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아이디어가 소설로 만들어지지는 못한다.

순간의 꼴림으로 아이디어 노트에 적어놓거나 초안을 만들어두었다가 더 이어지지 못하고 폐기해두거나 나중에 써야지 하고 덮어둔 것들을 모아두었다.

어쩌면 누군가가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좋은걸 써줄수도 있으니까.






1. "글쎄, 선생님은 연상이 취향이라서."


도대체 어떻게 하면 블루 아카이브 오네쇼타 얀데레를 만들 수 있을까 하고 몇 개월을 고민했지만 결론은 불가능이었다. 그때 시나리오 분류를 말하면


A - 어려짐, 기억 잃음

B - 어려짐, 기억 그대로

C - 원래 쇼타임

D - 쇼타가 아닌데 쇼타임


이었고 이건 그중 시나리오 B다.



대략 시작은 베리타스의 정례 샬레 도청회에서 당번 학생과 선생 대화를 도청하는 걸로 시작하는 거임


그리고 거기서 선생이 "글쎄, 선생님은 연상이 취향이라서."라는 대화를 들어버리고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고 그날 밤이 지나자마자 키보토스 전체에 선생이 우리랑 사귈 생각 없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버리겠지?


그래서 히나는 다 때려칠래 잠옷을 입고 선생의 말이 거짓말이길 바라며 집에서 쭈그러져 있고, 미노리는 용역부를 총동원해 "연상취향 규탄한다! 연하연애 보장하라!" 라는 웬 되도않는 구호로 시위 벌이고 있고 하면서 도시가 아주 난리가 날거란 말이야


뭐 그런다고 이대로 포기할 학생들이 아니겠지

노노미는 평소보다도 더 친절하고 상냥하게 귀를 파주면서 "나이는 더 어리지만 연상처럼 대해주는 여자는 어떠신가요~?"라고 한번 꼬셔보고

사츠키는 동전 하나 가져와서 "연하가 좋아진다~ 가슴 크고 핑크머리인 고3 학생이 좋아진다~"하고 최면 시도를 해보고

슌은… 남몰래 선생의 진짜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 자기 혼자 찾아볼 거 아니겠어?


어찌저찌 그렇게 해서 센세의 마음을 돌려보고자 키보토스 학생 전체가 별짓을 다했지만 결국 선생이 학생들에게 그렇고 그런 감정을 품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또 학생들도 자기한테 그런 감정을 품을 리 없다는 생각에 그냥 시간 지나면 잊히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겨버리며 오히려 학생들의 답답함은 극에 달하는데


이제 결국 센세에게 진지한 집착어린 얀데레 학생들(ex. 유우카, 노노미, 히나, 미카 등)이 센세의 무감각한 행동에 못참고 최후의 수단을 강구하는거지


야근이 일상인 선생이 항상 마시는 에너지 드링크에다가 산해경 연단방의 도움을 받은 어떤 약물을 넣어버린 뒤에…


그 다음날 웬지 모르게 평소보다 더 높게 느껴지는 책상을 보며 낯설어하는 선생이 찾아간 전신거울 앞에는 농ㅋㅋ해져버린 꼬마아이 하나가 서 있고…


이런 시발 이게 뭐야 하고 당황하던 도중 순간 떠오른 산해경에서의 에피소드와, 최근 시끄러웠던 자신에 대한 소문을 함께 떠올린 선생은 바로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바로 추론할 수 있겠지.


그리고 출근한 선생 앞에 죽은 눈으로 서있는 얀데레 학생들.


"어머~ 저 앳된 얼굴… 이 말랑말랑한 피부까지… 완전히 어린아이가 되어버리셨네요."

"그러면 이제… 우리가 센세의 연상이네요?"


그대로 얀데레 리미터가 풀려버린 학생들 앞에서 선생은….




대략 이런 스토리인데

이거 얀데레끼가 너무 약하다 싶어서 접음








2. "네가 먼저 유혹했잖아!"



<소설(단편)> 솔직히 얀붕이가 유혹해오면 얀순이 버틸 수 있음??

ㅇㅇ(111.222)



몇 개월 내지는 몇 년 동안 얀붕이에게 직접 다가가지 못한 얀순이를 생각해봐


뒤에서 스토킹 엄청 해갖고 얀붕이가 어디로 가는지 무슨 말을 하는지 어디서 자는지 다 알고 있지만 정작 얀붕이하고 직접적으로는 어떻게든 접점을 만들려 공작을 해봐도 그저 '편한 누나'로 끝날 뿐 그 이상으로 발전시키는 데 실패해서 맨날 얀붕이 망상에 잠을 못 이루는 그런 얀순이를 상상해보라고.


근데 그 얀붕이가 사실 여자한테 크게 한번 데인 경험이 있어서 걔한테 조금이라도 잘못된 짓을 하면 겨우겨우 만든 친구관계마저 무너져버릴까봐 모든 행동을 조심조심하고 그저 밤에 몰래 얀붕이 자는 모습이랑 얀붕이가 자위하는 모습 지켜보면서 스스로를 위로할 수밖에 없는 그런 얀순이를 상상해보란 말야.


ㅅㅂ 얼마나 답답할지 알겠냐??


근데 그런 얀순이 앞에 얀붕이가 어느 날 밤 술이 꼴은 채로 찾아와갖고 "누나아아... 저 막차 끊겼는데에... 누나 집에 있으면 그냥 편하구 그래서 찾아와써여! 자고가도 괜찮죠??" 하고 그대로 몸 맡겨버리면 얀순이가 솔직히 이거 참아야됨?


어떻게든 정신줄 꽉 붙들고 이온 음료 먹인 다음에 "너 내일 깨면 보자 임마~!" 하고 농담 한마디 하고 난 뒤 순간 떠오른 기지로 동물인형 하나 얀붕이 냄새 밸 수 있게 얀붕이 품에 끼워준 것 정도로 만족하고 그대로 재우려는데 얘가 인형 꼭 껴안고서 "이히히~ 폭신폭신 너무좋아! 누나랑 똑같은 향기 나여~" 하고 혀꼬부라진 목소리로 애교부리면 이걸 가만히 지켜보고 있어야 되냐고.


이제는 이대로 여기 있으면 후회할 짓 저지를 게 뻔해서 그냥 "알았어 알았어... 누나도 다 아니까 여기서 좀 쉬어 알았지? 내일 올게." 하고 아예 옷 갈아입고 전화기 챙겨서 친구한테 잠깐 재워줄 수 있냐고 전화하려는데 얘가 자라는 잠은 안 쳐자고 어느새 얀순이 사라진 거 알고 현관까지 뽈뽈뽈 쫓아나와서 얀순이 허리를 뒤에서 꼭 끌어안고 "누나아... 가지 마세요오오..." 하면서 애원하는 눈망울로 올려다보면 진짜 버틸 수 있는 얀순이가 누가 있음?


어때?? 다 얀붕이가 잘못한거 맞지?


당장 따먹어도 무죄지??


바로그냥 키갈하고 옷벗기고 쥬지꺼내는게 맞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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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레즈야 너 이거 소설 아니지


ㅇㅇ

뭐하냐 안벗기고


ㅇㅇ

나같았으면 이거 글쓸 시간에 떡 10번은 넘게쳤음


ㅇㅇ

이건 얀붕이가 유죄지!!!!!!! 작정하고 유혹해도 저렇게는 못할걸?


ㅇㅇ

얀붕이 말하는거 졸귀탱 ㅠㅠㅠㅠㅜㅜㅜㅜ 나도 저런 얀붕이 있으면 좋겠다 진짜 꽉껴안고 귀 한쪽 입에넣고 와라라랄ㄹㄹ랄ㄹ라라 해주고 이뻐해줄 자신있는데


ㅇㅇ

하 시발 저렇게 순진하고 여자 모르는 애가 따먹힐때 어떤반응할지 상상이됨??


ㅇㅇ

후기좀 알려줘 레즈야 나도 비슷한 얀붕이 있는데

   ㄴ ㅇㅇ

        규정좀 읽고오면 안될까




얀데레 함량도 적거니와 뒤에 뭐가 이어지질 건덕지가 없어서 관둠








3. "무료 서약 반지를 주신다고요?"


전술인형들을 끔찍하게 아끼며 자기 먹을 것 입을 것까지 아껴가며 인형들 복지와 생활에 항상 신경쓰는 보추지휘관…


안전계약이라는 냉혹한 근무환경에서도 인형들 마음까지도 냉혹하게는 만들고 싶지 않아서 인형들이 하고 싶은 취미가 있다면 동아리도 물품도 마련해주고, 먹을 것만큼은 걱정 없게끔 전투식량뿐만 아니라 병영식이나 간식까지 신경써서 챙겨주는 지휘관의 노력을 전술인형들도 모를 리가 없잖음?


그러면 인형들한테 가서 일일이 손잡아주고 인형들이 좋아하는 거 싫어하는 거 다 신경써가며 챙겨주는 것 보면서 조금씩 착각하게 되는 인형들이 얼마나 있을 것 같냐


그래서 지휘관이 원래부터 말버릇처럼 쓰던 "제가 알아서 할게요."하는 말도 이제는 그런 부류의 전술인형들에게는 당신의 삶은 내가 다 책임져주겠다는 뉘앙스의 음탕한 퐉스짓으로 들려오기 시작하겠지?


어느날 크루거 사장이 지휘관이랑 면담을 가지던 날, 늦봄이 되어서까지 겨울옷을 입고 있는 지휘관을 보고 안타깝게 여겨 서약반지를 하나 선물하는거임. 소중한 사람 한 명에게 선물하라면서.


그리고 얼마 뒤 그 반짝이는 은빛 동그라미에 대한 소문이 그날 부관으로 같이 갔던 순진한 FNC의 입에서 시작해 지휘부 전체로 퍼져나가면 어떻게 될까?


벌써부터 김칫국 페트병째로 마시고서 지휘관이 프로포즈하면 무슨 표정을 짓고 어떻게 츤츤댈까 고민하는 WA2000부터 시작해서


괜히 이런저런 핑계 대가며 지휘부에 눌러앉아 별의별 이유로 지휘관 집무실에 들렀다 가는 AR 소대랑 404 소대도 있고


원래는 그냥 자길 더 봐달라는 애교 수준의 표현에서 이제는 매일같이 지휘관 없으면 안 된다면서 거의 울다시피 하며 지휘관을 붙들고 늘어지는 9A-91이라든가


카리나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라디오에 사랑하는 상대와 서약하고 싶다는 다급한 사연을 보낸 것도 모자라 이제는 그불게에 상주하다시피 하며 지휘관과 서약하는 방법 고민으로 매일밤을 새는 AA-12까지


모두가 서약반지 상자에 자기 이름이 새겨져 있을 거라며 기대하지만 단 한 명만이 받을 수 있는 이 상황에서 결국 누군가는 지휘관을…




이건 꼴림 포인트랄 게 없고 굳이 만들어도 전술인형 간 기싸움/암투/두뇌싸움일텐데 그런 걸 묘사할 아이디어가 없어서 그냥 자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