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브한테 가장 중요한 우선사항이 HMD가 아니게 됨


애초에 인덱스 만든 이유가, 시장에 질 떨어지는 VR기기들밖에 없어서 직접 만든건데,


지금은 그때 자기들이 보여준 'VR의 최소 기준선'을 훨씬 값싸게 충족시키는 좋은 기기들이 많음





결국 플랫폼 입장에서 보면, '시장 확대' 측면에서 허들만 높은 비싼 HMD 만드는게 하등 도움이 안 됨


아무리 좋게 만들어봤자, 현재 퀘스트 2로 하프라이프 알릭스를 플레이하는 경험이 인덱스와 크게 다르지 않음


이 상황에서 "VR을 알려주겠다" 이러면서 찐 VR 베테랑들만을 위한 초 하드코어 기기를 발매한다고 VR 게임이 더 팔릴까





밸브가 손해 감수하고 완전 싸게 스팀덱 풀어버린거 생각하면 더 명확해짐


PC 게이머라고 힘들게 비싼 PC 부품들 사서 조립하는것 자체가 진입장벽이라, 콘솔로 이탈이 일어나는건데


엄청 싸고 가볍고 편리하게 PC 게임 즐기면서 스팀에서 게임 사도록 유도하는 목적이니깐





지금 VR 시장이 점차적으로 더 커질거라고 가정했을때,


밸브 입장에서 가장 큰 위험은 스팀VR이 한물간 플랫폼이 되는거임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VR 게임을 구매할때 스팀VR이 아닌 타사 스토어를 이용하게 되면, 헤게모니 싸움에서 지는거





근데 웃긴건 이미 엄청 싸고 좋은 PCVR 가능한 헤드셋은 메타가 뿌려주고 있음


지금 스팀VR에서 가장 인기 많은 HMD가 대부분 메타 제품임


여기서 굳이 밸브가 얘네보다 더 싸고 좋은 헤드셋 뿌리겠다고 치킨게임 할 이유도 없고,


시장 확대에 하등 도움이 안 되는 초 하이엔드에 매달릴 이유도 없음





지금 밸브 입장에서 PCVR의 가장 큰 문제점은 HMD가 아님


VR 게임들이 요구하는 PC 스펙이 진입장벽이고, 한물가고 뒤떨어진 스팀VR 플랫폼이 문제점임


PCVR 입문보다는 편안하고 요구사항 따로 없는 퀘스트 단독겜 시장이 더 커지고 있는 이유기도 함


밸브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임





그래서 지금 5세대 프로버전 콘솔용 APU를 지들도 써서 PCVR 콘솔을 만드는게 말이 안 되지가 않음


비싸게 7800 3D, 13600K, 4090 그런거 구매한다고 고민하다가 떠나지 말고,


이거 하나 사면 알릭스, 스카이림, VR챗 전부 쉽게 구동이 된다는 기기가 필요함



그것도 아주 싸고, 성능은 좋은 기기가





스팀덱은 출시 전 루머를 통해 유출되었을 때 "포터블 스팀 머신" 비슷한 개념으로 추측되었음


그리고 실제로 밸브는 스팀덱의 스팀OS로 거의 콘솔급, 어쩌면 콘솔을 능가하는 수준의 간편한 UX를 제공하는데 성공했고,


이제는 스팀덱과 프로톤의 성공으로 사실상 거실에 거치할 수 있는 값싼 리눅스 PC 콘솔을 진짜 현실화 시키는게 가능해짐





궁극적으로 스팀VR 까지 이 간편한 통합 콘솔 UX로 심리스하게 연결시키고,


모든 VR 경험의 중앙 허브이자 편의기능의 종합체로 업그레이드 시켜서 사용자층을 끌어들이고 묶어주는 역할을 해야함


아무런 불편함 없이 완벽하게 평등한 VR 경험을 제공하는 궁극의 PC 콘솔





PC Master Race, PCVR Master Race로 대표되는 하이엔드 엘리트주의가 사실 PC 시장의 가장 큰 적이고,


밸브 입장에서는 편의성과 평등주의 정신으로 최대다수에게 최선의 PC 경험을 제공하는게 가장 큰 우선순위니깐


이미 좋은 VR 헤드셋들 많이 나와있는 상황에서, 고작 HMD 파이싸움이 아니라 그것들을 전부 품고 갈 수 있는 더 큰 그림을 그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