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어느 이름없는 군소정당인 '대한민국에는 미래가 업당'. 선거를 대비한다지만 사실상 이길 가능성은 제로인 그저 감투 한 번 써보고자 하는 사람들이나 들어오는 유사정치의 장이었다.


오늘도 별 일 없이 의미없는 회의나 하겠지 하며 대회의장에 들어왔다. 오늘 주제는 뭘까? 지난주에는 민트초코 금지법을 발의하겠다고 했으니 그런 쪽이겠지.


그런데 내가 막 들어왔을 때였다. 문을 열자마자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가 쏟아져나왔다.


"오늘의 3번 참가자, 식품범죄특별대책위원회 부위원장 안민아 동지!"


어리둥절했다. 뭐가 일어나고 있는거지?


"신사숙녀 여러분, 창당 69주년에 따른 창당 발기♂️인 대회 세번째 참가자가 들어왔습니다!"


뭐? 창당 발기인 대회! 아니 그건 창당할때나 하는 거잖아?


그러더니 그 후는 일사천리였다. 성범죄근절특위 위원장과 저출산대책특위 위원장이 나를 끌어오더니 바지를 내렸다. 그리고 팬티를...


"아니, 너희들 뭐야! 나한테 무슨 볼일이 있다고! 나한테 왜 이래! 아, 그래, 너희들 설마 부먹파라던가..."

"아니, 우리 찍먹파야."

"아니 그럼 왜?"


이젠 아예 팬티까지 내리고 있었다. 슬슬 무서워졌다. 뭐지? 탕수육이 아니면 설마 파인애플 피자? 아니면 설명이 안 되는데?


그런 생각을 하다가 눈 앞을 보니 건축예술특위 위원장 김건위와 청년복지위원장 김청위가 나란히 서 있는게 보였다. 그리고 뭔가 하니 모두 아랫도리가 벗겨진 채로 그곳이 발딱 서 있었다.


직감이 왔다. 발기인 대회가 설마 그 발기인 대회였을 줄이야.


"이건 미친 짓이야! 난 여기를 빠져나가야겠어!"

"어이,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였겠지만 나갈 때는 아니란다."

"아니 이 미친 것들아! 대체 왜 이러는 건데?"


...

그 후에는 정신이 몽롱해졌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나도 아까 그 사람들이랑 똑같이 되어있었다.


바로 옆에 아까 내가 봤던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아직도 그 자세 그대로였다. 그래서 내가 된통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서 물었다.


"이보시오. 이게 무슨 일이오?"

"아, 식품범죄위 안민아구나? 하긴 식품범죄위는 크게 상관없으려나."

"그럼 대체 왜..."

"저기 실행하는 사람들을 봐. 성범죄근절위랑 저출산대책위. 감이 오지 않아?"

"네?"


뭔가 머리가 띵해졌다. 그게 이거랑 무슨 상관이지? 아무리 여기가 미친 정당이라고는 하지만 그거랑은 상관 없잖아?


"성범죄가 왜 일어나는 지 아나?"

청년복지를 맡고 있는 김청위 위원장이 운을 떼었다.

"그야 성범죄자를 때문에..."

"아니야. 그건 성범죄라는 개념이 존재하기 때문이지."

"네?"

"만약 모두가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한다고 해도 임신할 걱정이 없다면? 못생겼든 잘생겼든 모두가 똑같이 할 수 있는 세계가 온다면?"


말문이 막히기 시작했다. 드디어 미쳤구나. 어제는 허접이니 멸망이라니 뭐니 하는 재난문자가 떴길래 우리보다 더한 놈이 있구나 싶었는데 크나큰 오산인 것 같았다.


옆에 있는 건축예술담당 김건위 위원장은 뭐라 하는지 들어보기 위해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김건위는 이게 진정한 자연이 내린 예술이라며 황홀해하며 혼잣말로 뭐라고 중얼거리고 있을 따름이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저출산특위도 청년복지위도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세상이 오는거야."


반박하는 것을 포기했다. 어차피 위원회 이름도 말할때마다 바뀌고 있는데 그냥 가만히 지켜나 보기로 했다.


4번 타자는 성매매근절위원회, 5번타자는 헬스위원회였다. 그리고 6번타자는 아싸방지위원회였다. 모두가 문 앞으로 들어오자마자 하복이 벗겨져 몽롱해지더니 내 옆에 섰다.


그리고 7번타자였다. 7번 타자는 대변인이었다. 대변인마저도 당하나 싶던 그 때,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꺄악!"

"무슨 일이오!"

"똥이, 똥이..."


오늘도 대변인은 대변인답게 대변을 지리고 있었다. 성범죄위와 저출산위는 그 대변을 닦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 순간이었다.

"어이, 시간을 끌어줘서 고맙다."


이 구역 무력 최강자, 듀얼위원장이었다. 그는 한 손에 듀얼 카드팩을 들고는 발기인대회장으로 들어왔다.

"당신은...!"

"그래. 이게 어디서 듀얼을 하지 못하게 하는 건가? 그 번식행위라는게 정녕 듀얼보다도 우월하다는 말인가?"


막으러 온 건 좋은데 그 말은 좀 동의할 수 없네.

그리고 듀얼위원장 옆에은 해병대위원장이 서있었다.


"아쎄이! 그 어떤 유혹도 우리 해병대를 이길 수 없다!"


대충 그럴싸하게 해병을 어설프게 따라하는 족속들이었지만 내 입장에서는 다행이었다.


"어이, 듀얼해라."

"듀얼? 하, 좋다. 다만 이번에는 지지 않을 거다. 듀얼로서도 우리의 위엄함을 보여주도록 하지."

"그래? 좋다! 내가 후공을 하겠다!"


선수는 성범죄특위였다.


"나는 패에서 '성전에 이끌린 자'를 전개! 그리고 패에서 '성전을 받드는 무녀'를 전개! 그리고 함정카드를 발동! 그리고 턴을 넘긴다!"


아니, 여기서 바로 턴을 넘긴다고? 에반데? 성전에 이끌린 자면 분명 뉴비한테 시작할 때 주는 공격력 1800따리 개허접카드? 그리고 성전을 받드는 무녀도 뉴비 카드인데 공격력 없이 수비력만 2100짜리인 카드잖아! 그리고 공격도 안 해? 대체 무슨 자신감이지?


후공은 듀얼위원장이었다. 그는 굉장히 자신만만했다. 하긴 선공이 뉴비용 덱만 내고 있으니 


"나는 패에서 '푸른 눈의 백룡'을 전개! 그리고 이를..."


그렇게 30분이 지났다. 

"또한 나는 마법카드..."


모두가 지쳐있었다. 패를 대체 몇십분동안 전개하는 건지는 몰라도 모두 흥미를 잃어갔다. 저출산위랑 청년위는 언제 그랬는지는 몰라도 어느새 노가리를 까고 있었다. 성매매근절위랑 성범죄근절위도 어느새 친해져 서로 작품을 추천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배틀 페이즈로 돌입..."


해병대위원장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여기에 헬스위원장이 맞장구를 쳐주니 이야기가 살았다.


"이제 페이즈 2로 돌입하여..."


내가 탕수육과 탕수육 소스를 만들자 건축위가 그걸로 행위예술을 했다. 설마 탕수육으로 미켈란젤로의 '생각하는 남자'를 만들 수 있었을 줄이야.


"이제 턴을 넘긴... 아니 이 ㄱㅅㄲ들아! 이건 좀 너무하잖아!"

듀얼위원장이 어느새 자기만 쏙 빼놓고 노가리를 까고 있는 우리들을 보며 울분을 참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성범죄근절특위 위원장이 음흉한 웃음을 참지 못하고 오글거리게 웃었다. 듣기만 해도 손발이 오그라들었다.


"어이, 넌 이제 끝이다."

"마, 마사카...!"


성범죄근절위가 내놓은 함정카드는 무려 '번식'이었다.


"설마 성전에 이끌린자와 성전을 받드는 무녀를 동시에 전개한 건...!"

"그래, 남녀 둘이서 하는 순애, 이것보다 더 아름다운 게 있나?"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 지는 모르겠지만 그새 불어난 카드 수만 해도 어마무시했다. 아니, 이게 대체 몇 장이야?


"나는 패에서 '대지분쇄' 효과를 발동! 너의 카드 중 수비력이 가장 높은 카드를 분쇄한다! 그리고 '실드크러시' 효과를 발동! 너의 수비 상태의 카드를 하나 파괴한다!"

"뭐?"

"그리고 나는 '파사의 마법벽'을 전개! 내 공격력을 300 올린다!"

"무, 무슨!"

"그리고 나는 배틀 페이즈로 돌입! 가지고 있는 모든 공격카드를 공격에 사용한다!"


그렇게 턴이 끝났다. 남녀 둘의 순애의 힘은 매우 강했다. 감히 듀얼위원장 따위가 이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사랑의 아름다움을 모르다니, 당신은 불쌍해요!"

"큭... 이럴 순 없어!"

"어서 현실을 받아들이시지."

"아니, 그보다도... 야! 해병! 너 거기서 뭐해!"

"아, 여기가 내 말을 잘 들어주더라고. 마치 싸자방에 온 듯한 편안함이랄까."

"아니 미친놈아 너 해병대 말투 어디갔어?"


그때 해병대가 정신을 차린 듯 다시 원래 편으로 돌아갔다.

"아쎄이! 한 번 해병대는 영원한 해병대!"


"그보다도 대변인! 넌 거기서 뭐해?"

"아, 여기가 똥을 잘 닦더라고. 반할 지경이야."

"아니, 미친놈아! 스캇물은 순애가 아니라고!"

스캇? 아니 얘는 설마...

그렇게 대변인은 순애파들에게서 쫓겨나 다시 원래 위치로 돌아갔다. 스캇이 순애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게 아쉬운 듯 했다.


"자, 그럼 이제 진정한 대결을 시작해볼까?"


그런데 그 때였다. 어디서 갑자기 여러 사람들의 무리가 튀어나왔다.


먼저 '비데위 대변인'이 대변인을 썰어넘겼다. 하긴 비데를 가지고 있으니 대변인을 치우는 데에는 효과적이었다.


다음은 쿨데레위원회였다. 위원장은 바다를 얼려 부동항을 없애 해병대의 출격을 저지했다.


그렇게 대변인과 해병위원장은 처치되고야 말았다.


그리고 그 때 마지막 최종병기, '드래곤볼위원회'가 등장했다.


"설마, 당신은!"

"그래, 드래곤볼위원장이다. 발기♂️인 7명을 모으면 소원을 이루어준다도 해서 모으려 했더니만, 이거 꼬여버렸구만."

"아니, 그렇다는 건..."


그의 하수인들이 해병위원장을 무참히 유린해 발기인으로 만들었다.


"자, 어떤가? 이제 7명이 됐지?"


그 때 벽에서 갑자기 어떤 존재가 나타났다. 천사인지 악마인지 모를 어떤 존재. 


"안녕하십니까, 허접 인간 여러분. 저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곳의 멸망을 담당하는 자입니다. 자, 그럼 소원을 말해보시죠."


"그래, 내 소원은 모두가 임신 걱정 없이 마음껏 ㅅㅅ할 수 있는 세계를 만드는 거다!"


"호오, 그거 좋은 소원이군요.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그 멸망 담당자인가 뭔가 하는 사람이 손가락을 한 번 딱 튀기자 주변 일대가 뭔가 변했다.


이렇게는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해 도망가려 했다. 그러나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그렇게 이곳 '대한민국에는 미래가 없당' 당사는 메챠쿠챠의 성지로 유명해졌다고 한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