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소설의 프롤로그의 프롤로그임.

그냥... 얀데레 요소가 있... 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내 판단이고 다른 사람이 볼때가 문제니까 늘...


모티브 곡은.



https://www.youtube.com/watch?v=Dqi3tOEy4og

수성의 마녀 슬래쉬



***




내 엄마가 죽었다.
내가 10살 하고도 3개월이 된 어느 날, 새벽에 나간 거실에 어머니가 목을 걸고 죽어 있으셨다.
보통 자살을 한다면 괴로운 표정을 짓는다고 하는 데, 전혀 괴로운 표정이 아니였다.
그건, 그 누구 보다 행복한 표정이였다.

그걸 행복한 표정이라고 말할 수 있는 지는 나 조차도 모르겠다만.
그 행복한 표정 속에 보여진 문구는 단순했다. 나는 너희 아버지에게 결국 사랑받지 못했다라는 그런 단순한 이야기.

그 이상 길게 말해봤자 그 누구도 듣지 못하는 이야기.
누구를 원망해야 할 지 몰라 가족들이 깨어나기 전까지 나는 그저 앉아 있었다.
앉아서 뭘 했냐고? 별 거 없다. 앉아서 그냥 모두가 엄마의 죽음을 목격하길 기다렸을 뿐이다.

그리고 모두가 그 장면을 목격했을 때, 공포에 떨고 있다던지, 지리고 있다던지...
이제와서 미안하다고 말하는 아버지라던지.

나는 그저 그 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엄마가 장례식장에 가는 날에도...
그저 보고만 있으면서 뭘 해야 할 지 고민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고민을 한 번에 깨트린 건 아버지의 한 마디였다.

"백희야. 내가 네 엄마가 날 사랑했다는 걸 왜 이제야 알았을까?"

이제야?
마치 지금까지는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 마냥 이야기하고 있어서 뭘 어떻게 해야 좋을 지 몰랐다.

아니 조금은 알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거기서 화를 냈었으니까.

아무 말도 없이 화를 내며 장례식장을 한바탕 뒤집어놨던 기억이 있다.
만약 이 기억이 틀렸더라면, 나는 도대체 그 날 뭘했기에 오빠들이 날 피하려고 들었던 걸까?
왜 아버지는 그 때 자신의 죄를 씻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날 고아원에 데려가서 같이 봉사활동을 하게 했을까.

그걸 알고 싶었지만, 결국엔 아무 것도 알 수 없었다.
슬프게도 나는 아버지라는 인물의 뜻대로 고아원에 가서 봉사활동을 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날 바라보는 눈은 무척이나 두려웠다.

어째서 나같은 인물이 여기에 있는 건지, 묻는 그 눈들을 피할 방법같은 건 없었다.
조금이라도, 그 눈을 피할 수 있더라면 조금이라도 행복했을까?
아니 그 눈을 피한다고 해서 행복할 수 있었더라면 나는 겁먹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니, 겁먹기 이전에 이야기다.

나에게는 그 누구도 찾아오지 않았으니까.
어쩌면 내 잘못이었을 지도 모른다.
어쩌면 내가 여기 있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딱 한 녀석만이 내 곁에 와줬다.
정확히는 두 명, 한 명은 어떻게 됐는 지, 나는 알 길이 없다.

"너... 이름이 어떻게 돼?"
"백희."
"백희구나. 너 항상 여기서 쪼그려 앉아 있던데 안 지루해?"
"지루해보여?"

이 녀석은 무슨 질문을 하고 싶었던 걸까.
다른 누구보다 밝아보이는 얼굴로 그런 물음을 하고 있으니, 나는 그 어떤 대답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어떤 대답조차도 못하던 나에게 대답했다.

"응. 지루해보여. ...저기 있잖아, 너만 괜찮다면..."

그 때.

"나랑 동생이랑 같이 놀지 않을 래?"

어쩌면 내가 이 제안을 받아드리지만 않았어도...
누군가에게 방아쇠를 쥐어줄 이유 또한 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아니, 그럴 이유 조차도 없었겠지... 나에게는 그럴 자격 같은 건 없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럴 자격같은 건 그때는 몰랐다.
단지 그 손을 잡고, 너와 같이 놀 수 있다는 사실에 한 번, 그리고 나의 세상에 검은 색에서 색을 찾고 있었으니까.

"술래 잡기?"
"그래! 지금부터 네가 술래야!"

그렇게 나의 시간도 평화롭게 흘러갈 거라고 생각했었다.

이 곳에 재앙이 오기 전까지는.
어쩌면 내가 그 트리거 였을 지도 모른다.

그 날 처음으로 나는 건물이 불로 무너저 내린다라는 걸 알게 되었고, 누군가가 날 구해준다는 걸 알았다.

"너..."

날 구해주던 그 녀석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내가 어떻게 해보려고 했지만 나는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어떻게든 꺼내기 위해서 애를 써도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죽는다.
사람이 자의가 아닌 타인의 이유로 죽는다.
도대체 누가 여기에 불을 질렀고, 도대체 여기에 누가 이런 짓을 했는 지 알 길은 없었다.

단지, 그 불타는 공간에서 누군가가 여자 아이를 데려갔다는 사실을 목격했고.
나는 누군가에게 구조 되어 밖에 나와 그 아이가 병원의 중환자실에 있게 됐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깨달았다.

내가 있을 곳은 사라져버렸다는 것을.
나의 상처를 안아줄 사람이 다쳤다는 것을.
그 깨달음과 동시에, 나의 세상은 어지럽게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남을 위해서 눈물을 흘렸다.
엄마가 죽었을 때도 나지 않던 눈물이 어째서인지 이 남자에게, 이 사람에게 나왔던 것이다.
전부 내 잘못이라고, 너를 이렇게 만든 건 내 잘못이라고 울부 짖어봤지만.

아무 것도 해결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깨달았다.

그리고 4일이 흘렀다.
그 아이가 깨어나지 않는 동안 어째서 그 고아원이 불탔는 지, 내가 본 마지막 남자들은 누구인지 알아야만 했다.
이대로 내 뭔가를 잊어버린다면 큰일 난다고 생각했다.

근데.
그 남자가 나에게 있어서 도대체 뭐길래 나는 그렇게까지 이러고 있던거지?
그 녀석이 누구길래?

"아하..."

처음으로 밤을 새기 위해서 마신 커피를 마시고 나서 느꼈다.
머리가 돌아가면서 알게 되었다.
나와 같이 놀아준 그 아이의 정체, 그 아이의 모든 것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든 사건이 정리가 되었을 쯤에 알게 되었다.

"그래... 그렇구나... 너와 함께 있기 위한 시간을 위한... 이 모든 과정이... 시련과도 같은 거였구나..."

비웃었다.
나 자신을 비웃었다.
결국 나에게 있어서 그 남자는 소중한 사람이라는 걸 너무나도 늦게 깨달았던 것이다.

조금만 빨리 이 감정을 깨달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처음으로 커피를 먹고, 그 사실을 깨닫고 그 남자들이 누구인지 알아버렸을 때.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준 남자에게 어떤 짓을 했는 지 깨달았을 때, 나는 알아버렸다.

내가 손에 흘러 넘치던 커피가 더 이상 뜨겁지 않았고, 그것이 피라고 느꼈을 때...

"조금만 기다려..."

나는 언젠가 여행에서 받았던 총을 꺼내 병원으로 스스로 걸어갈 수 있게 되었다.
종지부를 찍는다는 게 이런 의미일까? 아니면 뭘까...
그래, 더러워진 내 손이라면 몇 번이고 그 아이에게 말할 수 있겠지.

그 아이의 옆에서, 계속이고 기다렸다.
한달이고,
두달이고,
세달이고...

그리고 깨어났을 때, 의사는 아무 것도 하지 말라고 했다. 아직 환자가 나은 게 아니라고.
하지만 그 정도는 알고 있다.
알고 있으니까 할 수 있는 게 있다.

눈을 뜨고, 앞을 바라봤을 때.

"너는... 누구야...? 나는 왜 여기에..."

네가 왜 여기에 있는 지, 잊어먹었을 때, 나 때문에 다친 상처를 이해하지 못했을 때.
나는 이런 말을 꺼낼 수 있었다.

"내 이름은 백희."

뻔뻔스럽게도,

"나는 너의 주인이고."

나는 너를 가지고 싶어한다.

"이제, 너는 이 총을 쥐게 될 거야. ...너를 위해서, 나를 위해서..."

모든 악몽이 시작된 이 순간, 내 피로 가득한 총을 너에게 건내줬다.

"내가 옆에 있어줄테니까..."

그 총구로 쏴야 하는 건 언젠가의 나.
하지만 그 총구로 나중에 쏴야 하는 건, 너의 과거의 흔적들...

"그러니... 안심해."
"무슨..."

나는 너를 안으며 이야기했다.

"너는 지금부터... 내 것이니까..."

더럽다.
추접스럽다.
슬픈 건 이 남자인데 어째서 내가 슬퍼보이는 히로인 역할을 하고 있는 거야?

"지금부터... 너를 내가 인도해줄 게."

증오스럽게도 나는.
이 남자가 너무나도 불쌍해졌다...
그러니까, 내가 이 더러운 손으로... 너를 구해줄테니까...
그러면 조금이라도 불쌍한 히로인 같은 게 되진 않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