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상으로 돌아왔어, 학교도 그대로야... 다행이다. 나, 이긴거구나. 아닙니다, 선생님. 더 혼내주세요! 하핫! "


미친새끼.


수업 도중에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 한다는 소리가 저거다.

변명도 정도껏이지, 누가 저런걸 믿어?


" ...야, 얀돌아. 설마 너도 돌아왔어? "


" ...! 야, 얀희 설마 너도? "


누가 있었다.

왜 오늘따라 다들 지랄들이지?

오늘 만우절 9일차인가?

심지어 쟤네 말 해본적도 없는 사이 아닌가?


" 흐윽, 흑... 네. 네가 죽었을땐 정말 다 끝나는 줄 알고... 돌아와서도 기억 못 하는게 무서워서 말도 못 걸고... "


" ... 미안해, 내가 좀 더 버텼어야 했는데.... 이리 와. "


와!

이제 그대로 껴안은채로 둘 다 나가주세요!


사실 여기까지였다면,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났을 일이다.

커플 하나가 는건 재밌는 일이긴 하지만, 

그냥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는 말이다.

여기까지였다면.


이젠 반 애들이 단체로 똑같은 짓을 하기 시작했다.


" 너 이 새끼야! 악룡 따위에 안 죽는다면서! "


" 그래도 물리치셨잖아! 한잔 해! "


" 흐윽, 흑. 저 나쁜 놈. 어떻게 한번에 여자 3명을 꼬셔. "


" 날 이해해줘!! 내 스킬이 그거였다니까!! "


일이 이 지경으로 흘러가자 슬슬 머리가 복잡해져왔다.

이거 나 없는 단톡방에서 몰카하자고 약속이라도 한건가?

나 사실 왕따인가?

새로 나온 게임 이야기를 못 알아 듣는건가?


무서워서 친구들한테 말도 못 걸겠다.


" 그래서 누가 마왕 잡은거야? 나 들어가자마자 광역기에 죽어서 몰라. "


" 난 힐러라서 뒤에 있었어! 한 명이 마지막까지 혼자 싸웠던건 감지했었는데. "


" 탱커라인은 내가 마지막이었는데, 내 기억상 반도 안 가서 죽었어. "


" 그럼 딜러 중에 한 명이란 소린데... "


뭐야 이 새끼들.

무서워.

딴 반 가서 놀아야지.


" 그거 얀붕이 아니야? "


문에 손을 얹던 찰나, 뒤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뭐? 나? 나라고?

개소리하지마.

난 너희들의 정신병 놀이에 낄 생각 없다.

미련 없이 문을 열려 했는데,

어라.

문이 안 움직였다.


" 맞네, 우리반에서 제일 강하기도 했고. "


" 일단 전체 딜러 중에서는 최강이었으니까! 아, 얀붕이 어디갔어? "


안된다.

이거 왜 안 열려.

안돼!


" 저기 있다! 승리의 주역! 김얀붕!! "


나는 그대로, 달려오는 아이들에게 파묻히-

기 직전에.

갑작스럽게 열린 문 틈 사이로 뻗어나온 손에 잡혀 문 밖으로 빼내졌다.


" 우왁! 깜짝이야. 큰일날 뻔 했네... 고맙- "


안도도 잠시, 팔을 붙든 손아귀가 억세게 힘을 더해왔다.


" .... 읏, 왜. 왜 그러는... "


" 왜 안 찾아왔어? "


아니, 뭔 소리야. 이건 또.


" ... 김얀순? 너구나. 왜 그래? "


김얀순.

내 오랜 소꿉친구. 

였던것.

분명 저번주에 얘가 내 고백 차서 아직 서먹한 상태인데, 왜 말을 걸어오는거지? 고백한거 사과하라고 부른건가? 시발. 이 얼굴만 예쁜애가 뭐가 좋다고 고백을 했지.


잠시 불만과 당황이 옅게 드러난 표정으로 얀순이를 응시했지만, 얀순이의 차가운 표정에는 변함이 없었다.


" 약속했잖아, 바로 찾아오겠다고. "


...

살짝 억울한데.


" ... 아니, 약속은 잘 모르겠는데. 그게 그렇게 잘못한 일이야? 사람이 살다보면 실수 몇 번 할 수도 있는거지. "


... 표정이 좀 더 안 좋아진 것 같다??


" ... 솔직히 방금은 내가 생각해도 좀... 추하긴 했네. 미안, 내가 지금 우리반 애들 상태가 이상해서 좀 당황한 상태라서... "


" 실수라고? "


" ... 으, 응? 어. 그렇지. "


눈빛이 왜 이리 무서워.


"야, 김얀붕."


" 너한테는 그게 실수야? "


" 사람 계속 애태우면서, 할거 다 해놓고 결국 마지막까지 말 없이 혼자 싸운게 실수냐고! "


" 난 계속 기다렸어! 네가 약속을 지킬거라고 생각해서! 이 세계로 돌아온 후에 아무랑 얘기도 안 하고, 가만히 있었다고!! 네가 와줄거라고 했으니까!! "


" 그런데 뭐? "


" 약속을 잘 몰라? 실수 할 수 있어?! "


" 실수로 애 아빠 만들어 줘?!! "


... ....

....

....

아니, 이 말에 어떻게 반응을 해야하지?

내가 크게 잘못한 건 없는 것 같은데??

난 다 모르는 이야기인데??!

그보다 갑자기 애 아빠는 왜 나오는거야?


" ... 아니, 그. 얀순아. "


" 왜! "


" 뭔 소리야, 그게? 이 세계로 돌아온건 또 뭔데. "


" ... 어? "


기분 탓인가?

방금 얀순이 눈에 생기가 돌았던 것 같은데.


***


학교 단체로 소환당해서 마왕 쓰러트리면 집 갈 수 있는 이세계 떨어졌는데 마왕 죽이고 혼자만 기억 날아간 얀붕이한테 부부였다고 가스라이팅하고 착정하는 얀순이 ""써줘""


얀붕

검사 / 딜러 중 최강 / 마왕을 죽이고 기억을 봉인당함


얀순

마법사 / 인류 최강 / 가서 초반에 얀붕이한테 몇 번 목숨 빚지고 얀붕이 좋아하게됌, 얀붕이와 반강제로 언제든 새로운 환경에 떨어지면 찾아와주겠다는 약속을 함. 다른 히로인들을 몰래 죽이거나 성장을 지연시켜서 얀붕이와 떨어트려놓음.


얀진

힐러 / 최약체 / 언제나 남 먼저 챙기는 성격, 자기희생적 면모를 지닌 얀붕이를 좋아하고 있음. 마지막까지 얀붕이와 함께 마왕토벌에 나선 인원 중 한명. 매번 붙어다녀서 얀순이의 눈엣가시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