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챈이랑 얀챈 둘다 올릴랬는데 쓰다보니 얀데레가 부각이 안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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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나리아라고 알아?"


"응?"


따사로운 햇빛이 내리쬐는 주말 오후.

내 옆에 앉아있던 쇼거스가 말을 건다.


"알지. 중학생때 그거 가지고 실험도 해봤는걸. 분열하는 생물 말하는 거지? 그게 왜?"


햇빛을 느끼기 위해 사람 없는 한적한 공원으로 피크닉을 나온 이 시점에 플라나리아라니. 뜬금없게.

잔디 위에 검은색 돗자리를 깔고 앉아있자니 주말 오후의 한가로움이 눈에 띈다.

분홍빛 솜사탕을 먹는 아이들, 푸른 호수 위의 청둥오리, 초록빛 풀을 뜯어먹는 보ㄹ




흰색 토끼들. 보기만 해도 세상이 평화롭다고 느껴지는 풍경이다.


"후후, 아무것도 아니야. 자, 여기. 포도맛 슬러시 먹을래?"


그녀가 내게 보라색 액체를 건넨다.

원래는 의심 가득한 눈빛을 보냈어야 하지만,


"고마워 잘 마실게"


어?


내 팔이 멋대로 움직인다.

이게 아니야, 왜 이러ㄴ







왜 의심해? 왜? 왜? 왜?

보라색은 안전해.

보라색이 되면 기분이 좋아져.

함께하자.

영원을 누릴 수 있어.




...아니야. 아니라고.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를 겨우 떨쳐낸다.


그런데 어느새 사람이 이렇게 많아진거지?

꽤 많아보이는 수의 사람들이 주변에

생겼다.


보라색 눈동자, 보라색 머리카락, 보라색..

아니, 아닐 거야.

눈을 꼭 감았다 뜨니 원래대로 돌아왔다






...가 보라색으로 변한다.


뭔가 잘못된거 같아.

황급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려는데

보라색 돗자리에 손이 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아까 플라나리아는 왜 물어보냐고 했지?"


당황하는 내게, 쇼거스가 말한다.


"아주아주 간단한 문제를 하나 낼게, 몬붕아..

매일 자기복제를 통해 그 수가 두배가 되는 한 마리의 쇼거스가 있다면, 열흘 뒤에는 그 수가 얼마나 될까?"


1024마리.

간단한 문제였기에 입을 열려 했지만,

얼굴을 덮은 보라색 물질 때문에 입을 열 수가 없다.


"으응...1024마리라고 답하려 했지?"


간신히 고개를 끄덕인다.


"틀렸는데?"


이게 무슨...아.그렇구나.


"한 마리의 쇼거스는..아무리 그 수가 많아져도 영원히 하나의 쇼거스야...

우리 얀붕이..틀렸으니 벌을 받아야겠네?"

쇼거스의 말을 끝으로 존재하던 모든 것들이 보라색으로 물들어간다.


"우리 얀붕이..내가 너무 사랑하는거 알지?

우리 하나가 되어 영원히 행복해지자♥"


아니야. 이럴리가 없어.

눈을 감았다가 뜨면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올거야.


천천히 눈을 감았다가 뜬다.

그래,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어.

모든 게.










보라색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