히코(속칭 야스야스)가 주전 기수로 낙점된다.

야스야스는 26세의 젊은 기수로 센스는 좋지만 술주정이 특기에 품행불량으로 악평이 높아

기승 상당수를 아버지의 관리 말에 의지하고 있었는데, 도토우도 마찬가지였다.


데뷔는 1999년 1월 6일, 더트 1800m의 (구)4세 신마전이었다.

야스다 조교사가 마주에게 "틀림없이 이길수 있게 준비시켰으니 보러 오세요!"

라고 호언장담을 한게 무색하게 2착. 그땐 몰랐겠지만 이것부터가 플래그 수준.


훗날 마주칠 TM 오페라 오는 유망주답게 클래식에 출전하는 사이,

외국산인 메이쇼 도토우는 클래식 삼관 경주에 나갈 수가 없었다.

아니, 국산마였더라도 그때의 실력으로는 나갈 일은 없었다.

TM 오페라 오가 어드마이어 베가, 나리타 탑로드와 혈전을 벌이는 사이

메이쇼 도토우는 정말 느릿느릿하게 계단을 밟아 오르고 있었기 때문.


4월 18일, TM 오페라 오가 사츠키 상을 제패하며 클래식 1관이 된 날

메이쇼 도토우는 500만 이하 클래스 경주를 뛰고 있었고,

12월 26일, TM 오페라 오가 아리마 기념에 출전, 

스페셜 위크와 그래스 원더를 턱밑까지 쫓으며 3착으로 건투할 땐

그 전날 10전을 거쳐 겨우 올라온 오픈전에서 11착으로 완패하고 있었다.


2000년이 되자 늦게 힘이 차기 시작한 메이쇼 도토우의 커리어가 트이기 시작했다.

첫 중상 출전이던 닛케이신춘배(GII, 2400m)에서 8번 인기였던 예상을 깨고 2착을 하더니,

3월의 츄쿄 기념(GIII, 2000m)에서 승리하며 첫 중상 타이틀을 차지했다.

TM 오페라 오에 비하면 11개월 늦은 중상 승리. 늦긴 했지만 이제 강자의 반열에 올랐다.

이후 닛케이상(GII, 2500m)에서 3착에 입상하더니

메트로폴리탄 S(오픈, 2300m)와 킨코상(GII, 2000m)에서 연승하며 기세를 올렸다.


다음 목표는 첫 GI 도전인 타카라즈카 기념(GI, 2200m).

2000년 들어 3연승, 그리고 천황상·春을 연달아 승리하며 고마 GI의 첫코를 꿴

TM 오페라 오와 드디어 여기에서 처음으로 마주치게 된다. 


이 경주 때만 해도 그 둘을 라이벌로 지목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커리어의 상대적인 부실함도 그렇고, TM 오페라 오의 맞수로 거명되던 쪽은

킷카상을 승리했고, 천황상에서도 3착이었던 나리타 탑로드.

그 탑로드는 천황상 후 휴양을 택했고, 그래서 2번 인기를 차지한 쪽은

명백히 하향세였으나 아직 이름값만으로도 화려한 그래스 원더였다.

킨코상에서 제압했던 라스칼 스즈카가 3번 인기인 반면 도토우는 겨우 6번 인기.


야스야스가 기승 정지 상태라 명수 카와치 히로시가 고삐를 잡은 도토우는

도주마 사일런트 헌터의 뒤를 잇는 두번째 위치에서 레이스를 진행했다.

라스칼 스즈카가 일찌감치 승부를 걸고 나갔지만 4코너 후반까지 참고 있다 스퍼트를 개시,


TM 오페라 오, 조 빅 뱅과 함께 직선에서 한덩어리가 되어 들어왔다. 

결과는 머리 차이의 2착. TM 오페라오의 2000년 시즌 4연승 및 GI 2승째.

그래스 원더, 마치카네 후쿠키타루, 메이쇼 오도우 등의 노장들이 대거 몰락하며

화려했던 세기말이 끝나고 세대 교체가 되고 있음을 상징하는 결과였다.

메이쇼 도토우 입장에선 첫 GI 도전에 현 최강자인 TM 오페라 오와 머리차로 대등하게 겨뤘으니

만족 대만족, GI 타이틀 획득도 머지 않았다는 느낌이었지만...

그 머리 하나 차이를 좁히는게 그렇게 어려울 거라고는 진영 아무도 생각 못했다.


가을의 복귀전을 앞두고 야스야스가 이번엔 교통사고 현행범으로 체포,

그래스 원더가 은퇴하고 붕 뜬 마토바 히토시를 급히 안장에 올렸다.

복귀전인 9월 말의 올커머(GII, 2200m)에선 압도적인 인기에 부응하며 낙승하고,

한달 뒤, 가을 고마 GI 3연전의 첫 관문인 천황상·秋(GI, 2000m)로 향한다.

단승인기는 TM 오페라 오, 메이쇼 도토우, 그리고 장기 휴양후 돌아온 나리타 탑로드 순.

로드 브레이브와 미야기 로드리고가 도주로 경합하며 대폭주하는 건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페이스대로 진행하던 후속 주자들은 메이쇼 도토우를 시작으로 앞의 둘을 따라잡았고, 


직선 경합에서 가장 파워풀하게 뻗어나온 TM 오페라의 완승으로 끝났다.

둘간의 대결에서 가장 큰 차이인 2마신 반차. 변명의 여지가 없는 완패였다.


야스야스가 돌아와 권토중래를 노린 한달 뒤의 재팬 컵(GI, 2400m). 클래식 세대의 대거 참전으로

신구대결의 무드가 달아오르던 이 경주에선 추입마 스테이 골드가 돌연 도주를 택했다.

무리수를 응징한다는 듯 직선에서 메이쇼 도토우가 부드럽게 뻗어나왔으나

골을 불과 50m쯤 앞두고 TM 오페라 오, 그리고 판타스틱 라이트가 나란히 붙었다.

그리고 머리를 나란히 하는 직선 경합에서 지지 않는 것이 바로 TM 오페라 오의 주특기.


또 다시 머리 하나 차이로 승리는 TM 오페라 오에게 넘어갔다.

2000년 시즌 7연승, GI 4연승. 그리고 메이쇼 도토우의 GI 3연속 2착.


연말, 마지막 GI인 아리마 기념(GI, 2500m). 중장거리 왕도 GI 완전제패를 노리던

TM 오페라 오에 대한 견제는 그야말로 대단했고, 경주도 완전 포위망을 이루는 수준.

4코너를 돌아 직선에 들어온 상태에서도 앞이 열려 있지 않은 상태였다.

메이쇼 도토우는 선두의 다이와 텍사스만 제끼면 드디어 우승이 가능한 상태였으나...


기적처럼 포위망을 빠져나온 TM 오페라 오가 또다시 그 앞을 질러갔다.

차이는 야속하게도 이번엔 겨우 코 차이. 그러나 그 작은 차이로 메이쇼 도토우의 자리는 또 2착이었다.


TM 오페라 오, 2000년 8전 8승. 

중장거리 왕도 GI(춘추 천황상, 타카라즈카 기념, 재팬 컵, 아리마 기념) 완전 제패의 대기록.

메이쇼 도토우, 2000년 GI 4경주 연속 2착. 그야말로 극과 극.

TM 오페라 오가 JRA 연도대표마를 당연히 타는 와중, 4연속 GI 2착이라는 진기한 성과에

특별상을 줘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무산되었다. 주면 주는대로 멕이는 느낌이었을테니..

그리고 이 고착된 1,2등 구도가 역으로 둘 모두의 평가를 박하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스페셜 위크 은퇴, 그래스 원더와 다른 고마들의 하향세, 나리타 탑로드의 휴양과 하반기 침체.

그리고 아그네스 플라이트와 에어 샤커 등 당년 클래식 세대의 대몰락이 겹치며

'적수가 메이쇼 도토우뿐이었다->도토우는 항상 진다->약한 도토우 상대로 GI 연승을 쌓았다'

식으로 이긴 쪽과 진 쪽을 싸잡아 낮게 보는 저평가가 주류가 된 것.

그리고 양쪽의 주전 기수도 스타급이 아닌 와다 류지와 야스야스인 것도 낮은 인기에 한몫했다.


해가 바뀌어 2001년.

이미 GI 6승을 거두고 있던 TM 오페라 오의 목표는 당연히 

심볼리 루돌프의 7승 기록을 깨고 내친김에 해외로 나가는 것.

그리고 메이쇼 도토우는 당연히 지긋지긋한 2등 이미지를 벗고 GI을 따는 것이었다.


복귀전은 둘의 희비가 갈렸다.

닛케이상을 택한 메이쇼 도토우는 반마신차로 승리를 거뒀으나

오사카배를 택한 TM 오페라 오는 늦은 조정의 여파로 4착으로 완패, 연승 행진이 끊긴 것.

작년과는 엇갈린 무드로 천황상·春(GI, 3200m)에서 둘이 다시 만났다.

메이쇼 도토우에게는 커리어 처음인 3천미터 이상의 장거리 경주.

평소와는 다르게 후방에서 대기, TM 오페라 오도 아예 최후방에서 달린 이 경주는


먼저 스퍼트 승부수를 건 TM 오페라 오의 승리였다. 기록상으로는 코차지만 실제 3/4마신차 승리.

이것으로 TM 오페라 오는 사상 첫 천황상 3연패(춘->추->춘)의 주인공이 되었고,

GI 7승으로 심볼리 루돌프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리고 메이쇼 도토우는...

기록적인 GI 5연속 2착, 그것도 진 상대가 모두 똑같다는 치욕적인 기록의 주인공이 되었다.


TM 오페라 오의 사상 첫 GI 8승, 그리고 해외 원정은 거의 확실해 보였고,

그에 반해 메이쇼 도토우에 대해서는 '기수를 바꾸는게 어떠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가뜩이나 평판이 나쁜 야스야스가 계속 붙어 있는건 순전히 조교사가 애비라서 그렇다는 뒷말과 함께.

야스야스에게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마주인 마츠모토가 인격자였다는 것,

그리고 경마 쪽에 대해서는 완전히 조교사와 기수에 맡기는 성향이었다는 것이었다.

개망나니였지만 도토우가 이기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느끼고 있던 야스야스는

이번 타카라즈카 기념에서도 이기지 못한다면 스스로 안장에서 내려오겠다는 각오로 임했다.


TM 오페라 오와 메이쇼 도토우가 만난지 1년만인 2001년 타카라즈카 기념.

야스야스는 이전처럼 해서는 이길수 없다는 생각에 승부수를 건다.

4코너에서부터 선두로 나서는 롱 스퍼트 작전을 택한 것.

그리고 여기에 맞물리기라도 하듯 4코너를 돌때 아직 마군 안에 있던 TM 오페라 오가

앞선이 느려지는 덕분에 와다 류지가 반쯤 일어설 정도로 실속, 타이밍을 한번 놓쳐 버린다.


백중세의 실력차에서 그 미스는 치명적, 메이쇼 도토우는 1과 1/4마신차로 추격을 뿌리칠 수 있었다.

첫 만남 후 1년, 무려 5전 6기 끝에 '그 새끼'에게 죽창을 꽂는데 성공한 것.

TM 오페라 오 진영은 이 패배로 해외 원정이 백지화 되고 국내 GI 8승 도전으로 목표를 축소해야 했고

TM 오페라 오가 갖고 있던 8연속 고마 중상 연대(2착 이내) 기록도 9연속으로 갱신하며 빼앗아 왔으니

1년이나 기다린 보람이 있는 정말 파워풀한 죽창 한방이었다.

조교사와 마주 양쪽에 모두 처음으로 차지하는 GI 승리인 것은 덤.


그렇게 GI 2착 행진의 징크스를 벗고, TM 오페라 오의 그늘을 벗어나는데 성공,

하반기를 그의 시대로 만드는 해피 엔딩....이 찾아오지는 않았다.

천황상·秋에서 더트 전문가로 알려졌던 아그네스 디지털이 예상을 깨고 우승, 

신세기의 변태로 등극하는 와중에 2착을 차지한 TM 오페라 오에게 다시 밀리며 3착.

재팬 컵에서는 당년 더비마 정글 포켓 우승, TM 오페라 오가 2착을 하는 가운데 5착.

명백히 피크가 지나고 있다는 신호였다. 


아리마 기념을 앞두고 TM 오페라 오와 메이쇼 도토우 양쪽 모두

이번 경주가 마지막임을 선언, 동시 은퇴전이 되었다.

TM 오페라 오는 마지막 GI 8승 도전의 기회. 메이쇼 도토우는 마지막 설욕의 기회.

두 라이벌은 다시 예전처럼 머리를 나란히 하며 경합, 메이쇼 도토우가 머리 차이로 이겼지만...


그들의 자리는 늘 보아왔던 맨 앞이 아니었다. 맨하탄 카페의 뒤로 4착과 5착.

근 2년간 9번이나 맞서싸운 둘의 시대가 저물어 버렸다는 증거였다.


이듬해 2002년 1월 13일, TM 오페라 오와 메이쇼 도토우의 은퇴식이 거행되었다.

세트 은퇴식이지만 전적이 전적인지라 TM 오페라 오의 덤 취급.

현역 통산 27전 10승, GI 1승(2착 5회).

숙적 TM 오페라 오와의 승패는 9전 2승 7패.

500만엔짜리 말이 가져온 상금은 총 9억 2133만 4000엔이었다.


은퇴 후 씨수말로 전업, 여기서도 TM 오페라 오와 똑같이 이스트 스터드에 들어갔으나

씨수말로는 그다지 성공하지 못한 TM 오페라 오보다도 취급이 박했다.

자식들 또한 애비를 닮아 성장이 느린데다, 한번 이기면 부진을 거듭하는

애비의 마이너 버전만 줄줄이 나와 인기가 하락한 것.


이후 렉스 스터드로 이동해 근근히 매년 몇 마리의 자식들을 내고 있는 TM 오페라 오와는 달리

메이쇼 도토우는 2008년 이후 교배가 거의 끊겨 사실상 공로마로 지내고 있다.

현역 시절 라이벌 관계로 인간들이 떠들어 댔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스트 스터드 시절의 둘은 서로 소닭보듯하는 건조한 관계였다고 한다.




2017년 현재 21세. 건강하게 잘 지내는 모양이다.



출처 : 우마무스메 캐릭터 소개 55 - 메이쇼 도토우(メイショウドトウ) - 우마무스메 갤러리 (dcinsi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