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프롤로그 

1화 2화 3화 4화 5화 6화 7화 8화 9화 10화 11화 12화 13화 

14화 15화 16화 17화 18화 19화 20화 21화 22화 23화 24화 25화 26화

제1장 겉도는 마음

27화 28화 29화 30화 31화 32화 33화 34화 35화 36화 37화 38화 39화 40화 41화 

42화 43화 44화 45화 46화 47화 48화 49화 50화 51화 52화 53화 54화 55화 56화

제2장 거짓의 대가

57화 58화 59화 60화

제2장 거짓의 대가

- 들통나는 거짓말 





"그래, 알았어, 고마워 유키쟝...

가르쳐줘서... 모르는 것도 알아버렸지만..."



미쿠리는 깊은 한숨을 내쉰 후, 나에게 감사한 말을 해왔다


그것을 솔직하게 받아도 좋을지는 고민되지만

일단 받아두기로 했다

HR까지 시간이 촉박한 비교적 절실한 사정도 있었다



"그래서 이제 이야기는 그만하면 되는 건가?"



복도에는 시계가 없어 시간을 알 수 없었지만

여기서 보니 운동장은 더 이상 인기척이 없어 보였다

서둘러야 할 지도 모르는 것이였다



"아 미안해, 실은 한 가지 더 확인해 두고 싶은게 있어"



이야기를 끝내려는데, 미쿠리가 날 멈추게 했다


아직 또 할 이야기가 있는 것인가

무심코 눈살을 찌푸리는 내게

미쿠리는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나에게 내밀어왔다



미쿠리의 스마트폰 커버에는 대량의 데코레이션이 되어 있어

귀엽다고는 생각하지만, 방해가 되지 않을까라는 감상이 들었다


물론 입 밖에 내지는 않았지만

겉보기와는 달리 요즘 갸루의 스마트폰과 같은 느낌이였다


다만 그에 걸맞지 않게

심플한 빨강 줄무늬가 왠지 인상에 남았다



미쿠리는 스마트폰을 재빠르게 조작해, 채팅방을 불러냈다


거기에는 몇 명인가 기억나는 이름이 표시되어 있었다

아마 반의 여자아이 이름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우리 반 여자그룹의 대화인가


거기까지 추측하자, 이것을 봐도 좋은 것일까 하는

왠지 주눅이 들어버렸다



이모티콘만 있으면 몰라도

아는 남자의 이름을 발견하면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화면 너머로 전해지는 묘한 생생함이 거기에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남의 스마트폰을 보다니 매너 위반이다

미쿠리가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남자친구도 뭐도 아닌 그냥 같은 반 친구인 나로서는 보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는 그런 보여지는 것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고

차례차례로 화면을 스크롤 해갔다



"잠깐만, 내가 이거 봐도 되는 거야?"


"보여 주지 않으면 곤란하다구, 아, 이거! 이거!"



겨우 이력을 거슬러 올라간 화면에 표시된 것은

누군가 촬영한 듯한 동영상 파일이였다


핸드폰으로 촬영된 것 같고

동영상 시간도 얼마 되지 않았다

30초 정도의 짧은 것


미쿠리가 터치하자, 재생이 시작되었고, 곧바로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거기에 비추어진 것은 선명한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미소녀의 모습


멀리서 촬영된 것 같았고, 사람들이 서로 밀치고 있어

미묘하게 화질은 안좋았고, 음성에 관해서도 잡음이 심해서

거의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래도 멀리서나마 알 수 잇는 그 머리색만은 틀림없는...



"이거 텐가야?"


"역시! 그렇지!"



미쿠리는 내 말에 흥분한 모습으로 기염을 토했다


아무래도 이것이 궁금했던 일인 듯

조금 전까지 창백하던 얼굴에 지금은 붉은 기가 돌고 있었다



"이거 다른 반 친구들에게서 온 건데

이 머리는 텐가가 아니냐고 화제가 됐었어!

장소도 내가 추천한 곳이기도 했는데, 역시 그랬구나!"


"좀 진정하라고!"



조금전까지 얌전하던 스나하마 미쿠리는 어디로 간 걸까

지금은 갑자기 쾌활한 모습을 되찾고 있었다


다행히도 미쿠리는 곧 침착해 주었지만

다음에 미쿠리가 한 말에 이번엔 내가 당황하게 되었다



"아... 미안한데... 이게 텐가라면... 이쪽은 역시 유키쟝이겠지?"


"어, 나도 찍혔어?"



엉겹결에 난 내 모습을 가르켰다

조금 생각하면 당연하겠지만

그 날의 나는 계속 텐가와의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찍힌 동영상에 내가 나오는 것은 필연이겠지

문제는 이것이 단순한 몰래카메라 동영상이 아니라는 것



이거... 아마... 그 때 찍힌거겠지?



생각나는 것은 텐가가 코토네에게 그 말을 날린 장면


되돌아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메슥거려 온다


그것이 얼굴이 나타나 버린건지

미쿠리는 또 한번 서먹서먹한 듯이 눈을 돌렸다



"미안... 보고 싶지 않았지?

하지만... 유키쟝에게는 이야기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

미안하지만 이것을 계속 봐주었으면 좋겠어"



그렇게 말하며, 미쿠리는 떨리는 손가락으로 스마트폰을 다시 터치했다


비춰진 것은 방금 것의 계속이지만

거기에는 확실히 나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게다가 최악인 것은

예상대로 텐가가 머리를 흩날리며

울먹이면서 나에게 외치는 모습이 거기에 있었다


단지 텐가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주위의 웅성거림으로 지워져 있었고

그것을 촬영한 사람은 동행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는지

"이제 가자"라고 하는 소리와 함께, 거기서 동영상은 끝나 있었다



"이게 끝인가...?"


"음...하지만.. 이거 역시 안 쫗아, 두 사람도 확증이 잡혔고..."



미쿠리는 깊이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래도 그녀는 이 동영상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싶었던 것도 있었을 것이다


반 여자가 날 찾아온 이유를 이제야 알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어떻게 할 방도는 없었다

서투른 변명을 해봤자, 말주변이 없는 나로서는 결점이 드러날게 분명할 것이다



끈임없이 내리는 문제에

나는 하느님을 저주하고 싶어졌다


게임에서도 이렇게 주인공에게 어려운 것은 그리 많지 않더만...


더욱이 등장인물은 치트 같은 이능력도 없는 평범한 학원물 캐릭터인데...


내가 주인공이라는 입장은 추호도 없지만

이런 배드 이벤트만 계속되면,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 동영상에 코토네가 안 찍힌 것만은 다행이야...



그것만이 이 사면초가의 상황 속에서 유일한 구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텐가의 문제에 더 이상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였다

아슬아슬한 상황이면서도, 나는 아직 행운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 동영상이 다른 반에서 건너온 것이라면

코토네의 귀에 들어갈 가능성도 았다


텐가가 얽힌 이상, 나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일도 아닐 것이고

점심시간에라도 이야기를 해 두는 것이 나을 수도 있겠지



"이거 역시, 사랑싸움이나 이별 같은 걸로 보이지?"


"그래, 아무리봐도 그래

내친김에 말하면, 텐가가 차인 쪽일까..."



내키지는 않지만

다시 동영상을 둘이서 봐도, 역시 그런 것으로 보였다


나는 깊은 빡침을 보이고 있었고, 온화한 말을 하는 분위기는 아니였기에...



차버린 나와 차인 텐가

이 작은 틀 안의 세계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확실히 성립하고 있었다



현실은 반대이지만 말이다...



나는 나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어버렸다

정말 아이러니 하군



"이렇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지... 오해라고 말해봤자 통할 것 같지도 않고

그냥 내가 나쁜 사람이 되는 게 더 빠르겠군..."



사람을 잘 못 봤어, 그것이 통할 것 같진 않았다


평범한 얼굴의 나라면 모를가, 텐가는 알기 쉬울 정도의 미소녀


그것은 멀리서 찍은 거친 화질로도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었다


오히려 화제에 불을 지필지도 모른다

어설픈 거짓말은 역효과이기에 일단 접어두자



"어.... 그건 안좋아! 내가 어떻게든 할 테니까..."


"괜찮아, 어짜피 난 원래 혼자고 악평이 퍼져봤자, 별로 아프지 않아

원래 오리엔테이션 때도 화제가 됐었잖아

그리고 어떻게 보면 이게 딱 좋을 수도 있어"


"뭐...? 그...그게 딱 좋다니..."



여기까지 대충 이야기 한 것으로

나는 어떤 것을 생각해 내고 있었다


분명히 민폐이겠지만, 동시에 기회일 수도 있다



"내가 이별을 말했다면, 텐가에 데미지가 가지 않고 헤어진 것으로 할 수 있어

그렇게 하면 분명 지금부터 니시노와 사귄다고 해도

모두가 부드럽게 받아 들일거라고 생각해"



그래 텐가의 본심은 니시노야

당장은 창피할지도 모르지만, 냄비근성으로 곧 사라질 것이다


그 후, 재차 텐가로부터 니시노에게 고백하게 하면 된다

주위의 녀석도 니시노라면 반문하지 못할 것이다



"니시노의 기분은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사정을 털어놓고, 지금부터 상담해 보려고 해

소문 조정도 필요하고, 미안하지만 미쿠리도 협조해 줄래?"



이런 형태로 생각을 전하게 되다니, 텐가에게는 미안하지만

이것은 수긍해 줬으면 한다


사정이 사정이니만큼 말이다



머릿속에서 앞으로의 절차를 세워나갔다

익숙하지 않은 일에 머리를 쓰고 있어서 여유가 없었지만

미쿠리가 대답을 하지 못하고 멍하니 머리를 싸매고 있는 것에

조금 신경이 쓰였다


오늘 생일이여서 얘들이 밥사준다 하길래

오늘은 1편만 찍 번역하고 런함 ㅈ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