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프롤로그 

1화 2화 3화 4화 5화 6화 7화 8화 9화 10화 11화 12화 13화 

14화 15화 16화 17화 18화 19화 20화 21화 22화 23화 24화 25화 26화

제1장 겉도는 마음

27화 28화 29화 30화 31화 32화 33화 34화 35화 36화 37화 38화 39화 40화 41화 

42화 43화 44화 45화 46화 47화 48화 49화 50화 51화 52화 53화 54화 55화 56화

제2장 거짓의 대가

57화 58화 59화 60화 61화 62화 63화 64화 65화 66화 67화

제2장 거짓의 대가

- 모르겠어 






"텐가, 너 진짜 아까부터 뭐라고 하는 거야?

네가 하는 말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



나는 내심의 분노를 억제하면서

가능한 한 냉정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혼자였다면 텐가에게 달려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텐가의 무신경한 말은 나의 역린을 건드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대로 분노에 몸을 맡길 수는 없었다

지금 내 주위에는 코토네가 있었으니 말이다


코토네가 무서워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설령 누구라도 폭력을 휘두르는 일 따위는 할 수 없었다


좋아하는 여자가 곁에 있다는 사실이

아슬아슬하게 나의 이성을 지탱해주고 있었다


코토네 덕분에 나는 텐가에게 손을 드는 것을

어떻게든 참고 잇었던 것이였다



"유키토야말로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나 좋아한다고 고백했었잖아?"



다만 오산이 있었다

텐가는 마치 그것을 신경쓰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데다가

한층 더 파고 들었던 것이였다

정확하게 급소를 도려낼 줄이야...

지금 이 녀석... 말이 통하긴 하는 건가?


이것이 나에게 새로운 트라우마를 심어주는 것이 목적이라면

그 계획은 대성공일 것이다

동시에 텐가에 대한 호감도도 떨어지겠지만 말이다


이러가단 맨틀까지 뚫고 내핵까지 들어갈거야

마치 리먼 쇼크 같은 대폭락이란 말이야


거기까지가면, 솔직하게 단지 쓰레기녀로서

텐가를 무시한다든지 뿌리치게 되겠지만

문제는 그녀가 이 문제를 파악하고 있느냐... 였다



그녀는 정말이지 순전히 궁금해서 물어보는 듯

어린아이처럼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악의가 있는 편이 차라리 나았다

그래야 제값을 할 텐데



"그건... 그렇긴 한데"


"그럼 됐잖아, 코토네는 알아서 따라올테니 우리끼리 먼저 가자"



억울하게도 나는 이 녀석에게 고백했다

그것만은 사실이다


텐가에게 고백하고 차인 지 벌써 한달이 지났지만

일반적으로 아직 미련을 남기고 있을 시기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

텐가에 대한 호의가 아직 남아 있는 것이라고

이 녀석이 착각하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가...?


설사 그렇다해도 텐가는 지금 무신경한 것 같지만 말이다


...아니, 코토네에게 한 말을 생각하면 원래 그런 타입이였지...



아무튼 지금은 텐가의 페이스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


평소에도 강압적인 곳이 있는 놈이였지만

지금의 텐가와 단둘이 있는 것은 좋지 않다는 묘한 예감이 있었다



"안 간다고 했잖아!! 나는 코토네와 학교에 갈 거야! 텐가랑은 같이 갈 생각 없어!"



그래서 분명하게 선언했다


여기까지 말하면 분명 텐가도 납득하리라는 기대를 담아..



"어? 왜?"



하지만 역시 내 소원은 통하지 않는 것 같았다

조금 전의 말 돌리기처럼, 텐가는 또 한 번 고개를 갸웃하는 것이였다



"왜라니..."


"내가 뭐 잘못한거야? 유키토야말로 아까부터 왜 이래?"



또 이런 식이다


아까부터 대화가 계속 연결되고 있었다


말이 통한다면, 의미도 이해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텐가는 계속 의문만 던지고 있었다


나는 분명히 거절하고 있건만

텐가는 그것을 모른다고 말하는 판국이였다



말이 통하고 있는데 뜻이 통하지 않는다

그걸 깨달은 나는 소름이 끼쳤다


여름이 다가오고는 있었지만

아직 아침이고, 더워지기 시작하려면 한참 남았지만

등줄기에 서늘한 것이 흐르는 것이였다



이게 뭐야...



묘한 감각이였다

마치 외계인이라도 만난 것 같았다

뜻을 모르겠다니...


이쪽 생각이 전혀 먹히지 않고

허공에 매달려, 전혀 어찌할 바를 모르는데

저쪽은 자신이 생각이 옳다는 나머지 의심조차 하지 않는 것이였다


대화를 캐치볼의 예로 든다면

텐가가 던진 공은 딱딱하지도 부드럽지도 않은 이해할 수 없는 감촉

도무지 반응없어서 잡고 있는지도 모르는 그런 공...



지금의 텐가는 애매모호하다

눈 앞에 있는 것은 정말로 내가 알고 잇는 텐가인 걸까



"유키토는 나랑 있는게 즐거울 거야

나도 그렇고.... 그렇다면 우린 함께 있어야 하는 거야. 그렇지!?"



모르겠어


텐가가 뭘 말하고 있는지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