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고 돌리고 어색한 거 수정했음

오역 의역 많음

각종 오타 번역 잘못된 거 있으면 말해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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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에 털썩 주저앉은 내 앞을 관광버스가 지나갔다.


 ······지금은 아직 유키나가 버티고 있을 거다. 나에게 남은 시간은······


 "왜, 왜 그래 미카게. 아, 역시 햇볕을 너무 많이 쐰 거야?"


 주저앉은 내 어깨를 받치듯이 끌어안고 토모는 당황했다.


 "조, 조금만 더 가면 도착이니까? 방에서 편히 쉬자? 분명 괜찮아 질 거야?"


 햇빛에 반사되어 타는 듯한 열기를 내뿜는 아스팔트의 위를 바람이 지나간다.


 "토모······"

 "아아, 응. 듣고 있어. 좀 안아도 될까?"


 토모는 과보호. 그런 점은 3년 전과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녀는 나를 위해서라면 뭐든 해준다. 아무리 나쁜 일이라도 해준다.

 그게 무섭다. 맹목적인 성격.


 "토모, 내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해······"

 "응, 물론 괜찮아? 하지만 지금은, 좀 미안해?"


 토모는 눈매를 낮추고 곤란한 표정으로 말하면서 나를 쭈뼛쭈뼛 안아 올렸다.


 "미안, 미안······. 화내지 마? 응?"

 "······"


 나는 토모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팔을 두르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와의 관계는 예전 그대로. 까다로운 나의 성격을 이해하고 있다. 부끄럽고 좀 귀찮은 그 부분이 이때는 왠지 고마웠다.



◇ ◇



 작은 상가 빌딩의 작은 입구를 지나자 역시 작은 엘리베이터 홀에 들어왔다.

 빌딩 내에는 에어컨이 틀어져 있어서 시원했다. 거주용 아파트와는 다른 분위기.

 역시 작은 엘리베이터로 6층까지 곧장 갔다.

 나를 안은 채 토모는 보통보다 좁은 통로를 끝까지 나아간 후, 검은 문 앞에까지 가서야 나를 내려주었다.


 "······여기, 평범한 아파트가 아니야······?"


 지금까지의 분위기를 쉽게 비유한다면 호텔 내부란 표현이 가장 어울린다.

 토모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 원래는 이 빌딩의 경비 회사 사람이 쓸려고 했는데, 산 적도 없고, 그······"

 "······?"


 갑자기 말을 흐린 토모는 뭔가를 얼버무리듯 주머니에서 꺼낸 열쇠로 문을 열었다.

 좁은 현관 입구. 눈앞에는 화장실이 붙어있는 욕실. 작은 공간을 문으로 구분한 비즈니스호텔 같은 방. 생활감이 없는 그곳은 마치 급조한 『은신처』라는 인상.


 "······정말로 여기에 살아?"

 "아, 응. 아직 이사 온 지 얼마 안 됐지만······"

 "흐응······"


 앞서가는 토모의 뒤를 따라 눈앞의 문을 지나가자 그곳은 침실이었다.


 "············"


 깜짝 놀라서 나는 입을 다물었다.

 벽 옆에는 더블 사이즈의 침대. 벽걸이 TV 외에는 작은 책상이 있고 비즈니스호텔 같은 간소한 구조.

 나는 말했다.


 "토모, 부엌이 없어. 세탁기도 없고. 어떻게 된 거야?"

 "······"


 골치 아픈 문제를 안은 것처럼 토모는 조용히 미간을 찌푸렸다.



◇ ◇



 토모는 어려운 표정으로 머리를 껴안고 있었다.


 "······따로 빨래도 밥도 못 해. 탕비실이 3층에 있는데 그곳에서밖에 못 해서······"

 "············"


 그건 거주지로써는 불량품이라고 생각했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불복을 말할 처지가 아니다. 단지 신경 쓰이는 건······토모가 나 때문에 이곳을 준비한 게 아닌가 하고, 순간 느껴버리고 만 것이다.

 못 살 정도는 아니지만 오래 있으면 이건 반드시 부담된다. 계속 살기에는 좋지 않다. 가사도 잘하는 토모가 이런 장소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토모는 어색한 듯 뺨을 긁었다.


 "······사실은 임시거처야······"

 "그래······"


 무미건조하게 말하며 나는 조금 생각했다.

 애초에 왜 토모는 내 집 근처에 있었던 거지. 처음부터 나를 여기에 데려오려던 게 아닐까.


 예를 들어 나를 『감금』하거나 『숨기거나』 할 생각이라면 이곳은 충분한 공간이다. 『그것을 위한』 준비가 된 것이 우연히 오늘이었을 뿐. 우연히 내가 트러블에 휘말려 있었을 뿐.


 나는 한 걸음 물러나 토모에게서 거리를 두었다.


 여기는 벽이 두꺼워서 약간의 소리라면 밖에 들리지 않는다. 통로는 건물의 내부에 있어서 좁게 설계되어 있다. 거주용이 아니므로 다른 주민은 없다.


 에어컨의 스위치를 누른 토모는 작게 한숨을 내쉰 뒤 내 방향으로 돌아섰다.


 "왜 그래······?"


 나는 다시 한 걸음 물러났다.


 "아······"


 작게 신음하며 토모는 흠칫 놀란 듯 굳어졌다.


 "자, 잠깐. 그런, 경계하는 거야······?"

 "······"


 나는 방심하지 않고 등 뒤의 문과 눈앞의 토모의 위치를 확인하고 다시 한 번 한 걸음 물러났다.

 토모는 초조한 것처럼 주위를 둘러보고――

 하지만 어째선지 한발 뒤로 물러나서 나에게 거리를 두었다.


 "그, 그렇지, 나, 수상하지? 하, 하지만 달라. 심한 짓은 안 해, 이야기만이라도 들어줘. 응?"

 "더 물러나······"

 "알았어. 알았어······"


 제지하듯 내 쪽에 손바닥을 향하며 토모는 천천히 후퇴하고, 그 뒤 허리에 찬 경찰봉의 홀스터를 뜯어내 침대 쪽으로 내던졌다.


 "기다려······절대 그쪽에 안 갈게, 도망가지 마······"


 괴로운 듯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토모는 바닥에 팔꿈치와 무릎을 대고 두 손바닥을 위로 향하고 납작 엎드렸다.

 거의 울 것 같은 쉰 목소리로 말했다.


 "나, 그렇게나 신용 없나······? 확실히 오래간만이지만 조금도 심한 짓은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야······응······"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거짓말하지 마."


 울 것 같은 눈동자만은 내 쪽을 바라보고, 웅크린 토모는 완전 항복의 자세.


 "거짓말 아니야······"

 "나를 계속 무시했었던 주제에 이제 와서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건, 어쩔 수 없었어······!"


 나는 코를 킁킁거렸다.

 듣고 싶지 않다. 그녀는 너무 수상하다.

 토모는 힘없이 말했다.


 "그도 그럴게, 미카게, 노래하는 걸······어쩔 수 없었어······"

 "······!"


 『노래할』 때의 기억은 어렴풋하고 별로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내가 노래하면 아빠는 슬퍼한다.

 토모는 두 손 사이에 얼굴을 묻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때의 일, 기억 안 나지······? 나, 너무 무서워서······이대로 돌아오지 않으면 어쩌나 하고······! 그런 걸 보면 좋아해도 무서워······!"


 토모는 울었다.

 이 3년간 모아둔 응어리를 토해 내듯이 펑펑 울었다.


 "나, 질척질척하고! 꽤, 질투도 많고, 무섭잖아······!"


 오열을 반복하며 몇 번이나 흐느끼는 토모를 보고 나는 간신히 이해했다.


 3년 전, 쿠로이와 토모가 어떤 마음으로 물러섰나.

 3년 동안, 쿠로이와 토모가 어떤 마음으로 시간을 보냈는가.


 "여러 가지, 기다리기 힘들었는데, 안 되는 거야······?"


 곤란하네······.

 나는 가볍게 머리를 쓸어 올리며 그 마음속의 말을 삼켰다.

 토모의 마음은 너무 깊다. 시간을 들여 쌓아온 이 마음은 너무 강하다.

 아마 이것도 『사랑』.

 그게 역시 나를 약하게 만든다.


 나는 다가가 웅크린 채 지금도 흐느끼는 토모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미안."


 순간 토모는 몸을 떨고, 더욱 심하게 오열했다.



◇◇



 저질렀다······.


 여러 가지 심한 짓을 하는 나지만 개중에는 울리고 싶지 않은 여자도 있다.


 "미안, 토모."


 할 수 없이 오열하는 토모의 등을 계속 문질렀다.

 울기 시작한 여자는 무척 귀찮다. 카오루도 그렇지만 좀처럼 울음을 그치지 않고, 잘못 대하면 감정적이 되어 화를 낸다.

 카오루의 경우 섹스 후 울고 있을 때 텔레비전을 켰더니 굉장히 화를 냈다.

 난감해 하던 나는 과감하게 하나의 질문을 했다.


 "저기, 토모는 처녀야?"

 "······!!"


 울고 있던 토모였지만 그 질문 직후 벌떡 몸을 일으켰다.


 "······바보 취급 하는 건가, 이 자식이······!"


 울어서 퉁퉁 부은 눈으로 나를 노려보는 토모는 눈초리를 치켜뜬 무서운 얼굴이었다.


 상대가 다른 여자였다면 조금 만져서 조용하게 만들었을 텐데 후카야마처럼 처녀라면 주의해야 한다. 그런 의도에서 나온 질문이었지만, 잘못한 것 같다.

 이번에 섹스의 마법은 쓸 수 없는 걸 알았다. 아마 텔레비전을 켜도 안 되고 과자를 먹거나 화장실에 가거나 하는 것도 안 되겠지.


 여자는 엄청나게 귀찮다.


 결국, 토모는 한 시간 이상이나 계속 울었다.

 그동안 계속 등을 문질렀다. 싫증 난다고 멈추지도 않아서 아빠가 있었다면 칭찬을 들었을 것이다.

 나의 의심은 풀렸지만 토모는 기분이 언짢아졌다.

 토모는 눈물로 젖은 얼굴을 들고 킁킁 코를 훌쩍거렸다.


 "간신히 돌아왔다고 생각했더니 왜 우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는 거야······"


 정해진 패턴. 여자의 『푸념』이 시작됐다.

 이대로 말하게 두면 또 울거나 화를 내거나 둘 중 하나인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즉각 말에 끼어들었다.


 "토모, 배고파."

 "아ー, 네네······배달도 괜찮지?"


 슥슥 소매로 눈물을 닦고, 그 후 토모는 곤란한 듯이 눈초리를 내리고 웃었다.



◇◇



 토모의 말로는 상점가와 번화가가 가까운 이곳은 어떤 배달 음식도 주문 가능하다는 것. 게다가 다른 층에 사무 관련 회사가 즐비한 것도 있어서 집까지 가져다주는 것 같다.


 "요즘 엄청 맛있는 카레 전문점에 빠져 있어서······"

 "음, 전문점의 카레?"

 "그래, 유럽식과 인도식이 있어서 제법 본격적이야."

 "인도식 먹고 싶어."

 "아아, 안 돼. 미카게는 단 유럽식으로 해 둬. 인도식은 매운 게 기본이니까. 추천 메뉴는 치킨 카레야."


 그런 대화 후 토모는 핸드폰을 꺼내고 즉시 주문을 시작했다.


 "네, 맞아요. 하나는 돼지고기 카레고, 또 하나는······"


 토모는 흘긋 나를 보고, 그 후 왜인지 등을 돌렸다.

 속삭이듯 중얼거렸다.


 "······또 하나는 치킨 카레 어린이 세트로······"


 나는 토모의 등에 달려들었다.

 옆구리가 욱신욱신하고 아파져 와서 괴로웠지만 여기서 잠자코 있는 건 남자의 체면과 관계된다.


 "아앗! 용서해줘! 미카게를 위해서야······!"



 …………………………


 ……………………


 ………………


 …………


 ……



 몇 분 후.

 옆구리를 누르며 괴로워하는 나와 당황해서 패닉에 빠진 토모가 있었다.


 "날뛰면 안 돼! 아아, 어떡하지 어떡하지······"


 옆구리를 덮친 통증을 견디면서 어떻게든 침대에 다다른 나는 힘없이 드러누웠다.

 이마의 통증도 강해지고 있어서 진통제의 약효가 떨어진 걸지도 모른다.

 토모는 우왕좌왕하고 있다.


 "찜질 찜질! 아니, 진통제가 먼저인가!? 그래! 구급차 구급차!!"


 정말 토모는 너무 시끄러웠다. 하지만 내버려두면 정말로 구급차를 부를 것 같아서 그건 말린다.

 침대 옆을 툭 치며 말했다.


 "토모 시끄러워. 구급차는 됐으니까 조금 무릎베개해줘······"


 "――엣, 무릎베개!? 아아, 응, 알았어······"


 그 후의 나는 토모의 무릎을 베고 안정을 취하고 있었다.

 그리고 토모는 침착성이 없다.


 "우왓, 머리 작아······!"


 라거나,


 "머리카락 가늘어!"


 라거나,


 "속눈썹 길어!"


 라고 중얼거리나 싶더니 다음엔 말이 없어지고, 다음엔 무릎을 스멀스멀 비볐다.


 "토모, 움직이지 마."

 "아으읏, 미안······"


 이윽고 통증이 가라앉고 내가 가벼운 졸음을 느끼게 됐을 때, 토모가 나직이 중얼거렸다.


 "······나, 처녀야······"


 왜인지 모르겠지만 그걸 듣고 안심하는 내가 있었다.


 "미카게가 받아 줘······"

 "그건······"


 그만두는 게 좋겠어, 라고 하려다가 나는 입을 다물었다.


 "미카게가 좋아······안 될까······"


 무릎베개해준 자세로 나를 내려다보는 토모의 눈동자는 물기를 띠고 있었고, 진심으로 말하는 것이 전해졌다.


 후카야마 때처럼 조금 만져주면 납득하려나······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카레가 도착했다.


 점심 식사 중에도 토모의 눈동자는 물기를 띠고 안절부절못해 했다. 내가 돼지고기 카레를 가져가고 어린이 세트를 밀어 보내도 잠자코 그걸 먹었다.

 디저트인 젤리를 가져가도 무반응. 조금······아니, 상당한 중증.

 깃발이 꽂힌 어린이 카레를 먹고 있는 토모는 무척 비현실적이어서 웃겼지만, 웃으면 혼날 것 같아 나도 잠자코 먹었다.


 결국, 나는 카레를 반 이상 남겼다.

 토모가 주문한 돼지고기 카레의 맵기는 『중간 매운맛』이었지만 나에겐 아주 맵게 느껴졌다.

 싫증이 난 나는 토모가 먹다 만 어린이 카레와 역시 먹고 있던 돼지고기 카레를 바꿔치기했지만 토모는 물기를 띤 눈동자로 나의 행동을 쫓을 뿐 역시 잠자코 먹었다.


 담담하게 식사가 계속된다.

 어린이 카레는 먹기 쉽다. 맵기도 괜찮고, 토모가 나를 위해서라고 말한 이유를 잘 알겠다.

 토모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아ー앙, 해줄까······?"


 아이 취급에 조금 화가 나 보복으로 내가 어린이 카레를 숟가락으로 떠서 내밀자 토모는 망설임 없이 입에 머금고 먹었다.


 "······"


 내가 싸늘한 시선을 보내도 토모는 태연히 카레를 음미했다.

 몇 번이나 잘 씹어서 소리를 내며 꿀꺽 삼킨 뒤, 입술 주위를 할짝 핥았다.


 "우후······맛있어······"


 열에 들뜬 듯 젖은 눈동자는 잠시도 떨어지지 않고 나를 놓치지 않았다.

 아마 카레의 뒤에는 나를 먹을 생각이겠지.


 마음이 무거운 점심 식사가 끝나고 토모는 종이 냅킨으로 입가를 닦았다.


 "침대, 가자······?"


 중얼대듯 새어 나온 목소리마저 젖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방 안은 무음.

 상가와 번화가를 잇는 위치에 있는 빌딩인데도 이 방까지는 아무런 소란도 닿지 않았다. 고조된 분위기를 놓치지 않았다.


 나는 진통제 알약을 두 개 삼킨 뒤 먼저 침대에 앉아서 기다리는 토모의 뒤를 쫓았다.



◇◇



 침대의 끝에 걸터앉은 토모는 약간 고개를 숙였다. 뺨은 약간 붉어져 있어서 긴장의 정도가 전해진다.


 나는 잠시 생각한 뒤, 일어선 채 정면에서 토모의 턱을 들어 올리고 키스했다.


 "읏······"


 희미하게 떨리는 입술에 맞대기만 하는 키스를 했다.

 떨어지자 은색의 물방울이 실을 당기며 떨어졌다.


 "············"


 토모는 붉게 물든 뺨을 그야말로 불이 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붉히며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그 토모의 뺨을 양손으로 받치듯 하고 나는 두 번째 키스를 했다.

 목덜미까지 빨갛게 달아오른 토모가 무척 기대하고 있는 걸 알았다.


 "응······츄우······"


 입안에 혀를 넣자 기다렸다는 듯이 토모가 혀를 얽혀 왔다.

 무음의 실내에 서로의 한숨과 타액을 교환하는 물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다시 떨어지자 토모는 역시 고개를 숙이고 수치에 흐릿해진 눈동자를 숨겼다.

 토모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나도 침대에 앉아――


 "――으읏!"


 돌연 옆구리에 전해진 날카로운 통증에 나는 고통의 목소리를 높였다.


 "앗!"


 토모가 튕기듯이 일어났다.

 나를 걱정하는 듯한 음색과 달리 젖은 눈동자는 허공을 헤맸다. 키스로 촉촉해진 입술은 기대에 떨고, 달아오른 몸은 열로 전율하고 있다.

 망설임은 한순간.

 토모는 큰 사이즈의 티셔츠를 찢듯이 벗어 던지고, 이어서 아래의 저지까지 순식간에 벗어 던졌다.


 "내, 내가 벗을게, 계속하자? 응?"


 "······"


 나는 옆구리의 통증에 괴로워하면서도, 토모에게 보이는 집념 같은 것에 숨을 삼켰다.

 토모는 굳어진 표정으로 웃었다.


 "아핫, 역시 무리?"


 분명 이성이 자제와 욕망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을 것이다. 억지로 지은 토모의 웃는 얼굴은 표정이 깨진 것처럼 보였다.


 "괜, 찮아. 조금, 그래······"


 나는 가늘고 길게 숨을 몰아쉬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나에게 있어서 그녀는······쿠로이와 토모라는 여자는 그런 표정을 해도 될 여자가 아니다.

 가능한 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조금 놀랐을 뿐이야, 별거 아니야."

 "저, 정말이야? 무리해도, 괜찮아······?"


 토모의 흰색과 검은색의 줄무늬가 그려진 속옷은 브래지어 위에서도 분명히 알 수 있을 정도로 젖꼭지가 단단하고 예민해졌다. 팬티는 사타구니 부분에 크게 얼룩이 퍼져서 비쳐 보이는 음모의 색을 비추고 있었다.


 "괜찮아, 토모, 이리 와."


 아마, 무리를 하는 건 토모 쪽이고 여기서 멈추면 토모는 정말로 이상하게 돼 버릴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싱긋 웃어 보였다.



◇ ◇



 토모는 꾸깃꾸깃 구겨진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깨진 미소.

 그 애처로움에 나는 가볍게 목을 흔들며 손짓해 보였다.


 "토모? 자······"


 "아, 으, 응······"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토모는 다시 내 옆에 앉았다.

 매트리스가 끼익 울리며 약간 전해지는 진동조차 둔한 통증이 되어 나에게 전해졌다.

 2배의 양을 먹은 진통제의 효과가 들으면 좀 더 편해진다.

 그런 걸 생각하는 내 옆으로 토모가 황급히 브래지어를 벗으려 하고 있어서 그 손을 잡아 제지했다.

 애처로워서 보고 있을 수 없다.


 "토모, 거기까지 하지 않아도 되니까······"


 "앗, 앗, 앗, 그래? 아핫, 기를 쓰고 꼴불견이지, 나"


 비굴.

 분명 그렇게까지 해야 할 정도로 토모에게 있어서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미안. 그렇게까지 하게 해서."


 지금부터 내가 할 일은 카오루나 토우코에 대한 배신이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하지 않으면 토모는 엉망이 된다.


 "무, 무슨 소리야? 그런 거 미카게의 탓이 아니――"


 끝까지 듣지 않고 브래지어의 후크에 손가락을 미끄러뜨리자 갑자기 느슨해진 가슴의 압박에 토모는 몸을 경직시켰다.

 말은 때때로 진부하다.

 쿠로이와 토모는 나에게 소중한 사람. 그러니까 행동으로 밀어붙인다.

 앗, 하고 비명을 지를 것 같은 입술은 키스로 막고 기세 그대로 밀어 넘어뜨려 브라를 벗겨냈다.


 "으흣! 흐······으아······"


 쓰러진 두 개의 둥근 물체는 눈어림으로 D컵. 살갗의 촉감은 매끄러워서 언제까지라도 쓰다듬고 싶어진다.

 혀로 빨면서 큰 유방의 세피아 색 부분을 부드럽게 주무르자 색소가 옅은 토모의 눈이 끈적하게 녹았다.


 "아, 아아······"


 이어서 살짝 젖꼭지에 달라붙자 평소의 토모에게선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요염한 신음이 새어 나왔다.

 살짝 땀이 난 피부는 촉촉하게 달라붙는 것이 느껴진다.

 이상한 감각.

 토모는 내가 혐오감을 느끼지 않는 희귀한 존재의 여자다.

 미간의 상처가 뜨거워진다.

 젖꼭지에 강하게 달라붙으며 부드러운 허리 라인을 쓰다듬었다.


 "아, 하아······"


 한숨과 함께 토모는 힘을 빼고 몸의 긴장을 풀었다.

 팬티 위에서 달아오른 음부를 만져보니 그곳은 이미 실금한 것처럼 애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우읏!"


 교성을 지르며 흠칫하고 크게 몸을 떤 것도 순간의 일. 실이 끊어진 것처럼 허벅지에서 힘이 빠지고 몸을 열었다. 마음이 열려가는 것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알 수 있었다.

 토모가 애달픈 듯이 숨을 토했다.


 "······저기, 이제, 괜찮은데?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팬티에 손가락을 걸자 토모는 허리를 띄우는 것으로 답했다.


 벗긴 팬티를 던지자 철퍽하고 큰 소리가 나고, 토모는 부끄러운 듯이 양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욱신욱신하고 경종을 울리는 것처럼 옆구리가 아팠다. 진통제는 전혀 효과가 없다.


 나는 태연함을 가장하며 몸을 일으키고 긴 팔 셔츠와 바지를 벗었다.

 아프다. 토모의 위에 있는 자세보다 서 있는 쪽이 낫다.


 "······미카게, 저기, 그······"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토모의 손을 끌어서 침대의 끝에 앉혔다.


 "토모, 다리 벌려······"


 "······응."


 수치와 기대에 젖은 눈동자를 내리깐 토모가 다리를 벌리자, 질퍽하고 큰 소리가 나며 끈적한 애액이 굵은 줄기가 되어 다리 사이에 다리를 놓았다.

 누워있는 것보다 서 있는 것이 편하다. 다리를 벌린 토모의 다리 사이에 들어가서 나는 비밀스러운 부분을 들여다보며 쭈그리고 앉았다.


 "아······잠깐, 거짓말······"


 이 세상의 종말 같은 비명을 지르며 『그곳』을 가리려는 토모의 손을 뿌리치고 나는 차분히 그곳을 들여다봤다.


 "아······"


 토모의 그곳은 음순이 둥글게 부어올랐고 주름이 삐뚤게 열려 있었다.

 그 애처로움에 나는 무심코 고개를 흔들었다.

 클리토리스는 붉게 충혈되고 포피에서 반 이상 얼굴을 내밀고 있다. 질구에선 희고 탁한 점액이 흘러나와 탐욕스럽게 침을 흘리고 있었다.


 얼마 전 카오루에게 절정 직전에 멈추는 고문을 했는데 토모의 『그곳』은 카오루보다 훨씬 심했다. 나를 기다리고 떨면서 지금도 열심히 힘내고 있었다.


 심각한 나의 표정을 눈치챈 토모가 당황한 듯 말했다.


 "아, 으······나, 이상한가······?"


 나는 고개를 저었다.


 "너무 참았잖아······. 이거 엄청 괴로웠지?"

 "······"


 순식간에 토모는 고개를 떨어뜨리고, 흐릿한 눈동자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응, 이제, 참을 수 없어서 죽을 것 같아······"

 "미안해······. 이제 참지 않아도 돼······"


 부드럽게 좌우의 주름을 열자 질구에 제동을 거는 처녀의 증거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살짝 그곳에 입을 맞추었다.


 "힛――"


 그 순간 경련이 일어난 것처럼 목소리를 높이면서 토모는 허리를 젖히며 절정했다.

 그것에 상관하지 않고, 나는 단단하게 발기한 토모의 클리토리스를 강하게 빨아들이며 혀로 핥고, 주위의 음순과 같이 비비듯이 애무했다.


 "앗 앗 앗 앗······!!"


 질구에서 뜨거운 조수를 내뿜으며 토모는 계속해서 격렬하게 절정했다.


 "그, 그거, 안 돼! 아아, 간다 간다 간다 간다······!"


 이어서 질구의 중심부를 겨냥하여 중지를 질내에 깊이 삽입했다.


 "아그읏!!"


 보통은 통증을 느끼는 행위지만 이 정도로 준비돼 있다면 통증보다 쾌감이 강하다.

 꼭꼭 부드러운 살이 중지를 조여온다.


 "토모, 아프지 않아?"


 "아, 아프지는 않은데······흣, 깊어······!"


 토모는 딱딱 이를 부딪치며 온몸을 몹시 긴장시켰다. 클리토리스가 격렬하게 수축을 반복하고 질구는 퓻하고 소리를 내며 탁한 즙을 뱉었다.


 내 손가락이 가는 것도 있지만 토모의 처녀막은 질구를 본뜬 모양이라 출혈은 없다.

 질내에서 중지를 갈고리 모양으로 구부리고 슥 손목을 돌렸다.


 "~~~~~~!!"


 소리가 되지 않는 비명을 지르며 토모가 다시 절정했다.

 거기서――

 털썩, 하고 토모의 몸에서 힘이 빠졌다.

 입가에 흘러내린 침이 길게 실을 늘이며 바닥의 카펫에 얼룩을 만들고 있다.


 "토모······?"


 올려다보니 반개한 눈의 토모는 고개를 숙이고 실신해 있었다.

 좀 지나쳤다.

 질에서 손가락을 빼내자 끈적한 애액이 팔꿈치 주변까지 몇 개의 줄기를 만들며 흘러내렸다.

 툭, 하고 몸을 밀자 무저항의 토모는 위를 보고 침대 위에 쓰러졌다.


 아픈 옆구리를 문지르며 나는 작게 숨을 내쉬었다.


 토모는 질구를 경련시키며 완전히 탈진했다. 계속해서 간 것 때문에 통증을 느끼지 않을까 불안했던 클리토리스의 팽창도 진정되어 지금은 포피 속에 숨어 버렸다.


 "토모, 괜찮아?"


 "아······으······"


 미약한 반응을 보이는 토모의 머리를 부드럽게 손가락으로 빗으며 그 귓가에 속삭였다.


 "계속할 건데, 괜찮지?"


 "······으, 응."


 간신히 고개를 끄덕인 토모는 웃고 있었다.

 절정의 여운에 떨며 지금도 거칠게 한숨을 몰아쉰다, 그래도 뒤에 찾아올 쾌락을 기대하고 있다. 반 이상 의식을 날리면서도 토모는 분명히 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