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이 소설에는 종교적 소재가 들어갑니다.

중립을 최대한 지키고 논란이 될만한 내용은 최대한 배제할 예정입니다만,

혹여나 불편하시다면 뒤로 나가주십시오.

감사합니다.




"그리 하여, 대마법사 아카샤는 대륙에 평화를 가져오고 속세를 떠났지요. 그렇게 사람들은 영원불멸히 그녀의 위대한 업적을 칭송하며 그녀가 가져다 준 평화를 누렸답니다."


텁. 여인은 다 읽은 책을 덮었고, 그녀가 앉은 자리 옆에는 작은 소년이 잠들어 있었다.


"그래... 하긴 길고 지루했겠지. 그래도 효과는 직빵이네... 그래서."


째앵.

여인의 붉은빛 도는 손에는 어느샌가 길다란 강철봉이 쥐어져있었고, 

그 봉은 뒤에서 날아든 검의 궤도를 비틀어 그녀에게로 향하는 것을 막고 있었다.


"왜 갑자기 암살자가 오셨는지... 얘기를 좀 해야겠네."


카앙, 탱!

그녀가 가볍게 손목을 비틀어 검을 떨쳐내자마자, 어느새 두 사람의 무대는 안방이 아닌 거실이 되어 있었다.


"자, 질문하지, 암살자. 왜 해리어에서 내게 공격을 보냈지?"


부답. 당연하게도 대답은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말은 떠본 것이 아닌, 명백한 진실을 확신한 말.

암살자의 등에 메어진 대검이 그것을 증명했다.


"커럽션이라... 진짜로 나를 죽일 각오로 보냈구나? 압수당할지도 모르는데 그걸 쥐여서 보낸 걸 보니까. 

목표는 아마도... No.1?"


움찔. 암살자에게서 약간의 흔들림이 있었다.


"뭐, 내가 번호를 안 알려준 것도 아니고, 멍청이가 아니라면 당연히 1번이 있을거라 추측하겠지. 근데..."


쿠웅. 집의 뒷편에서 기이한 소리가 났다.

마치 거대한 문을 열어제끼는 듯한 소리가.


"너네. 대장장이 너무 무시한다?"


그 말과 동시에, 주변의 닫힌 창문들이 모조리 산산히 깨어지고, 

그렇게 깨어진 공간으로 동일하게 생긴 수많은 외날검들이 짓쳐들어왔다.


챙, 콰콰콰쾅! 까깡 깡!

검 하나하나가 모두 자아를 지닌 듯이 짓쳐들고, 암살자는 버티지 못해 등에 멘 대검을 끌렀다.

그리고 대검을 쥐고 휘두르자, 짓쳐들던 검들이 죄다 바닥으로 나가떨어졌다.

까타다다타당!!!


"허어... 너, 완전히 타락했구나? 아예 먹혔어... 그러지 않고서는 그 힘은 설명이 안되지."


말을 이음과 동시에 그녀는 쥐고 있던 봉을 휘둘렀고, 그 방향에 맞추어 떨어졌던 검들이 춤추듯 허공을 날기 시작했다.


"좋아. 특별히 자비를 베풀어 주지. 그 시점에서는 이미 죽음밖에 답이 없을테니까. 명령 실행. 사대천사 세트 호출."


그녀의 주문에 호응해 떠다니는 검들 중 4자루가 날아들었고, 검들은 그대로 강철봉의 장식에 결합했다.

그 모습은, 4개의 창날을 가진 작살같았으며, 칼날에서는 신성한 빛이 돌았다.


쿠웅. 그 모습을 본 암살자는 위협을 느낀 듯이 대검을 휘둘러왔다. 하지만.


"4중합기. 주의 검. 극소전개."


피슉. 봉 끝에서 뻗어나온 빛 한줄기가 암살자의 심장을 꿰뚫고 지나갔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암살자는 검을 휘두르던 자세 그대로 허물어졌고, 그의 시체에서는 미세하게 피가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스윽. 그걸 바라보던 여인은 손을 휘둘렀고, 검들이 시체를 받쳐 바깥으로 옮겨갔다.

그리고 그가 쓰러지면서 놓쳐버린 대검. 그녀가 커럽션이라 부른 것.

그녀는 그걸 쥐고서 잠시의 고민을 했다. 그리고,


"흐읍...! 하!"


남서쪽의 허공으로 냅다 던졌다.


탁탁. 

"좋아, 이걸로 커럽션은 지 주인 찾아서 돌아갈거고, 다음은..."


그녀는 다시 집으로 들어가서 안방을 살폈다. 기껏 잠재운 아이가 잠을 설치면 안되니까.

침대 위에서는 소년이 여전히 잠들어있었다. 바깥의 소란은 모른다는 듯이.


"언젠가 이렇게 될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제 해리엇이 선을 넘었으니 다른 나라들도 선을 넘기 시작하겠지."


그녀의 고민은 그것이었다. 한 나라가 선을 넘고 절대불가침의 존재의 후손이라는 명분 하에 지켜져온 아카샤를 공격했다. 

그렇다면 그 시점에서부터 다른 나라도 그러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아니, 분명히 그러리라.

나 혼자라면 무조건 이긴다. 하지만, 이 녀석을 지켜가며 싸울 여력은... 아무래도 대장장이에겐 무리다. 

분명히 인질로 붙잡히겠지.

조금 이르지만, 그것을 실행할 때가 와버리고 만 것이다.


"미안하다, 에텔. 조금 더 오랫동안, 너의 성장을 지켜보고 싶었지만... 떠나야 할 때가 되어버렸구나."


쪽.

어머니의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는 소년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같은 가문의 일원일 뿐이지만, 아들이라거나 비슷한 것도 아니지만, 이미 아들 이상으로 소중하기에.

그렇기에, 한 시라도 빨리 소년을 내보내야만 했다.

그들이 자신의 대계를 눈치채고 소년을 노리기 전에.


"No.1, 위대한 신의 잔흔. 파편만이 남았음에도 무엇보다 성스러우며, 무엇보다도 오래된 것이여."


시작되는 주문. 그녀의 거칠고 큰 양손은 강철봉을 쥐고 있었고, 강철봉은 바닥을 찍고 있었다.

동시에, 주변의 기류가 변하고 있었다. 열정적이고 격렬한 기류를 타고, 어딘지 성스럽기까지 한 순수한 기운이 몰려들었다.

쿠우우우우우우.


"자. 시작의 때가 되었다. 가계약의 마지막 조항을 준수하라."


읊어간 한 줄의 말. 그리고, 바닥에 균열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기묘하게 주변에는 소음도 진동도 없었으니, 남들이 봤다면 두려움에 떨었으리라.

균열의 확장이 멈추고, 손을 집어넣을 크기가 되자 그녀는 망설임 없이 균열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이어진 마지막 말.


"계약을 이행하라. 프리미티브."


말이 끝나며 다시 올라온 그녀의 손.

그 손에는, 지극히 평범한 검 한자루가 쥐어져 있었다.

녹슬지 않고 이가 상하지 않았으며 검의 균형이 절묘해 누구라도 다룰만한 장검.

하지만 특색과 화려함이 없어 누구도 보검이라고는 생각치 못할 검.

그런 것이 그녀의 손에 들려있었다.


"자, 시작하자. 프로젝트 메시아를."


말과 함께, 검이 가볍게 떨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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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뇽안뇽

소설쓰러왔어요

솔직히 잘 써질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유희용 판타지 소설 정도로 읽어주세요

감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