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대학교 입학을 축하합니다!”


대학 OT가 한창 진행중인데, 나는 한 여자에게서 눈을 땔 수가 없었다.

어딜 보더라도 자연스럽게 눈이 그녀를 향해 있었다.

“얀돌아… 저 선배 이름이 뭐야?“

”저 선배는…아 서가을 선배님이야.”

“서가을?”

“어, 물리천문학과 2학년이야. 왜 반하기라도 했어?”

“아,아니야!”

“꿈 꺠셔. 저 선배 이쁘다고 유명하잖아.“

“어…어”

얀돌이의 경고는 무시하고, 그녀의 이름을 기억하기로 했다.

’서가을 선배님… 동아리는 뭐 하시지?‘ 





                                                                                            ***

수소문 끝에 나는 서가을과 같은 기타 동아리에 들어가게 되었다.

“아,안녕하세요! 24학번 전기전자공학과 이준우입니다!”

”반가워요 후배님. 저는 23학번 서가을이야. 잘 부탁해.“


동아리는 교내 초특급 미녀 서가을이 있었지만, 기타가 어려워서 그런가 의외로 기타에 진심인 사람밖에 없었다.

서가을은 나에게 통기타를 주더니, 이내 운지법과 코드에 대해서 알려주기 시작했다.


“자, 이게 G코드야.”

“음…이렇게 하는건가요?“

“아니.”


서가을은 이내 나에게 몸을 붙이더니, 손을 만저가면서 코드를 잡아주었다.


“그게 아니라… 손을 이쪽으로,그렇지 이거야.”

“어,어… 알겠어요.“





                                                                                            ***

맨 처음엔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기타 동아리에 들어왔지만, 기타를 치다보니 예상외로 적성에 맞았을까

기타 치는게 즐거워 매일 동아리방에서 연습까지 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타에 진심이던 다른 부원들과 친해졌는데, 서가을의 이야기에 대해 듣게되었다.


”아, 동훈이형 나 궁금한거 있는데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

”음? 뭔데?“

”아…그 가을 누나 남자친구 있어?“

”푸흣. 야, 걔가 너랑 사귀겠냐?“

”아니 형 저 누나 좋아하는게 아니랴… 그냥 궁금해서.“

”뻔한 거짓말을…“

”아 형 알려주세요.“

”흠… 내가 알기론 지금까지 온 고백 다 찼어.“

”오!“


이내 환호성을 질렀지만, 시간이 지나자 현실을 깨닫곤 한숨을 쉬었다.


“하…”

“고백하지마라. 너까지 하면 이제 기타동아리 사람 진짜 없다.“

”네…형.”



                                                                                            ***




그렇게 가을 누나에 대한 마음은 깔끔하게 접고 1년동안 친구사이로 지내게 되었다.

물론 미련이 없냐면 그건 아니겠지만, 기타 치는게 재밌어서 딱히 상관은 없어졌다.

그렇게 집으로 가던 길 누군가 나를 불렀다.


”준우야! 지금 집에 가는길이야?“

”아 누나. 오늘 일찍 끝나서 집가서 기타나 칠라고요“

”기타 친지 얼마나 되었다고, 푹 빠져버렸네.“

”하하… 치다보니 재밌더라고요.“

”누나 ,누나 하면서 따라다닐때는 언제고…“

”제,제가 언제 그랬다고요!“

”어머, 동아리 애들한테 물어보면 어떻게 말할까?“

”그때는…제가 철이 덜들었으니까… 이해좀 해주세요.“

”흐음…그나저나 집가서 기타친다는거는 집가서 할 일 없다는거지?“

“으음…네”

“그러면 술이나 마시러가자!”

“오. 누나가 쏘시는거에요?”

“이자식이…그래 누나가 쏜다 가자!”






                                                                                            ***

이 누나는 참 술이 약하다니깐.


“준우야…왜 요즘에는 연락 자주 안해?”

“하하…그냥이요.”

“야! 그냥이 어디있어? 그냥 말해”


평소보다 술이 잘 들어가서 일까,

나는 나답지 않게 속 시원하게 말했다.


”그게…제가 누나를 이성으로 좋아했었거든요“

”뭐?“

”어…음 지금은 좋아하진 않아요.“

”왜? 지금은 마음이 바꿔었어?“


왠지 모르게 누나는 흥이 오른 것 같다.


”솔직하게 말할게요. 동아리에 들어온 것도 누나 좋아해서 인데, 지금은 기타 치는게 더 좋아요.“

”왜? 나는 너 좋아하는데.“

”…네?“

”너 좋아한다고.“


이해할 수 가 없었다. 아니 남자친구 한 명도 없었다기에 남자 관심 없는 줄 알았더만


”어…“

”나 너 좋아하니까 사귀자.“

”…네에“

”조금 쑥스럽네…“


우효!!! 도내 탑 초특급 SSS급 미녀 겟또다제!

너무 행복해서 미칠것 같다.


하지만 나는 내 미래를 알지 못했다. 그녀가아니라 그녀들일줄은.






                                                                                            ***


알게 된 계기는 별거 없었다.

누나에게 연락하지 않고 누나의 자취방에 서프라이즈로 갈때였다.


“똑똑! 택배입니다.”

“네…잠시만요.”


철커억


“짜잔 ! 택배는 나야!”

“…?”

“아… 서가을씨 댁 아닌가요?”


집을 잘못 찾아온줄 알고 집 넘버를 보니 틀리진 않았다.


“아, 준우야 우선 들어와.”


달칵


“누나? 방금 왜 그런거야?”

“아…사실 너한테 이야기 안한게 있어.”

“…어 뭔데?”

“사실 나 이중인격이야.”

“뭐?”

“하하…정 떨어지지. 상판만 이쁘면 뭐해. 속은 별 병신같은 정박안데.

헤어지고 싶으면 헤어져도 돼…“

”아니. 당황스럽긴 했지만, 나는 여전히 누나 좋아해.”

“준우야…!”

“누나!”



(대충 한 판 하고)



”그러면 누나… 부탁하나만 해도 돼?“

”응? 말해봐 헤어지자는거 뺴고 다 해줄게.“

”그러면 누나의 다른 인격이랑 대화하게 해줘.“

”…알았어.“


찰나였다. 눈빛이 바뀌었다.

가을 누나는 밝고, 올곧은 눈동자였다면

이 인격은 조금은 어둡다.


”저기…무슨 일이신데 저를 부르신건가요?“

”아… 안녕하세요 가을 누나 동생님, 아니 언니인가 아무튼 처음뵙겠습니다.

가을 누나 남자친구에요. 아까는 실수했습니다.“

”…별로 신경 안써요.“

”저는 이준우라고 해요 자매분의 이름은 뭔가요?“

”…서겨울.“

”그리고…저는 이게 문제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조금 다른 사람과 다른것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

”그러니… 저랑 친구하실래요?“

”하! 제가 친구도 없어보여요?

“아니…그게 아니라 제가 자매님을 뺏어갔으니, 그 대안을 마련해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서…”

“푸흣! 그게 뭐에요…”

“아하하…”

“좋아요.“

”네?“

”좋아요 친구하자고요. 첫 친군데 친구는 뭘 해야하는거죠?“

”네? 아까는 친구 있으시다면서요“

”…조금 창피해서 말이에요.”

“하하, 친구는…음 가족이랑 다르게 언제 어디서나 위험에 처한다면, 뒤에서 받쳐주는거라고 생각해요.”

“흐음. 그런사이가 존재할까요?”

“으음…네. 저는 친구는 이런 관계라고 생각해서.“

”등을 맡긴다라…여자친구도 있는 분이 너무 지조가 없으시네.“

”아,아니 그게 아니라!“

”흐흥. 장난이에요.“


아무래도 겨울 씨랑은 좋은 친구가 될 것같다.


친구 일줄 알았다. 겨울 씨는 다른 생각이었나보다.





                                                                                            ***

시작은 별거 없었다.

겨울이랑 준우가 많이 친하나보다. 준우가 많이 챙겨주나보다.

딱 그정도의 느낌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점점 겨울이가 몸을 차지할려는 시간이 늘어났다.

그 늘어난 시간은 다 준우와 만나는데 사용하는 시간이었다.


심지어 준우와 데이트가 있는 날에도 겨울이가 억지를 부려서

가을이 대신 겨울이가 나가는 날도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가끔식 나인 척을 하기도 했다.

물론 준우가 몇번 당하더니 금방 알아차리긴 했다.


이게 거슬려서 준우에게 말해보니 답변이 상상 초월이었다.


”겨울 누나는 친구가 별로 없으셨으니까… 그래서 그런거야.“

”허, 누나? 언제 그렇게 친해졌대“

”헉!“

”헉? 왜 그렇게 놀라는데.“

”아…그게 아니라 겨울…씨가 가을 누나가 신경쓸수도있다고 해서 단둘이 있을때만 부르기로 했거든?“

”흐응? 야, 니 여자친구는 나야. 적당히 해.“

”어…?  어 알겠어. 조심할게.“


준우와 만나는 시간은 줄어들고, 여우년이 꼬리를 흔드는걸 보니 화가 났다.

준우는 내 남자친군데? 내 남잔데? 내 껀데? 

왜 남의 것을 탐내는거지? 


그래서 단둘이 대화를 해봤다.


”야 서겨울. 너 적당히 해라.“

”으음? 뭘 말하는걸까요?“

”…모르는 척 하기는 내 남자한테 침이나 흘리는 여우년이.“

”…야 나는 너한테 내 평생을 양보했어. 나는 이거 하나도 가지면 안돼?”

“어. 내껄 남한테 줄 순 없어.”

“…남이라.”

“그래 남.”

“그러면, 남이라면 너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거 아냐?

”…이 창년이!!!“

”본색을 드러내는군요. 역시 당신은 준우한테 과분해요.

준우도 내가 아니면 안될꺼에요.“

”이 미친년이! 씨발 준우한테 꼬리치면 뒤진다!“

”흐음? 꼬리는 준우가 먼저 쳤는걸요?

평생 받아본적 없는 관심을 주고,

사랑을 주었는걸요.“

”너…너 대답 똑바로 해라?“

”뭘요?“

”너… 준우랑 했냐?“

”글쎄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겨울의 눈빛은 정답을 말해주었다.


”언,언제 한거야.“

”당신이 술 취해서 잘때마다.쭉 계속“


물론 준우는 가을인줄 알고 했지만, 정답은 중요하지 않았다.

결과가 중요하지.


“이준우 이 창남새끼가!…아니 그전에 탕녀부터 처리를 해야겠지.”

“준우는 창남이 아닌걸요. 당신이랑 사귀는 과오를 저지르긴 했지만,

이젠 진짜 사랑을 알게 되었는걸요.”









이런 식으로 싸우지만 결국 서로를 직접적으로 죽일 방법이 없기에 몸을 차지하는 방식으로 경쟁을 했는데,

가을이랑 겨울의 경쟁에 지친 얀붕이가 ”헤어지자“ 라고 말하면서 떠나고


뒤늦게 후회하며 가을이랑 겨울이가  얀붕이를 찾으러 떠나지만,

이서연이라는 여자랑 꽁냥대고 있는걸 보고 개 빡돌아서 12시간 씩 몸을 바꿔가면서 감금 착정 하는게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