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니키안의 손에 끌려나온 전례관의 몸은 마그누스의 아들들이 차마 눈뜨고 보지 못할 만큼 처참했다. 억겁의 시간을 거쳐오며 새카맣게 변질된 배양액이 전례관의 만년 전에 이미 갈갈이 찢겨진 육체를 잠식하고 있었다. 
 라일라너를 집어든 펄그림이 뱀처럼 쉿쉿거리며 광소를 터뜨렸다. 
"용기는 가상하구나. 내 아들아. 돌아온 탕자야. 난 널 잊지 않았다. 
얼마나 오래되고 고된 기다림이었느냐. 이제 나와 내 군단, 네 형제들의 품으로 돌아오너라. 
내 어둠의 왕자께 힘을 빌어 네 육신을 다시 아름답게 빚어주겠노라. 내 선물을 받들라." 
 라일라너는 새카맣게 썩고 짓무른 얼굴을 세차게 내저으며 고함쳤다. 만년의 세월도 전장에서 단련된 그의 목소리를 완전히 앗아가진 못했다. 
"결단코 거부한다! 이제 우리한테 남은 건 우리가 함께 죽는 길밖에 없다! 나는 엠퍼러스 칠드런 군단의 라일라너, 고대의 전례관이자, 팰러타인 군세의 노병이며, 만인에게 사랑받으시는 인류의 황제 폐하의 자랑스러운 종복이다. 나는 너를 거부할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그리고 영원히!" 
 펄그림은 그런 라일라너의 외침이 가소롭다는듯 라일라너를 집어들며 외쳤다. 
"원래 네게는 그 어떤 선택권도 없었다. 나의 아들아. 어둠의 왕자께서 주는 선물을 감사히 받아들이거라." 
 페니키안에게서 흘러나온 진홍빛 에너지가 전례관의 썩어문드러진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워프의 초자연적인 힘이 데몬 프라이마크에게서 뿜어져나왔다. 
비스타리오와 그의 형제들은 감히 데몬 프라이마크에게 대항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부들부들 떨며 이 광경을 지켜만 보고 있었다. 그들이 그렇게 방관하는 사이 라일라너의 몸부림은 이마테리움의 기운에 파묻혀 약해지고, 그의 목소리도 묻혀졌다. 
 진홍빛 에너지가 요동치며 전례관의 썩어문드러진 몸을 휘감다가 이내 빛과 에너지로 이루어진 진홍색 고치를 자아냈다. 빛의 섬유에 억눌린 전례관의 목소리는 아까의 힘을 잃어가고 있었지만 여전히 아스타르테스가 아스타르테스를 학살하던 그 황량한 배덕의 대지의 지하에 메아리칠 힘은 있었다. 
 "황제 폐하여...미천한 신의 영혼을 거둬주소서...신의 영혼을 폐하께 바치나이다..." 
 그와는 대조되는, 마치 천사의 옥음에 까마귀들의 조악한 지저귐이 맞불을 놓는듯한 간사하고도 거슬리는 펄그림의 비웃음이 뒤를 따랐다. 
 "시체 황제는 네 기도를 들어주지 못할 것이다. 새 선물을 기대하거라. 내....아들아." 
 빛의 고치가 완전히 짜여지며 라일라너의 몸을 휘감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빛의 고치는 어두운 지하의 사방에 산란되는 빛의 향연을 내뿜으며 사방으로 흐트러졌다. 그에 맞춰 펄그림이 치켜세운 손을 놓자 지하 시커먼 어둠 속에 파묻힌, 양성의 매력을 가진 완벽한 몸이 모습을 드러냈다. 
 필멸자들이라면 시커먼 어둠에 파묻혀 어둠의 왕자의 새 역작을 알아보지 못했겠으나 데몬 프라이마크인 펄그림, 그리고 아스타르테스인 세 소서러의 눈에는 이 신의 섭리가 자아낸 걸작이 한 눈에 들어왔다. 완벽한 관능미를 자랑하는 몸매와 풍만한 거유, 탐스러운 자줏빛 머릿결, 그리고 보기만 해도 혼이 빠질 듯한 미모를 자랑하는 얼굴과 -검열됨-에 솟아난 우람하고 큼직한 -검열됨-.... 
 오히려 이 축복을 한 몸에 받은, 한때의 전례관이었던 여성만 이 엄청난 축복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았다. 
 "테라의 옥좌시여....내게 무슨 일이...?" 
 마그누스의 세 아들들은 그들이 아스타르테스로서의 삶을 택한 이래로 잊고 살던 욕망의 소용돌이가 다시 그들의 마음속을 헤짚는 것을 느꼈다. 비록 어둠 속에 파묻혀있다지만 어둠을 걷어내고 앞을 볼 수 있는 아스타르테스들인 그들의 눈에는 여성의 매혹적인 몸이 고스란히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의 이 세상의 것이 아닌듯한 매력 때문인지, 아니면 그녀를 다시 빚어낸 어둠의 왕자의 마력 때문인지 아스타르테스의 유전자적으로도 철저히 배제된 욕망에 다시 불을 지피기에 충분했다. 
 세 아스타르테스의 존슨이 그들의 응집된 혈액을 받아 우뚝 솟아났다. 그들은 다시 고개를 치켜든 그들의 욕망에 당황하면서도 그들에게 이 욕망과 쾌감을 느낄 수 있게 해준 아흐리만의 법전에 감사함과 법전에 희생된 형제들을 뒤로 하고 쾌감을 느끼는 자신들에 대한 혐오와 경멸 또한 느꼈다. 
 하지만 그런 것따위에 사로잡히기엔 저 눈 앞의 처자는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그녀가 원래 무엇이었는지는 상관없었다. 하지만... 
 데몬 프라이마크가 변이된 그녀에게 다가섰다. 그의 몸뚱이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그녀에 비하면 흉물에 가까웠다. 
 "어둠의 왕자께서 내리신 은총을 느끼느냐?" 
 "내가 무엇으로 변했던 난 너를 거부할 것이다!" 
 "오호라, 언제까지 그렇게 비싸게 굴 수 있나 보자." 
 펄그림이 라일라너의 가녀린 손목을 움켜쥐고 그녀의 뷰지에 그의 존슨을 들이밀었다. 그의 존슨은 마치 뱀의 그것마냥 길쭉하고 꿈틀거렸다. 
 "이이...뭐하는 짓...하아악!" 
 그의 존슨이 작렬하자 그녀는 온몸을 비틀며 교성을 내질렀다. 데몬 프라이마크는 그의 손들을 뻗어 그녀의 육체를 탐닉하며 그의 존슨을 사정없이 휘둘러댔고, 무력한 필멸자가 된 그녀는 정신없이 휘둘리는 수밖에 없었다. 
 데몬 프라이마크는 전례관을 움켜쥔 채 사정없이 온몸을 몇 차례 뒤흔들어댔다. 전례관은 그의 뒤바뀐 몸이 이 추악한 악마에게 능욕당하는걸 견디며 눈물을 흘리는 수밖에 없었다. 
 몇 차례 격렬한 야스의 몸부림이 오간 끝에 데몬 프라이마크는 그의 체통에 걸맞지 않게 몇 분 버티지 못하고 이내 괴성과 비명을 내지르고야 말았다. 
 "라일라너어어어어!" 
 "끼야아아악!" 
 그와 함께 펄그림은 그의 정액을 한때 그의 충실한 부하였던 라일라너의 뷰지에 한가득 뿜어내었다. 데몬 프라이마크도 현자타임에는 어쩔 수 없었는지 몸을 비틀며 물러났고, 이제 한낱 음탕한 여인네가 되어버린 라일라너는 자신의 몸에 가득 담긴 타락의 증거를 바라보며 비탄의 눈물을 자아냈다. 
 "내가...황제 폐하를...저버리고야 말았구나...폐하...용서해주소서..." 
 그때, 헐벗은 세 아스타르테스가 그녀 앞에 존슨을 흔들며 나섰다. 
 "전례관이여, 아직 끝나지 않았소이다." 
 라일라너가 그녀의 커다란 눈동자를 굴리며 뭐라 말을 하기도 전에 세 아스타르테스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그들의 거대한 존슨을 들이밀었다. 다시금 그들의 존슨이 그녀의 뷰지를 범하였고 격렬한 야스가 펼쳐졌다. 
 세 아스타르테스는 데몬 프라이마크보다도 훨씬 오랜 시간을 버텨내었다. 라일라너가 비탄의 눈물을 흘리며 물러선 것도 같았다. 
 세 아스타르테스 중 무르시드 형제가 제일 먼저 입을 열었다. 
 "우리에게 몸을 돌려준 아흐리만 형제께 찬양을!" 
 아흐타르 형제가 되받았다. 
 "우리를 창조한 마그누스께도 찬양을!" 
 비스타리오가 맺음지었다. 
 "우리께 쾌락을 돌려준 슬라네쉬께 경배를!" 



 세 마법사들은 자신들의 성녀를 감싸는, 그들이 손수 그린 마법진에 모여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자신들의 성녀는 격렬한 복통에 몸부림치고 있었다. 그녀의 부풀어오른 배는 프라이마크의 위대한 후손의 탄생을 알리는 성흔과도 같았다. 그러나 그녀는 그런 복통보다도 더한 수치심에 몸부림치고 있었다. 
 "싫어! 싫어! 안돼!" 
 테라의 풋풋한 소녀같은 목소리가 그녀의 성대에서 울리자 그걸 마치 신호로 삼은 양 세 아스타르테스들이 기도를 올렸다. 
 "낳아라! 신의 아이를!" 
 "그아아아앗!" 
 그 단말마 같은 비명과 함께 라일라너의 몸에서 짙은 실루엣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꿈틀거리는 촉수와 형용할 수 없는 형태, 그것은 마치 카오스의 저주받은 이들, 카오스 스폰과도 같았다. 
 그 형태와 모습을 드러냄과 함께 마치 지진이라도 생긴 양 이스트반의 대지가 요동치기 시작하며 짙은 사향의 냄새가 풍기고...무언가가 깨어진 현실의 장벽을 찢어내고 모습을 드러내었다. 
 태어난 적 없는 이들. 
 슬라네쉬의 충실한 종복들. 


 라일라너는 가장 마지막 데모넷을 상대하고서는 완전히 나가떨어졌다. 그건 그녀를 상대한 데모넷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마지막인 줄 알았던 데모넷에 이어 또 다른 데모넷이 나타나 그녀를 덮쳤다. 데모넷이 그녀의 존슨을 들이밀자 라일라너는 잔뜩 풀린 눈으로 고개를 저었다. 
 "더는 안돼요...데모넷님...하아..." 
 그러나 데모넷은 문답무용으로 그녀에게 달려들어 그녀의 존슨을 내질렀다. 
 "저에게도 어둠의 왕자님의 축복을 내려주소서, 성녀님!" 
 "안돼요! 꺄아앗!" 
 이번 데모넷은 체력과 끈기가 밀렸는지 금세 교성을 내질렀다. 
 "라일라너어어!" 
 "데모넷니이이임!" 


 매혹적인 이스트반의 성녀. 아스타르테스들의 피로 얼룩진 이 죽음의 땅에 과잉의 신의 축복과 관심이 함께하였고, 그녀와 그녀의 유전아비, 데몬 프라이마크의 혈통들, 그리고 그녀와 슬라네쉬의 시녀의 피를 이어받은 아이들이 뛰놀고 있었다. 
 이스트반 III은 오로지 한 여성의 힘만으로 다시 생명과 활력, 그리고...광기가 휘몰아치는 생동감넘치는 행성이 된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곁에는 세 아스타르테스들이 경배를 바치고 있었다. 그들의 파워 아머는 온데간데없었고, 온몸에 슬라네쉬의 표식만 잔뜩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그들의 눈에는 펄그림이 득의양양한 자태를 보이며 그들의 성녀를 온몸으로 감싸며 뿌듯해하고 있었다. 드디어 그가 승리한 것이다. 
 "프라이마크 펄그림!" 
 "라일라너는 당신보다 더 낳은 분입니다!" 
 "우리 모두보다 더 낳은 분입니다!" 
 광기와 쾌락의 굴레에 빠져들어 신음밖에 내뱉지 못하는 그들의 성녀 대신 그녀의 남편이자 데몬 프라이마크가 당당하게 승리를 선언했다. 
 "오직 쾌락만이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