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좋아해 온 남주와 결혼한 여주


열렬한 사랑 끝에 예쁘고 커여운 딸을 낳음

근데 딸이 태어나고 자기에게만 향하던 남주의 사랑이 전부 딸에게 가버리는거임

질투와 집착이 강한 얀데레 아내와는 다르게

성격도 순하고 뀨뀨거리며 애교도 잘 부리는 딸이 너무 귀여웠는지

남주는 집에 오기만 하면 전처럼 자기를 안아주지 않고

어눌한 발음으로 아빠아빠거리며 달려와 품에 안기는 딸만 안아주는 거지

이 일이 반복되며 결국 딸을 보는 여주의 눈빛은

특유의 집착 어린 얀데레 성격 때문에

자식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어머니의 눈빛에서

점점 남편을 빼앗긴 여자의 독기 서린 질투의 눈빛으로 바뀜

남주가 있을 땐 딸에게 잘해주지만 없을 땐 툭하면 혼내고 

밥도 제때 안 주는 등 딸에 대한 증오와 질투를 표현하는 여주

하지만 그럴수록 집에 자기 편은 아빠뿐이라 느낀 딸은 남주에게 더 의존하고

이에 여주의 질투는 더 심해지며 모녀의 사이는 거의 파탄나게 됨



많은 시간이 흘러 딸은 아름다고 뛰어난 여성으로 자라남

모델이나 연예인 뺨치는 수준의 큰 키와 아름다운 외모, 몸매는 말할 것도 없고

유명 대학 교수인 남주를 닮아 머리도 천재적이어서 공부도 전국구급으로 잘하는데다

뛰어난 운동신경으로 배구부 주장까지 할 정도로 운동까지 완벽히 잘했지

그런데 딸은 어렸을 때 아빠에게 많이 의존해서

또래들과 달리 아직도 집에서는 아빠와 사이가 너무 좋았어

이를 바라보는 여주의 속은 질투심으로 타들어갔지

평소 남주보다 집안의 부유함도 학력도 능력도 모자라

자신이 남주의 아내로 어울리는걸까 하고 열등감과 불안, 우울에 시달리던 여주

게다가 모든 남자들이 황홀해하던 자신의 장점인 미모마저

(아직 거리를 지날 때마다 남자들이 돌아볼 정도로 아름답긴 했지만)
이젠 시간의 흐름을 버티지 못하고 점점 사라져 가려 했고

그럴 때마다 아직도 동안에 미중년이어서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남주를 보면

자신이 아내로써 어울리는가 하는 불안과 절망감은 더 심해져 여주의 마음을 갉아먹었어

그런데 이제는 자신이 그렇게 질투하던 딸이

자기보다 젊고 아름다워지고

자기보다 더 똑똑해지고

자기보다 키도 커지고 몸매도 아름다워져서

자신의 남주에게 안겨 마치 젊은 시절 자신들처럼

장난과 애교를 부리고 있는 거야

너무나도 초라해진 자신에 대한 자책과 절망은 

고스란히 남주에 대한 집착과 딸에 대한 질투로 변해갔지

게다가 몸도 머리도 완전히 자라버린 딸이

이제 자신에겐 거의 관심도 안 주는 남주 옆에 앉을 때마다

가끔 묘하게 색기 어린 표정과 눈빛으로 아빠를 바라보고

남주에게 안겨 자신에게 딸보다 못나진 자신을 비웃는 듯한 미소를 짓는 걸 볼 때마다

여주의 질투와 집착은 폭발하려 했어

딸에게 뺏겨버린 듯한 남주를 되찾고자 여주는 제 딴에 남주에게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표현했지만

그 때문에 남주에게 온 건 수백 통의 문자와 전화였고

그것들은 그저 남주가 여주에게 더 진절머리나게 할 뿐이었지

폭주하는 질투와 증오, 집착을 막으려고

술도 맨날 마시고 약도 수십 알씩 먹고 칼로 손목을 써걱써걱 그으며 자해마저도 했지만

그 끔찍한 감정이 그녀를 갉아먹는 건 막을 수 없었어

결국 그녀는 한때 사랑한다고 속삭이며 열달 간 배 아파 낳은 자신의 딸을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낳기 전에 죽여버렸어야 할

악마 같은 증오스런 년이라고 완전히 인식해 버리고

실낱같이 남아있던 모성애도 거의 사라져 버리게 돼



그러던 어느 날 이런 기분들의 전환을 위해

잠시 대학 시절 친구들과 하룻밤 놀다 오기로 한 여주

가족에게 그 사실을 다 말하고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기분이 좋아졌지만

그날 묵기로 한 팬션이 폭우로 잠기며 여주는 그날 밤에 돌아와야 했지

근데 뭔가 이상한 기분, 마치 여자의 기이한 촉과 같은 기분을 느낀 여주

전화 수십 통을 해도 남편은 받지 않고 증오스런 딸에게도 전화를 해 봤으나 받지 않았지

그때 뇌리에 스치던 그날 아침의 기억

자신이 하룻밤 자고 온다 말하자 퉁명스레 대답한 딸이

그 증오스럽고 징그러운 입술과 눈으로

남주를 바라보며 짓던

야릇한

눈빛과

미소.



여주는 설마 하고 본인도 어이가 없어 코웃음쳤지

짐승새끼도 아니고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일이니까

하지만 그럴 때마다 생각나는 기억들

갑자기 약속 취소해 미안하다며 오늘은 집 가야겠다고 친구와 전화하던 딸

나가기 직전 아빠 귀를 깨물 것처럼 가까이 하여 뭔가를 속삭이던 딸

결정적으로 자동차에 타던 자신에게 왠일로 잘 다녀오라며

아빠 옆에서 조소 같은 미소를 보내던 딸



이 불쾌하고 찝찝한 기억들에 그녀의 뒤틀린 집착과 질투, 망상이 섞여

설마 하던 일이 진짜일 것 같은 끔찍한 기분이 들고

여주는 어느 새 고래고래 욕을 하며 악을 지르며 집으로 가는 엑셀을 밟고 있었어

어느 새 예정보다 30분은 일찍 집에 도착한 여주

커다란 집 대문을 열어젖히고 씨발씨발거리며 문을 연 여주

그리고 나타난 집의 풍경


바닥에 나뒹구는 가방과 옷 그리고 자신이 전에 골라준 남주의 속옷들과

처음 보는 퇴폐적인 여성용 속옷들

옛날에 결혼기념일날 남주와 오붓하게 마시려 산 고급 와인들이

병만 남아 바닥에 나뒹굴고 깨진 모습

격렬하게 움직이기라도 한 듯이 밀쳐져 있는 식탁과 의자들

그리고 식탁에서 떨어져 깨진 접시의 조각들과 바닥에 나뒹구는

남주가 맛있게 먹을 걸 생각해 새벽부터 손수 정성껏 만든 저녁 음식들

그리고 너무 흥분해 들리지 못했던

윗층 어디선가 서서히 들려오는

자신이 제발 아니기를 간절히 빈 것을 비웃는 듯한

그 퇴폐적이고 망측한, 음란하고 끔찍한 소리들.


여주는 자신과 남주의 모든 행복했던 추억들이 박살남을 느껴

짐승 같은 괴성을 지르며 절규하고

머리를 쥐어 뜯으며 윗층으로 뛰어 올라가서

소리의 근원을 찾아 그 방의 문

자신과 남주 부부의 침실 문을 열어젖히는데

















처음 써보는데 마지막에 루즈해져서 던짐
그래서 이런 거 읎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