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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른호르스트 후기



게임을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상위 티어에 도달하는 정규 트리. 독일 순양함은 정규 트리 중 초보자에게 많이 추천되는 트리이기도 하다. 이번 후기의 주인공은 독일 정규트리 8티어 순양함, 아트미랄 히퍼급 중순양함의 네임쉽 히퍼다.


<장점>

(1) 좋은 주포

히퍼의 주포는 우수한 면모가 많다. 포탑 회전 속도는 180도에 25초, 이것보다도 짧게 줄일 수 있으며 탄속도 빠른 편이고 탄도도 곧은 편이라 조준도 쉽다. 게다가 집탄도 준수해서 명중탄을 내기 쉬운 것도 강점. 최대 사거리에서 쏴도 8발 중에 6발 이상을 맞추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재장전 시간도 10초로 평범한 편이고 사거리도 업그레이드 기준 18km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라 중장거리 교전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2) 강력한 철갑탄

순양함의 철갑탄이라 상황을 좀 타긴 하지만 히퍼의 철갑탄은 강력하다. 기본 알파뎀 자체가 높은 편이라 전함 상대로도 제법 되는 피해를 때려박는 것이 가능할 정도.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몇몇 전함 히퍼와의 거리가 가까운 상황에서 측면을 노출할 경우 시타델을 털릴 수도 있다. 순양함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운이 따라주긴 했지만 글쓴이의 경우 10탑방에서 소련 10티어 중순 페트로의 시타를 연속으로 터뜨리면서 잡아본 적도 있다. 그만큼 히퍼의 철갑탄은 강력하다.


(3) 생각보다 좋은 생존력

히퍼는 43800이라는 높은 체력을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장갑도 이전 대비 보강되는 관계로 15인치 주포를 쓰는 전함들을 상대로는 컨트롤에 따라 도탄내면서 버티는 것도 가능하고 헤드온 상황에서는 제한적으로 16인치 포탄도 도탄낼 수 있다. 물론 히퍼가 이런 식으로 전함들의 악수 요청을 받는게 절대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약간이라도 버티면서 빠져나올 수 있다는 건 분명한 장점이다. 대공도 그렇게 나쁜 축에 들지 않으며 소나를 통한 어뢰 회피 능력도 갖추고 있다. 속력 역시 커다란 덩치에 비해 32노트라는 빠른 속력을 자랑한다.


(4) 강력한 근접전

히퍼는 3연장 어뢰발사관이 양쪽에 2개씩, 총 4개가 달려있다. 어뢰 사거리가 6km로 길지는 않지만 투사량이 많은 어뢰는 근접전 상황에서 히퍼가 기사회생할 수 있게 해주는 훌륭한 비수가 되어주기도 한다. 적함의 예상 경로에 뿌려서 교전 상황에서 이득을 보고 시작하는 것도 가능하다. 주포 재장전 시간도 10초로 쓸만한 수준이며 앞서 언급했듯이 공격력 하나는 상당해 히퍼의 근접 전투력은 낮다고 하기는 어렵다. 독일 특유의 터틀백 때문에 근접 상황에서는 생각보다 적의 포화를 잘 버티는 건 덤.


(5) 다재다능

위의 모든 장점을 종합해서 나오는 히퍼의 가장 큰 장점. 히퍼는 거리에 상관없이 충분히 교전을 벌일 수 있으며 자기보다 높은 티어의 함선도 상황에 따라 충분히 제압하는 것이 가능하다. 소나와 괜찮은 기동성 덕분에 생존력과 방어력도 갖추고 있기에 '최대한 살아남으며 꾸준히 딜을 때려박는다'라는 순양함의 기본적인 플레이에 충실하게 임할 수 있다. 다재다능한 면모를 바탕으로 워쉽의 상위 티어 게임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등 기본기를 익히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순양함이다.



<단점>

(1) 부실한 고폭탄

히퍼 뿐만 아니라 독일이라는 국가 자체가 공유하는 단점. 고폭탄의 관통력이 높아 깡딜 자체는 잘 물어오지만 그 깡딜 자체가 그렇게 높지 않으며 화재율도 높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앞에서 전함 상대로도 상당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는 했는데 그런 시원한 플레이는 상황이 받쳐줘야 한다. 그리고 히퍼가 철갑탄이 좋다고 해도 결국은 순양함 철갑탄이기에 전함 상대로 아무데나 마구 쏜다고 확정적으로 높은 딜을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고폭탄으로 화재 데미지라도 누적시켜야 하는데 화재율이 높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라 공격 측면에서 아쉬운 상황이 분명히 존재한다.


(2) 절대 높다고는 말할 수 없는 생존성

앞에서 생각보다 생존성이 좋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히퍼의 생존성이 탁월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히퍼는 선체가 굉장히 큰 축에 속하고(실제 역사에서도 영국이 3번 함 오이겐을 비스마르크로 착각했다.) 상부 구조물도 작다고 말할 수 없는 수준이라 까딱 위치 잘못 잡으면 신나게 얻어맞기 쉽다. 각 잘못 주면 시타 털려서 항구로 사출되는 건 히퍼도 여타 순양함이랑 큰 차이가 없다. 그나마 높은 체력 덕분에 한두 번은 기회가 있다는 것이 다행.


(3) 잠수함 상대로 무력함

히퍼도 대잠전을 위한 폭뢰를 장비하고는 있다. 그러나 이 폭뢰의 가장 큰 문제는 함재기로 투하하는 방식이 아닌 배가 그 위로 지나가면서 폭뢰를 직접 투하하는 방식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포격으로 데미지를 줄 수는 없지만 잠수함이 스팟은 된 상황에서 히퍼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잠수함이 짜증난다고 직접 폭뢰 떨구러 가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고... 그나마 아군이 많이 살아있는 초중반에는 괜찮지만 게임이 후반에 접어들었는데 적 잠수함은 살아있고 이쪽은 잠수함을 탐지할 수단이 부족하거나 하면 히퍼는 정말 난감해진다.


(4) 단조로운 플레이

글쓴이는 히퍼를 대단히 만족스럽게 플레이하고 있지만 게임을 하는데 있어서 '재미'라는 요소를 고려했을 때 히퍼를 비롯한 독일 순양함은 소위 말하는 재미있는 플레이를 위한 요소는 부족하다. 공격수로서 다재다능한 면모가 있지만 강력한 대공으로 달려드는 적 함재기를 갈아버린다거나, 압도적인 속력으로 질주한다거나, 신나게 적 함선에 불을 지른다거나 하는 개성적인 플레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수단이 특별히 없으며 '적절히 회피 기동/거리 유지하면서 포격'이라는 정석적인 플레이에서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용자의 성향에 따라 큰 단점은 아닐 수도 있지만 히퍼를 타거나 타려는 사람들에게 아쉬운 부분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단점이기는 하다.



<종합>

"정석적인 공격수, 워쉽이라는 게임의 기본기를 다지기에 좋은 정규 중순양함"

개인적으로 히퍼는 육각형 순양함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의 생존성, 준수한 공격력, 준수한 기동성 등 순양함에게 요구되는 다양한 소양들을 평균점~평균 이상 수준으로 갖추고 있다. 독특한 개성이나 특출난 재미와는 약간 거리가 있는 듯하지만 게임의 기본기를 다지는데 도움이 되며 생존하면서 꾸준히 딜을 누적시킨다는 순양함이라는 함종의 역할에 충실한 함선이 아닐까. 경험이 쌓이고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생길수록 육각형의 크기를 키울 수 있으며 게임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사람은 물론 게임을 오랫동안 한 사람도 무난하게 타기 좋기에 소장 가치가 있는 정규 트리의 중순양함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