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하게 알현실을 향해 내달렸다.
평소였다면 느긋한 태도를 유지했겠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었다.
도착한 알현실, 황가의 문양이 그려진 대문 뒤에서 나를 기다리던 사람은 오만한 표정의 황녀님이었다......아니, 그랬어야만 했다.
"리안, 늦었네?"
평소와 같아 보이려 노력한듯 한 몸짓이였으나, 나처럼 그녀를 오랬동안 봐온 사람이라면 그녀의 눈가가 떨리고 있음을 알아챘으리라.
나는 숨을 고르며 그녀에게 대답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황녀 전하...아니 황제 폐하."
"그런건 아무래도 좋아. 그런데 이 서류, 네거야?"
그녀의 가녀리고 부드러운 손 끝에서 나폴거리는건 내가 전날 작성하여 집무실 책상 서랍에 넣어뒀던 사직서였다.
감시 마법으로 내 일거수일투족을 관찰당하는건 이제 익숙하지만 왠지 오늘따라 반발심이 생기는 기분이다.
"예, 제가 썼습니다. 그런데 그것에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문제...문제라...당연히 있지. 그것도 아주 심각한걸로 말이야."
"3년 전, 독방에 홀로 감금되어있던 내게, 네가 말해줬잖아? 계속 같이 있어주겠다고."
아무래도 그 때의 기억을 입맛대로 골라드신 모양이다.
좋다, 이럴 때 주군의 잘못을 짚어드리는것 또한 참된 신하의 도리가 아니겠는가?
"저도 당연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옆에서 폐하를 보필해드리기로 약속드렸었죠."
조금 뜸을 들인 뒤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끝이 다가오니 평소였다면 하지 못했을 말도 술술 나오는것 같다.
"폐하께서 황제로 즉위하실 때 까지 말입니다."
"이미 권력을 손에 넣으시고 제국제일검의 칭호도 가지신분이 미천한 제가 필요친 않으실테고..."
"필요는 내가 정해!"
팔걸이를 내리치시는군, 저 의자 비싼건데...금이 가버렸다.
"그 때의 맹약은 영혼으로 맺어진것, 저와 폐하 둘중 하나라도 반대한다면 깨뜨릴 수 없다는걸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녀의 고운 얼굴이 일그러지며 곧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변한다.
"그러면...그렇다면...뭘 해주면 좋을까? 재물? 지위?영토? 명예?"
"아니지 아니야, 내가 아는 너라면 그정도의 것을 원할리가 없어. 리안? 말해봐 ...어서!"
"그러면 국서 자리라도 내어 주시지요."
아, 저질렀다.
뇌를 거치지 않은 헛소리
이제 원래 세계로 돌아갈꺼라고 터무니없는 소리를 내뱉어버렸다.
똑똑한 그녀라면 내 말의 속뜻을 알아차렸겠지, 내 절대로 남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ㄹ
"뭐야, 겨우 그런거야? 좋아. 당장이라도 내어줄게. 원한다면 빠른 시일 내 식을 올려도 좋아."
갑자기 얼굴을 붉히는 그녀
"그거...청...청혼으로 받아들여도 되는거지? 그렇지?"
오히려 좋다는 식으로 말하며 울음기를 싹 지운 그녀에게 드는 감정은 의아함 뿐이다.
그러다 스산하게 웃는다.
"만약 거짓말이면......널 내 손으로 죽이고 나도 따라갈거야. 그러니까...믿을게?"
도대체 무엇이 그녀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자신을 낳다 죽어버린 황후때문에 모든 가족들이 자신을 혐오하던 황녀 얀순이에게 전생자 얀붕이가 다가와서 자신을 황제로 만들어 주겠다고 하며 약조를 맺었으면 좋겠다.
엔딩을 보게되면 집으로 보내준다던 신의 말에 따라 누구보다 열심히 얀순이를 돌봐주는 얀붕이와 거기서 난생처음 사람의 온기를 느끼는 얀순이가 보고싶다.
그 누구도 믿지 않던 얀순이가 점점 얀붕이에게 의지하지만 얀붕이는 빨리 황제로 키운 후 본래 세계의 여친이 보고싶을 뿐이면 좋겠다.
자신에게 조금씩 달라붙는 얀순이를 눈치챘지만 애써 무시하며 원래 황제를 폐위시킬 계획을 세우는 얀붕이
그리고 결국 얀순이가 황제로 즉위한 후, 떠나려고 하는 얀붕이에게 자신에게 희망을 준것은 네가 아니었냐고, 같이 있어주겠다 하지 않았냐고 애원하는 얀순이를 매몰차게 거절하는 얀붕이가 보고싶다.
그렇지만 어째서인지 충족되지 않는 엔딩조건에 얀붕이는 절망하고 황제가 된 그녀에게 영원히 집착감금순애기사단메이킹착정되는거 써'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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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거 누가 안써주나...있으면 추천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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