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여정 끝에 우리는 마왕을 잡았다.

보상을 받고 평생 놀고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는 지금 내가 하사받은 영지에 있다. 

존나게 편하다. 잠도 늘어지게 잘 수 있고 음식도 마음껏 먹을 수 있다.

청결 문제는 큐어 마법 한방이면 된다지만 가끔은 온수에 몸을 담그고 싶었는데 이젠 내킬 때마다 한다.


몇 달이 지나 슬슬 돈 많은 백수 생활도 지겨워질 무렵에 동료들이 나를 찾아왔다.

그리고 사랑을 고백하기 시작했다.

시커먼 남자 얼굴 보면서 위험하게 일하고 싶진 않아서, 원정대를 모두 예쁜 여자로 꾸린다는 선택이 내게 이렇게 돌아온 것이다.


가장 먼저 찾아온 것은 성녀였다.


"사랑해요. 성녀의 지위 같은 건 필요 없어요. 모두 버리고 왔어요. 당신이랑 살고 싶어서."


나는 성녀의 고백을 수락했다.

그녀는 빨통이 컸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찾아온 것은 수인 전사였다. 꼬리와 귀가 덜덜 떠는 모습이 가슴을 아프게 했다.


"족장...같은 거 안 할래. 난 너랑 있고 싶어."


나는 전사의 고백을 거절했다.

나는 수간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미 그 여자랑 살고 있었구나...알았어."


"제가 당신을 빨리 찾지 않았더라면...저도 저렇게 돌아갔겠죠."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 여긴 일부다처제가 되는 것 아닌가? 하지만 내 취향 때문에 거절했다고 굳이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음으로 찾아온 것은 엘프 궁수(60살, 평균수명 1000살)였다.


"처음엔 장로가 되어 동족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는데...이젠 네 생각밖에 안 나서...그래서..."


나는 궁수의 고백을 거절했다.

나는 페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내가, 내가 먼저 좋아했는데..."


비 맞은 강아지처럼 돌아가는 모습에 동정심이 일었으나 엘프의 기준에선 페도, 인간의 기준에선 엘카스라는 사실이 내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다음으로 찾아온 것은 드래곤(250살, 평균수명 ???)이었다.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던 이 도마뱀만큼은 내게 관심이 없을 줄 알았는데.

딱딱한 말투는 여전했지만 긴장했는지 주먹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황금과 보석이 내 둥지를 가득 채웠지만, 너의 빈자리는 조금도 채워주지 못했어. 이제야 내 마음을 알았어. 날 받아줘."


'수인도 아니고...드래곤은 겉모습만 인간이지 진짜 동물이잖아.'


나는 드래곤의 고백을 거절했다.

나는 퍼리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귀족이라는 것들은 여자를 일곱은 끼고 있던데, 너는 한 명만을 바라보는구나. 그래야 내가 선택한 인간답지. 하필이면, 이런 부분까지도..."


"부디 그녀들이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기를..."


'수인, 엘프, 드래곤도 처녀막이 있을까...'


마지막으로 찾아온 것은 마법사였다.


"마탑의 지위 같은 건 내겐 의미 없어. 다른 동료들이 모두 거절당한 건 알아. 그래도 네 모습이 지워지지 않더라. 내 마음을 부딪혀 보고 싶었어."


'우효 www 섹시슬랜더미녀 겟또다제!!!'


나는 마법사의 고백을 수락했다.

그녀는 골반이 훌륭했기 때문이다.


"...하?"




다음 문제. 이제 5명한테 짜일 남자의 남은 수명을 구하시오 (5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