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일기
내 이름은 김얀붕 요즘 건망증이 심해진 거 같아
일기를 쓰기로 했다. 열심히 써야지
.... 근데 뭘 적어야 하지?
두 번째 일기
4교시 후 쉬는 시간에 책을 보던 중
반 맨 뒷자리에 앉아 책만 보던
얀순이가 말을 걸어왔다. 내가 보던 책을
좋아하는 건가?
세 번째 일기
소꿉친구인 얀진이와 함께 주말에
같이 밥도 먹고 게임을 하며 놀았다
데이트인가? ㅎㅎ
이상하게 중간 중간 시선이 느껴졌다 확실히
얀진이가 예쁘긴 한 가 보다.
네 번째 일기
얀순이와 책을 계기로 친해져
처음으로 같이 책 얘기도 할 겸
주말에 만나 밥을 먹었다. 얀순이의 교복
차림만 보다 사복을 보니 확실히 예쁘긴
예쁘다. 갈색의 긴 머리가 잘 어울린다
다섯 번째 일기
평범한 하루였다 방과 후
집을 가는데 뒤에서 알 수 없는 인기척이
났다. 요즘 피곤해서 그런가.. 빨리 집으로
왔다.
여섯 번째 일기
요즘 건망증이 심해진 거 같다.
집에 돌아와 보면 문이 잠겨있지 않거나
빨래를 안 한 거 같은데 깔끔하게 널어져 있을 때가
있다. 팬티도 사라지는 거 같고..
일곱 번째 일기
얀순이가 내 집에 놀러 왔다
내 집은 어떻게 안 걸까? 같이 책을 읽으며
놀려했는데 얀순이가 준 음료수를 마시고
중간에 피곤했는지 깜빡 자버렸다. 얀순이는
화도 안내고 흐뭇한 표정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미안한 걸..
여덟 번째 일기
얀순이가 놀러 오는 빈도가 잦아졌다.
방에서 알 수 없는 카메라 셔터음 같은 게 들린다
환청인가?
아홉 번째 일기
얀진이와 내 방에서 같이 게임을 하다
발을 접지르는 바람에 서로 뒤엉켜
키스를 할 뻔 했다 미안하다고 도게자를 해보았지만
얀진이의 표정에는 아쉽다는 표정만 보였다
무슨 의미지?
열 번.. 째 일기
요즘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어 지는 거 같다
방에 있는 물건 위치들이 바뀌어 있고
누군가의 것 인지 알 수 없는
갈색의 긴 머리카락까지 발견했다
난 분명히 흑색의 짧은 머리인데. 근데 왜 얀진이는 며칠 전 부터 학교를 왜
안 나오는 거지? 연락도 안 받고
열..한... 번째? 일기
밤늦게 일기를 쓰던 중 초인종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얀순이가 찾아왔다 밤늦게
무슨 일 인지 들은 후에 일기를 마저 쓰기로 하자
열.. 몆 번째였더라
어젯밤엔 무슨 일 이 있었더라?
요즘 건망증이 심해진 거 같다
아무 생각도 안 난다 아무 기억도 안 난다.
오로지 얀순이 생각 밖에 나질 않는다
.....
왜지?왜지?왜지?왜지?왜지?왜지?왜지?
왜지?왜지?왜지?왜지?왜지?왜지?왜지?
열........ 이젠 어제 일도 기억이 잘 안나
결국 집에 틀어박혀 버렸다
...
방금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누구지? 누가 온 거지? 올 사람이 누가 있지?
난 방에서 떨고 있는 것 밖에 하질 못한다
방금 둔탁한 소리가 났다 문이 열린 건가?
...
누가 계단을 올라오고 있다
....
얀순이가 나를 불렀다.
.. 분명 얀순이의 목소리인데
난 본능적으로 장롱으로 숨어버렸다
분명 얀순인데?
난 왜 숨는 거지?
얀순이가 방으로 들어왔다
왜 흐르는지 알 수 없는
식은땀이 줄줄 흐른다
...
실수로 소리를 내버렸다
...
얀순이가 이쪽으로 온다
..
가까워졌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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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뻘글. 걍 샤워하다가 떠올라 가지고
오... 하면서 싸재낀 거라
이상한 부분이 있을 수 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