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낡은 집에 왔다.



어릴 때 같이 놀던 낡은 물건들
낡은 친구들
낡은 하늘들.


그 곳은 시간이 지나도
낡지 않는 곳이었다.


새로운 집에 살다보면,
새 물건은 낡아 사라지고,
새 친구는 낡아 떠나가고,
새 하늘은 낡아 흘러가는데


이 곳은 어찌 처음부터
낡은 물건들과
낡은 친구들과
낡은 하늘들이


아직도
강 가운데 섬처럼
그리도 멈춰있는지


강은 흐르건만
너는 어찌 가만히 낡아 있는지


나는 아직도 낡았기에 낡지 않는 이 집에 있다.
세찬 강 노를 저어 도착한 이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