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부터 이내 전신으로
천천히 소름이 돋으며
부르르 떨리는 몸
그 추위 속에서도
천천히 고개 들어올리면
별을 비추는 내 눈
멀리서 오는 순수한 바다
그 속에 서서 헤엄치다
다시 고개 내려 걸으면
사박, 사박
햇빛 품고 떨어진 잎과 달리
아직 달빛 머금어
땅에서 빛나는 작은 별
그 위를 천천히 걸어가니
땅은 하얀 도화지
목적지는 태양이 진 곳
그곳의 반대편 어딘가
하늘은 태양이 흩뿌린
바다 속의 주황 물감
잎 놓은 나무가 손 뻗어
내 앞길 인도하고
굳세고도 활기찬 철새 노래
내 미래 송축한다
봄도 없고 여름도 없고
가을도 없는 죽음의 땅에서
봄을 시작할 새하얀 도화지에서
평원에서 홀로 맞이하는 아침
그리하여 나, 이곳에서 외친다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