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에서 존재를 무시당해 왔으니까

나와 하나비는 중학교 시절부터 사귀고 있었지만, 

그 일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했던 적은 없다.

왜냐하면 하나비가 내 입을 막고있었기 때문이다.


「 보세요. 나는 누구라도 인정하는 미소녀잖아요? 

그런 제가 선배랑 사귀고 있다니, 종잡을수없는 행동으로, 큰소란이 되어버릴 거예요. 저도 취향를 의심받고 싶지 않으니.  절대로,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아 주세요?」


왜 하나비가 사귀자고 말했으면서,

그렇게 말 했을까..

이제서야 그렇게 생각하지만, 당시의 나는 아무것도 대답하지 못하고, 비참한 생각을 보여주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사귀는걸 숨기자는 그 약속대로, 

하나비는 교내에서 나를 철저히 무시했다.


예를 들어 복도에서 엇갈리는 일이 있어도, 스르륵 앞으로 말없이 지나간다.

엇갈릴때 내가 시선을 돌리면 나중에 엄청나게 혼나므로, 나는 하나비를 숭배하는 다른 학생과 마찬가지로, 일방적으로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이제 그런 일로부터도 해방이다.

그 사실을 눈치챈 것은, 점심시간 후반에 복도에서 우연히, 하나비와 조우했기 때문이었다.


평상시의 나는 이때쯤, 혼자 행동하고 있었지만, 

오늘은 클래스 메이트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모두 멋대로 달라붙어 버린 것이다.


머리카락을 자른 것에서 시작해서 나는, 

오늘 하루종일, 이 상태로 클래스 메이트들이 붙어서 따라오고 있었다.


「… 아니, 그 이치노세랑 이렇게 평범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는 생각도 못 했어」


우리 반에서도 리더격 존재인 아이하라가 그렇게 말하자, 주위의 녀석들이 응응 끄덕인다.

이치노세, 즉 나는,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분으로 대답했다.


「 그냥 대답하고 있을 뿐인데? … 그러고보니, 이전의 내가 그런 것조차 못 하는 녀석으로 보이고 있었다라는 건가」


사실, 처음동안은 외모가 다른 것만으로도 태도를 홀랑 바꾸다니. 어떻게 된거냐 라는 생각도 없잖아 있었다.


그래도 모두가, 

「 미안하지만, 지금까지는 굉장히 말 걸기 어려웠어」

 「 어떤 녀석인지도 모르고, 왠지 무서웠고」 하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니, 나름대로 납득이 갔다.


커튼머리로 교실 내에서 떠돌았으니 어쩔 수 없다.


뭐, 그렇게 되도록 한 것은 하나비인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힐끗 하나비에게 시선을 돌린다.

복도의 반대 쪽에 있는 하나비는, 어째서인지 그 자리에 멈추고, 날 가만히 응시하고 있었다.


저 얼굴은 분명히 내게 화를 내고있는 얼굴이다.

병실에서 전한 이별통보때문인지, 

착신 거부때문인지,

라인을 무시한 것때문인지, 

머리카락을 자른 것 때문인지

그 전부던지.

이유는 모르지만, 창자가 들끓고 있는 거겠지.


뭐, 이제 내 알 바 아니다.


그대로 클래스메이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하나비의 앞을 지나가려고 했을 때ㅡ.


「 앗…」


왠지 하나비가 주저하면서 한 걸음 이쪽으로 내딛고 왔다.

학교에서는 말하지 않는다는, 하나비 자신이 만든 룰을 무시하고….


옆에 있는 아이하라가, 「 지인?」라고물어 온다.


나는 아이하라로부터 하나비에게 시선을 옮기고,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


「 아니, 몰라. 생판 남이야.」


숨을 멈춘 하나비가, 분한 듯 얼굴을 찌푸린다.

양손으로 꽉 쥐고 있는 스커트에는, 깊은 주름이 생기고 있다.


딱히 나는, 하나비에게 보복하려고 생각한 것이 아니다.

그냥, 사실을 말했을 뿐.


「 하지만, 이치노세. 이 아이, 뭔가 이야기하고싶은거 같지 않아? 괜찮아?」

「 아아! 혹시, 한 눈에 반하거나... 그래서?」


내가 무언가를 대답하는 것보다 먼저, 반대 옆을 걷고 있던 미나구치 카나데라는 여자가 대화에 참여했다.

미나구치는, 내가 오늘 등교했을 때 「 미남 」 이라며 떠들었던 여자의 한사람이다.

독자 모델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

뭐 확실히 귀엽지만, 

육식 동물 오라가 굉장히 나서 왠지 모르게 질색했다.


「 저기, 당신, 1 학년의 키사라기 하나비짱이지? 미소녀란건 유명하니까 알고 있어. 왜그래? 선배에게 고백하고 싶었어?」

「 저, 저는 다만…」

「 단지?」

「 나, 이제 간다?」

「 아! 기다려 기다려줘! 미안해, 키사라기짱. 바이바이」

「… 윽」


그대로 이번에야말로 하나비의 옆을 지나간다.

뒤는 전혀 보이지 않았는데, 하나비가 가만히 나를 계속 보고 있는 것이 알 수 있다.


과연.

나와 복도에서 지나칠 때마다, 하나비는 이런 경험을 해 온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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