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https://arca.live/b/writingnovel/5341941?p=1

2편: https://arca.live/b/writingnovel/5492908?p=2


3인칭으로 쓰는 것보단 남주 시점에서 쓰는 게 좋을 거 같아서 그렇게 써봤어

혹시라도 혼잡하다면 미안ㅠㅠ






정신을 차렸을 때 난 그 정신나갈 것 같은 방에서 빠져나와 거실의 소파에 누워 있었다.


한낮인데도 칠흑같이 어두컴컴한, 빛이 들어오길 거부하는 듯한 거실


방 너머에선 내가 목도한 그것이 꿈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듯 아직도 끔찍한 비명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머리가 어지럽다. 구역감이 올라오고, 입가에 토사물과 함께 나온 체액들이 끈적거린다.


상식을 벗어난 일을 겪어서인지, 그게 수아란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 건지


내 표정은 전여친이 변한 것이라는 존재의 고통스런 울음소리에도 송장처럼 얼어붙어 있었다.


끄극거리는 소리를 내며 내가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무엇인가가 내 손을 붙잡았다.


그녀였다.


몇 년째 내 뒤를 따라다니며 도촬하며 불쾌한 망상이나 해 온 미친 정신병자년


무엇보다 사랑하던 여자친구 수아를 제 탐욕스런 욕심으로 소름끼치는 살더미로 바꿔 놓은 괴물


당장이라도 그녀의 얼굴에 주먹을 꽂고 집을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비굴하고 간사하게도 그녀의 끔찍한 힘을 목도한 내 몸은 그저 경직될 뿐이었다.


내 마음을 이해한 건지, 이빨을 뿌득거리며 증오와 공포가 섞인 눈물을 흘리는 나를 보며


그녀는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조소하며 내 몸 위로 기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녀는 나체 상태였다.


온 몸에는 끈적이는 검은색 젤리같은 것들이 묻어 있었고


그 사이에서 그녀의 백옥 같은 피부가 빛나는 듯했다.


뽀얗고 말랑거리는, 부드럽고 젖내 나는 듯한 그녀의 살들이 나를 감싸며 옷들을 벗긴다.


조그맣던 그녀는 어느새 나만큼이나 늘씬하게 커져 그 긴 다리와 허벅지를 내 살에 부빈다.


풍만하고 육덕진 가슴 끝이 꼿꼿하게 서서 내 배와 가슴을 쓸고 지나가며 간지럽히고


살짝 감은 두 실눈 너머로 나를 바라보며 혀를 내밀어 은색 실같은 타액을 흘린다.


하악하악하는 소리를 내며 발정한 것마냥 홍조를 띈 그녀는


내게 너무 비참하게도, 내가 태어나서 본 그 어떤 여자들보다도 아름다웠고


나의 고간은, 내 여자친구를 끔찍하게 바꿔놓은 그 역겨운 괴물을 향해 서오르기 시작했다.


"으아하아아... 아하하하하아아아아... 드디어... 드디어 너와 함께하게 되었어... 정우야아아아...


정말 매일 밤마다 오늘같은 날이 오길 기다리며... 음부가 헐어 버릴 정도로 스스로를 달랬는데...


드디어어어허허어어...."


수줍고 부끄럼 많은 사춘기 소녀가 발정한 자신을 보듯 그녀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그녀의 동공은 눈동자를 덮을 정도로 커져 미친듯이 흔들리고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그녀와 나의 고간이 입을 맞추고 푸찍 하는 무언가 찢어지는 소리가 나며 보랏빛을 띄는 검붉은 피가 흘러나온다.


그리고 그녀는 소파가 작살날 정도로 강하게 자신의 몸을 위아래로 찍어대기 시작하고


쭈걱쭈걱하는 음탕하고 퇴폐적인 소리와 함께 결합부에서 검붉은 액체들이 흘러나온다.


그러는 사이 그녀의 등에서 그 검은 젤리 같은 것들이 기어 내려와


울컥거리며 스스로 길게 뭉치더니 마치 기다란 두족류의 촉수처럼 변했다.


그녀의 촉수는 집의 벽과 천장을 기어오르며 온 집안을 가득 메우더니


이윽고 나를 향해 기어와 내 몸을 오르기 시작한다.


장어나 개구리의 피부 같이 미끈거리고 불쾌하게 말랑거리는 점액질 촉수가 나를 감쌌고


나는 그 소름끼치게 역겨운 기분으로 울부짖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촉수로 나를 휘감았다.


아마 그 촉수는 그녀의 수족이자 성감대라도 되는 모양이었다.


이윽고 촉수들은 전부 모양이 제각각으로 변한다. 그녀의 음란한 욕망을 나타내는 것들로...


기다란 뱀 같은 혀, 새빨갛고 달콤한 입술, 물방울 모양의 젖내 풍기는 가슴


새하얗고 뽀얀 손과 허벅지, 탐스러움을 강조하듯 흔들리는 둔부와 음부


거기에... 마치 저 방 너머에 있는 그것과 나를 비웃듯이...


환하게 웃는 수아의 모습을 한 촉수가 내 위에 기어오르기 시작한다.


모든 게 똑같았다. 새하얀 피부와 칠흑빛 머리카락, 매혹적인 미소와 눈웃음

 

깨물고 싶을 정도로 섹시한 목덜미까지...


순간 마치 수아가 살아 돌아온 듯한 감정을 느낀 나는, 괴물의 농간이란 걸 알면서도


그토록 사랑하던 인간 모습의 그녀를 다시 보았다는 기쁨에, 그 점액이 흐르는 살덩이가 비집고 들어온 그녀와 나의 추억이 다시 정화되는 느낌에


눈물을 흘리며 내게 미소짓는 그녀를 와락 껴안았다.


"돌아왔구나... 드디어 돌아온거야... 수아야......"


"정우야! 에헤헤헤헤... 왜 울어 정우야... 나 이렇게 잘 있는데... 헤헤헤헤..."


아닌 걸 알면서도 이상하게 내 몸은 자동적으로 그녀를 수아라 믿으며 현실을 부정하려 했다


그날 겪은 그 모든 끔찍한 일들 중 유일하게 믿고 싶고, 유일하게 행복했던 일이었으니까


그 순간만큼은 너무나도 행복했다.


이 상태로라면 그녀 대신에 영원히 수아가 짊어졌던 영겁의 고통이라도 견딜 수 있었다


그래... 이대로라면 너무나도 행복했다.








그녀의 사랑스런 목덜미와 어깨 너머에서


상상도 하기 싫은 그 끔찍한 방 안의


진짜 수아의 살 위로 떠오른, 눈물을 쏟아내는 두 눈을 마주치기 전까진 말이다.



 





떡씬 처음 써봐서 노꼴이어도 봐주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