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깨는데 한 6~7시간 정도 걸렸는데


이것도 막판에 실수하는 바람에 진짜 다 깼는데 몹 몇마리 남기고 죽는 바람에 한시간 더 걸린거고


그런 실수를 안 하고 빠르게 깨면 아마 4시간 클리어도 가능할거같음


한마디로 분량이 존나 짧음


심지어 로그라이트 장르인데도 이럼ㅋㅋㅋㅋㅋ 맵 갯수가 8개인가? 암튼 꽤 적은 편임


일단 솔직히 말해서 게임 자체가 좀 허접함. 최근에 해본 "허접한" 로그라이트 게임중에 생각나는게 플스 무료게임으로 받았던 보이드 테라리움이 있는데, 그거랑 비슷하거나 살짝 더 수준이 낮음.


근데 내가 분명히 "VR 보너스"를 주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은연중에 자꾸 일반 게임과 비슷한 잣대로 평가하고 있는 걸수도 있음. VR 게임 치고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 수준일수도 있음.


하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좀 많이 허접함.


일단, 총기의 종류가 권총, 기관단총, 샷건, 수류탄런처 4가지밖에 없고, 초능력은 염력 하나임. 여기서 스테이지마다 한개씩 있는 무기 스테이션에서 염력 데미지 업그레이드나 새 무기 or 무기 데미지/장탄수 등 업그레이드 같은걸 하는 방식이고


적을 죽이거나 특정 오브젝트를 먹으면 게임 내 화폐로 사용되는 재화를 얻을 수 있고, 그걸로 체력/탄창을 사거나 패시브 능력을 살 수 있음. 그 외에 특수아이템같은건 전혀 없음.


그리고 로그라이트답게 게임을 종료하고 나면 업적을 달성했는지 여부에 따라 포인트를 얻을 수 있고, 그 포인트로 영구적인 능력치 향상 같은걸 할 수 있음.


적의 종류는 총쏘는 인간형 적, 자폭병, 날아다니면서 레이저 광선 쏘는 새끼, 덩치크고 갑옷입은 개틀링건을 들고 다니는 새끼 4종류가 끝임. 진짜 이게 끝이고 더 이상의 몹은 전혀 없음. 다만 자폭병을 제외하면 몹의 레벨이 다른데, 1부터 3까지 있고 숫자가 늘어날수록 더 강해짐.


게임의 템포는 굉장히 스피디하고 사방에서 적이 존나게 쏟아짐. 따라서 염력을 적절히 이용하고 총을 존나게 쏘면서 정신없이 잡아야 함. 근데 참고로 달리기가 기본값이 아니고 왼쪽 썸스틱을 눌러야 달림. 그러다보니 게임하는 내내 썸스틱을 한 수백번은 누르게 됨 


스테이지별로 3~8분 정도 걸리고, 모든 스테이지를 다 깨는데 보통 한시간 조금 넘게 걸렸음. 어찌보면 스포일 수 있는데, 게임의 회차는 총 3회차까지 존재함.


이 게임에도 나름 스토리라는게 존재는 하는데, 솔직히 뭐라는지도 모르겠고 별 관심도 없음. 스토리의 비중이나 수준이 거의 뭐 클래식 둠/퀘이크 정도의 수준과 비중이라고 느껴짐.


그리고 게임을 하다 보면 얻을 수 있는 영구 업그레이드 중에 적을 염력으로 잡을 수 있는게 있는데, 이걸 먹는 순간 진짜 게임의 난이도가 수직 하락하다 못해 완전히 땅으로 쳐박힘.


염력을 쓰는데는 딱히 마나가 닳는것도 아니고 포인트가 소모되는것도 아니고 쿨타임이 있는 것도 아님. 그냥 왼손을 휘두르면 휘두르는대로 미친듯이 난사가 가능함. 그런데 적을 염력으로 붙잡고 던지는 업글을 한다? 그럼 그때부턴 거의뭐 오른손은 안 써도 됨. 왼손으로 그냥 잡히는대로 미친듯이 잡고 이리저리 집어던지면 다 뒤져있음.


진짜 말도 안 되게 씹사기적인 성능을 자랑함. 최근에 해본 게임 중에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있는데, 이 게임을 해본 놈들은 "그립" 이 개사기인걸 알고 있을거임. 어떤 몹이든지 (대형몹 제외) 잡아서 던지면 뒤지니까. 그거랑 똑같은데 그립 배터리가 무한이고 심지어 VR이라서 조준도 존나 쉬운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됨.


무기 밸런스도 심각하게 엉망인데, 권총은 진짜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고 샷건도 잉여롭기 그지없음. 애초에 맵 자체가 존나게 넓은데다 적이 사방팔방에서 쏟아져서 권총이나 샷건을 쏘고 있을 시간 따위 없음. 기관단총이랑 수류탄런쳐 두 개만 있으면 되는데, 업글중에 한번에 두 가지 무기를 소유할 수 있는 게 있어서 이걸 찍은 다음 기관단총이랑 수류탄런쳐만 들고 다니면 게임 끝임.


그래도 게임이 아예 씹노잼이냐 하면 그런건 아님. 일단 VR 게임답게 직접 엄폐물에 숨어서 (근데 몸을 움직이기보단 그냥 엄폐물을 그립버튼으로 잡은 다음 끌어서 숨는 방식으로 게임함) 적의 공격을 피하고, 손만 들어서 쏜다든가 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고, 말했듯이 게임의 템포가 빠르고 적이 존나게 쏟아지기 때문에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염력으로 적을 사방팔방으로 날려대고 총으로 존나 쏘는 원시적인, 마치 시리어스샘 혹은 둠2 같은 재미를 느낄 수 있음. (그 게임들의 수준과 같다는건 절대x10 아님. 그냥 재미의 방향이 그렇다는거)


그리고 PSVR2 독점게임답게 전용 기능인 아이트래킹과 어댑티브 트리거를 잘 활용했는데, 염력을 사용시 아이트래킹을 이용해서 염력을 사용할 물체를 선택할 수 있고, 폭발 드럼통의 경우 왼쪽 트리거를 살짝 누르면 염력으로 잡아지고 세게 누르면 폭발함 (어댑티브 트리거답게 걸리는 느낌이 있음). 샷건의 경우 반만 누르면 한발이 나가고 끝까지 다 누르면 두 발이 나가는 식으로 어댑티브 트리거를 구현해놨음. 


그런데, 아이트래킹으로 물체를 선택하는게 생각만큼 그리 자연스럽게 잘 되지는 않음. 특히 물체가 서로 가까이 있는 경우 존나게 잘 안 되고, 가까운 물체와 먼 물체가 있을 때 먼 물체를 선택하려고 하는데 아무리 해당 물체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어도 자꾸 가까운 물체가 선택됨. 하다보면 살짝 빡칠 수도 있음.


글구 말했듯이 게임의 볼륨이 너무 작아서, 처음엔 1회차를 클리어하고 나서 "엥? 이게 끝임?" 이라고 생각했을 정도임. 애초에 위에서 언급한 씹사기적인 염력의 존재 때문에 게임의 난이도가 존나게 낮아서, 해당 업글을 먹고 난 이후로는 "죽음"을 경험하는게 오히려 더 힘들 지경임. 그래서 클리어 속도가 존나게 순식간이고, 회차를 다 하고 나면 상위 난이도가 해금되는 식인데 말했다시피 이것도 3회차가 끝임.


글구 다 하고 나면 결국 더 이상 할 게 없음. 애초에 맵도 8개밖에 안 되고 적의 종류도 4가지가 끝, 총기도 사실상 2가지가 끝인데다 (권총과 샷건은 병신이므로 사용하기 힘들어서) 초능력도 염력 하나에 기타 특수능력/특수아이템은 전혀 없어서 게임의 컨텐츠 자체가 별로 많지가 않음. 애초에 3회차씩이나 하는 것조차도 난이도가 다른데도 불구하고 지루할 정도임. 


같은 VR게임이랑 비교하면 진짜 말도 안되게 컨텐츠가 없고 허접한데 이상하게 "한때" 고평가가 됐었던 인 데스 언체인드 같은 게임보단 확실히 몇 배는 더 낫지만, 그렇다고 해서 뭐 엄청 좋은 게임이라곤 하기 힘들고 그냥 딱 평작 정도 되는듯. 난 할인할때 26,100원에 샀는데 솔직히 한 2만원대 초반 정도면 적당한 거 같음.


VR게임으로 평가하자면 대충 6.5/10점, 일반 게임으로 평가하자면 4.5/10점 정도 되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