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무게

기기 들자마자 오? 가볍네? 라는 이야기가 바로 나올 정도로 엄청 가볍다. 배터리 감안해도 가볍고, 배터리 빼고 안경 모드로 바꾸면 훨씬 가벼움


2. 초점

난 분명히 안경점에서 측정한 OD/OS 값 들고 갔는데, 여기 수치 그대로 다이얼에 맞춰도 잘 안 맞는 느낌이었음.

시연회 오셨던 분들 중에 안경 착용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본인 수치 모르니까 계속 다이얼 돌리는데

이게 착용한 상태에서는 구조상 돌릴 수가 없으니까 자꾸 돌리고 끼고 돌리고 끼고 하시더라.

퀘프로 착용 조정처럼 권장 값 알려주는 기능 X. 초점 맞는지 알려주는 측정 화면 같은 것도 없었음.


3. 화면

퀘프로 쓰다가 이거 쓰면 역체감 많이 온다.

화면 진짜 많이 어둡고, 분명 안경점에서 측정한 OD/OS 값 그대로 넣었는데도 뭔가 흐릿한 느낌임.

퀘2 보다는 낫지만 퀘프로처럼 끼자마자 오... 하는 느낌이 아니다.

그래도 색 표현은 퀘프로와 비슷했음.


4. 패스스루

이거 그냥 무조건 퀘프로가 압살한다.

퀘프로는 현실 시야랑 패스스루 시야가 통일된 감이 있었지만 XR 엘리트 패스스루는 시야가 붕 뜨고 왜곡된 느낌이다.

진짜 퀘2 패스스루에 컬러만 입힌 게 딱 얘를 말하는거임.

패스스루 키고 컨트롤러 두 개 한 손에 들고 후면 다이얼 조절하려고 했는데 현실 손 위치랑 패스스루 위치랑 헷갈려서 떨어트릴 뻔했음.


5. 소프트웨어 & UI/UX

직관적이지 않고 투박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이건 주관적인 평가고 내가 메타 감성에 익숙해져서인지는 모르겠는데, 시각적 피드백이 적고 자잘한 효과음처럼 몰입을 높여주는 장치가 없다고 해야 하나? 뭔가 딱딱한 사무용 소프트웨어 같은 느낌임.

추가로 내가 뭘 잘못 봐서 그런 걸 수도 있겠지만, PCVR 체험하는 곳에서 컴퓨터랑 연결하는 방법을 도저히 못 찾아서 결국 직원 도움받아서 했다.

직원 말로는 앞으로 소프트웨어 비중을 대폭 늘려서 개선해나갈 예정이라고는 하는데... 솔직히 이게 하루아침에 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함.


6. 소음

VR 끼는데 웬 소음? 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전면부를 보면 가로로 길게 나 있는 구명이 있는데, 이게 팬 구멍이다.

링크 케이블 끼고 SteamVR 게임 화면 보는데 이마 부분에서 더운 바람이 엄청 나오고 팬 소리도 뚜렷하게 들렸음.

노트북 비행기 이륙 소리까지는 아니고 아마 실제로는 작은 소리겠지만 얼굴에 딱 붙어있는 VR 기기 특성상 생각 외로 잘 들린다.


7. PCVR

유선으로 SteamVR 슈샘 150퍼 해봤는데 그저 그랬다... 처음에 많이 실망해서 그런지 뭐 딴 거 안하고 바로 껐음

무선으로 해볼까 했는데 기기 설정에서 와이파이 연결된 거 보니까 그냥 2.5Ghz/5Ghz 더라. 애초에 시연회 환경이 Wi-Fi 6E가 아니었음 ㅋㅋ

직원 말로는 와이파이 환경이 불안정하다는데 소개 페이지에 Wi-Fi 6E 강조해놓고 정작 시연회에서는 Wi-Fi 6 환경에서 진행한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


8. 착용감

후면 다이얼 돌리면 생각보다 엄청 여유롭게 늘릴 수 있기도 하고

퀘프로처럼 이마로 지지하는 게 아니라서 그냥 쓰고 조이면 렌즈 쪽에 머리카락 들어가서 빼낼 필요 없이 상당히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음.

무게 중심도 배터리가 뒤에 있어서 밸런스가 매우 잘 맞고 특정 부위가 거슬린다거나 하는 것도 전혀 없는 데다가 초점 조절 기능 덕분에 안경 사용자도 동일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메리트라 할 수 있다.

다만 안면폼 위쪽이 딱딱하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통증이 느껴질 수 있는데, 이건 아래에서 설명함


9. 안경 모드

배터리를 떼고 안경다리 파츠를 끼우면 안경처럼 낄 수 있다는 컨셉인데, 문제는 안면폼이 밀착이 전혀 안된다.

두상 차이일 수도 있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일반 안경처럼 착용하면 안면폼 아래쪽이 붕 뜨고 위쪽이 과도하게 압박됐는데

밀착 상태가 아니니까 당연히 화면도 잘 안 보이고 위쪽이 계속 눌려서 통증도 느껴졌음.

그렇다고 안면폼을 얼굴에 맞춘다? 그러면 안경 다리 부분이 귀 위쪽으로 올라가서 고정이 안 되고 자꾸 흘러내림 ㅋㅋㅋ

다른 기업 쪽 참가자 한 분도 틸트가 없으니까 딱딱한 부분 때문에 이마가 아프다. 틸트 기능이 있어야 한다. 라고 직원한테 말할 정도였음.

직원들도 안경 모드는 그냥 부가기능 정도라는 식으로 말했는데 내가 보기에도 그냥 모듈식으로 만드는 김에 넣은 거지 뭔가 착용감을 생각해서 넣은 건 아닌 것 같음.


10. 컨트롤러 / 트래킹

퀘2컨 보다 확실히 좋지만 과연 퀘프로 보다 안 좋은지는 애매함.

일단 퀘2처럼 카메라 시야 벗어나면 트래킹을 못하는 건 맞지만 HMD에 딱 붙였을 때 튄다거나 하는 게 전혀 없고, 트래킹을 못 하는 위치에서 트래킹 가능한 위치로 돌아왔을 때 딜레이 없이 즉시 트래킹 잡는 게 신기했음.

인식 속도나 트래킹 품질 자체는 퀘2랑 비교하는 게 무색할 정도로 상당히 정확하고 빨랐다.

이제 문제는 등 뒤 같은 트래킹 안되는 부분인데, 이거는 바이브 손목 트래커를 따로 구매해야 한다고 들었음. (2개 사면 퀘2값 ㅋㅋ)

직원 말로는 손목 트래커가 딱 손목에만 한정되는 게 아니고 SteamVR에서도 인식 가능한 트래커라 다른 신체 부위에 붙여서 베이스 스테이션 없이 아바타 추가 트래킹 용도로도 사용 가능하다고 함. (근데 정확한 건 출시 이후에 알 수 있다네)


11. 페이스 트래킹 관련

아이 트래커나 페이셜 트래커 출시 일정 물어봤는데 대외비라 말해줄 수 없지만 국내에도 출시하는 건 맞다. 라고 함.

물론 시연회에 관련 장비 없었음.


12. 사전예약 관련

일반 소비자용으로 2월 25일에 발송으로 사전예약 한 거 3월 중순 ~ 말로 연기 예정이라고 함.

이 말 듣고 돌아가는 길에 사전예약 페이지 보니까 진짜 배송 일정 다 내려갔더라.


13. 기타

- 안면폼이 자석 탈부착 방식인데 진짜 잘 떨어졌음. 게임 중에 떨어지거나 하는 건 절대 아니지만, 그냥 안면폼 떼려고 잡으면 툭 하고 분리될 정도?

  밸브 인덱스랑 비교했을 때 비슷한 방식이지만 자기력이 떨어진다고 보는 게 맞을 거임.

- 구조상 아이 트래커 장착했을 때 FOV가 떨어질 가능성 높음.

  여러 가지 센서를 추가로 달아야 하니까 렌즈와 눈 사이 거리가 멀어지는 건 당연할 듯.

- 앞으로 XR 시리즈 많이 낼 예정

- 배터리 없는 구성으로 안경 모드로만 내는 것도 고려 중


개인적인 결론

XR Elite는 아직은 시기 상조지만 포텐셜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나올 XR 시리즈는 기대해 볼 만함.

퀘2 같은 무선 좋아하는 헤비한 유저면 살만했겠지만 그건 퀘프로가 없었을 때 이야기고

지금은 180만 원 주고 XR Elite 살 바에는 돈 더 주고 220만 원짜리 메타 공홈 퀘프로 사거나

아니면 그 돈 들고 존버하는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