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그렇게까지 놀랄 일인가. 하긴 그럴만도 하지. 


애써 무시하며 술이나 따르려는데 아버님의 낯빛이 심상치 않다.


뭐지? 모쏠 아다인 나와 사귄다고 꼽주는건가? 


이쯤 되자 이쪽도 덩달아 꼽을 주고 싶어진다. 


데체 뭔데?


얀순이와 사귀는게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건가?


"이봐...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사귄지 정확히 몇일됬지?"


"네? 어... 아마 100일이 좀 덜 됬을겁니다."


"그러면 첫날밤을 같이 보낸지는 몇일이 되었는가?"


"네? 아무리 아버님이라도... 아직 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미친!"



어떤 부분에서 화가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욕은 좀 너무하지 않은가.


사람 무안하게.



"사귄지 100일이 거의 다 되어간다고? 근데 아직 하지도 못했고?"


"네... 사실 그럴뻔 한적은 많은데요 이상하게 얀순이가 산 콘돔만 쓰는거에 집착한다던지 

아니면 위험일에 생으로 하자던지 그리고 언제부턴가 제가 피곤할거라고 그런 분위기를 계속 피하더라구요..."


"이보게, 정신차려, 요즘 얀순이가 신 음식을 자주 먹지 않는다면 당장 헤어지게."


"헤어지라뇨? 원래부터 얀순이는 신 음식을 좋아했는데요?"


"이런 멍청한! 자네는 요즘 세상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군!"



모르긴 왜 몰라. 나같은 아찐이랑 사겨주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 세상인데... 생각해보니 이상하긴 하네.



"도대체 왜그러십니까? 제가 그렇게나 마음에 안드나요?"


"하아. 알겠네. 내 쉽게 설명해줌세. 얀순이와 자네가 안지는 벌써 10년이 다 되가지?"


"네 그렇죠."


"처음 만난게 13살때였지?"


"네...어떻게 아시는거죠?"


"후... 사실 그 이전부터 얀순이는 자네를 알고 있었네. 일찍이 자네와 사귈 가능성이 있는 여자나 자네에게 연심이 있는 여자를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쫓아낸거야."


"뭐, 그렇군요... 가 아니잖아요?!"


"그러면... 혹시 요즘 얀순이가 아무 이유 없이 실실 웃거나 옥션에서 아기용품에 관련된 물건을 뒤져보지는 않았나?"



갑자기 그건 왜 물어보는거야.



"안그래도 요즘 기분이 좋아보이긴 하더라구요. 아기 젖병같은거도 사던거 같은데요. 근데 그건 왜요?"


"나도 자세히 모르지만 아마 그런 증상이 있는 병, 아니 인체에 관련된 현상이 있을걸세."


"네 그게 무슨 말이죠? 그런 병이 있다니요?"


"자. 그럼 잘 생각해보게. 사실 얀순이는 신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네. 평소에 자주 웃지도 않았고. 그런데 그런사람이 계속 실실 웃고 신 음식을 먹고 아기용품까지 찾아본다? 아마 여기까지 알려줬으면 아마 얼추 눈치를 챘을거라고 믿네."


"네? 그게 무슨..."


"즉 얀순이는 자네의 아기를 임신했을 수도 있네."


듣다보니 식은땀이 흐른다.


"그럼 지금 얀순이가 제 아기를 임신했다는 겁니까? 아니, 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요즘 헛구역질도 하지 않았는가?"



아버님이 답답한지 눈 앞의 술잔을 단숨에 비웠다.


"지금 중요한건 그게 아닐세. 이렇게 눈치가 없어서야 원."


"뭐가 중요한겁니까?"


"얀순이 또한 아내와 나 사이에서 얀순이가 사용한 방법과 똑같이 태어났네."


"하하. 그거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설마 얀순이가 저랑 하지도 않고 임신을 했겠어요."


"이런 멍청한!"



그러니까, 아버님의 말은 대충 이랬다.


얀순이의 어머님 또한 자고있던 아버님을 덮쳤다고. 그리고는 만약 이 사실을 알 경우에는 얀순이가 나를 계속 착정하고 속박할거라고. 


정말로?


 술잔에 담긴 얼음이 녹는걸 가만히 내려다보던 내가 문득 드는 생각에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상관없지 않나요? 어차피 얀순이가 저를 좋아하고 저도 얀순이를 좋아하니까 아기를 나아도 되죠."


"자네가 성경험이 없어서 다행이야. 안그랬다면 둘째를 보지도 못했을 테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알아듣게 설명해주세요."


"하, 알겠네. 자네는 왜 얀순이가 외동이라고 생각하나?"


"그야 어머님과 아버님이 얀순이만 가지자고 생각하셔서..."



어, 잠깐만. 얀순이의 어머님이 집착이 심하시고 매일 덮쳤다면 둘째가 있어야 되는게 아닌가?



"끽해봐야 하루에 한두번 하고는 말거라고 생각하는건가?"


"그럼 왜 잘때 덮쳤다는 거죠? 그거는 그녀가 저를 사랑해서..."


"뻔하지 않는가 아마 자네는 열달이 채 되기도 전에 착정당해서 무정자증에 걸리게 될 걸세.



섬칫 어깨가 떨린다. 나에게 항상 튕기지만 츤츤대는 얀순이가 사실 너무 나를 사랑해서 밤마다 덮친거라고?


말도 안 돼.


그래. 말이 안 되는 소리다.


아버님은 나와 얀순이가 사귀는게 마음에 안들어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이 틀림없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남은 술잔을 비워버렸다.





자취방에 돌아오자 민소매의 돌핀팬츠 차림의 얀순이가 나에게 매달려왔다.



"흥! 이제야 온거야? 바보~"



평소와 다름없는 행동. 츤츤대는 말투와 그와 반대되는 몸짓이었다.



"어디 갔다 온거야? 기다린 만큼 안아줘~!"


"어? 그게... 윽."



그녀가 희고 가녀린 팔을 내 목에 두르고 풍만하다고는 할 수 없는 가슴을 내게 밀착해왔다.


말은 츤츤 대지만 그와 반대로 몸은 나에게 달라붙는 모습이 사랑스러워서 습관처럼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윽?! 너! 뭐하는거야?!"



말은 이렇게 하지만 기분이 좋아서 싱긋싱긋 웃는다.


그리고 손을 때려 하자 나를 쳐다보며 무언의 압박을 날리는게 귀여워서 더 쓰다음었다.


"쓰담쓰담씀쓰담"


평소였다면 이렇게 쓰다듬다가 귀에 바람도 불어넣어보고 옆구리와 겨드랑이도 간질여보고 장난을 쳤을 태지만 그러기 전에 그녀를 때어냈다. 아버님의 말씀 때문인지 오늘은 뭔가... 주의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으니까.


"푸하...? 얀붕아?"


"...식사부터 하자."


"어? 네, 네에..."



갑자기 놀란듯 공손하게 대답한 얀순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식사를 준비하러 떠났다.


떠나는 그녀의 눈에는 아쉬음과 의아함을 엿볼 수 있었다.


나는 내방으로 돌아간 뒤 간단한 세면을 하고 부엌에 들어섰다.


식탁에는 얀순이가 한 요리들로 진수성찬을 이루고 있었다.


불고기 외에더 장어구이, 전복국, 무화가 샐러드, 오미자차 등...


뭔가 의도가 다분해 보이는 음식들이 한 가득이었다.


평소였다면 OK사인인줄 알고 그녀와 할 생각에 들떴겠지만, 아버님의 말씀이 떠올라 조금 신경쓰였다.



"먹자."



내 말을 기다렸다는 듯 얀순이도 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문득 내 쪽으로 몸을 기울이고, 속삭였다.


"얀붕아, 오늘은 기분도 좋은데 저번처럼 직접 떠먹여줄까? 언제든지 말해봐♥" 


"아니, 식사중에 그런 행동은 자제하도록 하자."


"어?"


"식사 중에 품위를 지켜야하니까 말이야. 


그러니까 너도 식사 중에는 먹는거에 집중하자."


"어?! 그래..."



얀순이는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듯 경직된 웃음을 지으며 다시 젓가락을 들었다.


그리고는 깨작깨작 음식을 집어먹기 시작했다.


갑자기 품위타령을 해서 기분이 안 좋은건가? 그렇지만 평소에는 이런 행동을 잘 하지 않는 얀순이가 이러는게 어색했다. 


나는 그녀가 이런 행동을 하는 것에 이유가 있을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정말로 밤에 덮치는지 확인을 해봐야하나? 그건 좀 내키지 않기는 한데...

 


"아래에 먹던 양주좀 줘."



이런 저런 생각에 심숭샘숭해져 양주를 가져오라고 시키니


얀순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장식장에서 양주를 꺼내 돌아아왔다.


그리고는 갑자기 내 옆에 선 얀순이는 무릎을 모으고 안절부절해 하고 있었다.


 

"얀붕아... 갑자기 나한테 왜이러는거야...?"


"아무것도 아니야. 가져다 줘서 고마워."



얀순이는 손을 파르르 떨더니 갑자기 양주를 컵에 따라주기 시작했다.


양주를 몇 모금 마시니 성욕이 오르는걸 느꼈다.


당장 눈 앞에 있는 저 매력적인 여성과 침대에서 뒹굴고 싶었다.


그리고 그런 내 시선을 의식했는지 얀순이는 실풋 미소 지으며 베베 몸을 꼬았다.



"얀붕아, 화 풀어졌어? 오늘 우리 할까?"


"아니, 오늘은 내가 좀 피곤해."



나는 얀순이의 바뀐 행동을 의아해 하며 말을 마무리 했다.



"평소에도 이런분위기 자주 피해왔잖아. 너도 결혼하기 전까지는 하는게 싫은거겠지. 정말 진지하게 우리 관계 생각해보자."


"아니야, 나는 그냥 깨어있는 너랑 하는게 떨려서..."


"여러번 말하게 하지 마."



내가 말을 끊어버리니 얀순이의 표정이 단번에 부드러워졌다.


그리고 시선이 싸늘해졌다. 미묘한 차이였지만 나는 분명 알 수 있었다.



"오늘의 얀붕이는 어쩐지... 이상하네..."



짜내듯 내뱉은 말. 얀순이는 그 말을 남기고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그때를 노려서 얀순이의 방 옆에 있는 화장실에 들어가 물을 틀고는 벽에 귀를 댔다.


오늘의 얀순이는 뭔가 이상했기 때문이다.



"흥~ 흥~"


콧노래를 부르는 소리. 그리고 얀순이가 침대에 걸터앉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는 조용히 독백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얀붕이한테 수면제를 먹여서 재운 다음에 밤마다 덮치는 것을 눈치챘나? ...역시 임신한 것을 보여줘야 되는걸까."



더없이 냉소적인 목소리에 등골이 오싹해진다. 설마. 설마 아버님이 하셨던 말이 전부 정답이었나?


나와 확실이 이어질려고 밤마다 나를 덮친거라고? 나는 입을 틀어막은채 낮게 침음하였다.



"이제 깨어있는 상태로 착정을 해야하나..."



얀순이가 서랍을 드르륵 여는 소리가 들렸다.


이런 씨발! 당황한 내가 물을 끄면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내방으로 뛰어가 서랍을 뒤적거렸다.


사놓은 콘돔을 꺼내들고 얀순이의 방으로 뛰쳐나와 방을 벌컥 열었다.



"엣...?"



방금전까지 나를 재워놓고 착정하려던 주제에, 얀순이는 나를 순진무구한 눈방울로 나를 쳐다보았다.



"야, 얀붕아... 어째서... 오늘 하지 말자고..."



이미 저울은 기울어졌다.


얀순이는 무정자증에 걸릴때까지 착정하려고 한다.


그렇다고 도망치려고하면 나를 재운 다음에 감금해놓고 강제로 착정 당하겠지.


나는 나에게 어릴적부터 잘해준 얀순이에게서 도망치는것도, 상처주는것도 하고 싶지 않다.


최대한 침착하게, 평소와 같은 억양을 내뱉으며, 얀순이에게 콘돔을 보여줬다.



"하자."


"에? 하지만 오늘 하지 말자고..."


"한번 말했다. 하자."


나중에 얀순이가 알려줬지만 콘돔에 바늘로 구멍을 뚫어놨다고 했다.



"마음이 바뀌었어. 연인사이에 이런걸로 고민하는건 말도 안되지. 이제 앞으로 콘돔끼고 하자. 위험일에는 하지 말고."



얀순이가 경악한다. 아니, 경악을 연기하고 있었다. 입 꼬리가 미묘하게 히죽거리는게 그 증거였다.



"야... 얀붕아 물론 나는 너와 하는게 좋지만... 어차피... 곧있으면..."



얀순이와 행복하지만 고통스럽지 않은 일상을 보내려면 이런식으로밖에 할 수 없다.


한마디로 내가 살기 위해서는, 나를 밤마다 덮치는 얀순이를 해소 시켜ㅈ.....



"헤헤... 드디어 내 꺼가 되기로 한거야? 얀붕아?"



찌익 찌이익


콘돔이 찢어지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린다.



"아마 아버지가 너에게 사실을 말했나봐? 어머니께 말씀드려서 불알이 아에 없어질 정도로 착정하라고 해야겠다... 그치?"



이런 제기랄.


나는 그녀의 손바닥 안이었다.


나는 이미 가망이 없...









"아빠! 아빠! 일어나! 오늘 C즈니 랜드 가기로 했잖아!"



오랫만에 옛날 꿈을 꿔서 그런가 몸이 찌부둥 했다.


그나저나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얀순이가 밤마다 나를 덮치는 걸로도 모자라 나를 가둬놓고 착정섹스라니...


말도 안되는 소리다.



그래도 요즘 그런쪽 생각이 아얘 안드는걸 보면... 설마...



"여보? 뭐해? 빨리와~ 애가 기다리잖아."


"알겠어요~ 빨리 갈게요~"



그래도 뭔가 석연치 않다.


설마 얀순이가...?



"얀붕아 무슨 생각해?"


"어? 어, 아니야. 그냥 옛날 생각나서."


"그래? 으음... 아! 내가 밤에 덮쳤던거?"


"어?! 어떻게 안거야?"



아...

안돼...



"얀붕아! 기억이 돌아왔구나...! 이번에는 정말 기억을 잃을때까지 착정해줄테니 기대해도 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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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과 같이 끊으려고 했는데 뭔가 그래서 내용 추가했어

뇌절 ㅈ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