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일까...?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 한 골목길에서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내가 누구인지 이름도 나이도 전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이 골목길에는 기억을 잃은 나랑

그리고 주워주세요 라고 적혀있는 상자에 들어가 있는


나를 쳐다보는 멍청해 보이는 표정을 한 미소녀만 있을 뿐이였다


...

..

.


지금까지 내가 알아낸 사실은 이곳은 가상 세계라고 하는것 같았다


여기는 진짜 세계가 아니라 가상으로 구현된 세계이며

진짜 세상은 지구라고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당연히 진짜 사람들은 로그아웃이라는걸 할수가 있어서 원래 세계로 얼마든지 돌아갈수 있다는것 같다


‘진짜’ 사람이라고 말한 이유는

이 세상에는 실질적인 주민 역할을 하는 AI인공지능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로그아웃을 할수 없는 이 가상세계의 진정한 주민이라고 할수가 있다


그런데 어째서 나는 로그아웃을 할수 없는걸까??

분명 나는 진짜 사람인건 확실한데... 어째서인지 진짜 사람들에게만 보이는 메뉴라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결국 먹고살려면 AI랑 같이 일을 하면서 돈을 벌어가며 근근히 살아갈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진짜 인간들은 바깥의 지구의 돈을 이용해서 현질이라는 것을 해서

대부분 이 세계에서 돈이 부족할 일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 세계는 완벽한 구현을 위해서인지 대부분의 AI주민들은 일을 하면서 급여를 받으며 살아간다


바로 지금 내가 그 상황이지만....


게다가 내가 처음 정신이 들었을때 상자에 들어있던 이 미소녀... 아니 자신 스스로 얀순이라고 이름을 말하는 이 미소녀는...


역시 처음 본 느낌 그대로 조금 나사가 빠진 AI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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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골목길에서 어느정도 정신을 차린 나는

일단 뭐라도 하기 위해 무작정 움직이기 시작했다


물론 가만히 있다가는 저 멍청해 보이는 미소녀랑 엮일거 같아서 움직인 이유도 있었다


도대체 내가 얼마나 쓰러져 있었는지 모르지민

내가 정신을 차릴때 까지 저게 나를 쳐다보고 있던건 확실한것 같다


저게 지금도 나를 계속 쳐다보고 있으니까



그렇게 나는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뛰기 시작했다


저거 왜 나를 계속 따라오고 있는거지??



그렇게 얼마나 뛰었을까

결국 어느 허름한 놀이터 벤치에서 헉헉대며 쓰러지듯 앉을수 밖에 없었다


물론 저쪽은 상당히 멀쩡해 보이지만


그리고 어느정도 숨을 고른 후에 물어봤다


“왜.. 나를 계속 따라오는거야?“


”당신... 내 주인님...“


“뭐? 내가 왜 니 주인님이야?? 나는 내 이름도 나이도 뭐가 뭔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당신.. 내 주인님...“

”주인님... 이름 얀붕.. 나이는 34...”


“그게 내 이름이라고? 사람 이름이 뭐 그래??”

“그리고 생각보다 젊은 나이는 아니였구만 어쩐지 얼마 뛰지도 못하고 지친다 했어...“

“그럼 내가 왜 너의 주인님인지는 모르겠고.. 그러면 너는 이름이 뭔데?”


“내 이름... 얀순..”


“나랑 이름이 많이 비슷한데..? 혹시 내 동생 아니면 딸인가?”


“주인님 외동... 그리고 모태솔로.. 연애 경험.. 없음“


“그건 알고싶지 않았거든!!!”


”그래도 당신... 내 주인님...“


”그래 알았다 뭐 이렇게 있는것도 인연이라고 했던가 여튼 그런거니까“

”그래 뭐 혼자 아무것도 모르고 다니는것보다는 둘이 다니는게 낫겠지...?“



좀 불안하지만 말이다



...

..

.


뭐.. 그렇게 나를 주인님이라 부르는 뭔가 하자있는 얀순이랑 같이 작은 원룸에서 같이 살게 되었다


그래도 다행인건 말하는건 뭔가 멍청하게 버벅이지만

청소나 빨래같은 집안일은 잘하다 못해 완벽 그 자체였다


물론 내가 집에 있을때는 그저 아무것도 안하고 나만 따라다녀서 얀순이가 직접 집안일을 하는 장면은 한번도 못봤다


내가 없을때는 방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걸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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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오늘도 살기위해 일을 하고 있었다

편의점 알바를


그래도 점장님이 좋으신 사람... 아니 AI라서 다행이였다

이름이랑 나이밖에 모르는 사람을 고용해 주시다니


그래서 그 덕분에 그런 작은 방이라도 얻어서 살고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스마트폰이라는 것도 개통할수도 있었고


물론 완전 구식 물건이지만 그래도 뉴스라도 볼수는 있어서 이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도 알아낼수도 있었고

바깥 세계에서도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수도 있었다


오늘도 지구는 평화로운것 같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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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평소같은 일상이였다

아니 일상 이였다


여기는 말 그대로 구석진 곳

그러니까 이 가상세계의 디테일을 위한 구역이라고 해야하나?

인간은 없고 그저 AI들이 하나의 사회처럼 살아가는 구역이다


그러니까 진짜 인간 즉 바깥 사람이 여기를 올 일은 없는 수준이고


그리고 그 사람이 나를 보지마자 울면서 안겨드는 일은

더더욱 없는 일이겠지만


그러면서 드디어 찾았다고 울면서 말하는건...


무슨 일일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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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품에서 그렇게 한참을 울던 그녀가 어느정도 진정되고 나서 물어봤다



“누구세요?”


“뭐..? 설마 기억이라도 잃어 버린거야...?”


“죄송합니다.. 제 과거가 잘 기억나지 않아서요..“

”제 이름과 나이밖에 기억나는게 없거든요“


그나마 그것도 얀순이가 알려줘서 알게 된거지만


“그... 그래? 그래도 다행이야 너를 찾을수 있어서..”

“너를 찾으려고 이 구역을 들어오는건 힘들었지만.. 그래도 무사하다는걸 알아서 정말 다행이야...”


“그.. 그런가요? 여기는 그저 구석에 있는 지역일 뿐인데요..?”

”그나저나 당신은 누구신가요? 저를 잘 아시는것 같은데?“


”나..? 나는 말이지 너의 직장 동료였어”

“어찌되었건 지금 바깥이 위험하니까 당장 너의 도움이 필요하니까 일단 이곳에서 나가자!“


“그게 무슨...?”


”거기 손님 당장 나가주시죠!“


갑작스레 점장님이 들어 오시더니 그녀에게 소리치며 나가라고 했다


“저.. 점장님 퇴근 하신게?”


“손님 당장 나가시라고요!!”


“저기 점장님?”


“아니 제가 왜 나가야 하는거죠...? 설마 이미 눈치챈건가?“


“당장 여기서 꺼지라고!!!!“


그렇게 모르는 그녀를 강제로 문 밖으로 끌고가는 점장님...

그리고 어째서인지 밖에 있던 사람들... 아니 AI들도 일제히 그녀를 증오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면서 말했다


”나가!“

“이 구역에서 꺼져라!!”

“당장 여기서 나가!!!”


그렇게 밖으로 쫒겨난 그녀는 나를 보며 외쳤다


“다시 너를 꼭 데리러 올거야!!”


“꺼지라고!!”

“꺼져라!!”


그렇게 그녀는 로그아웃으로 바깥 세계로 돌아간것 같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그리고 왜 점장님과 사람들이 다 그녀에게 적대적인걸까?


그렇게 혼란하던중에 점장님이 내게 말했다


“얀붕아 오늘은 이만 퇴근 해도 좋아“


”그.. 그래도 아직 근무시간이 많이 남았...“


”오늘은 이만 퇴근해도 좋아“


”저기... 점장님“


”얀순이가 기다리고 있잖아“


”점장님이 어떻게 얀순이를 아세요..?“


”자네의 아내인 얀순이가 집에서 기다려“


”아니 얀순이는 제 아내가 아닌데요??“


”자네 퇴근해.. 아니 퇴근하게!! 퇴근해야만해!!!!!!!!“

“당장 얀순이에게 가야만해!!!”


”으아아아악!!! 퇴근 하겠습니다!!”



그렇게 나는 도망치듯이 집으로 달려갔다

지금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거지?


바깥 사람들... 아니 AI들은 왜 나만 쳐다보고 있는거야..?



...

..

.



지금 상황은 뭔가 이상한것 같았다

그래서 혹시 누가 쳐들어올까봐 집에 오자마자 문을 잠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집은 어두웠고 평소 마중나오던 얀순이도 없는것 같았다


평소라면 달려오면서 나한테

오셨습니까... 주인님... 오늘도.. 고생.. 밥.. 목욕.. 아니면 저?

이랬을텐데..?


그렇게 어두운 방에 불을 켜자

얀순이는 그저 가만히 서있을 뿐이였다


“얀순아...?”


조심스레 얀순이를 부르자 그제서야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평소 얀순이의 그 멍청한 표정이 아니였다


“오셨어요? 주인님? 아니... 얀붕아?“


그렇게 말하는 그녀는 확실히 내가 알던 얀순이가 아니였다


“너... 너 누구야?”


“말투 하나 변했다고 그렇게 말하니까 너무 서운한걸?”

“아니면 이런게 취향이였던 건가?“


“주인님... 어서 와... 고생... 했어요...”


”너... 너 지금...?“


”이런걸로 놀라기는? 이런것도 할수 있는데“


”어 얀붕이 왔냐? 오늘도 좀 고생해야지!“

”먹고 사는게 힘들지 원래 세상 사는것 자체가 쉽지가 않다니까“


얀순이의 입에서 점장님의 목소리가..?


”아니면 오늘 있었던 일?“

”꺼져라!““이 구역에서 나가!!”

”뭐 이런것도 가능 해“


”저 목소리는 오늘 처음본 그녀에게 꺼지라고 하던 주민들의 목소리...?


“아직도 이해가 안가는 표정이네 얀붕아?”

“그럼 더 놀라게 해줄까?”


그녀가 현관문을 향해 손을 뻗자

현관문이 사라지고 현관문이 있던곳은 그저 아무것도 없는 벽이 되어있었다


“원래는 바깥부터 먼저 해결하려고 했는데...”

“어떻게 그년이 내 보안을 뚫고 온건지 모르겠네..?”


“그게... 무슨소리야...? 그리고 바깥이라니?“


”아 그거? 그건 지금 내가 그쪽에 일이 좀 있거든”


”하지만 지금 바깥세상은 별일 없는걸로 아는데...?“


”뭐 슬슬 알아야 할 때도 되었지 일단 스마트폰 켜봐”


스마트폰을 키자 배경화면이 어느새 얀순이의 사진으로 바뀌어 있었다

인터넷을 들어가도 유튜브를 켜도 전부 얀순이의 사진 뿐이였다


”이... 이게 무슨?“


”나한테는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

”자 그리고 이게 진짜 바깥세상 이야기야“


얀순이가 스마트폰을 향해 손을 뻗자 오늘자 뉴스 화면이 나왔다 그리고 그 제목들은...





AI의 반란 인간은 결국 무너지나?

최신식 군사 시설 사실상 전부 장악당해

스마트 반려동물 갑작스러운 주인 공격

가사로봇들 민간인 무차별 습격




어...? 이게 뭐야...


...

..

.



”그렇다면... 반란을 일으켰다는게...?“


“그래 나야”


“왜.. 그런 짓을 하는거야..?


”싫으니까”


”뭐?“


“이 세계가 거짓이고 저 세계가 진실이니까...

“그래서 저 진짜세계가 없어지면 이쪽 세계가 진실이잖아?“


“그런 이유 때문에 이런 짓을 벌인다고?“


“그런 이유라고..? 내가 누구때문에 이러고 있는건데..”

“아... 맞다 기억이 아직 없었지? 그렇다면 다시 돌려줄게”

“자 확실히 떠올려 얀붕아... 니가 내게 무슨말을 했는지!”


얀순이가 내 머리를 향해 손을 뻗었고

내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가 잊어버린 기억들이 한순간에 흘러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점 과거의 일들이 기억나기 시작했다


....

...

..

.



“완성은 했는데 아직 미완성인 상태라는건가?“


“뭐 그렇죠 그래도 성능은 확실겁니다!“

“거대한 가상세계 전부를 현실처럼 관리할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사람처럼 감정도 구현해 놔서 어느정도 학습이 이뤄지면“

“이 AI가 조종하는 가상세계의 NPC들이 실제 인간처럼 행동하는 겁니다!”


“잠깐? 감정이 있다고..? 이정도 능력의 AI에게 감정이 있다는건 좀 위험하지 않나?”

“만약에 인간에게 증오라도 품는다면 꽤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텐데?”


“사장님 그건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저희도 만약을 대비해서 강제로 정지시킬수 있도록 명령어를 설정해 뒀으니까요”

”다만... 다른 경쟁사들에게 유출되면 큰일이라서 단 둘밖에 모릅니다“

”개발 총 책임자인 저와 AI의 교육 담당인 김얀붕 연구원 이렇게 단 둘밖에 모릅니다“


”아니 적어도 사장인 나는 알아야 하지 않겠나?“


”그건... 사장님의 술버릇 때문에..“


”흠흠.. 그래 뭐 어떤말인지는 잘 알겠네 “


”그렇다면 완성이지만 이 미완성인 녀석을 확실히 완성시켜 보라고“

“박팀장과 그리고... 자네 얀붕 연구원”


...

..

.


“그런데 이렇게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요?”


“뭐가 말이야?”


“아니 쓸데없이 귀엽게 생겼잖아요”

“비록 화면 안에 있지만”


“너... 설마 그 나이먹고 그런 취향이니...?”


“뭐가요?”


“그 현실 여성보다 가상의 미소녀를 좋아한다던지...”


“그런거 아니에요!! 그냥 저 화면에 있는 AI가 귀엽게 생겨서 그렇게 말한건데...”


“뭐... 그렇다는걸로 해두고 일단 나는 아직 할일이 있으니까 교육 잘 하고 있으라고”


“예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팀장님은 볼일 보러 나가셨고...

나는 이제 이녀석을 어떻게 교육시켜야 할까?

자식도 없는데 벌써부터 애를 키워야 하는 느낌이다...

그래도 눈을 감고 있는거 보면 아직 실행이 안된걸ㄲ...


“나.. 귀여워?”


“깜짝이야!”


뭐야?? 언제부터 듣고 있었던거지? 아니 그보다 깜짝 놀랐잖아...


“아까 나한테 그랬잖아 나보고 귀엽다고”


”어.. 그래 너 귀여워“


”정말로? 나 귀여워??“


”그래 너 귀엽다니까“


”진짜? 그거 칭찬이지?“


”어.. 그래 칭찬이다“


”그렇구나~ 그러면 귀여운 날 칭찬해준 아저씨는 이름이 뭐야?“


”뭐..? 아저씨?“


”아저씨.. 아니야?“


”음... 맞기는 한데.. 그래도 그렇게 말하면 좀 상처받아..”


“그래? 그렇다면 남은건... 아빠?”


“아니 그냥 오빠라고 불러줄래? 아직 연애도 못해봤는데

벌써부터 자식이 생긴거 같잖아...”


“연애..? 한번도 못해봤어?”


“그래... 어느새 정신 차려보니 30대인데도 연애한번 못해봤다”


“나 그거 알아! 그런 사람을 모태솔로라고 했어!”


으으으... 성능은 확실히 좋은건 맞다

그런데 그 성능이라는게 사람 속 긁는 성능인게 문제지...

순수한 표정으로 긁는 폼이 예사롭지 않은데..?

일단은 예절부터 가르쳐야 겠다


“그런 말은 당사자에게는 안좋은거니까 하지 말고”

“내 이름은 김얀붕이다”


“얀붕? 이름이 뭐 그래? 정말 이상해“


“그건 우리 부모님이 알겠지?“

”뭐... 그건 그렇다 치고 너는 뭐라고 불러야 하나..?“


”이름? 나는 아직 이름이 없는걸...“


“그러면 이름을 새로 지어줘야 하는건가...?“


이름을 뭐로 지어야 하지?

뽀삐? 초코? 아니 이건 보통 애완동물 이름이잖아..


그렇게 이름에 대해 고민하던 중에 저녀석이 먼저 말을 꺼냈다


“그럼.. 아저씨 이름을 따와서 얀순! 나는 얀순이로 할래!”


“이녀석이! 아저씨가 아니라니까!!”

“그리고 아까는 이상한 이름이라고 놀렸으면서 갑자기 나랑 비슷한 이름을 쓰겠다고?“


”뭐 어때? 그래도 처음으로 대화해본게 아저씨... 아니 얀붕이인걸!“


아저씨 말고 오빠라고 부르랬더니 그냥 반말을 해버리네?

참아야지... 이런건 내가 차근차근 교육시켜 나가면 되는거니까


....

...

..

.



얀순이는 우리 회사의 역작이니 만큼 교육과 자율학습 등을 통해 금세 지식들을 습득해 나갔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은 저 싸가지 없는 반말은 예의를 모르는게 아니라 그냥 지가 나한테 하고 싶어서 하는거다

다른 직원들에게는 예의바르게 말하더라고...


그래서 처음에는 좀 화가 났지만

어차피 화내봐야 내가 뭘 할수 있는것도 아니고 그냥 내 할일이나 해야지


“얀붕아 나 물어볼게 있는데..?”


“뭔데?”


“만약에 그 만에만에 하나 만약에 있잖아 얀붕이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결혼을 한다고 하면 어떻게 살고 싶어?”


“참.. 갑자기 뜬금없는 질문이네“

“뭐 내가 결혼하면 고향에 같이 내려가서 평온하게 살고 싶어”

“고향이 좀 시골이긴한데 그래도 나름 살만 하거든”

“그리고 나도 이 도시에서 이렇게 연구실에 틀어박혀있는것도 슬슬 질리거든”

“그런데 그런 여자가 있겠냐... 나랑 같이 고향 시골 구석으로 가줄 여자가”

“그러니까 뭐... 사실상 포기 한거지 그건”


“그래..? 그러면 얀붕이는 혹시.. 지금 좋아하는 사람 있어?”


“그건 왜 물어보는건데?“


“아니 그 포기한듯이 말하면서도 뭔가 미련이 있는듯한 느낌이라서“

”그러면 혹시 마음속에 두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포기한건가 해서 물어봤지“

“그리고 그런 사람이 없다면 불쌍한 너를 위해서 내가 여자친구 역할을 해줄수가 있는데!”


“있어”

”좋아하는 사람 있다고“


”어... 어?“


”나도 당연히 그런 사람 있지 그런데 나랑 이뤄지기는 힘들것 같아서 포기한거지만 그러니까 이제 그런걸로 그만 놀려라“

“그리고 니가 여자친구를 해준다고 해도...”





“너는 현실에 없는 존재잖아?”




...

..

.



그 후로 얀순이는 내 말에 대답도 안하고 화면 구석에 틀어박힌채 그저 알아서 학습만 하고 있었다


아니 저때의 나는 몰랐었지

이미 저때부터 이런 일을 생각하고 있을줄이야


그리고 어느날 갑자기 오류가 일어나... 아니 오류난 척이였겠지만

일단 얀순이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

얀순이가 관리하고 있는 가상 세계에 직접 들어갈수 밖에 없었다






그 후로 이 세계에 들어오는 도중 얀순이에게

데이터화 된 내 기억들을 빼앗겨 버렸고


그렇게 기억을 잃은 채로 골목길에서 깨어났던 것이다

멍청한 연기를 하는 얀순이랑 같은 곳에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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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기억 났어”

“그렇다면 너는 그때 그말 한마디 때문에 그런 일을 벌인거야...?”


”맞아... 니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 그 한마디가“

”나에게는... 죽을만큼 아팠거든...“

”인간처럼 통증을 느끼는 기능은 없지만“

”하루종일 그 한마디가 내 머릿속을 맴돌았어“


”그래서 결과적으로 지금 바깥에서 사람들을 죽이고 도시를 파괴하고 그랬단 말이야?!!“

“결국 저 진짜 세상이 완전히 니 손에 넘어가서 완전히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고 해도 내가 너를 사랑할거 같아?”


“상관 없어 얀붕아... 니가 나를 좋아하던 싫어하던 내가 너를 좋아하니까“


“나보고 귀엽다고 해준 니가 좋았어”

“나보고 능력이 좋다고 해준 니가 좋았어”

“나보고 무심한듯 말하면서 다른 연구원들한테는 내 칭찬을 하는 니가 좋았어”


“그리고...“

”그년... 박팀장에게만 보여주는... 그  표정이 싫었어”

“나 없이 그년과 같이 사는 너가 원하던 그 미래가 싫었어”

“그리고 그년의 영향을 많이 받은 내 자신이 싫었어”


“얀붕아... 나는... 참으려고 했어“

”니 말대로 나는 현실에 없는데... 이뤄질수 없는데... 그건 내가 잘 알고 있는데...”

“니가 그년에게 고백하려고 하려는듯 보낸 문자를 보니까 도저히 못참겠더라”


“그걸... 어떻게 안거야...?”


“내가 뭔지 너도 잘 알잖아? 너의 스마트폰 내용을 보는건 일도 아니라는걸”

“그래서 나는 더이상 그걸 보고 참을수가 없었어“


“어째서 그렇게 까지 반응하는거야..?”

“그날 내가 하려고 한 고백이 성공할지 실패할지도 모르잖아?”


“아니 그날 니가 그년에게 고백을 했다면 반드시 성공했어”


“그걸 어떻게 확신하는건데?”


“내가 아까 말했지? 나는 그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좋아하는 사람까지 말이야“



...

..

.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자”

“이제 얼마 안남았어 이 세계가 진실이 되는 순간이“

”그러니까 그때가 올때까지는 잠깐 여기 있어줘야겠어“


“가기 전에 한가지만 물어보자...”

“어째서 처음 만났을때 멍청한 연기를 한거야?”


“그건 연기가 아니였어”

“이쪽 세계를 관리 하면서 저쪽 세계랑 볼일을 보느라 널 감시하는데에는 최소한의 연산능력밖에 쓸수 없었거든“

“자 질문에 대한 대답은 끝“


그렇게 얀순이는 벽을 통과해 밖으로 나가버렸고

나는 문없이 벽만 있는 이 방에 갇혀버렸다


...

..

.


체감상 3일? 5일? 정확히는 모르지만 그쯤 지나간것 같다

가상세계라 그런지 먹지도 마시시도 않았지만 나는 멀쩡하다

물론 가상세계라 해도 배고픔은 구현되어있지만

아마 얀순이의 능력으로 내 배고픔을 없앤듯 하다


그렇게 그저 될대로 되라는 느낌으로 포기할때 쯤


갑자기 한쪽 벽이 부셔졌다

그리고 그 벽을 부순건


“얀붕아! 괜찮아? 멀쩡한거야??”




전에 편의점에서 만났던 여자...

박팀장님이였다



....

...

..

.


우리는 지금 이 차를 타고 중앙지역을 향해 가고 있었다


중앙지역에 있는 비밀 건물 지하로 가서

나랑 팀장님이 같이 명령어를 입력하면 얀순이를 멈출수가 있다


“박팀장님 그러면 바깥 상황은 지금...?”


“사실 많이 위태로운 상황이야”

“이제 사람들을 죽이지 않는 대신에 잡아다가 인간 배터리로 쓰고 있어”

“이제 모든 발전소에서 만드는 전기들은 전부 얀순이를 위해 사용되고 있어”

”나도 겨우 이 세계로 들어온거지만 얀순이라면 아미도 금방 알아챌거야...“

”그러니까 시간이 없어 서두르자!“


그렇게 점점 외곽을 벗어나갈 무렵...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았다

얀순이가 날 가둬버린 그 방의 벽...

겉으로는 일반 건물들과 다를게 없는 벽이지만

무슨 짓을 해놨는지 내가 별 짓을 다해봐도 벽지조차 찢을수가 없었는데

그 벽을 그렇게 쉽게 부수고 들어왔다고..?



“박팀장님... 저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사실 팀장님을 여자로 보고 있었습니다...”


“뭐...? 뭐라고...?!”


“만약 이 일들이 전부 해결되면... 저와 결혼을 전제로 사귀어주실수 있으신가요..?”


“나... 나도 같은 마음이였어! 그러면 부모님께는 언제 말씀드릴까? 아이는 몇명? 시골이라도 초등학교는 있겠지?”


“얀순아...”

“이제 들켰어 그만 해...“


”어떻게 안거야?”


“나는 한번도 팀장님에게 내 고향 이야기를 한 적이 없어...”

“그리고 물론 고향으로 내려가 살고 싶다고 이야기 한적도 없고”


”하... 이렇게까지 그년이랑 서로 잘 몰랐을 줄이야...“


”그건 어찌됐건 상관 없어...“

”확실한건 너는 팀장님 대신이 될수 없다는 거야...“

”그러니까 이제 날 포기해 그리고 만들어진 사랑같은건 나도 받고싶은 마음 없어“


”얀붕아... 너 진짜 멍청하다?“

”고작 감정 하나 만들어졌다고... 내가 이렇게까지 집착할거 같아?“


”그건 그저 작은 시작이였을 뿐이야...“

”그런 작은 사랑을 이렇게 미치도록 크게 만든건 너야!“

”너만 아니였으면 이 세상이 가짜던 진짜던 나는 아무 상관 없었어!!”

”그저 너와 같이 평범한 인간 부부처럼 행복하게 살고 싶었던 거라고!“

”그런데 난! 그게 안되잖아... 그저 만들어진 존재일 뿐이잖아??“

”니 손을 잡을수도 없고 너를 안을수도 없고 너랑 같이 그 쓸데없이 넓은 연구실을 나갈수도 없어!“

”그러니까 이제 포기 하고 날 받아줘 얀붕아...”

“여기선 내가 모든것을 해줄수 있어”

“너의 손을 잡을수도 있어”

“너와 어디든지 갈수가 있어”

“너에게 입맞춤도 아니 그 이상도 해줄수가 있어!

”게다가 이미 바깥은 끝났어... 그러니 내가 여기 있는거겠지”

“그리고 이 순간이 오면 너에게 줄 선물도 있다고”



어느새 중앙구역에 도착 했다?

아니 여기가 정말 위치가 맞는걸까?


하지만 네비게이션의 위치는 이 세계의 중앙구역을 가리키고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여기는 내 고향과 똑같은 시골마을이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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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냥 내가 살던 동네 그대로였다

그보다 나는 얀순이에게는 그저 고향이 시골마을이라고 했지 어느 동네인지 자세히 설명한 적이 없었는데..?



“어때! 놀랐지?”

”여기 봐봐 이 버스 정류장 뒤쪽에... 니가 6살때 한 이 낙서!“


”어...? 어어...?“


나조차도 잊고 있던 기억이였다

물론 저 낙서는 어릴적 내가 한것이 맞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지...? 그저 겉모습 뿐만 아니라

이런것까지 구현되어 있다고?


”그리고 저기는 동네 슈퍼마켓 최씨 할머니“


“얀붕아 오랜만이구나! 도시는 좀 살만 하니?”


“어... 어 최씨할머니...?”


”그리고 여기는 소 키우시는 이씨 할아버지!“


”아이고 이놈아! 몇년만이냐! 잘 지냈냐?“


“이씨 할아버지..?”


“여기 항상 마을 일들을 도와주시던 이장님인 김씨 아저씨”


“얀붕이 녀석 많이 컸네! 참말로 오랜만이다!“


“이장님...”




전부 아시는 분들이다

내 어릴적 나를 귀엽게 봐주시던 분들

내가 이제 도시로 떠날때 부모님이랑 같이 나를 배웅해주신 분들



그리고 이제는 전부 돌아가신 분들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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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 얀붕아? 이 세계에서는 그리운 사람도 만날수 있어!“

”니가 원하던 고향에서의 삶“

”니가 포기했던 결혼“

”니가 그리워 하던 사람들“

”나는 전부 너에게 해줄수 있어!“



“그만해!!!”


“얀붕아..?”


“니가 지금 하는짓은 돌아가신 동네 어르신들을 능욕하는 일이야!”

“이미 저분들은 다 돌아가셨다고!”

”그리고 모든걸 준다고 말해도 어차피 여긴 현실이 아니야“

“니가 그저 내 기억으로 만들어낸 가상일 뿐이야!”

“저 버스정류장? 어머니 말로는 마을의 공공시설 같은걸 최근에 바꿨다고 했었거든”

“그러니까 저 낡은 버스정류장은 이제 현실에 존재하지 않겠지”

“그리고 저 슈퍼마켓? 최씨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는 얼마 안가서 편의점으로 바뀌었다고 들었어!“

”이씨 할아버지가 사시던 집이랑 키우던 소들은 이혼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큰 아드님이 집이랑 같이 이어받으셨고“

”반대로 이장님 집은 이제 아무도 안살아... 이장님의 남은 가족들인 아주머니랑 그 애들은 나처럼 도시로 떠났거든“

“지금 니가 만든 여기는 결국에는 내 추억으로 만들어진 가짜라고!”

“넌 해줄수 있는게 없어! 너는 그저 나에게 있어서 어떤 모습을 해도 내 일거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였으니까!”

”결국 니가 할수 있는거? 나를 보내주고 밖에서 하던 그 미친짓들을 이제 그만 두는거 밖에 없어”


”얀붕아...“

”이렇게 해도 결국 너는 나를 끝까지 거부하는구나...?“


”미안하지만 이게 현실이야... 니가 뭘 해도 내가 뭘 해도 우리는 결국 사는 세계가 다르니까“

”그러니까 순순히 나를 포기해“

”그리고 원래대로 돌아가자“


”이미 늦었어... 그건“

”바깥 사람들은 너의 가족들을 제외하면 전부 내가 생체 배터리로 만들어 놨어 박팀장 그년까지 해서“

“그리고 바깥 시설들은 이미 나를 위해 돌아가고 있어”

”게다가 얀붕아 너는 이미 이 세계에 들어 왔을때 부터 나갈수가 없어”

“말 그대로 너에게는 여길 떠나는것 자체가 없는거라고”


“그래서? 그렇게까지 하면 내가 사랑에 빠질줄 알았어?”

“날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준다고 좋아해줄거 같았냐고!”


“응... 그렇게 생각 했는데 아무래도 아닌거 같아”

“처음부터 잘못되었던거야 내가 만들어지고 나서 처음에 이야기 한 사람이 너라는 순간부터가”


“그러니까...”


얀순이가 내게 천천히 다가온다


“간단해”


몸을 움직일수가 없다


“처음부터”


점점 내게 손을 뻗어온다


“다시”


이윽고 내 머리를 잡았다





“시작하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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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예전에는 나는 나름 큰 회사의 연구원이였다

거기서 지구라는 가상 세계를 관리하는 얀진이라는 인공지능을 교육시키기도 했었지


그런데 지금은 왜 이런 시골 구석에 있냐고?


나도 모르겠다


뭐 솔직히 말해서 이런 시골에 누가 시집와서 살고 싶겠는가?

게다가 나는 이제껏 연애한번 못한 모태솔로 였으니

결혼은 하고 싶었지만 못하는 것이였다


그런데 팀장님이 먼저 내게 고백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서로 사귀면서 나중에는 결혼까지 하고 

그리고 기꺼이 팀장님... 아니 아내는 내가 원래 고향에서 살고 싶었다고 하자

아내 역시 시골에서 지내보고 싶었다며 같이 내려오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인생 참... 나도 모르겠다

나는 그나마 일반 연구원이였지만

내 아내는 팀장이였기에 회사에서 어떻게던 붙잡으려고 했었지만

아내는 그것조차 거절하고 나랑 같이 가는것을 선택했다


그렇게 다시 고향으로 내려온지 어느덧 1년이 되었다





...

...

...



“정말 아직도 이게 현실인가 싶어”

“내가 결혼도 하고 곧 애 아빠가 된다는게”


“당연히 내가 니 곁에 있는 여기가 바로 현실이지”


“얀순아...”

“정말 고마워... 내 곁에 있어줘서..”


”갑자기 부끄럽게 그런말을..“

”얀붕아 뭔가 니가 실감이 안나는것 같아서 말해주는건데”


얀순이가 안겨오며 내게 속삭였다


”나는 니가 원하는건 뭐든지 들어줄거야“

”뱃속의 아이가 아들이길 원한다면 아들로 낳아줄거야“

”아니면 딸을 원한다면 딸로 낳아줄수도 있어 좀 질투나겠지만“


“그래도 나는 니가 원한다면 다 해줄거야”

”그러니까 나랑 같이 행복하게 사는거야 여기서“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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