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다녀왔습니다. ”

 

 

“ 음~ 얀붕이 왔니? 근데 뒤에 얘는 누구야? 친구? ”

 

 

“ 어? 내 뒤에 누가 있다고...? 

 

 

 

얀붕이랑 같이 집에 들어온 여자아이는 앞에 서있던 얀붕이를 밀쳐내더니만

 

 

 

“ 어머님 안녕하세요! 저 얀붕이 여자친구 얀순이라고 해요! ”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걸 본 얀붕이는 뒤에서 붉으락푸르락 하더니. 이내 소리쳤다.

 

 

 

“ 야! 너 여기까지는 왜 따라온 거야! ”

 

 

“ 음~ 저녁 메뉴 닭도리탕인가요? 냄새가 정말 좋아요! ”

 

 

“ 오~ 냄새만으로 그걸 알아챘어? 많이 했는데 들어와서 같이 저녁 먹을래? ”

 

 

“ 네 좋죠! 제가 수저 놓을까요? ”

 

 

“ 아 엄마! 얘 집에서 내보내야 해! 무슨 같이 밥을 먹어! ”

 

 

“ 저쪽이 부엌이야. 그래 얀붕이 여자친구라고? 언제부터 그렇게 됐니? ”

 

 

“ 아 엄마! 지금 내 말 안들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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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 우리 아들이 여자친구를 다 데려오고 오래 살고 볼 일이네. ”

 

 

“ 아빠. 여자친구 아니라고. ”

 

 

“ 난 얀붕이가 여자는 안 데려오고 남자들이랑만 어울려 다니길래 게이가 아닐까 생각했거든. 너 보니까 안심이 된다. ”

 

 

“ 제가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이네요. ”

 

 

“ 얀순아. 닭다리 하나 남았는데, 너 먹을래? ”

 

 

“ 아니에요 어머님. 오늘 힘들게 일하고 오신 아버님 드려요. 오늘도 힘드셨죠? ”

 

 

“ 나는 웬만해서 눈물이 안 나는 사람인데 눈물이 다 나오네. 옛날부터 그 말을 듣고 싶었어. 흑... 끄흑... 흐아아아아앙!!!! ”

 

 


육체가 피곤에 찌든 중년 남성은 흐느끼며 울기 시작했다.

 


 

“ 얀..얀붕아. 너희 아버님 원래 이러신 분이야? ”

 

 

“ 감수성이 좀 풍부하신 분이셔. 저번에는 키우던 꽃에서 잎사귀가 하나 떨어졌다고 2시간 동안 화분 부여잡고 우셨어. ”

 

 

“ 아하... ”

 

 

“ 이 사람은 지금 애들 보는 앞에서! 처음으로 얀붕이가 여자친구도 데려왔는데! 그만 뚝 그쳐요! ”

 

 

“ 아니 글쎄 엄마. 얘 내 여자친구 아... ”

 

 

“ 어머님. 혹시 어머님 전화번호 좀 알려주실 수 있나요? ”

 

 

“ 전화번호? 그건 왜? ”

 

 

“ 얀붕이랑 연락이 안되면 어머님 통해서 연락하려고요. 안될까요? ”

 

 

“ 그런 이유라면 바로 주지! 자 핸드폰 줘봐라! ”

 

 

“ 꺄! 감사합니다! ”

 

 

“ 아니 엄마 주지 말라... 됐다. 어차피 내말은 안 들으시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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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붕이가 집에 들어오고도 남을 시간인데 아직 안 들어왔네...

전화는 왜 또 안 받아. 이눔시키 또 학교 끝나고 피시방 갔나?

 

 

학교 끝나면 바로 집에 오라고 그렇게 말했건만. 바로 피시방으로 얀붕이를 잡으러 가려고 했으나. 어제 저녁 식사때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연락처 목록에... 얀순이... 얀순이... 아 여기 있네.

 

 

“ 여보세요? ”

 

 

“ 네 안녕하세요 어머님! 무슨 일이세요? ”

 

 

“ 얀순아. 얀붕이가 아직 집에 안 들어와서 그런데. 혹시 어딨는지 아니? ”

 

 

“ 아. 얀붕이 지금 저랑 같이 있어요! 지금 학교 앞에 있는 카페에요! ”

 

 

“ 아 그러니? 그럼 재밌게 잘 놀아라. ”

 

 

“ 네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

 

 

지금 데이트 중인가 보네. 얀붕이 이놈시키 어디 갔으면 어디 갔다고 말을 하지. 

그래도 보기 좋네.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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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붕이가 다니는 학원에서 문자가 왔다.

수업 시작한지 10분이 지났는데 아직도 학원에 얀붕이가 오지 않았다는 거다.

 

 

이 새끼가 또 학원 째고 피시방에 갔나 해서, 피시방으로 잡으러 가려고 했으나.

 

 

혹시 이번에도? 

 

 

 

“ 여보세요? ”

 

 

“ 예! 어머님! 무슨 일이세요! ”

 

 

“ 얀순아. 혹시 지금 얀붕이 어딨는지 아니? 학원 갈 시간인데 학원에 도착을 안했다는구나? ”

 

 

“ 아 죄송해요 어머님. 지금 제가 붙잡고 있었어요. 지금 바로 학원으로 보낼게요! ”

 

 

“ 얀붕이를 붙잡아? 왜? ”

 

 

“ 저를 피하려고 학원에 간다고 거짓말하는 줄 알았는데, 진짜였을 줄은 몰랐네요. 죄송해요.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할게요! ”

 

 

“ 그래 알았다. 다음부터는 조심하고. ”

 

 

 

피시방 간 게 아니였구나. 다음부터는 안 그런다니까 뭐...

그나저나 얀순이 얘가 우리 아들을 너무 좋아하나 보네. 붙잡아 두려고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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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학원에서 얀붕이가 학원에 안왔다는 문자가 왔다.

 

 

이번에도 당연하다는 듯이 핸드폰을 들었다.

 

 

“ 여보세요? ”

 

 

“ 예! 이번에는 무슨 일이신가요? ”

 

 

“ 얀붕이가 또 학원에 안 갔다는데. 혹시 지금 얀붕이랑 같이 있니? ”

 

 

“ 어... 아니요? 저 지금 집인데요? ”

 

 

“ 이놈 새끼가 또 피시방 갔나 보네. 알았다. 고마워. ”

 

 

“ 잠시만요 어머님! ”

 

 

“ 응? 왜 그러니? ”

 

 

“ 제가 얀붕이 붙잡아서 학원으로 보낼게요! ”

 

 

“ 너가? 그럴 수 있겠어? 그럴 필요 없는데. ”

 

 

“ 아니요! 저만 믿으세요! 지금 바로 잡으러 가겠습니다! ”

 

 

“ 그래, 고맙다. ”

 

 

통화가 끝난 후 10분 뒤쯤에 얀순이한테 문자 하나가 왔다.

얀붕이가 학원에 들어가는 인증샷이었다.

 

 

든든한 조력자가 생긴 기분이네. 얀순이라는 얘. 보면 볼수록 좋은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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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저녁에 가족끼리 외식 가자니까, 얀붕이 얘는 왜 또 집에 안들어와. ”

 

 

“ 얘 또 피시방 간 거 아니야? ”

 

 

“ 에이 설마. 오늘 같은 날에 약속을 어기고 피시방에 갔겠어? 얀붕이가 그럴 얘는 아니다. ”

 

 

“ 여보. 잠깐만 기다려봐. ”

 

 

“ 어디에다가 전화 거는 거야? ”

 

 

“ 보면 알아. 아! 여보세요? ”

 

 

“ 네 어머님. 오늘은 또 뭔가요? ”

 

 

“ 얀순아. 오늘 가족끼리 외식하기로 했는데, 얀붕이가 아직 집에 안 들어왔거든? 혹시 어딨는지 아니? ”

 

 

“ 네! 어머님! 얀붕이 지금 저랑 같이 얀챈 모텔에 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

 

 

“ 모텔에 있다고? 아니 거기서 뭐 하는데? ”

 

 

“ 알면서 왜 물어보세요. 어머님~ ”

 

 

“ 지금 외식하러 가야 하니까. 빨리 얀붕이 보내라. ”

 

 

“ 네 어머님. 안 그래도 방금 얀붕이가 가버렸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

 

 

“ 아니... 뭐라고..? ”

 

 

“ 네 어머님. 아! 이제 어머님이 아니라 할머... ”

 

 

 

들고있던 전화기를 집어 던졌다. 더 이상 들으면 혼절할 거 같았다.

 

 

 

“ 아니 무슨 일이야? 갑자기 왜 전화기를 집어 던져? ”

 

 

“ 방금 내가 할머니가 됐데. ”

 

 

“ 그래? 우리 옛날 생각나네. 근데 좀 이르긴 한데. ”

 

 

“ ....... ”

“ 우리 한복이나 다려놓을까? ”

 

 

“ 좋지. 옛날 생각난다. 그치? 우리도 그때 이랬잖아? ”

 

 

 

혼수는 뭐가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