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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회도중 궁예의 앞에 굳은표정의 석총이 다가왔다.

"그대는 석총이 아닌가?"

"그러하오이다. 폐하."

석총의 대답에 궁예의 미간이 좁혀지며 그가 실수한 부분을 짚어준다.

"이 자리에서는 폐하가 아니라 미륵이니라. 앞으로는 그렇게 짐을 부르라."

그러나 석총은 자신의 말을 번복하지 않은채 다시금 아뢰었다.

"아니올시다. 폐하. 폐하께서는 이 나라의 황제이시오나 미륵은 거짓이올시다."

석총의 두려운줄 모르는 발언에 법회에 모여있는 사람들 사이로 술렁임이 퍼져나간다.

자신을 부정하는 그에게 궁예는 그간 참아왔던 분노를 쏟아붓는다. 

"마구니로구나! 마구니가 왔구나! 이 늙고 불쌍한 중아! 너는 어찌하여 나를 미륵이라 하지 않는것인고?"

석총또한 그에 못지않는 분노가 담긴 일갈을 날린다.

"소승은 어려서 불문에 입문하여 이 나이가 될 때까지 미륵만 배워왔사오나 폐하와 같은 미륵은 듣지도 보지도 못하였사옵니다!"

도무지 굽힐줄 모르는 이 늙은 중이 내뱉는 말 마다 궁예의 종기마냥 부풀어오른 심기를 긁지 않는것이 없었다.

"네가 까막눈이기 때문이다! 봉사가 되었기 때문이야! 딱한중이로구나."

이미 죽을 각오를 굳힌 석총이었기에 거침없이 말을 이어나간다.

"딱한분은 바로 폐하이시오이다! 폐하께서는 처음에는 미륵이셨사오나 지금은 그 자리에서 떨어져 나왔사오이다! 폐하께서는 부처가 아니라 인간이시오이다!"

갑작스런 사태에 궁예의 곁에서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던 종간은 어쩔수 없이 나서기로 했다.

필시 석총의 죽음은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으나 그의 목숨하나로 진정될 분노가 아닐것이기에 이 이상 불씨를 키워선 안된다는 생각이었다. 

"요망한 중이로다! 닥치지 못할까?!"

"아직 할 말이 남아있소이다!"

석총은 자신을 말리기 위해 어깨에 손을 얹은 종간을 밀쳐내며 말을 이어나가려 했다.

하지만 그러한 석총의 행동을 예상하지 못했던 탓인지 종간이 균형을 잃으며 뒤로 넘어지는데

하필 그곳은 향로가 놓여진 위치였기에 종간의 뒷통수가 향로에 직격하며 바닥으로 쓰러져 버렸다.

"아니 이럴수가!"

입을 열은지 몇초도 안되어 종간은 즉사해 버렸다.

"더 말해보거라!"

하지만 그의 죽음에도 눈썹하나 꿈쩍하지 않은채 궁예는 석총에게 대답을 독촉한다.

설마 이런일이 벌어질 줄은 생각도 하지 못한 석총은 잠시 당황하였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

"폐하께서는 오늘날 거짓을 말하고 계시오이다! 낙원도 없고 극락도 없소이다! 거리에는 굶어죽은 시체들과 오갈 데 없는 백성들이 유리걸식하고 있소이다! 조정에는 사악한 간신들만이 들끓고 있으니 어찌 폐하의 눈이 보이지 않고 귀가 막히지 않겠사옵니까!"

결국 은부와 아지태가 이성을 잃어버린 궁예를 대신하여 석총을 끌어내기위해 군인들을 불렀으나 궁예는 이를 만류했다.

"놓아 두거라! 계속해 보거라, 이 마구니야!"

"원래 옳은 말은 귀가 아프고 좋은 약은 입에 쓴 법이옵니다. 폐하, 미륵은 그만두시고 먼저 인간이 되시오소서! 거짓 관심법을 버리시고 간악한 주변을 정리하소서. 폐하, 나라가 이미 깊이 병들어 있사옵니다. 백성들은 더 이상 속지 않을 것이옵니다. 아직도 저 요원한 북방의 세계를 논하시지 마시고 죽어가는 백성과 나라를 구하시오소서. 그 길만이 살길이옵니다. 폐하께서는 미륵이 아니시옵니다. 백성을 더 이상 속이지 마시오소서! 속이지 마시오소서!"

처음에는 분노에 차올라 내뱉던 석총이였으나 이제는 한탄하듯, 절규하듯 호소하는 석총의 말에 궁예는 잠시 눈을 감고 깊은 생각에 빠진다.

궁예의 이러한 행동에 무언가를 느낀 석총은 조용히 다음에 이어질 말을 기다렸다.

"4달러"

"뭣?"

자신의 귀를 의심하는 석총.

"4달러. 미륵이 아닌 인간으로써 왕노릇 할테니 일급 4달러로 합시다."

"어떻게 땡중에게 그런 거금을 바란단 말이오? 1.5달러 합시다."

하지만 궁예는 작심한듯 뜻을 굽히지 않는다.

"4달러."

"2.5달러"

"...4달러."

"나무아미타불...3달러!"

궁예의 단호함에 혹여나 미륵에서 벗어날수 있는 기회가 틀어질까 걱정된 아지태가 외쳤다.

"폐하. 3달러 입니다. 3달러까지 올라갔습니다. 이건 말도 안되는 인상입니다!" 

"4달러!!!"

차라리 부러질 지언정 휘어지지 않는 궁예였다. 

허나 아쉬운쪽은 석총이었기에 쓴물을 삼키듯 마지못해 대답한다.

"관세음보살...좋소. 4달러!"

"옴마니 반메훔! 4달러!!"


그리하여 궁예는 일급 4달러를 받으며 미륵놀이를 그만두고 재위기간 동안 고구려를 태평성대하게 이끌어 나갔다.

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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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참고 -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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