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https://arca.live/b/writingnovel/5341941?p=1


일단 후속편이어서 올림

갠적으로 좀 그로테스크하다 느껴 고어 담

스토리상 야한장면 별로 없지만 봐줘ㅠㅠ









자신의 여자친구가 있다며 여주가 열어준 방에서 나오는


도저히 살아있는 사람의 것이라곤 믿기 힘든 기괴한 소리


공포에 압도되어 잘린 손가락의 고통마저도 잊은 남주는 세차게 숨을 내쉬었어


그의 동공은 부들부들 떨렸고, 온 몸은 경련을 일으키며 얼어붙었지


설마 하는 그 괴기한 일이 눈 앞에 펼쳐지게 될 걸 거부한 거야


패닉에 빠진 남주를 바라보며 여주는 소름돋게도 막 사랑에 빠진 사춘기 소녀같은 행복한 미소를 지었어


겁에 질린 남주를 끌어안으며 황홀한 표정으로 여주가 말했지


"아아, 우리 정우(남주 이름)... 수아(여친 이름)가 뭔가 이상한 게 되버렸을까 겁에 질렸구나?


그래도 가서 안아줘... 우리 정우를 나에게서 빼앗으려 한 좇같은 년이지만 그래도 너에 대한 사랑만큼은 진짜였나봐"


혀를 남주의 입 안에 넣어 끈적거리고 불쾌하지만 그 어떤 것보다도 달콤한 타액을 묻히며 여주가 말했어


단순히 입만 맞춘 건데도 온 몸의 오장육부가 마치 혀로 핥아지는 느낌이었지


"그 오랜 시간동안... 수아는 널 정말, 끔찍하게도 그리워했어... 나도 측은하게 느낄 정도였다니깐"


오랜 시간? 이해할 수 없는 말을 지껄이는 여주를 남주가 바라보자


여주는 남주의 마음이라도 읽은 듯이 꺄하학하고 정신을 긁는 듯한 웃음소리를 내며 웃었어


그러곤 남주의 팔을 잡고 천천히 '진짜' 일진녀가 있다는 그 방으로 끌고 갔지


남주는 왠지 모를 육감적인 불길함을 느끼고 필사적으로 거부했지만


작은 체구의 여주의 힘이라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힘에 끌려 남주는 그저 끌려갈 뿐이었지


그리고 결국 남주는 그 끔찍하고 역겨운 방의 앞에 서서


그 안에 있는, 그 무엇보다도 불쾌하고 징그럽지만 그 무엇보다도 가여운 그것을 보고야 말았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말도 안되고 꿈보다도 더 꿈 같은 상황이 눈 앞에 펼쳐진 거야


다리는 후들후들거리며 주저앉았고 눈에서는 눈물이 쏟아져 나오며


머리에서 뭔가가 빠져나오듯이 온 몸에 소름이 끼쳤고


몸 속을 손으로 헤집는 듯한 구역감을 이기지 못한 남주는 그날 먹은 모든 걸 게워냈어


상상할 수 없는 공포 앞에 동물의 본능이라도 나온 건지 실금까지 할 뻔했지


그가 알던 여친 수아는 일진이어도 적어도 그에겐 밝고 아름다운 아이였어


연예인 뺨칠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와 몸매로 자신의 옆에 앉을 때마다 가슴이 설레게 했고


어린애 같은 특유의 아양과 애교, 교태로 그를 녹이다가도 성숙한 고등학생의 매혹적이고 색기 어린 몸매, 풍만하게 나온 가슴과 땀에 젖은 새하얗고 뽀얀 피부로 그를 유혹하곤 했지


자신과 꽁냥거리며 남들에게 자신을 남친이라 자랑하고 다니던, 그에게 과분한 여친


학교 끝나고 몰래 화장실에서 관계를 가지던 날에는 그에게 태어나서 가장 황홀한 기분을 안겨 주었지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그런 그녀는 더 이상 없었어


수아랍시고 여주가 보여준 그 방 안에 있던 건 그가 사랑하던, 무엇보다도 안고 싶고 사랑하고 싶고 지키고 싶던 수아의 모습이 아니었지





그 안에 있던 건 한 마디로 끔찍한 모습의 비계 덩어리었어


방을 가득 메울 정도로 큰 군데 군데 털난 핑크색 살더미가, 미친 듯이 먹어대서 역겹게 찐 사람 살 같은 살더미가 가득 쌓여서 치덕치덕 소리를 내며 흔들리고 있었지


살더미의 틈들 사이에 있는 땀구멍이 변한 것 같은 커다란 구멍들은 끈적이는 맑은 액체로 뒤덮여 피와 고름이 섞인 끈적이고 역겨운 액체들을 수시로 뱉어냈고


그 구멍들에서 수시로 수십 개의 팔과 다리들이, 알과 같은 덩어리들이 튀어나와 순식간에 썩어서 떨어지기를 반복했지


그것의 살들은 눈으로 보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썩고 재생되기를 반복하며 끄어어억거리는, 그가 들었던 기괴한 비명소리를 내뱉고 있었어


그리고 자신이 그렇게 좋아했던 수아의 모든 부분들, 가슴과 손, 허벅지와 피부 등은 


모두 그 수가 수십 개로 늘어나고 길게 늘어져, 액체를 흘리며 바닥에 끌리는 괴이한 모습으로 변해 그의 추억들을 박살내고 있었어


인지를 벗어난 기괴한 모습에 남주는 그저 입을 벌리고 어어억거리는 소리를 냈어


한때 자신이 사랑스럽게 안았던 귀여운 소녀가 이젠 저런 괴기한 모습이 되어 괴물 같은 소리로 울부짖고


자기가 한때 저런 괴물과 몸을 섞었다는 사실이 추억 속 그녀의 과거와 현재 모습을 겹치며


자신의 행복했던 추억들이 저 점액질의 살더미로 덮여가자


구역감을 느껴 위장을 다 토해낼 듯이 구토를 했지


"으어어... 으어어어어억...."


토한 후 정신이 나간 남주가 꺽꺽거리는 소리를 내며 울부짖자 


얼굴이 발갛게 상기된 여주가, 살며시 그의 옆에 앉으며 말했어


"후후후... 오랜만에 보니까 어때? 수아가 너 정말 보고싶었다는데"


남주가, 현실을 부정하려는 듯한 남주가 울먹이면서 말했어


"씨발.... 너 뭐야... 지랄하지 말고 빨리 수아 어딨는지 보여줘... 제발 좀... 제발..."


여주가 그를 비웃으며, 깔깔대며 웃으면서 말했지


"엥? 왜 그래~ 저거 널 그렇게도 보고 싶어한 수아 맞다니깐~ 쟤 좀 안아줘~


설마 그따위 진실되지도 못한 사랑을 할 거면서 그렇게 물고빨고 한 거야?


진짜 사랑이라면 수아가 그 어떤 모습이 되어도 그때 그 날처럼 애무해 줘야 되는 거 아냐?"


"씨발 개좇같은 소리 좀 적당히 지껄여! 저딴 구역질나는 괴물이 수아라니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고!"


그 순간 그 덩어리의 온몸에 난 구멍들이 울부짖었어


"끄그으우궤에에에엑! 꾸으우에엑! 꾸우와아아아아악!"


그 공포스런 장면에 남주는 얼굴이 새파래졌고, 여주는 깔깔깔대며 그 괴물을 끔찍하게 비웃었지


그러곤 말했어


"아이 참, 정우야 그런 말 하니까 수아가 울잖아


지금 네가 하는 모든 짓들이, 네가 내뱉는 그 나쁜 말들이 다 수아에겐 말 그대로 영원한 고통처럼 느껴진다니까~"


그 말이 끝나는 순간 남주는 갑자기 불길한 예감과 함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어


아까부터 여주가 계속 얘기하던 똑같은 말


'수아는 그 오랜 시간 동안', '수아에겐 영원한'


순간 그의 뇌리에 어릴 때 본 만화 속의 말도 안되는 일이 스쳐 지나갔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끔찍하게도 지금이라면, 악마처럼 기괴한 일들을 벌이는 여주에게는 가능할 법한 일


그 순간 그의 마음을 읽은 듯이 여주가 그를 안으며 말했어


요염한 몸매를 부비고, 아름다운 미소를 작게 지으며 그의 귀에 속삭였지


"그래... 네가 맞아 정우야... 수아가 있는 저 자리는 네가 있는 이곳과는 아예 다른 공간이거든...


우리가 사는 이 곳과 완전히 다른 법칙이 지배하는 곳...


그 중 가장 특이한 건 시간이지


수아가 느끼는 시간은 네가 느끼는 시간하곤 완전히 다르니까 말야..."


남주는 이미 다 알아차렸지만, 필사적으로 부정하며, 울먹이며 말했어


"뭐...뭔소리야 흐흐흐으윽... 이해 가게 말해"


여주가 조소하며 말했지


"말 그대로야,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길지


이미 네가 이 방 안을 본 순간부터, 네게는 기껏해야 10분도 안 되었지만, 수아는...


이미 그토록 보고 싶던 너를 만지지도 못한 채





1억 년이 넘는 세월을 보냈어...





수아가 학교에 안 가고, 이 집에 박혀 있기 시작한 건 네 기준에선 고작 3일밖에 안 되었지만


저기 있는 수아가 실제로 느낀 시간은 650억년, 우주 나이의 5배나 되는 시간을 보냈어...


처음엔 나를 저주하더라 암캐 같은 자신의 본질과 나에 대한 자신의 행동들도 잊고...


하지만 한 달도 안 되서 금세 내게 엉엉대며 빌기 시작했지 제발 꺼내달라고, 자기가 다 잘못했다고


정우랑은 영원히 한 공간 안에 없을 테니, 얼씬도 안할 테니 제발 풀어달라고...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에서, 물질도 물리 법칙도 하나도 없어 본인의 몸조차 느낄 수 없는 곳에서


잠도 못 자고 영원히 깬 채로 오직 정신만 남아 공포와 두려움에 질려 정말 비굴하고 나약하게 빌었지


멍청하게도 그게 내 화만 돋구는 일이란 걸 모르면서 말이야..."


혼절 직전에 놓여 부들부들 떨고 있는 남주를 쓰다듬으며 여주는 말을 이었어


"그딴 얄팍한 사랑을 숭고한 것인 양 여기며, 더 강렬하고 깊게, 더 길게 사랑해 온 나를 반 죽여 놓고선


이제는 지 목숨이 두려워 꺽꺽 울부짖으며 살려달라고 비는 광경은... 너무나 나약하고 연약하며


징그럽고 역겨웠지."


"그래서 시간을 늘렸어. 1분에 1년에서... 1000년, 10만 년, 1000만 년을 거쳐 1500만 년으로.


이 지랄 저 지랄을 다 하더라고


나를 갈아 죽여놓겠다고 욕하다가... 어느 새 비굴하고 추하게 빌다가


미쳐 버려서 나를 신처럼 숭배하는가 하면 외롭다며 새로운 인격들을 만들어 지 혼자 놀고


그러다 자아가 수만 개로 분열해 자아들끼리 치고받고 싸우더니


수억 년 간 죽은 듯이 가만히, 아무 것도 안하기도 했지


그러다간... 내 이상한 힘의 영향인지 살아있는 채로 몸이 진화해 버렸어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공허하면서도 1평도 안되는 비좁은 공간에 적응하기 위해


폐소공포증과 끔찍한 외로움을 버티며 살아남기 위해


수십 수백억년 간 끝없이 몸도 바뀌고, 새로운 인격들을 만들더니 결국 저런 모습이 되고 만 거야... 


이제는 너무 많이 바뀌어 옛 모습은 기억하지도 못해... 풉! 푸흐흐흐..."


웃음을 터트린 여주는 깔깔대며 한참을 웃다 말을 이었어


"그래도 난 이제 수아에게 동정이 돼... 동질감이 생겼거든!


수아는 저 공간에서 버티기 위해 자신에게 가장 행복했던 추억인 너를 사용했어


너의 기억들을 모아 인격을 만들어 그것과 함께 사랑하고, 결혼하고, 섹스에 아이를 낳는 망상을 하며 스스로를 달래고 위로했지... 마치 나처럼 말이야...


그래도 난 저년 정도는 아니었어~ 저년 아주 걍 미쳐서 너랑 애를 몇억 명 낳는 상상을 하는가 하면


인격들이 분열해 너로 만든 인격 두고 정신 속에서 전쟁까지 벌였다니까?"


다시 깔깔대던 여주는 다 웃더니 한숨을 쉬었어


그러더니 자비롭고 아름다운 듯한 미소를 지으며 


수아 앞에 덜덜 떨며 어억... 어어억 거리는 소리를 내며 우는 남주를 앉혔지


"그러니 이제... 저 가여운 아이를 안아 줘... 이젠 나도 원한이 다 풀렸어


나처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오랫동안 고통스럽게 느껴 왔고


그 영겁의 세월 동안 자신은 전부 잊어도 너 하나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거든...


넌 저 아이에겐 어떤 지옥보다도 끔찍한 곳에서 살 희망을 품게 해 준 유일한 존재이자


영겁의 시간을 버티며 만나기를 기다려 온 구세주같은 존재야...


그러니 이제 저 사랑스럽고 가여운, 불쌍하고 외로운 아이를 안아줘..."


환하게 미소짓는 여주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살 위에 올라오는 


불어터진 채 울부짖는 모습의 수십 개의 수아의 얼굴을 보며


남주는 측은함과 아득한 공포심에 사로잡혀 그저 짐승처럼 울부짖을 뿐이었어










분량조절 실패해서 다음에 에필로그로 이어질듯

씨발 다음엔 이렇게 좇같은건 안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