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평범한 시민이었다. 따끈따끈한 고졸이라고 표현을 하면 될려나. 외곽 지대에 있는 사람들이 다 그러하듯이 말이다. 물론 몇몇 사람들은 도심지의 대학에 들어가고 거기서 취직해 살아가는 외곽 지대 출신들도 종종 있다. 다만 외곽 지대 경찰이 대거 도심지로 이동한 후, 도심지에서는 볼 수 없을 것 같은 장면들도 종종 본다. 그중 하나를 그때의 내가 보고 있었다.


3년 전 이였다. 내가 국가수호연합 즉 국수연이라 불리는 사람들의 시가행진을 본 것은 그때였다. 친정부 단체로 소문이 나있던데 아무튼 행렬이 정말로 화려했다. 그들은 외곽지에서는 볼 수 없는 도심물자로 중무장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그 행렬이 입고 있던 옷들이 모두 새 옷이었다. 단체로 맞춘 옷도 아니었고 말 그대로 새 옷이었다. 그것 하나가 화려함을, 부를 표현했다. '저 인력들에게 전부 새 옷을 줄려면 돈이 꽤 들 텐데..' 돈이 모자랐던 나에겐 멋져 보였다. 지금이나 그때나 난 평범한 외곽 지대의 주민이었다.


그때 길을 지나가던 저 무리들은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문구를 외치는 것도 아니었고 빵이나 돈을 흔드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피켓이 몇 개 있었다. "정부여 영원하라" 그들의 활동 계기이자 존재 이유인 것이다. 내가 왜 혹했을까. 물론 정부의 업적은 정말로 엄청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단체에 빠져들 이유는 없었는데 말이다. 그냥 젊었을 때의 객기같은거였나 아니면 욕구였나. 난 그 행렬에 동참을 하였고 내 인생은 지금까지 겪었던 그 어떤 것보다 빠르게 나락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