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에 올린 40k 소설글들 모음집 


독해능력이 딸리는지라, 요약글에 쓸데없는 내용이 너무 많이 들어간 듯.







저녁이 되면서 지형은 점점 험해짐. 러너는 어떻게하면 얼어죽지 않을까 고민했는데, 연대 야전 킷에는 보통 불을 지피기 위한 부싯돌과 불쏘시개가 들어있지만, 러너는 탈출 와중에 킷을 챙겨오는걸 깜박함.


주변을 살펴보니, 어둠 속에서 번뜩이는 포유류의 눈빛을 보게 됨. 그러고보니 행성에 오기전 들은 브리핑에서도 이 동네에 서식하는 시체청소부 설치류들에 대한 언급이 있었음. 라스건도 없고, 불피울 장비도 없지만 그는 배가 고팠음. 러너는 방독면을 벗더니 사구에 주저않아 일부러 약점을 노출함. 그리고 쥐들이 다가오자 놈들을 쫒더니 한 놈을 붙잡음. 하지만 놈은 러너의 손을 물어뜯고 도망가버렸고, 러너는 놈을 쫒아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함.


"아직도 달리고 있는 이유가 뭐야?


그러다 갑자기 땅이 확 솟더니 러너는 얼어붙은 사구에서 굴러 떨어짐. 무게에 눌린 발목이 뒤로 접히면서 그는 경련을 일으킴.


러너는 "황제폐하께서 보호해주신다" 기도를 외치지만 그 의미는 "살려 주세요. 살려주세요. 너무 아파요!" 그러면서 '만약 그 놈이 물어뜯기전에 놈을 쥐여짜고 척추를 으스러뜨렸다면...'하고 좌절감이 치밀어오름. 이제 그는 포식하기는 커녕 더욱 망가진 상태로 굶주리고 있었음. 허무함과 함께 라스건을 포기하라는 늙은 서전트의 어리석음, 그리고 그걸 곧이곧대로 포기한 어리석음에 대해 생각함.


그러다 회색의 무언가가 그를 덮쳐옴. 좌절로 인해 갑자기 힘이 빠지게 된 것이었음. 아버지의 목소리 같은게 머릿 속에서 깔깔거리는 와중에, 그는 어둠이 자신을 덮치고, 온기가 빠져나가고, 머릿카락과 뼈만 남을 때까지 설치류들이 자신을 뜯어먹히는 것을 생각함. 이제 눈을 감은 러너는, 따스한 태양 아래에 반짝이는 구름다리와 산봉우리들을 생각하고, 오래전 어머니가 고원지대에서 자신을 들어올리며 이름을 외치던 것을 회상함.


그러나 따뜻한 과거에서 다시 괴로운 예감으로 마음을 돌린 그는, 수통의 물을 홀짝 들이키더니 간신히 일어서서 천천히 다음 둔덕 위로 절뚝거림. 그러다 이 잔혹한 대지에 새벽이 밝아오면서, 러너는 태양을 향해 눈을 가늘게 뜸. 왼쪽 발목은 크게 부풀고 물집이 생겼다 터지기를 반복하는 와중에 그는 매 걸음마다 고통을 느끼며 이를 억눌렀음. 그러다 태양을 보며, 어머니가 자신에게 태양이 뜨는 이유에 대한 설화를 설명해준 것, 신병시절에 그 얘기를 했다가 커미사르에게 채찍질 당한 것, 그리고 광신적인 계급들을 피하는 방식을 생각함. 그러나 기도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며 기도를 읆조림. 그 기도 한 마디마다 그를 연대 사령부로 훨씬 더 가까히 접근하게 하기 떄문이었음.


"우리의 황제폐하께선 역병과 기만, 유혹과 전쟁으로 부터 우리를 구제해주신다

"우리의 황제폐하께선 크라켄의 징벌로부터 우리를 구제해주신다.


그러나 그의 정신력이 바닥나는 와중에 갑자기 목소리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함. 밤부터 이상하게도 등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온 것이었음. 마치 늪을 행진하는 군대처럼, 유쾌한 대화속에서 힘겹게 나아가는 듯한 소리가 들렸음. 그 목소리 중에는 불라드, 늙은 서전트 같이 아는 사람의 것도 있었음. 그러나 때로는 거의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처럼 가까히 들린다 한 들, 러너가 뒤돌아보면 툰드라엔 아무것도 없었음. 그가 또다시 절뚝거리자, 등 뒤의 군대는 다시 모여들었음. 뒤에선 불라드의 웅엉거리는 목소리, 무거운 발자국 소리, 잘린 척추가 땅에 끌리는 소리가 들렸음.


러너:(딱히 특정인에게 말하는 것은 아니듯이)"불라드, 날 계속 추적하느냐고 번거롭겠구나. 너의 척추가 뭔가 끔찍한 일을 겪은 것처럼 소리를 내고 있잖아."


??? : 그렇지 않아. 그리고 그 것은 그렇지 않아.


이 목소리는 첫날의 환영보다도 더욱 그를 당황하게 만듬. 이는 불라드의 목소리었고, 친밀하고 대화적이며 조리있으면서도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었음. 이에 러너는 혹시 정신을 잃고 있는게 아닌지에 대한 가능성을 염려하며 돌아서는데


불라드(?): 꼬마야, 초조해하지마. 죽음은 오직 산자들에게만 공포스럽지. 네가 반대편에 섰을 땐 관점은 변해. 모든건 그저 본능과 자기 도취일 뿐이야. 너도 알다피시."


한 낮이 되자 이제 러너는 달릴 수도 없어서 퉁퉁부어오른 발에서 군화를 벗김. 발톱들이 갈라지고 구부러졌으며, 양말을 벗자 피부가 같이 벗겨지는 등 난리도 아니었음. 결국 러너는 소금 밭에 드러누움


불라드(?) : 생각해봐. 네가 태어나기도 전에 지나간 엉겁의 세월과, 네가 먼지가 되고나서도 지나갈 엉겁의 세월 말이야. 네 존재는 오직 일탈적이면서도 일적인 신호에 지나지 않아. 비생명(Un-life)의 두 개의 무한한 선(Tread) 사이에 있는거지. 또한, 아무도 너를 비난하지 않아. 너는 어쩔 수 없잖아(이 시점에서 아는 동료들의 모습이 이리저리 섞인 듯한 목소리임). 인생은 생명을 낳기 위해 존재하지. 자네의 관점은 생명 작용에 의해 편중되어있기 때문에, 비-생명의 지극히 자연스러운 상태를 혐오하지. 또한 자네만의 난잡한 존재에 대한 일탈 행위를 떠받들기까지 하고 말이야.


팅커-맨(?) :(러너의 동료였던 자. 못마땅하다는 듯이) 본능이야,


늙은 서전트(?) : 그리고 자기 도취이지.


러너 : 닥처!


불라드(?) :(목소리가 마음을 꿰뚫는 중) 꼬마야, 난 네가 이리도 호기심이 없을줄 몰랐어. '고통'이나 '고군분투', 또는 '죽이느냐 죽느냐에 대한 끊임없는 경쟁' 없이 살아가는게 그리도 나쁜 것이야? 여기에 평화가 있단다. 확실성과 위안말이야.


러너는 이렇게 누워있을 수는 없다는걸 인지는 했으나,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는지라 일어날 수 없었음. 방독면을 움켜쥐고 생각하길, 만약 내가 살아나간다면, 가드맨에겐 단지 시작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기 때문에 후회할 여지도 별로 없지만, 살아남는다면 적어도 잘 회복하고 일주일 간 잠을 잘 잘거야. 하지만 그 이후에는 아마 다른 무익한 전쟁이나 그지같은 행성에서 싸우다 죽겠지. 만약에 황제가 축복한 기적에 의해 그가 군복무를 살아서 마치고 집에 돌아갈 기회를 얻는다면....


러너는 방독면을 쥐고 고향의 봉우리(맑은 하늘 위로 솟아오른 고원지대)를 마지막으로 바라본 때(아밀 가드맨으로 입대)와 그 때 사제들이 자신을 축복하던 것을, 고향에서 태양에 바치는 기도를 회상함(이 때 이름이 Wanlek Dir인게 밝혀짐). 또한 어두운 우주선 내에서 긴장하고 있었을 때를 회상함.


'인틴티(Intinti)'에서 온 사람들 대부분은 아밀에서 오래 버티지 못했음. 훈련이 끝날 무렵엔 대부분이 죽거나 천한 일이나 하는 노예단에 배치됨. 그 들의 얼굴을 하나도 기억할 수 없지만 그리웠음. 그리고 불라드와 반쯤 기억되는 봉우리, 고향의 어머니와 많은 형제들이 그리웠음


"만약에 집에 돌아갈 기회가 생긴다면...


??? : "무엇을 할거야?


러너가 생각하길, 아직 살아계신다면 먼저 어머니를 뵙고, '태양의 영역'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에 대해 고위사제에게 비난하고(고향 행성의 태양을 숭배하는 사제들은 아밀에 입대하는걸 종교적으로 표현하는듯), 끔찍했던 세상들의 기억들이 증발할 때까지 따뜻한 태양 아래에서 뛸 것이야.


불라드(?) :"그리고 그 다음에는?"


늙어서 은퇴하면 산맥의 사유지에다 아이들과 손주들을 키우고, 그러다 생을 마감하게 되면....


불라드(?): 바로 그거야. 충분히 이야기를 길게 풀어놓았구나. 이 세상 모든 것은 같은 방식으로 최후를 맞이하지.


갑자기 좋은 징조가 보였으니, 적어도 근육이 다시 반응을 보이기 시작함. 러너는 발에다 붕대를 감았고, 쥐에게 물린 자국에도 붕대를 감음. 적어도 배고픔은 갖아들었고, 러너는 어떻게든 다시 군화를 신고 일어서더니 달리기 시작함. 다만 밤이 되자 날카로운 소금 때문에 군화가 너덜너절해져감.


불라드(?) : 이럴 필요는 없어.꼬마야, 난 네가 고통받는 걸 보는 게 싫어.


태양이 져가고 러너는 정신이 혼미해지는 와중에 기도를 하니


"우리의 황제폐하께선 역병과 기만, 유혹과 전쟁으로 부터 우리를 구제해주신다

"우리의 황제폐하께선 크라켄의 징벌로부터 우리를 구제해주신다.

"나는 완렉 디르이며, 나는 신들에게 선택받은 자이다.

"황제폐하께서 보호해주신다."




무언가가 자꾸 유혹하고 있고 러너는 어떻게든 버티고 있지만, 워해머 호러 프랜차이즈 작품인 만큼 결말은 뻔히 보이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