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아빠, 그리고 그런 아빠를 밤마다 때리는 엄마

얀순이는 어렸을 때부터 그런 모습을 봤고 엄마한테 아빠 그만 때리면 안 되냐고 말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항상 같았다

"너도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알 거야"

얀순이는 나중에 커서 절대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얀순이가 25살이 되었을 무렵, 얀순이는 5년 동안 쭉 함깨 해 온 남자친구 얀붕이와 슬슬 결혼을 할 준비를 하기로 했다

비록 얀붕이는 아직 취직을 하지 못 했지만 얀순이는 직장인인 자신이 얀붕이를 먹여 살리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얀붕이가 바람 피우는 모습을 보기 전까지는

우연히, 정말 우연히 얀붕이가 모르는 여자와 포옹을 하고 가볍게 키스를 한 뒤 모텔로 들어가는 모습을 본 것이었다

얀순이는 어찌 할 줄 몰랐다 하지만 어떡해야 할지는 본능이 알고 있었다

얀순이가 어렸을 때부터 엄마에게 들었던 말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순수한 사랑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얀순이는 집으로 돌아가 엄마를 찾아갔다

폭행, 약물, 상해 등등 엄마가 하는 말은 비상식적인 것들로 가득차 있었지만 얀순이는 단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진지하게 귀담아 들었다

얀순이는 엄마의 조언대로 장비를 점검하고 약을 챙긴 뒤 얀붕이와의 데이트 장소로 향했다

얀순이의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얀순이의 눈에는 오직 광기만이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