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한창일 때 얀붕이는 작전을 성공한 공로로 휴가를 받아 중립국으로 휴가를 가는 거지.

그곳에서 열심히 놀던 얀붕은 꽃을 팔고 있는 15세 소녀 얀순이를 만나.

얀순이는 홀어머니를 모시며 사는 아이였는데, 그날은 무더운 여름 속에서 열심히 꽃을 팔고 있었어.

동정심이든 얀붕은 얀순의 꽃을 모두 사줘.

소녀는 계속 고맙다는 말을 한 채 집으로 돌아가.


밤, 얀붕이는 술을 마시기 위해 술집으로 가. 근데 그곳에서 술에 잔뜩 취한 군인에게 강제로 추행당한 위기에 처한 얀순이를 보게 되는 거지.

얀붕은 도무지 지나칠 수가 없어 얀순이를 구해줘. 같은 국가 출신의 군인이었지만 윤리적으로 어긋난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는 용서할 수 없었어.

군인들은 빡쳐서 얀붕이를 패려고 하는데, 얀붕이의 얼굴을 보자마자 굳어버려.

왜냐하면 얀붕이는 그 유명한 상륙작전에서 최대 공을 세운 부대의 기관총 사수였거든.

전쟁 영웅이었던 얀붕이는 이미 유명 인사였어. 그 군인은 곧장 허리를 조아리고는 자리를 피해 달아났지.


얀붕이는 얀순이의 눈물을 닦아주며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


얀순이는 얀붕이가 꽃을 모두 사주고 집에 돌아가자 어머니는 이미 죽어 있었고, 이에 충격을 받아 거리를 나돌던 중 취객에게 잘못걸렸던 것이라고 말해줘.


두 번째 동정심이든 얀붕이는 휴가를 마칠 때까지만 소녀를 돌봐주기로 해.

우선 소녀가 정신적 피해를 보았을 집으로 가 어머니의 죽음을 신고해주고, 여러 생필품을 사주거나 집을 보수해줬지.


하지만 헤어질 날은 점차 다가왔어. 휴가 마지막 날 얀붕은 이별을 고해.

그러나 이미 얀붕을 사모하고 있던 얀순이는 자신도 따라가게 해달라며 애걸복걸해. 

얀붕은 "아가씨, 전쟁이 끝나면 너를 만나러 오마." 

그러고는 평소 간직하던 십자가 목걸이를 걸어주며, 작별 인사를 나누어.

얀순은 너무나도 얀붕과 함께하고 싶었지만, 현실을 인정하고 얀붕을 놓아줘. 그렇지만 얀순이는 생각해 반드시 얀붕이가 돌아올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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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뒤 마침내 전쟁은 끝났어. 승리는 얀붕의 조국이 가져갔지. 

하지만 이번 전쟁으로 인류는 많은 것을 깨달았어. 자신들의 반인륜적인 행각과 화학무기의 위험성을 감지한 거야.

그리고 그 끔찍한 꼬리표는 전쟁에 참전했던 군인들이 받지.

그중에 얀붕도 포함되어 있었어.

얀붕은 세상의 부조리함에 대한 스트레스로 PTSD 증세를 보이며,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정신병원에 입원해.


한편, 전쟁이 끝났음에도 자신을 찾아오지 않은 얀붕이 혹여나 다른 여자가 생긴 것이 아닐까, 하며 의심하던 얀순이는 여태껏 모아온 돈으로 얀붕이 사는 국가로 향해.


그곳은 신세계였어. 얀순이 사는 곳은 1년 365일 내내 여름이지만 현재 이곳은 겨울이었지. 얀순은 이미 이곳에 오느라 모든 돈을 소진한 상태였고, 옷을 살 돈이 없어 거기를 활보하며 얀붕이를 찾아.

신문지로 몸을 덮고, 위험천만한 슬럼가의 모닥불에 몰래 몸을 맡기며 얀붕이를 찾던 얀순이는 수소문 끝에 얀붕이가 있는 정신병원을 알아내.


얀붕이가 다른 여자가 생긴 것이 아니라 안도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정신병원에 갇혀있자 슬퍼진 얀순이는 빨리 얀붕이를 만나고 싶었어.


마침내 얀붕이를 만났지만, 얀붕이는···

미쳐있었어.


하루가 멀다 하고 자신이 전쟁터에 있다고 생각하는 얀붕이는 자신에게 접근하는 모든 것을 적으로 인식하고 공격하기 일쑤였어.

의사는 사전에 말해 두었지만, 얀순이는 강력한 자신감을 보이며 얀붕이를 마주해.


하지만 역시····

얀붕이는 약순이를 적으로 인식하고, 그녀의 목을 조르며 생명을 위협하기 시작해.


간호사들은 다급하게 얀붕이를 말렸고, 얀순이는 슬픔에 눈물을 흘리며 뛰쳐나가 버렸지.

얀순이는 어느 다리 위에 서서 자살할려고 해.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제정신이 아닌 세상은 도저히 살아갈 용기가 나지 않았거든.

그러다가 문득 얀붕이가 걸어준 십자가 목걸이가 달빛을 반사하며 얀순의 눈에 들어와.

눈이 부신 얀순이는 십자가 목걸이를 유심히 보며 얀순이가 얘기해 준 것을 기억하지.


"살아갈 의지가 있다면, 그 어느 곳이든 천국이 될 수 있단다."

그래, 얀순이는 이 말을 듣고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일어났어.

얀순이는 살아갈 용기를 가지고 얀붕이의 치료를 돕기다 다짐한 채 채류 생활을 시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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