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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겉도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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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거짓의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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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거짓의 대가

- 어긋나는 사정







"아, 유키쟝, 그러지 말고, 다시 생각해보자 

그런 건 유키쟝이 할 필요 없다고"



교실로 이어지는 복도를 돌아오는 도중

미쿠리는 나를 설득하려고 계속 말을 걸어왔다


그 얼굴은 필사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나를 걱정해 주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는 해도, 나로서도 그렇게 간단하게 양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였다

한 번 결정한 것이다, 더 이상의 안은 없어 보이니 말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달리 좋은 안은 없잖아?

이게 가장 둥글둥글하게 먹힐거야"


"그게 아니라.. 아아, 진짜!!

애초에 유키쟝은 오해하고 있는 거야

텐가는 니시노를 좋아하는게 아냐!"


"뭐어?"



나는 미쿠리의 말에, 무심코 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무슨 소리야, 이 녀석... 아무리 날 붙잡고 싶어도 그런 건 아니잖아



"텐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었어!

사실은 텐가가 정말 좋아하는 것은...!"


"둘 다 아직도 여기서 뭐하니?"



혼자 열을 올리고 있었던 미쿠리와

그것을 어이없는 얼굴로 보고 있던 나


그런 온도차가 있는 우리에게 말을 걸어 온 것은

정장을 입은 한 명의 여성이였다



"아 선생님..."


"요코... 이런 타이밍에..."


"두 사람 모두 안녕!

하지만 스나하마, 선생님을 향해서 요코라니!"



부드러운 말투에 키가 작아서 그런지

자칫하면 같은 연령으로 생각되는 그 여자는

우리 반 1학년 3반의 담임고사인 쿠도 요코 선생님이였다


선생 경력으로 올해가 처음이여서 그런지

교사로서의 위엄이 전혀 없었다


그 외형도 아울러, 카스트 상위로부터는 자주 놀림을 받고 있는

어른이라고 하기보단, 학생에 가까운 그런 선생님이였다



나? 당연히 선생님이라고 불러야지

윗 사람에게 이름을 부르며 함부로 말을 건네는 건 무리야

미쿠리처럼 가볍게 말을 거는 것은 일종의 재능이겠지


선생님은 지금도 화내고 있었지만, 왠지 그 모습은 귀여워 보였다



"나 역시 선생님 맞지 않는 걸까... 우선, 함께 교실로 가자

곧 있으면 수업종이 울려 버릴거야"


"아... 근데 우리 아직 얘기하는데..."


"네, 가도록 하죠"



미쿠리는 살짝 불만스러워 보였지만

나로서는 안성맞춤인 전개였다


나는 선생님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잠깐만, 유키쟝..."


"아사마 군은 솔직해서 다행이야

모두들 너처럼 착하면 선생님은 더 편할텐데..."



왠일인지 쿠도 선생님은 감격한 듯 눈가를 닦고 있었다


이런 것에 감동을 받다니... 선생님은 의외로 눈물이 많은가 보다

평소 고생하는 모습이 있어서 그런 가능성도 있지만

하지만 갈수록 동정심이 생겨버리니,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지 않아도 내 뇌는 이미 펑크 상태다

다른 일에 할애할 만큼 내 뇌 용량은 크지 않다



그리고 때마침 머리 위에서 수업종 소리가 울려퍼졌다


드디어 시간이 된 것 같군


이쯤 되면 체념을 할 수 밖에 없을 터인데

미쿠리는 그것이 불만스러운 듯 온갖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자, 스나하마도 이만 가자, 지각으로 체크 안할테니깐"


"...알겠습니다"



미쿠리는 결국 선생님에게 재촉을 받아, 함께 걷기 시작했다


이런 말을 듣고는 역시 저항할 생각은 없어진 듯

우리들은 그대로 교실에 들어갔다



"자, 모두들 안녕"



선생님은 조금 전까지의 우울한 기색을 감추며

밝은 표정으로 앉아 있는 학생에게 아침인사를 했다


이렇게 곧장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교사에 적임일거야

쿠도 선생님이 앞으로도 열심히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는 나에게 잘해준 것도 있기 때문인 것도 있었다

나는 역시 상냥한 사람에게 약한 것인가



"그럼 아침 HR 시간을 시작할께요

아사마 군과 스나하마 양도 자리에 앉아주세요"



선생님은 뒤에 있는 우리들에게 자리에 앉도록 재촉해 왔다

물론 그 말에 우리들은 순순히 자기 자리에 되돌아갔다


그 도중에 텐가의 모습을 확인했지만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있어, 그 표정을 볼 수 없었다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며

자리에 앉은 나는 멍하니 쿠도 선생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데

니시노가 그런 나를 불안한 표정으로 보고 있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뭐야...?



내가 시선을 돌리자, 니시노는 당황한 듯 눈을 돌렸다


그 모습에 고개를 갸웃하면서

나는 빨리 아침 HR이 끝나길 기도하는 것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