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큘러스라는 4첩 백반집이 이젠 국밥을 판댄다.


그 집은 거기서 밥 먹으려면 주소랑 폰번 적고 사진도 찍어서 회원가입을 해야하는데


가격도 그냥 이전에 백반 가격이랑 똑같이 받고 4첩 그대로 나오는데다 국밥만 손해보면서 판댄다.



예전에는 HTC라는 식당이 밸브라는 회사에서 나오는 재료들 떼다가 팔면서 나름 잘나갔었는데... 이제는 3만원짜리 고급음식만 판단다.

그 식당이 사이드 메뉴로 아이트래커나 무선 모듈같은걸 팔았었는데 그것도 비싼 주제에 사람들은 너무 뜨거워서 먹질 못한다고 악평만 자자하다.


그래서 그 밸브라는 회사가 결국 직접 식당을 차렸는데 여기도 2만원짜리 고급음식을 파는데 밥을 먹다보면 젓가락이나 숟가락이 고장나서 교체를 자주 받아야한다더라.




이때까지 밥값은 오큘러스 식당 덕분에 좀 아낄수 있었다. 근데 그 식당이 가성비 메뉴를 또 낸다니 엄청 기대됐다.


아니나 다를까 그 국밥은 가성비로 유명해지고 다들 뻒예를 외치면서 미친듯이 들이켜고 있었다.


어느 사람은 하루에 두 그릇씩 먹기도 하고, 혼밥을 5년째 하고있는 유튜버들도 다들 하나같이 입을 모아서 가성비 기기라고 이야기를 하니 유명세는 날이 갈수록 높아져만 갔다.




그 와중에 옆에 있는 중국집은 좀 비슷하게 싼 가격에 내면 우리도 팔릴까? 싶어서 싸게 내놓은것 같던데, 뭔가 그 집은 수저가 이상해서 잘 떠먹지도 못하겠다더라.


그러고보니 중국집하니까 생각난게, 파이맥스라는 중국집이 있는데 그 집은 무슨 자존심인지 가게 청소는 더럽게 안하면서 짜장면이나 그런 저렴한 음식은 안팔고 2~3만원하는 중화요리만 판다더라.


맨날 입간판에는 사람들이 지들 음식먹는 사진을 합성해서 붙여놓고, 중화요리 2.0, 3.0이라는 이름을 붙여가면서 홍보는 더럽게 하더라.


막상 그 식당을 보면 식당안에 사람은 없는데 가게는 몇년째 계속 운영하고 있고 끔찍하다는 리뷰는 넘쳐나니 괴담이 따로 없었다.




이제 국밥이 출시된지 2년이 지났다.


사람들은 국밥이 이제 슬슬 질리는지 더 나은 국밥을 원하는데, 막상 백반집에서는 요즘 경기가 좋지 못해서 천원을 올리는 대신 이제 회원가입은 안해도 된다고 한다.


그러고 몇달 있으니까 이제는 3만원짜리 한정식을 만들어서 판다는 소문이 들려오더라.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3만원짜리 한정식을 먹을바에는 그나마 천원 오른 7천원 짜리 퀘스트 거하게 말아먹고 치우겠다면서.


국밥을 2년간 줄창 들이키던 사람들이 원하는건 서브웨이마냥 돈 조금 더 내고 더 나은 국밥을 원했는데, 3만원짜리 한정식이라니 기가 찰 노릇이었다. 물론 한정식이 다른 식당 가격과 비교하면 그렇게 정신나간 가격은 아니었고, 이때까지의 짬밥이 있어서 한정식의 샘플이라는 사진을 보니 괜찮아 보였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였으면 국밥웨이를 열었을테다. 하지만 식당을 운영하는 것은 내가 아니었기에 그냥 나는 2년째 먹고있던 국밥을 계속 들이키는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