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주마의 혈통을 지배하는 선데이 사일런스라는 말이 있다. 1989년에 명문 혈통의 이지 고어를 상대로 미국 클래식 삼관 경주와 브리더스 컵에서 총 4번 맞붙어 3승 1패를 거둔 또다른 언더독 신화의 주인공 중 하나. 은퇴후엔 미국에선 시원찮은 혈통 때문에 종마로는 주목을 받지 못하다 샤다이 그룹의 창시자 요시다 젠야가1100만불이나 되는 거액을 주고 사갔는데 일본에서 그야말로 대박을 친다. 자식들 중 GI 레이스를 이긴말이 43마리. 더 대박인건 그들 중에 GI 우승마를 배출한 종마가 16마리라는 것. 오죽하면 2011년 일본 더비엔 선데이 사일런스 혈통으로만 18두가 모두 채워지는 현상이 나타나서 이대로 괜찮은가? 하는 걱정을 듣기도.


아무튼 이 말의 특성은 거칠고 격렬하다 못해 광기가 넘친다는 평가였는데, 투쟁심이 얼마나 강한지 프리크니스에서 코앞에 있던 이지 고어를 깨물려고 했다는 일화도 있고, 종마 생활할때 그 어느말도 옆자리에 두지 못할 정도로 날뛰었는데, 메지로 맥퀸이 옆자리에 들어오자 그제서야 안정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선데이의 자식을 많이 타 본 타케 유타카 말로는 거친 성품이지만 그만큼 고통을 이기는 강렬한 투쟁심을 자식들에게도 물려줘 흥한것 같다고.


아무튼 그 자식들중에 스테이 골드란 말이 있다. 이 말은 선데이 사일런스의 자식 치고는 상당히 늦된데다가, 분명 실력은 괜찮은데 승운이 지독하게 안 붙는 말로 유명했어. 클래식 시즌은 어필할만한 성적을 내지도 못했고, 고마가 된 98년 2월부터 꾸준히 重賞 경주에 GIII부터 GI까지 가리지 않고 출주했는데, 23번이나 출주해서 승리는 단 한번도 없이 2등 일곱번에 3등도 일곱번. '좀만 더 하면 이길거 같은데..'라는 심리로 컬트한 인기를 얻다가 2000년 5월 메구로 기념(GII)에서 통산 38전째에 이르러서야 중상 첫 승리를 거두고, 은퇴전인 50전째, 홍콩 봐즈에서 우승하며 마지막 승리를 첫 GI 승리로 마감한 드라마틱한 말.


이 친구 성질? 애비를 충실하게 닮는걸 넘어서 한술 더 떴는데, 증언으로는



'고기도 주면 먹을거 같이 흉폭하다'

'마방 앞을 지나가기만 하면 돌진한다, 맹수다'

'운동시킬때도 아니고 기수가 타려고 할때 일어설지, 뒷발에 채일지, 물릴지 걱정하는 말은 흔치 않다'

같은 흉흉한 전설이 산더미같다.  대신 그 성격만큼이나 경주능력도 충분히 물려줬는지 종마생활하면서 얻은 자식들이 19번의 GI 승리를 거두면서 선데이 사일런스계 종마 중에선 딥 임팩트에 이어 두번째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


그 중 스테이 골드와 메지로 맥퀸의 딸을 교배시키면 대박급 말이 나올 확률이 높았는데, 드림 저니, 오르페브르, 골드 쉽이 이 배합으로 탄생한 GI 말들이다. 이 중에 드림 저니와 오르페브르는 아버지와 어머니(오리엔탈 아트)가 똑같은 전형제인데, 얘들 성질?



스테이 골드와 오리엔탈 아트가 교배해서 얻은 4형제. 물 건너에서는 정신병자 혈통이라고...


오르페브르도 한 성질하는데 그 형인 드림 저니는 '오르페브르가 불량배면 드림 저니는 야쿠자'란 소릴 들을, 정도.


오르페브르가 커리어 내내 어떤 패악을 부렸는지는 소개할때 다시 정리할게. 


출처 : 지나가는 이야기 - 깡패의 혈족 - 우마무스메 갤러리 (dcinsi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