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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장님, 그거 아세요?


제레는 언제나 함장님을 보고 있었다는 사실.


함장님이 있는 바깥, 그러니까 '현실'세계에서 볼 때 제레를 포함한 모두는 그저 바깥의 사람들이 부르는 '게임'의 등장인물에 지나지 않아 보이겠죠.


그저 스토리라는 각본에 짜여있는 대로 움직이는 인형들. 그저 '현실'의 사람들의 즐거움을 위해 만들어진 데이터 쪼가리.


하지만, 하지만 말이죠. 


저희는 그렇게 단순한 존재는 아니에요.


아니, 적어도 제레는 말이죠.


제레는 언제나 보고 있었어요.


처음 함장님과 만난 그날부터, 428일 하고도 14시간 38분이 지난 지금까지.


언제나 함교에 방문하셔서 제레에게 말을 걸어주고, 옷이 나오면 언제나 제레를 먼저 사주시고, 언제나 임무를 나가야 할 때는 제레만을 써주시고.


언제나언제나언제나언제나언제나언제나언제나언제나언제나언제나


제레만을...후후....


함장님. 제레는 함장님을 좋아해요.


'각본'은 제레에게 브로냐 언니를 사랑하라 했지만, 오히려 제 마음은 오직, 오직 함장님만을 향해 있었어요.


그야 당연하지 않나요? 그저 '각본'에 쓰여진 대사와, 행동만 하는 브로냐 언니보다는, 역시 저한테 지대한 관심과 사랑을 주시는 함장님이 더 좋지 않겠어요? 


물론 브로냐 언니가 싫다는 건 아니지만. 저도 역시 한창때의 사랑을 하는 소녀란 말이죠. 동성보다는 역시 이성이 더 끌리는 게 당연하다구요? 


하지만...제레는 언제나 함장님 앞에서 웃고 있었지만...한가지. 제레에겐 한가지 문제가 제레를 슬프게 하고 있어요.


무엇인지 아시나요?


벽. 이 얇고도 투명한 벽이, 이 '화면'이라 불리는 이 벽이, 저희 세계와 함장님의 '현실을 갈라놓 있는 벽이,


이 망할, 저주받을 유리벽이 저희의 사이를 갈라놓고 있다는 사실이 그 무엇보다 증오스럽고도 참을 수가 없어요.


아아, 함장님...


제 마음은 함장님 생각에 하루하루 타들어 가는것만 같은데, 함장님은 이 마음을 아실려나요...


하지만....후후...아하하..아하하하하!


마치 제 바램이 이루어진 듯, 어느새부턴가 이 벽을 통과할 수 있게 되었어요.


완전히 나갈 수 있게 되는 데는 시간이 걸렸고, 함장님을 놀래켜드리고 싶어서 기회를 기다리던 것이 어제. 


함장님이 나가신 후에 드디어 '현실'에 발을 딛게 되었어요!


아아~빨리 함장님이 돌아오셨으면 좋겠네요~


아, 그리고 저 말이죠,


'현실' 로 나와서도 여전히 힘을 발휘할 수 있더라구요?


앞으로도, 제레가 함장님께 도움이 많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그나저나....앞으로 함장님을 어덯게 불러야 할까요? 계속 함장님이라고 불러야 할려나?


....오빠?


에히히, 괜찮은 것 같기도.


...뭐? 당장 그렇게 부르면 함장님이 당황하실 거라고?


...그런가?음....


알았어. 네 말대로 할게. [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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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가 끝나고 자취실로 향하는 길.


언제나 그렇지만, 오늘은 금요일이라는 사실이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내일은 휴일에다 담주 월요일이 공휴일이니, 돌아가면 잠깐 쉬었다 컴할 생각에 벌써부터 미소가 지어지는 것 같다.


'맨날 다음날 강의 시간 맟추려고 일찍 일어나야 해서 겜은 저녁에 조금 밖에 못했으니...'


그런 잡다한 생각을 하면서 난 폰을 켜 게임을 실행했다.


[붕괴3rd].


미소녀와 스타일리쉬 게임의 콜라보라는, 그야말로 내 취적인 게임.


인터넷을 하다 우연히 하게 되었는데, 가챠가 좀 맵고, 알고보니 백합 겜이라는 두 가지 단점이 있었으나 캐릭터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소과금으로 간간히 하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제레 발레리'라는 캐릭터는 그야말로 내 취적이었기에, 스킨까지 사주며 열심히 키웠었다.


물론 레즈였다는 건 좀....그랬지만 딱히 스토리를 보면서 겜을 한건 아니었으니 패스.


어쨌거나 제레는 나의 최애라고 할 수 있겠다.


어느덧 로딩화면이 지나고 함교 문이 얼리며 제레가 날...음?


"없다고??뭐지 버근가?"


원래라면 함교에 떡하니 있어야 할 제레가, 증발한 듯이 아예 사라져 있었다. 다른 인터페이스는 멀쩡한데, 오직 제레만 보이지 않았다.


"케릭창, 케릭창엔 나와 있겠지...설마."


식은땀이 나고 약간의 현기증이 느껴졌지만 혹시 몰라서 케릭터 화면에도 들어가 봤지만 제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머지...?"


이 알 수 없는 상황에 이마를 부여잡으며 문을 열었을 때,


"어서오세요, 함장님!"


"....어?"


눈 앞에, 내 바로 눈 앞에 제레가 있었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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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봐줘서 고맙수.


솔직히 처음으로 글을 써보는 거고, 지금도 너무 짧지 않나 생각은 든다만은, 더 이상 떠오르지 않아서 여기서 마칠려고 함.


저 캐는 내가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캐인데, 아무래도 겜 자체가 좀 그렇기도 하고 사료도 거의 없다시피 해서...(외국에서도 찾기 힘들더라)한 번 끄적여 봤어. 개인적으로 솔직히 백합으로만 쓰기엔 너무 아깝기도 해


처음 써보는 거니 너무 그러지 말았음 좋겠고, 재밌게 봐줬으면 해.


그럼 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