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줄 게 있다고 하고 집으로 찾아온 얀붕이가 얀순이에게 청첩장 봉투를 건내주는 게 보고 싶다.


얀순이가 흥분해서 식칼로 얀붕이를 찌르며 왜 날 버리고 딴 년이랑 놀아나냐며, 우리 연인 사이 아니였냐며 소리지르는 게 보고 싶다.


얀붕이가 무슨 말을 하려 하는데 얀순이가 그를 무시하며 얀붕이의 피를 뒤집어쓴 게 보고 싶다.


얀붕이를 홀려서 얀붕이를 더럽히고 아프게 한 여우년의 이름을 알아내 혼내주려고 청첩장 봉투를 여는 얀순이가 보고 싶다.

 

봉투 안에서 고백편지와 얀순과 얀붕의 이름이 적힌 청첩장을 보고 바닥과 벽지를 빨갛게 물들이며 쓰러져있는 얀붕이를 보는 얀순이가 보고 싶다.


붕대와 의약품을 닥치는 대로 들고 와 응급처치를 하려 하지만 이미 늦어 축 늘어진 얀붕이를 보고 절망하는 얀순이가 보고 싶다.


눈물을 흘리며 자신도 얀붕이를 따라가겠다며 배를 가르고 피를 흘리며 얀붕의 옆에서 죽어가는 얀순이를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