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틀렸어, 그쪽이 아냐."
"넵."
"으음... 그쪽도 아닌데."
"..."
"응, 여기. 여기라면 앉아도 좋아. 뭐, 서 있는 것도 나가는 것도 허락하지 않겠지만."
"...허."
숨이 멋대로 입으로 빠져나간다.
기가 차서 미치겠다는 감정의 탓도 있지만, 분명 이 위치 자체가 문제다.
"왜 그래? 오늘은, 모처럼 느긋하게 차를 마실 수 있는데."
"그, 궁사님?"
"..."
"편집장님?"
"..."
못마땅하다는 표정으로 날 가만히 바라볼 뿐, 대답은 없다.
결국 이렇게 되고 마는 것이다.
"미코."
"왜 그래, 자기?"
"..."
"넌 그게 문제야, 말은 그렇게 못 하면서 조금만 친하다 싶으면 표정으로 모든 걸 드러내잖아?"
"그러면, 왜 이런 표정이 나왔는지도 아시겠군요."
"글쎄... 나는 우리 신입이 겨우 무릎 위에 앉힌 걸로 화내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이유가 뭔지 정말 궁금하네~ 그렇지?"
겨우, 무릎 위.
대체 두 표현이 동시에 나오는 건 어째서인가.
무엇이 원인일지 난 굳이 생각하기도 싫다.
"좋게 생각하자고, 나같은 여자 무릎 위에 앉아보는 경험을 방랑 기사였던 네가 또 어디서 해보겠어?"
"예, 예..."
스륵-
옷끼리 스치는 소리와 함께, 소름돋는 감각이 몰려온다.
"!?"
"아하핫, 귀여운 목소리인걸. 네가 졸 때나 가끔 듣던 목소리인데."
"졸면 깨워주십쇼..."
졸고 있으면 어느새 몸이 이상할만큼 덥혀져서 괴롭다.
더운 계절엔 땀에 젖어서 곤란하고.
"네가 졸 때 마다 냄새가 진해지는데, 어떻게 그걸 멈추겠니. 잠시 바람 쐰다면서 나가면 다른 아이들의 냄새나 묻히고 돌아오는데."
이런 사람을 내가 궁사라고 모셔야 하는 게 천추의 한이다.
"...조금만 쓰다듬을게."
"안 ㄷ-"
"돼."
파직-
저항은 용서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의 작은 경고일 것이다.
꼬리로 날 감싸고, 그 고운 손을 내 머리에 얹는다.
"머릿결이 좋아진 것 같은데? 특별한 비법이라도 있는 거니?"
"아, 저번에 마을에서 여행자에게 의뢰한 물건을 써봤습니다."
"그랬구나, 여행자에겐 뭘 줬는데?"
"돈은 됐으니, 자신의 옷을 고르는 것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아서 잠시 끌려다녔습니다."
"...옷?"
"네, 조금 노출이 있는 옷을 어디선가 찾아서 가져오기에 곤란하긴 했습니다만..."
파직-
지지지직-
"궁사님?"
"..."
갑자기 또 왜.
"미코."
"...한 번은 봐줄 거야. 하지만, 이 이상 날 부르겠다면 책임을 지게 할 거란다."
"그게 무슨... 아니, 미코?"
툭-
지지지지직-
"그/아/아/앗"
"경고는 했어. 나루카미 다이샤의 궁사이자, 야에 출판사의 편집장인 내 이름을... 마치, 남편이 부르듯 멋대로 불러주었으니. 책임을 지게 된 거야. 불만 있어?"
"으윽..."
"없는 걸로 알게, 이건 멋대로 여행자와 데이트한 벌이야."
"무슨..."
"그리고 이건, 내 남편이 되기로 했다는 증명."
"우와앗!?"
"아아-"
콰직-
콰직, 이었어.
앙- 이라던가, 우물우물 그런 거 없이.
콰직.
"크아악!"
"흥."
구독자 21307명
알림수신 425명
너'만'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다루는 채널입니다.
소설(단편)
원신) 여우는 제멋대로 할거야
추천
85
비추천
1
댓글
18
조회수
5535
작성일
수정일
댓글
[18]
글쓰기
ㅡㅡ
스컬룩
POLSKA
뉴비임ㄹㅇ
송구하지만넌죽었다
udoobu
슈나이더실장까지숨참음
ㅇㅇ
ASTRAY
ㅇㅇ
ASTRAY
나카츠카사_키아나
소비에트_1918단
오레노나마에와
흐어에애애애헤에애
그냥레종2
익명이나물
숙청
최근
최근 방문 채널
최근 방문 채널
번호
제목
작성일
조회수
추천
공지
아카라이브 모바일 앱 이용 안내(iOS/Android)
30730161
공지
얀데레 채널 규정 (24.05.19. 수정)
39286
공지
얀데레 내용 없는 무지성야스글 ㄴㄴㄴ
20356
공지
얀데레 채널 2024년 1분기 소설 결산
10256
공지
채널 규정 이것저것 수정함 + 하고싶은 말
3473
공지
호출기 & 완장 리스트 8.
34517
숨겨진 공지 펼치기(1개)
4590
소설(단편)
전쟁에서 포탄맞고 기억상실증에 걸린 얀붕이
[5]
1040
23
4589
소설(단편)
블아) 이 구멍을 사랑해줘
[19]
5276
71
4588
소설(단편)
어린이날은 끝났어.
[2]
1163
16
4587
소설(단편)
이거? 내 최애 아이돌 사진인데? (얀순이 시점)
[3]
3583
38
4586
소설(단편)
쓰레기 무단투기 얀순이가 다 죽여줬으면...
[4]
918
18
4585
소설(단편)
프로듀서가 되어버린 얀순이는 없냐
[4]
897
21
4584
소설(단편)
때는, 꽤나 어슴푸레한 밤중이었다
[14]
2807
68
4583
소설(단편)
블아) 추방당한 선생
[7]
3072
12
4582
소설(단편)
"이거? 내 최애 아이돌 사진인데? (얀붕이 시점)
[11]
4960
93
4581
소설(단편)
[동방]복수가 끝난 후의 삶은,
[22]
5175
134
4580
소설(단편)
ㅋㅋㅋㅋ 백인 여자친구 만난 썰 푼다 ㅋㅋㅋ
[41]
5893
125
4579
소설(단편)
일로 와서 앉아봐 할 말이 있어
[8]
2992
66
4578
소설(단편)
(붕괴3rd) 이 얇은 벽 너머의 당신
[21]
5406
53
4577
소설(단편)
방공호에서 읽은 소설
[10]
885
24
4576
소설(단편)
생동성 알바 후기.
[14]
4495
109
4575
소설(단편)
얼마 받으면 감옥갈래?
[120]
8477
164
4574
소설(단편)
몰루) 첫 번째란 무언가 다른 법이다
[10]
4604
86
4573
소설(단편)
버미육이 나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멘헤라가 되어버렸다
[3]
1386
25
4572
소설(단편)
얀데레 메카를 주워서 수리해버린 얀붕이
[10]
3032
37
4571
소설(단편)
(말딸) 제 이상형이라... 글쎄요?
[5]
3795
46
4570
소설(단편)
금연상담전화 1544-9030
[112]
6516
175
4569
소설(단편)
마녀의 여행) 내 얼굴엔 저주가 걸려있다.
[6]
3013
63
4568
소설(단편)
얀순이 시점 으로 써봄
[1]
790
15
4567
소설(단편)
한 수에 인생을 저당잡힌 얀붕이
[11]
4721
81
4566
소설(단편)
핑거스냅 이후 돌아온 딸과 아내, 그런데
[13]
3889
55
4565
소설(단편)
이상한 나라의 미친 앨리스
[11]
4469
94
4564
소설(단편)
3시노 보호순애
[2]
2608
23
4563
소설(단편)
얀붕이와 공부하고 싶은 얀순이
[4]
886
15
4562
소설(단편)
얀붕이 애인이 바람폈을때 얀순이의 행동(고어)
[3]
1202
9
4561
소설(단편)
"이유 없이 고양이를 죽이면 안 돼"
[39]
6587
125
4560
소설(단편)
다친 척 한 얀순이에게 걸림
[3]
1102
25
4559
소설(단편)
블아 ) 경찰불러야하냐 죠때따 이거 어쩌냐
[21]
7822
116
4558
소설(단편)
너는 아무것도 아니었지
[8]
994
22
4557
소설(단편)
얀데레 투스타
[7]
1464
1
4556
소설(단편)
장신근육엘프제자 얀순이가 스승님인 얀붕이를 음흉하게 노리는 걸 보고싶구나
[17]
4518
109
4555
소설(단편)
성녀는 무한히 회귀한다
[39]
5231
125
4554
소설(단편)
"어머니가 많이 아프세요"
[24]
4657
99
4553
소설(단편)
사내연애 하지마라
[7]
4482
65
4552
소설(단편)
여자 돈키호테(연재 시험작)
[7]
1091
22
4551
소설(단편)
공화국의 가장 충직한 일꾼
[17]
3865
67
4550
소설(단편)
입이 무거워야 하는 이유
[5]
3525
87
4549
소설(단편)
실시간 자택 경비원 얀붕이 좆됐다....
[25]
6257
151
4548
소설(단편)
(벽람) 함순이의 집착
[9]
1577
6
4547
소설(단편)
몰루) 센세의 상처자국을 보게 된 호시노가 보고싶다
[21]
6434
110
4546
소설(단편)
저혈당 쇼크가 온 얀붕이
[26]
6003
186
사용하고 계신 브라우저가 시간대 설정을 지원하지 않으므로 GMT 시간대가 적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